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36)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36화(236/30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36화
236화 구제불능 (4)
데미안은 난데없이 나타난 남성을 가만히 응시했다. 들롱 뮐러도 똑같이 행동했다.
학생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두 사람을 쳐다봤다. 두 사람은 모두 마스터클래스였다. 만약 이 자리에서 격돌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그러다 별안간 데미안이 학생들이 서 있는 방향을 향해서 손짓했다.
“올리버, 이쪽으로 와 봐라.”
올리버는 의아해하면서도 데미안에게 다가왔다. 데미안은 올리버에게 귓속말을 했다.
“대체 누구냐?”
작은 목소리였으나 워낙 가까이 있었기에 모두가 데미안의 질문을 들을 수 있었다.
올리버는 물론이고 다른 학생들, 그리고 들롱 뮐러마저도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 인간이 누군지…… 정말 모르시는 겁니까?”
데미안은 교사를 눈앞에 두고도 ‘저 인간’이라고 부르는 올리버의 버르장머리에 감탄하며 재차 물었다.
“친분을 쌓으려고 온 게 아니라서. 그래서 누구냐?”
“들롱 뮐러라고 합니다. 아카데미의 1학년의 검술 수업…… 아니, 1학년 수업을 모두 총괄하는 주임교사입니다.”
사실 이것만으로는 들롱 뮐러가 어떤 인물인지 설명하기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올리버는 빠르게 덧붙였다.
“아카데미에 교사로 들어오기 전에는 제국의 영웅이라 불렸습니다.”
“영웅?”
“대단한 전공을 세운 건 아니고…… 굉장히 유명한 자문가였거든요.”
데미안은 올리버의 말에 조금 더 집중했다.
“기사 가문을 돌아다니면서 비전들의 문제점을 찾아 주고 보완해 주는 일을 맡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실력이 대단했다고 하더군요. 저 남자의 손을 봐준 덕분에 마스터클래스를 배출해 낸 가문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그 공적 덕분에 아카데미의 교사로 초청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데미안은 흥미롭다는 얼굴로 들롱 뮐러를 쳐다봤다.
마스터클래스라는 경지에 도달했어도 다른 가문의 기술을 손 봐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대단한 과거와 달리 들롱 뮐러의 경지는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마스터클래스이긴 했지만 벽을 하나도 넘지 못했던 것이다.
‘가끔 저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
본신의 능력은 그리 대단하지 않지만 타인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할 줄 아는 재능.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남을 가르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아카데미의 교사로 들어온 인간이 날 모르다니! 나참, 어이가 없군!”
들롱 뮐러가 분노로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말했다. 데미안은 그런 들롱 뮐러를 향해 물었다.
“그래서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어쩐 일? 아주 좋은 질문이로군! 그대의 행패를 따져 묻기 위해서 왔소!”
“행패라뇨?”
“설마 바로 어제 벌어진 일을 모른 척할 생각이오? 아카데미를 휘젓고 다니면서 소란을 일으키지 않았소!”
“아, 그거 말입니까.”
데미안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자 들롱 뮐러가 더욱 크게 분노했다.
“그런 짓을 저지르고서 한다는 소리가 그것뿐이오? 이렇게 품위가 없는 인간은 처음 보는군! 이래서 제국 출신이 아닌 기사를 교사로 들이지 않았던 것인데!”
데미안은 다소 지겹다는 얼굴로 들롱 뮐러를 쳐다봤다. 아카데미에 들어온 이후로 모든 인간이 데미안의 출신을 문제 삼고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지! 마스터클래스씩이나 되는 인간이 학생들을 핍박하고 있다니! 마침 내가 이 광경을 봤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하지 않았소!”
“이 두 사람이 옳지 못한 행동을 했기에 교사로서 훈계를 했을 뿐입니다.”
“훈계? 이 두 명이 무슨 짓을 저질렀기에 그러시는 거요!”
“이 두 명이 13반에게 얼마나 심한 말을 했는지 아시면 제 행동을 납득하실 겁니다.”
늦게 왔기에 두 명이 13반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모두 듣지는 못했다.
하지만 뒷부분만 들어도 이 두 사람이 얼마나 13반을 대놓고 깔보고, 무시했는지 알 수 있었다.
“말도 안 되는 모함을 하시는군.”
