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38)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39화(238/30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39화
239화 시험 (1)
학년시험 당일.
데미안은 아카데미를 걸어 다니다 달갑지 않은 무리와 마주치게 되었다.
학장 알트만 베데풀리테와 다른 교사들이 다 함께 모여서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으음?”
알트만은 데미안을 발견하고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데미안 경, 조금 있으면 학년시험이 시작되는데 여기서 뭘 하는 건가.”
“잠시 들릴 곳이 있어서 이동하는 중이었습니다.”
데미안의 말에 학장의 주변에 있던 교사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데미안 경, 아주 여유만만이시구려.”
“아니면 이미 포기한 것이오?”
“임시라고 하지만 교사라는 인간이 그러면 안 되지.”
교사들의 조롱에도 데미안의 눈빛이 잠시 싸늘하게 변했다.
“데미안 경, 나와 한 약조를 잊지 않았겠지?”
“잊었을 리가 있습니까. 13반이 학년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제 발로 아카데미에서 나가기로 했잖습니까.”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군. 난 혹시 모른 척하지 않을까 걱정했다네.”
학장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떠올랐다.
“기대가 되는군. 13반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 말이야.”
학장과 교사들은 그렇게 말하며 데미안을 지나쳤다. 데미안이 멀어지자 교사들이 알트만에게 말했다.
“학장님, 드디어 저 녀석을 쫓아내는 날이 왔군요.”
“저 근본 없는 놈이 아카데미를 휘젓고 다니는 꼴을 참아 주느라 열불이 나서 혼났습니다.”
교사들은 앓던 이라도 빠진 것처럼 기뻐했다. 학장도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교사들 중에서 유일하게 웃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들롱 뮐러였다.
학장은 그런 들롱 뮐러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뮐러 경, 어찌 그리 표정이 어두우시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데미안 학센에게 패배한 일을 아직도 마음에 담고 있는 게요? 훌훌 털어버리시오. 근본이 없다지만 헬리안 경연의 우승자가 아니오. 그만한 재주는 있겠지.”
학장의 말에도 들롱 뮐러의 표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학장님, 만약 13반이 진짜로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면…….”
“하하핫!”
학장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걱정도 팔자시오. 13반이 어떤 곳인데 그럴 리가 있겠소?”
“하지만 데미안 학센이 온 이후로 13반은…….”
“철저하게 훈련을 받고 있지. 하지만 그래봤자 겨우 일주일 만에 얼마나 달라지겠소?”
학장은 조롱을 담아서 말했다.
“게다가 전부 데미아 학센의 강요로 이루어진 훈련이 아니오? 그래서야 제대로 효과를 보기 힘들지.”
학장은 일말의 걱정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고 데미안 학센을 내보낼 준비나 하시오.”
* * *
“뒷담화 한번 맛나게 하는군.”
데미안은 학장과 교수들의 등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거리는 멀었지만 데미안의 발달된 감각은 저들의 대화를 모두 잡아냈다.
“슬라만 아니었어도 다 뒤집어 놓는 건데.”
슬라를 찾아야 하는 마당에 그런 소란을 일으킬 수는 없었다. 데미안은 화를 억누른 채 걸음을 재촉했다.
학장의 말대로 이제 곧 학년시험이 시작된다. 그전에 준비를 끝마쳐야 했다.
데미안은 훈련장의 문을 박차며 소리쳤다.
“내가 왔다. 다들 훈련 열심히 받고 있냐.”
안으로 들어가자 바닥에 쓰러져 있는 학생들이 보였다.
“으헤엑…….”
“끄에엑…….”
학생들이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적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상태가 한층 더 심각했다.
다들 기진맥진한데다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처럼 안색이 창백했다.
“오, 왔는가.”
학생들 사이에서 블랑카 로쉐가 반갑다는 얼굴로 데미안을 맞이했다.
“밤새 훈련을 봐주느라 힘들지 않으셨습니까?”
“날 뭘로 보는 건가. 하룻밤 정도는 너끈하다네.”
