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2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25화(225/22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25화
225화 경지 (2)
살릭은 떨리는 눈으로 데미안이 만들어 낸 이기어검들을 바라봤다.
자신의 것이 흑회색을 띄고 있었다면 저것은 눈이 부실 정도의 푸른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럼에도 살릭은 알아볼 수 있었다. 저것이 자신과 똑같은 경지를 통해서 만들어진 이기어검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말도 안 된다.
그럼에도 살릭은 부정했다. 저게 자신의 경지로 만들어진 이기어검이라는 사실을 안간힘을 쓰며 부정하려 했다.
데미안 학센은 검성과 똑같은 경지를 사용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경지를 두 개 이상 가진 마스터클래스는 없다. 그건 상식조차 못됐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저것은 속임수에 불과하다.
어떤 방법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고약한 장난질이 틀림없다. 자신의 전투 의지를 꺾으려는 개수작…….
“무슨 고민을 하는지 뻔히 보이는군.”
그때, 데미안 학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살릭은 멍한 얼굴로 데미안을 쳐다봤다.
“애써 부정하지 마라. 네가 생각한 그게 맞으니까.”
살릭은 황당하다는 얼굴로 데미안 학센을 바라봤다.
“뭔…… 말도 안 되는…….”
“나한테는 괜찮은 재주가 하나 있다. 두 눈으로 직접 본 기술과 경지는 어지간해서는 내 것으로 삼을 수 있지.”
살릭은 데미안의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 뻔한 거짓말로 날 속이겠다는 거냐?”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 인간이 있을 리가 없었다.
“더 이상 허튼 소리를 못하도록 지금 당장 죽여 주마!”
살릭이 데미안 학센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기어검들이 데미안 학센을 향해서 쏘아졌다.
아홉 개의 검은 선들이 단숨에 데미안 학센을 꿰뚫었다.
그 직전, 데미안 학센이 만든 이기어검들이 움직였다.
푸른빛이 검은빛을 막아 냈다. 양측의 이기어검이 몇 번이고 충돌했다.
이윽고 굉음과 함께 이기어검들이 박살이 났다. 오러블레이드의 조각이 땅으로 떨어졌다가 휘발되어서 사라졌다.
“…….”
이런 걸 보고도 계속 부정할 수는 없었다.
데미안 학센이 자신의 경지를 사용하고 있다. 그것도 자신과 똑같은 수준으로.
그 순간, 엄청난 상실감이 살릭의 가슴을 지배했다. 얼굴에 절망이 서렸다.
“말도…… 말도 안 돼…… 내 경지를…… 훔쳐…… 훔쳐 냈다고……?”
기사에게 경지란 자부심과 같은 것이었다.
평생 동안 갈고닦아온 기술의 결정체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소중한 보물을 남에게 도둑맞았다. 그것도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런 일이…… 그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어!”
살릭이 얼굴이 귀신처럼 일그러졌다. 두 눈동자에 짙은 절망이 담겼다.
“익숙한 표정이군.”
그런 살릭을 바라보며 데미안이 말했다.
데스나이트 시절, 데미안과 싸우고, 경지를 빼앗긴 기사들은 모두 저런 표정을 지었다.
문제는 당시 데미안의 적은 인류의 편에서 싸우는 기사들뿐이었다는 점이었다.
그런 숭고한 이들이 데미안 때문에 충격에 빠지고, 절망하고 말았다. 그들을 볼 때마다 데미안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들이 받았던 절망을 판데모니엄의 개새끼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기뻤다.
“언제까지 놀라고만 있을 생각이냐.”
데미안이 살릭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제야 살릭은 정신을 차렸다.
“감히…… 내 경지로 내게 대항하다니!”
데미안과 살릭이 서로 무기를 맞댔다. 서로를 죽이기 위해서 검을 휘둘렀다.
“죽어라!”
데미안과 살릭은 서로를 향해서 이기어검을 날려 보냈다. 이기어검들이 허공에서 충돌했다.
이기어검과 마찬가지로 살릭과 데미안도 맞부딪혔다. 서로를 향해서 무기를 휘둘렀다.
두 인간과 이기어검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천 번의 참격이 오고갔다.
“……!”
검격을 나눌수록 살릭이 받는 충격은 커져갔다.
이기어검은 쉽게 다룰 수 있는 경지가 아니었다. 경지의 원주인인 자신조차 능숙하게 다루기까지 시간이 다소 필요했다.
이기어검만 움직여도 그럴 진데 같이 직접 싸우기까지 한다? 이건 난도가 몇 배로 증가하는 일이었다.
그것을 데미안 학센은 너무나도 능숙하게 해내고 있었다.
마치 원래 ‘창궁무형’이라는 경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지랄하지 마!”
그 사실이 살릭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그 바람에 이기어검의 조종에 틈이 생기고 말았다.
데미안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 즉시 이기어검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살릭이 만들어 낸 이기어검들이 모조리 박살이 났다. 살릭의 얼굴에 당혹감이 떠올랐다.
“자, 잠깐……!”
살릭이 황급히 이기어검을 만들어 내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데미안이 휘두른 여명이 살릭의 목을 베어 내려 했다.
그때, 누군가 데미안 학센을 향해 돌진했다.
“날 잊으면 안 되죠!”
난입한 바르체가 데미안 학센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박아넣었다.
데미안 학센은 검격을 거두고 뒤로 물러났다. 그 바람에 바르체는 헛손질을 했다.
“젠장! 또 피했어!”
바르체가 고함을 지르며 데미안 학센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만병지애로 마갑의 성능을 한계까지 끌어낸 덕분에 바르체의 움직임은 엄청났다.