하지만 들롱 뮐러는 데미안의 말을 믿지 않았다.
“에밀리오와 겔리버는 1학년을 대표할 만큼 실력이 뛰어난 아이들이오! 그뿐인가? 제국을 대표하는 명문가 출신이지! 그런 아이들이 13반을 모함했다고?”
“그거야…….”
데미안은 13반을 변호하기 위해서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사실 들롱 뮐러가 데미안의 말을 못 믿는 것도 당연했다. 13반이 워낙 개차반이었으니 말이다.
만약 입장이 반대였으면 데미안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설사 그 말이 사실이라 해도 뭐가 문제란 말이오.”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데미안은 인상을 쓸 수밖에 없었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길거리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으면 불쾌할 수밖에 없고, 감정이 상하면 자연스럽게 험한 말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소? 그걸 가지고 저 두 사람을 겁박하다니!”
데미안이라고 해서 13반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학장의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맡고 있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어쨌건 지금 데미안은 13반을 담당하고 있었다. 지금 데미안에게는 13반을 책임질 의무가 있었다.
그리고 비록 13반이 좋은 학생들은 아닐지언정 이번 일에 대해서는 아무 책임도 없었다.
“제국 출신이 아닐 뿐만 아니라, 교사로서 옳고 그른 것조차 판단하지 못할 줄이야! 자네처럼 자격이 없는 자는 더 이상 아카데미에 둘 수 없소! 내일이라도 당장 회의를 소집해서 문제를 제기할 테니 그리 아시오!”
데미안은 말없이 들롱 뮐러를 응시했다.
‘짜증 나게 구는군.’
갑자기 튀어나와서 시비를 거는 것도 그렇고, 말과 행동도 그렇고 어느 것 하나 거슬리지 않는 게 없었다.
물론 들롱 뮐러의 힘으로는 데미안을 쫓아낼 수는 없으리라. 데미안은 황제의 칙명으로 아카데미에 고용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귀찮게 되리라는 것은 확실했다. 학생들을 교육시킬 시간도 없는데. 그런 곳에 시간을 쓸 수는 없었다.
“뭐, 귀찮게 회의까지 소집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번 일을 어떻게든 무마시킬 필요가 있었다.
겸사겸사 저 재수 없는 낯짝을 뭉개 버리고 싶었다.
“그냥 이 자리에서 직접 자격을 검증해 보시죠?”
“검증해 보라고? 무슨 수로?”
“전 검술 강사로 아카데미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니 자격을 증명할 방법은 하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결투라도 하자는 건가?”
들롱 뮐러의 얼굴에 잠시 망설임이 스쳐 지나갔다.
들롱 뮐러는 타인을 가르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 본인의 실력이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데미안은 헬리안 경연의 우승자였다. 둘 사이의 격차는 명백했다.
“그래서야 자격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들롱 뮐러를 이기는 것은 쉽다. 하지만 결과가 당연한 싸움을 해 봤자 들롱 뮐러에게 제대로 된 굴욕을 안겨줄 수가 없었다.
“제국제식검법으로만 대련을 해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 말에 들롱 뮐러의 눈동자가 번쩍 뜨였다.
“……제식검법만으로?”
“제가 알기로 아카데미의 모든 검술 수업은 제국제식검법를 기반으로 한다더군요. 그것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증명하면 자격이 충분하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데미안의 제안에 들롱 뮐러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내가 이기면 군말 없이 아카데미를 나간다고 약조할 수 있겠나?”
“약조하겠습니다. 대신 뮐러 경께서도 제가 이기면 제가 강사직을 수행하는 것을 인정해 주셔야 합니다.”
들롱 뮐러는 잠시 고민하다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좋네. 그럼 당장 시작하도록 하지.”
* * *
그렇게 데미안과 들롱 뮐러의 결투가 성사되었다.
두 사람은 서로 맞은편에 선 채 결투를 준비했다. 데미안은 미리 챙겨온 제국제식검법 서적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선생님, 지금이라도 규칙을 바꾸는 게 어떨까요……?”
데미안의 옆에서 올리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올리버 말이 맞습니다. 들롱 뮐러와 제국제식검법으로 결투를 하다뇨. 너무 무모합니다.”