데미안은 13반을 시험 이틀 전부턴 잠도 재우지 않고 밤새도록 굴렸다. 13반 전원을 목표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으, 으어어…….”
데미안의 발밑에서 올리버가 기괴한 소리를 냈다. 눈 밑에 다크써클이 짙게 낀 것이 마치 좀비 같았다.
“겨우 이틀 고생해 놓고 엄살은.”
물론 데미안은 학생들의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너, 너무하십니다…… 저희가 얼마나 고생했는데요.”
“마, 맞아요……!”
참다못한 다른 13반 학생들이 데미안에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데미안이 두 눈에 힘을 주제 모두 입을 다물었지만 말이다.
“이제 곧 학년시험이 시작된다. 모두 준비하도록 해라.”
13반 전원이 깜짝 놀라서 고개를 쳐들었다. 이렇게 힘들어 죽을 것 같은 몸으로 시험을 치르라니?
“그전에 몸을 회복시켜야겠군.”
데미안이 훈련장 중앙에 박아놓은 여명에게 다가가 칼자루를 붙잡았다.
질투의 권능을 사용해서 마력을 신성력으로 바꾼 뒤, 여명에게 주입했다.
지이이잉.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신성력을 주입되자 여명이 만족스럽게 검명을 울렸다.
신성력을 흡수한 여명이 눈부신 빛을 내뿜었다. 퍼져 나간 빛이 학생들의 몸에 스며들자 혈색이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호오.”
그 광경에 블랑카가 짧게 감탄했다.
“몇 번을 봐도 신기하군. 정말 대단한 성검이야.”
블랑카가 훈련을 도와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블랑카가 대신 훈련을 감시 감독해 준 덕분에 데미안은 슬라의 흔적을 찾으러 다닐 수 있었다.
“이거면 시험 전에 학생들을 회복시킬 수 있겠군.”
“이걸로는 좀 부족하죠.”
“또 뭔가 있는가?”
데미안은 학센들을 향해 소리쳤다.
“지금부터 한 명씩 내 앞으로 와라.”
학생들은 어리둥절해하면서 데미안에게 다가갔다.
데미안은 자신 앞에 선 학생의 몸 곳곳을 손가락을 찍었다.
“컥!”
“참아라.”
곧이어 전신의 근육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우드득, 섬뜩한 소리가 났다.
“으, 으아악! 모, 몸이 왜 저러는 거야!”
“사, 살려 줘!”
“엄마!”
그 무시무시한 광경에 13반 학생들이 기겁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의 표정은 편안했다. 오히려 시원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 겁쟁이들 같으니.”
방금, 데미안은 면리금침을 이용해서 학생의 신체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주입된 마력은 훈련으로 인해서 뭉치고 단단해진 근육을 깔끔하게 풀어 놓았다.
“자, 다음.”
데미안은 13반 학생들의 몸을 모조리 매만졌다. 그리고 치료가 끝났을 때, 13반 학생들은 모두 푹 자고 일어난 것처럼 피부에서 윤기가 흘렀다.
“이제 시험을 볼 준비가 끝났구나.”
데미안은 만족스럽게 말하며 학생들에게 말했다.
“다들 고생 많았다.”
데미안의 말에 학생들은 울컥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했던 고생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내 훈련을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
처음 들어보는 칭찬에 13반 학생들은 당황해할 수밖에 없었다. 몇 명은 데미안이 미쳤나 의심하기까지 했다.
“일주일 동안 너희들이 받은 훈련은 차라리 혹사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가혹했다. 그걸 이겨 낸 너희는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학생들은 모두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 다들 눈물을 꾹 참았다.
“너희들한테 해 줄 말은 많지 않다.”
데미안이 13반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돌아보며 말했다.
“전체 순위 60등 안에 못 드는 놈들은 내 손에 죽는다.”
13반 학생들은 모두 멍한 표정을 지었다. 어째 우리가 기대했던 말이랑 좀 다른데?
학생들은 몰랐지만 데미안은 방금 전, 학장을 마주친 것 때문에 적지 않게 열이 받은 상태였다.
