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11)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11화(211/22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11화
211화 젊은 천재 (2)
“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검성의 한마디에 브레들리는 곧바로 분노를 표출했다.
“방금 전에 데미안 학센이 얼마 전에 마스터클래스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잖습니까!”
“그랬지.”
“저는 마스터클래스가 된 지 이미 몇 해가 지났습니다! 그런 제가 데미안 학센보다 약하단 말입니까?”
아무리 이 바닥에서 재능이 중요하다지만 시간의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브레들리는 데미안 학센보다 먼저 마스터클래스에 도달했다.
그만큼 더 오랜 시간을 단련했으며, 더 많은 경험을 쌓았다.
“뭐, 네가 납득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해. 나도 비슷한 심정이니까.”
검성이 관자놀이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런데 어쩌냐, 내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인데. 데미안 학센의 육체는 이미 널 능가했다. 이 정도로 격차가 심하면 무슨 수를 써도 이길 수 없어.”
브레들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데미안을 쳐다봤다. 데미안은 어깨를 으쓱했다.
‘벌성지광약 때문인 모양이군.’
데미안이 익히고 있는 마나연공법, 벌성지광약은 육체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공능을 가지고 있었다.
벌성지광약은 전투가 격해질수록 더욱 연공의 효율이 증가했다.
웨폰마스터와의 전투에서 데미안은 벌성지광약을 한계 이상으로 운용했다. 여기에 덤으로 전설적인 영약까지 섭취했다.
그 결과 데미안은 다른 마스터클래스들과는 격이 다른 육체를 얻게 되었다.
“……검성께서 그렇다면 사실이겠죠.”
말과 달리 브레들리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붙어 보지도 않고 순순히 패배를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내 말을 듣고도 데미안 학센과 결투를 치르겠다는 거냐?”
브레들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둔한 녀석…… 하지만 네 말도 맞다. 기사로서 어떻게 싸워 보지도 않고 패배를 인정하겠나. 말도 안 되는 일이지.”
검성이 데미안을 돌아보며 물었다.
“넌 어떻게 할 생각이냐? 이 멍청한 녀석의 결투 신청을 받아들일 생각이냐?”
“받아들이도록 하죠.”
데미안도 천성은 기사인지라 유명한 기사를 만나면 호승심이 생길 때가 종종 있었다.
하물며 눈앞에 있는 남자는 미래에 권황이라 불리는 거물.
현시점에서 그가 얼마나 강한지. 무슨 기술을 사용하는지. 어떤 경지를 터득했는지 몹시 궁금했다.
“데미안 학센, 내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소.”
브레들리가 양 주먹을 부딪치자 묵직한 소리가 울렸다.
“그럼 밖으로 나갑시다. 훈련장에 가서 서로의 기술을 겨뤄 보도록…….”
“누가 허락해 준대요?”
그때, 레이첼이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마스터클래스들끼리 싸우면 주변이 모조리 다 박살 나는 거 알면서 우리 가문의 별장에서 붙겠다고요? 그걸 내가 허락해 줄 것 같아요?”
“하하핫, 레이첼 양,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설사 별장이 모두 부서져도 우리 가문에서 전부 배상할 테니까요.”
“오호라, 그러니까 부술 생각이라 이거죠?”
레이첼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본능적인 불길함에 브레들리는 입을 꾹 다물었다.
“브레들리 히스 경, 오늘은 이만 돌아가 주세요.”
“레, 레이첼 양. 지금 사나이들끼리 명예를 걸고 결투를 하려는데…….”
“안 나가면 아버지한테 말씀드릴 거예요.”
아버지, 리히테아워 공작이 거론되자마자 브레들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데미안 학센, 아무래도 결투는 뒤로 미뤄야겠소.”
브레들리가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혹시 헬리안 경연에 참가하오?”
“그래.”
“잘되었군! 그렇다면 헬리안 경연 때, 겨뤄 보도록 하지!”
브레들리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가슴을 팡 때렸다.
“검성께서는 내가 그대보다 약하다고 했지만 나는 순순히 인정할 생각 없소. 오늘부터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헬리안 경연에서 그대를 맞이하겠소. 반드시 승리를…….”
“안 나가고 뭐 해요. 진짜 아버지를 통해서 히스 후작가에 항의를 해야겠어요?”