페넬로페도 데미안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선생님, 저 인간은 다른 가문의 비전들을 손볼 정도로 머리가 비상한 남자예요.”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아카데미의 교사로서 오랫동안 재직했으니 제국제식검법에 대한 이해도가 상상을 초월할 겁니다.”
올리버와 페넬로페가 쉴 새 없이 말했다.
데미안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두 사람을 쳐다봤다.
“왜 갑자기 날 걱정하는 척을 하는 거냐.”
그 말에 두 사람 모두 쑥스럽다는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어, 어쨌든 선생님께서 아무리 대단해도 저 인간을 제국제식검법으로 이기는 건…….”
“힘들 겁니다. 이건 선생님을 무시해서 드리는 말이 아닙니다.”
“하긴, 어제 막 익힌 나보다는 저 인간이 더 잘 알겠지.”
그 말에 두 사람의 표정이 멍해졌다.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어제 막 제국제식검법을 익혔다고.”
“그런데 저 인간한테 결투를 신청했다고요?”
“지금 제정신이세요?”
올리버와 페넬로페는 자신들도 모르게 소리쳤다. 하지만 데미안이 말없이 노려보자 곧바로 땅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한 번만 넘어가 주마.”
“가, 감사합니다!”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뒤에서 잘 지켜봐라. 이것도 수업의 일환이니까.”
그때, 들롱 뮐러가 훈련장 중앙으로 걸어 나오자 데미안도 걸음을 옮겼다.
“데미안 경, 정말 자신 있는 게요?”
들롱 뮐러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했다. 데미안은 실소를 흘렸다.
“그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소. 제국제식검법은 기본 검법일 뿐이니 얕잡아본 것이겠지.”
들롱 뮐러의 말대로 제국제식검법은 제국에서 기본 검법 취급을 받았다.
제국의 수많은 기사가 제국제식검법을 거쳐 가는 징검다리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오. 제국제식검법은 초대 황제 폐하께서 직접 창안하신 검법이오. 익히면 익힐수록 깊이가 남다르지.”
들롱 뮐러가 훈련용 철검을 뽑아 들었다. 손목을 돌리자 철검이 유려하게 허공을 베었다.
“이제부터 그대에게 그걸 보여 줄…… 지금 뭘 들고 있는 게요?”
들롱 뮐러는 데미안의 손을 가리키며 물었다. 데미안이 들고 있는 무기는 다름 아닌 육각형의 몽둥이였다.
“사투도 아닌데 무기가 중요한 건 아니잖습니까?”
“그건…… 그렇소만…….”
들롱 뮐러는 뭔가 석연치 않다는 얼굴로 데미안에게 말했다.
“어디 애플 왕국 출신이 제국의 검법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 한번 보겠소!”
그리 말하며 들롱 뮐러가 단숨에 거리를 좁혀 왔다.
* * *
제국제식검법(帝國制式劍法).
단순한 이름과 달리 제국의 초대 황제가 직접 창시했다는 무시무시한 이력을 가진 검법이었다.
오늘날에 있어서는 제국의 기본 검법 취급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깊이가 있었다.
제국제식검법의 동작은 모두 다섯 가지.
동작 자체는 간단하지만 모든 동작이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파생되는 공격의 가짓수가 무궁무진했다.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기술의 위험성이 달라졌다.
‘감히 내게 제국제식검법으로 승부를 걸다니!’
기사들을 가르칠 때마다 들롱 뮐러가 중시했던 것이 바로 제국제식검법이었다. 이 검법에는 기사가 갖춰야 할 모든 기본기가 담겨 있었다.
그런 자신에게 제국제식검법으로 결투를 신청하다니? 그것도 타국의 기사 따위가?
“어디 애플 왕국 출신이 제국의 검법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 한번 보겠소!”
들롱 뮐러는 분노를 터트리며 철검을 크게 휘둘렀다.
제국제식검법의 제 1형식.
초격을 가정하고 만들어진 일격필살의 쾌검이 공기를 찢으며 쇄도했다.
그 순간, 데미안 학센의 몽둥이로 내리쳤다. 그것을 본 들롱 뮐러가 코웃음을 쳤다.
‘원을 그리는 듯한 궤적…… 제 4형식으로 공격을 받아칠 생각인가? 그런 정석적인 방법으로 날 상대하려 하다니!’
데미안 학센이 공격을 막는 순간, 들롱 뮐러는 제 3형식을 이어 나갈 생각이었다.