바르체가 공격할 때마다 폭음이 터져 나왔다. 검은 번개가 번쩍였다.
하지만 데미안 학센은 당연하다는 듯이 바르체의 공격을 피했다. 마치 미래를 내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마갑과 만병지애의 조합이라. 생각보다 귀찮군.”
“만병지애? 어떻게 스승님의 경지를 알고 있는…….”
데미안 학센이 검지를 아래로 향했다. 그 순간, 하늘에서 이기어검들이 떨어졌다.
낙하한 이기어검들이 바르체의 몸을 강타했다.
“크아악!”
뚫리지는 않았으나 충격까지 막을 순 없었다. 바르체는 이기어검을 피해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기어검들은 집요했다. 바르체를 뒤쫓으며 참격을 가했다.
“살릭!”
바르체가 큰소리로 외쳤다. 살릭은 곧바로 이기어검을 만들어 날려 보냈다.
살릭의 이기어검들이 데미안의 이기어검들을 막아 냈다. 그제야 바르체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젠장!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데미안 학센이 왜 이기어검을 쓰냐고요!”
“나도 몰라! 모르니까 묻지 마, 씨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말과 달리 두 사람은 당연하다는 듯이 협공하고 있었다.
“됐으니 가자! 저놈은 반드시 여기서 죽여야 해!”
“알겠어요!”
두 사람이 데미안 학센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데미안이 만들어 낸 이기어검은 살릭의 이기어검이 붙잡고 있었다.
그렇다면 인원수가 많은 이쪽이 훨씬 더 유리했다.
“이거 안 되겠군.”
……라고 생각한 찰나였다.
“몇 자루 더 만들어야겠어.”
데미안 학센의 주변에 일곱 개의 이기어검들이 새로 만들어졌다.
“뭐?”
“어?”
그 광경에 살릭과 바르체의 얼굴에 경악이 떠올랐다.
데미안이 손가락으로 바르체를 가리켰다. 그 즉시 이기어검들이 바르체를 덮쳤다.
“자, 잠깐……!”
하늘에서 낙하한 이기어검들이 바르체를 강타했다. 폭음과 굉음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바르체는 땅속 깊이 처박혔다.
이기어검들이 흙먼지를 뚫고 다시 하늘 위로 솟아올랐다.
데미안이 살릭을 가리켰다. 이기이검들의 칼끝이 살릭을 향했다.
“……젠장.”
살릭은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고는 짧게 욕을 내뱉었다.
일곱 개의 섬광이 살릭의 몸을 꿰뚫었다.
* * *
“쿨럭.”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살릭은 창백한 얼굴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봤다.
일곱 개의 이기어검이 자신의 몸을 꿰뚫고 있었다.
교묘하게도 팔다리는 물론이고 중요한 장기까지 모두 관통을 당했다.
슬라가 미리 걸어 둔 흑마법도 소용없었다. 오러블레이드는 무엇이든 파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쿨럭, 쿨럭…….”
살릭은 입에서 연신 피를 토해 내면서도 데미안 학센을 노려봤다.
“어, 어떻게…….”
방금 전, 데미안 학센은 이기어검을 더 만들어 냈다.
경지의 원래 주인인 살릭조차 아홉 자루가 한계였거늘, 데미안 학센은 16자루를 만들어 낸 것이다.
“쓸데없는 걸 묻는군.”
그 물음에 데미안 학센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너보다 내가 더 잘 사용한 것뿐이다.”
그 말에 살릭은 실소를 터트렸다. 화를 낼 여력도 없었다. 저 말에 분노하기에는 자신의 상황이 너무 안 좋았다.
“하…… 너 같은 놈이 있는 줄 알았다면…… 여기 오지 않는 건데…….”
슬라가 쓸쓸하게 웃으며 자조할 때였다.
머리 위에서 막대한 흑마력이 터져 나왔다. 데미안도 살릭도 고개를 위로 올렸다.
죽은 줄 알았던 바르체가 망신창이가 된 채 서 있었다. 이기어검에 직격당한 부위는 마갑과 살점이 통째로 뭉개져 있었다.
“데미안 학센!”
그럼에도 바르체는 살아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엄청난 양의 흑마력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방심하면 안 되죠!”
바르체가 천장을 박찼다. 데미안을 향해서 일직선으로 낙하했다.
동시에 데미안을 향해서 주먹을 내리쳤다. 그 순간, 오러블레이드가 거대하게 팽창했다.
“내 승리예요!”
바르체의 절기가 데미안 학센의 몸을 강타했다.
데미안 학센의 옷이 모두 찢겨 나갔다. 그리고 그 밑에 있던 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심연처럼 시커먼 갑옷이 데미안 학센의 몸을 뒤덮고 있었다.
갑옷의 두께가 너무 얇은 탓에 옷 밑에 있음에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순간, 바르체는 그 갑옷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웨폰마스터의 제자들은 모두 무구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 그렇기에 알아볼 수 있었다.
데미안 학센이 입고 있는 갑옷이 얼마나 대단한 물건인지 말이다.
“무슨 짓을 꾸미나 궁금해서 내버려 뒀더니 별 거 없군.”
데미안은 바르체가 살아 있는 것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바르체를 내버려 뒀다. 헤메이라가 있었기에 부릴 수 있는 여유였다.
헤메이라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외부의 충격을 모두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바르체가 사력을 다해서 펼친 기술조차 헤메이라는 모두 흡수해 냈다.
물론 헤메이라의 기능은 충격 흡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데미안 학센이 바르체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바르체는 갑옷에 홀린 탓에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헤메이라, 토해 내라.”
헤메이라가 꿈틀거렸다. 다음 순간, 바르체의 몸이 마갑채로 박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