“……아무튼 헬리안 경연 때 보도록 하지!”
브레들리는 그 말을 남긴 채 쫓겨나다시피 사라졌다.
“……검성 어르신께서는 왜 안 나가시는 거죠?”
브레들리를 쫓아낸 이후, 레이첼이 검성을 노려보며 말했다.
검성은 헛기침을 했다.
“그 어린아이가 앙칼지게 변했어. 삼촌이라고 부르면서 아장아장 쫓아다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할아버지한테 이를 거예요.”
“자, 잠깐만 그건 곤란한데…….”
“그럼 어서 어르신께서도 돌아가 주세요.”
레이첼이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무척 단호한 태도였다.
“알겠으니 진정해라. 나가기 전에 데미안 학센이랑 볼일만 마치게 해다오.”
“어서 하세요.”
“고맙구나. 그럼 데미안 학센.”
검성이 데미안을 향해 물었다.
“내 제자가 될 생각 없느냐?”
* * *
“없는데요.”
데미안은 단칼에 거절했다. 잠시도 고민하지 않았다.
“내가 누군지 들었으면서도 거절하겠다고?”
“어르신이야말로 이상하군요. 마스터클래스쯤 되면 스승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아실 텐데요.”
마스터클래스는 이미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존재였다. 남의 조언을 들을 위치가 아니었다.
“바로 그것 때문에 네 스승이 되고 싶은 거다.”
“무슨 뜻입니까?”
“너는 내가 손을 대지 않아도 거물이 될 거란 말이지. 그럼 네가 유명해질 때, 내 이름도 덩달아 유명해질 거 아니냐.”
상상을 초월하는 속물적인 이유에 다들 어이없다는 얼굴로 검성을 쳐다봤다. 마치 쓰레기를 보는 것 같은 눈빛이었다.
‘아, 맞다. 원래 이렇게 뻔뻔한 인간이었지.’
전생에도 검성은 괴짜로 유명한 인간이었다. 좀처럼 종잡을 수 없기에 흑마법사 연합도 검성을 상대하는데 많은 애를 먹었다.
“농담이다. 네 말대로 마스터클래스는 남한테 배울 필요가 없지. 그럼에도 나 정도 되면 알려 줄 게 아주 많을 게다.”
“딱히 없을 것 같은데요.”
“혹시 알아? 내가 너한테 해 주는 조언 중에 그랜드마스터가 되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지도 말이야.”
그랜드마스터라는 이름에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 모두 의문이 떠올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랜드마스터란 단어를 아는 사람 자체가 아주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자신감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랜드마스터를 거론하시다뇨.”
“어, 뭐야. 그랜드마스터 대해서 알고 있어? 보면 볼수록 신기한 놈이네.”
그랜드마스터란 마스터클래스의 다음 경지를 뜻했다.
다만, 그렇게 단순한 말로는 정의할 수 없었다. 마스터클래스로서 높은 벽을 여러 번 뛰어넘어야 도달할 수 있는 경지였다.
그랜드마스터에 도달한 기사는 거의 없었다.
영웅이나 전설이라 불렸던 기사들조차 그랜드마스터에 도달하지 못하고 마스터클래스에 머물렀을 정도였다.
그랜드마스터를 아는 사람이 적은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도달한 사람이 거의 없기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번 세대에는 그랜드마스터가 여러 명 탄생했지.’
제국제일검, 그리고 먼 미래의 검후, 마지막으로 눈앞에 있는 남자 검성이 바로 그랜드마스터였다.
그 이외에도 신성교단과 판데모니엄에도 그랜드마스터가 존재했다.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데미안에게는 검성의 조언이 필요하지 않았다.
데미안은 이미 전생에 그랜드마스터에 도달했으니 말이다.
아니, 도달한 정도를 넘어서 다음 경지를 넘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르신, 굳이 그런 식으로 절 시험하실 필요 없습니다.”
“갑자기 무슨 소리냐?”
“제자라는 명목 하에 절 옆에 두고 믿을 수 있는지 확인하시려는 거 아닙니까.”
그 순간, 검성의 표정이 확 변했다.
계속 능청스러웠던 표정이 단숨에 매섭게 변한 것이다.
데미안이 검성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렇게 간을 보실 필요 없습니다. 저도 판데모니엄이라고 하면 치가 떨리는 인간입니다. 멸마단(滅魔團)이 움직일 때, 얼마든지 절 불러 주십시오.”