제 3형식은 적의 공격을 흘리며 명치를 찌르는 기술이었다. 만약 이걸 피하려고 한다면 이번에는 제 5형식을…….
그때, 몽둥이와 철검이 부딪혔다. 그 순간, 들롱 뮐러는 데미안 학센의 공격을 흘러 넘겼다.
동시에 허리를 틀었다. 몸을 회전시키며 데미안 학센의 명치를 향해 칼끝을 찔러넣…….
그 순간, 들롱 뮐러는 보았다. 무감정한 눈동자로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데미안 학센을.
“얕은 수작을 부리는군.”
명치를 찌르려는 철검을 데미안 학센이 몽둥이의 손잡이로 내리쳤다. 철검이 아래로 튕겨져 나갔다.
“뭣?”
들롱 뮐러의 얼굴에 당혹감이 떠올랐다. 이런 식으로 제3형식이 막히는 것은 계산에 전혀 없었던 것이다.
“제, 제 2형식……! 그걸 이런 식으로……!”
들롱 뮐러가 경악한 찰나, 데미안 학센이 그의 머리를 몽둥이로 내리쳤다.
극심한 고통과 함께 들롱 뮐러의 눈앞이 캄캄하게 변했다.
* * *
“별것도 아닌 게 말이야.”
데미안은 기절한 들롱 뮐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거기 두 명.”
데미안이 에밀리오와 겔리버를 향해 말했다. 두 사람은 깜짝 놀라서 데미안을 쳐다봤다.
“잘 데리고 가라. 알겠냐?”
그런데 두 사람은 떨리는 눈동자로 데미안 학센을 쳐다봤다. 그러다 에밀리오가 따지듯이 물었다.
“이, 이건 무효입니다!”
“무효라고?”
“소, 손잡이로 공격을 쳐 내는 기술은 제국제식검법에 없는 형식입니다! 결투의 약속을 어겼잖습니까!”
에밀리오의 항변에 데미안은 혀를 찼다.
“저 인간이 일어나면 물어봐라. 내가 사용한 게 제국제식검법인지 아닌지.”
“다, 당연히 아닌…….”
“형식에 집착하는 걸로 봐서는 높은 경지에 오르기 글렀군.”
데미안이 쯧쯧 혀를 찼다. 그러다 확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근데 지금 나한테 대들었냐?”
에밀리오와 겔리버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두 사람은 들롱 뮐러를 들고 황급히 사라졌다.
세 사람이 사라지자 훈련장은 정적에 휩싸였다.
“세상에…….”
“같은 마스터클래스를 이렇게 쉽게…….”
13반은 경악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데미안은 그런 13반을 돌아보며 말했다.
“방해꾼들도 사라졌으니 다시 훈련을 시작해 볼까?”
13반 전원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올리버와 페넬로페.
두 사람은 결연한 표정을 지은 채 데미안 학센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그날 밤, 데미안은 뜻밖의 손님들을 맞이하게 되었다.
“너희들 여긴 웬일이냐?”
데미안은 교직원 숙소 앞에 서 있는 올리버와 페넬로페를 향해 물었다.
두 사람은 굳게 결심은 얼굴로 데미안에게 소리쳤다.
“이번 학년 시험에서 제 형님인 겔리버를 꼭 이기고 싶습니다!”
“저도 에밀리오, 그 빌어먹을 놈한테 복수하고 싶습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간절한 얼굴로 소리쳤다.
“어떤 훈련이든 감내하겠습니다! 이길 수만 있게 해 주세요!”
데미안이 무릎을 굽혔다. 두 사람과 눈높이를 똑같이 했다.
“그 말은 즉…… 체력과 검술 종목을 포기하고 대련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뜻이냐?”
“옙!”
“그렇습니다!”
“그래, 그렇구나. 너희들의 뜻은 아주 잘 알겠다.”
데미안이 두 사람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올리버와 페넬로페는 밝게 웃으며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안 돼.”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두 사람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이 새끼들이 미쳤나. 시험도 얼마 안 남았는데 그사이에 종목을 바꾸겠다고? 심지어 그 이유가 학년 수석과 차석을 이기기 위해서라고?”
데미안이 아공간에서 몽둥이를 꺼내며 말했다.
“안 되겠다. 오랜만에 ‘설득’의 시간을 가져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