그런 마당에 혹시라도 13반이 성적이 미달되어서 아카데미에서 추방된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다시 강조하마. 60등이다…… 그 안에 못 들면 다 죽는다. 알겠냐?”
데미안의 눈동자에서 살기가 폭사되었다. 13반은 모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 *
그 이후, 13반은 모두 시험장으로 향했다.
체력, 제국제식검법, 대련.
검술 시험의 세 가지 종목 중에서 가장 먼저 치러진 것은 체력시험이었다.
체력 시험에도 여러 항목이 존재했다. 학생들이 가장 먼저 맞닥트린 항목은 바로 오래달리기였다.
아카데미의 중앙 운동장 열 바퀴 돌면 끝나는 간단한 시험이었다. 빨리 들어온 사람 순으로 큰 점수를 받는 형식이었다.
중앙 운동장이 크다고 하지만 아카데미의 모든 1학년이 달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시험은 인원을 나눠서 치러졌다. 각 반에서 다섯 명씩 나와서 트랙에 섰다.
13반 학생 다섯 명이 나란히 출발선에 섰다. 좌우에는 다른 반 학생들이 있었다.
“어이, 13반.”
그때, 옆에 있던 남학생이 조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3반의 학생이었다.
“작년에는 시험을 보러 나오지도 않더만. 이번에는 자신이 좀 있나 봐?”
“데미안 학센? 그 근본 없는 인간이 마음에 들었나 보지?”
“듣자 하니 체계도 없이 무식하게 달리기만 시켰다면서?”
3반 학생들의 조롱에 13반 학생들이 이를 갈았다.
“무식? 말조심해.”
“오, 그래도 선생이라고 옹호하는 거냐?”
“그 인간은 무식한 게 아니라 미친 인간이니까!”
13반 학생이 외침에 3반 학생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인간은 미친놈이야!”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몽둥이로 두들겨 팬다니까?”
“그것뿐인 줄 알아? 사람을 죽기 직전까지 굴린다고!”
13반 학생들은 참았던 불만을 털어놓았다. 3반 학생들은 떨떠름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
“다들 출발선에 서라!”
그때, 교사가 학생들에게 소리쳤다. 학생들은 모두 말을 멈추고 달려 나갈 준비를 했다.
“출발!”
교사의 외침과 함께 학생들이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13반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을 앞지르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동안 받은 훈련이 헛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13반 학생들은 선두에 서지 못했다. 그들보다 빨리 달리는 학생들이 있었던 것이다.
‘젠장.’
13반 학생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데미안 학센이 내건 조건은 전체 60등 안에 드는 것이었다.
이 그룹에서 상위권에 안착하지 못하면 60등 안에 들 수가 없었다.
‘역시 일주일로는 시간이 부족했던 거였어.’
그때, 13반 학생들의 시야에 데미안 학센이 들어왔다. 데미안 학센은 트랙 바깥에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데미안 학센이 천천히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데미안 학센의 행동에 13반 학생들은 모두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우리가 최고라는 뜻이구나.’
‘맞아. 우리는 열심히 노력했어.’
‘결과가 안 좋아도 노력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러다 별안간 엄지로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이 행동이 뜻하는 바는 명확했다.
-죽는다.
그 순간, 13반 학생들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죽음의 공포 속에 삶에 대한 집착이 우러나왔다. 13반 학생들은 이를 악물었다.
“으아아앗!”
“크아아앗!”
13반 학생들은 이를 악물고 달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쭉쭉 뻗어 나갔다. 선두로 달리고 있던 학생들을 완전히 제쳤다.
“이, 이 자식들이?”
“갑자기 왜 이래?”
선두에서 달리고 있던 학생들이 당황해서 소리쳤다. 하지만 13반에게는 그들에게 신경 쓸 여유 따위는 없었다.
“저리 비켜!”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
13반 학생들은 입에 거품을 물 기세로 내달렸다.
그 결과 다섯 명 모두 최상위권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