검성의 눈동자가 확 커졌다. 마치 데미안이 그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냐고 묻고 싶어 하는 표정이었다.
‘잊을 수가 없지.’
멸마단(滅魔團)은 제국에서 비밀리에 운용하는 무력 집단이었다.
목적은 판데모니엄의 말살.
검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멸마단의 단주역을 맡고 있었다.
“……교단의 명예 성기사라고 들었는데. 설마 멸마단을 알고 있을 줄이야.”
“본단에 갔을 때 직접 들었습니다.”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이런 거짓말이라도 해서 멸마단과의 연을 만들어야 했다.
판데모니엄 자체는 데미안 혼자서도 상대할 수 있었다.
문제는 정보였다.
지금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계략을 꾸미고 있는지.
전생의 기억으로도 알지 못하는 정보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데미안에게는 멸마단의 도움이 필요했다.
“신기하기는 하지만…… 널 이렇게 쉽게 믿을 수는 없지. 흑마법사들이란 항상 의심해야 하는 법이니까.”
검성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하지만 아예 내치기에는 네 능력이 아까운 것도 사실이야. 잠깐 고민할 시간을 주겠어?”
“마음대로 하시죠.”
검성은 몸을 돌려서 저택을 나섰다.
“참.”
밖으로 완전히 나가기 전, 데미안을 돌아보며 말했다.
“물을 줘서 고맙다. 오늘 있었던 일은 절대로 잊지 않으마.”
* * *
“……흥이 다 식었네.”
레이첼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데미안 학센, 전 왜 찾아온 건가요?”
“헬리안 경연에 참가하려고 왔는데 마땅한 숙소가 없어서 말이야. 당분간 이곳에서 머무르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좋아요. 그 정도야 어렵지 않죠.”
레이첼은 흔쾌히 허락했다.
가문의 인장이 새겨진 반지에 비하면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대신 제가 원할 때마다 대련을 받아 줘야 해요.”
“그거야 어렵지 않지.”
대답을 듣자마자 레이첼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정말이죠? 약속한 거예요?”
“당연하지.”
“잠깐만 기다려요. 당신들을 안내할 사용인들을 불러올게요.
레이첼은 콧노래를 부르며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아.”
레이첼이 사라지자 미하엘이 참았던 숨을 내뱉었다.
“형님, 제국은 원래 이렇게 대단한 겁니까?”
“무슨 소리냐?”
“저는 형님을 제외하면 비슷한 나이대에 저보다 강한 사람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미하엘은 착잡한 얼굴로 레이첼이 사라진 방향을 쳐다봤다.
“그런데 저 여자도 그렇고…… 방금 전에 브레들리 히스라는 남자도 나이가 얼마 안 됐는데 마스터클래스가 되지 않았습니까.”
기사들 중에는 제국에 와서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무척 많았다.
심지어 미하엘처럼 천재라 불리던 기사들까지도 그러했다.
그만큼 제국은 거대하고, 범접하기 힘든 강자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단순히 사람이 많아서 천재가 많다고 받아들이기에는 마스터클래스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데미안도 이에 대해서 명확하게 아는 바가 없었다.
다만, 도르고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제국에 걸려 있는 맹약 때문이라고 했다.
“별 쓸데없는 생각을 다하는 구나. 너도 저들에 뒤지지 않는 천재잖냐.”
“정말입니까?”
“날 믿어라. 내가 사람 하나는 잘 보거든.”
데미안이 미하엘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몇 년 만 지나면 너랑 베로니카는 엄청난 거물이 되어 있을 거다. 그때가 되면 제국의 기사들이 부럽지 않을 거다.”
확신이 넘치는 말에 미하엘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베로니카, 들었냐? 너랑 내가…….”
미하엘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선 채로 졸고 있는 베로니카의 모습이 보였다.
제자리에 선 채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코까지 골고 있었다.
“……저게 나랑 동급이라고?”
미하엘의 얼굴에 큰 불만이 떠올랐다.
* * *
그 뒤로 데미안 일행은 리히테아워 공작가의 별장에 머물며 헬리안 경연을 준비했다.
데미안은 검후와 미하엘, 베로니카를 번갈아 상대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경연 당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