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44)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44화(244/30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44화
244화 블랑카 로쉐 (3)
데미안이 휘두른 참격에 두 사람의 목이 잘려 나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히 목을 베었는데 피가 뿜어져 나오지 않았다. 상처 부위도 반쯤 녹은 젤리처럼 흐물흐물했다.
“어라아~? 엄청 빠른 거얼?”
“이런 말도 안 되는……?”
목이 베였음에도 두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고 있었다.
상처 부위가 꾸물꾸물 움직이더니 서로 달라붙었다. 상처가 순식간에 회복이 되었다.
‘벌써 불사체를 완성시켰나.’
데미안은 그런 둘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불사체란 슬라가 특수혈통을 연구하여 만들어 낸 특수한 육체를 말했다.
특수혈통을 연구하여, 그 특성을 집약시킨 결과 어떤 공격이든 버텨 내고, 치명상을 입어도 죽지 않은 육체를 만들어 냈다.
그리하여 붙여진 이름이 불사체였다.
“발렌티노, 이 남자는 대체 뭡니까. 헬리안 경연의 우승자라 하지만 저 나이에 이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게 말이 됩니까?”
언제 흥분했냐는 듯 악튜르는 다시 원래 말투로 돌아와 있었다.
“내가 말했잖아? 방심하지 말라고 말이야. 저 친구는 말이야. 아주~ 이상한 놈이거든.”
“그 말대로군요. 지금부터 진지하게 해야겠습니다.”
두 사람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무거워졌다. 미약하게 보이던 빈틈이 완전히 사라졌다.
데미안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이 방심한 틈을 타서 단숨에 죽이려 했는데 불사체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데미안 학센~? 웬만하면 곱게 데려가려고 했는데~ 먼저 건드렸으니 좀 때려도 되겠지~?”
“숨만 붙여서 데려가면 되겠죠. 어차피 슬라가 살려 줄 거니까.”
발렌티노 미켈레가 양팔을 벌렸다. 흑마력이 얽히더니 수십 개의 쇠사슬을 만들어 냈다.
악튜르는 아공간 속에서 커다란 양손 철퇴를 꺼내 들었다.
‘철지주 발렌티노 미켈레, 그리고 고벽의 기사 악튜르.’
전생의 기억 덕분에 데미안은 두 기사가 어떤 존재들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슬라가 항상 곁에 두는 애첩들.
벽을 두 개나 넘은 마스터클래스들.
저 두 사람의 목에 걸린 현상금은 어지간한 거악보다 훨씬 높았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었다.
그만한 괴물들이 슬라의 실험으로 불사체까지 손에 넣었다.
“이거 곤란하군.”
데미안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 말에 발렌티노가 웃음소리를 흘렸다.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어~ 이 아저씨도 자존심이라는 게 있거든~? 당했으면…… 그만큼 되돌려줘야 직성이 풀린단 말이지!”
발렌티노가 데미안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팔뚝에 휘감겨 있던 쇠사슬들이 데미안 학센을 덮쳤다.
데미안은 위로 튀어 오르며 쇠사슬을 피했다. 데미안이 서 있던 자리에 쇠사슬이 꽂혔다. 마치 바위가 날아와 박힌 것처럼 땅이 박살 났다.
‘언제 봐도 섬뜩하군.’
발렌티노의 쇠사슬은 오러블레이드를 응축해서 만들어 낸 것이다.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쇠사슬을 받아 낼 수조차 없었다.
발렌티노는 그렇게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가진 쇠사슬을 수백 개씩 흩뿌릴 수 있었다.
그때, 머리 위에 그림자가 생겨났다. 고개를 들자 하늘 높이 떠 있는 악튜르가 보였다.
“이거 곤란한데.”
악튜르가 철퇴로 데미안을 내려찍었다. 데미안은 여명으로 철퇴를 막아 냈다.
데미안의 몸이 아래로 떨어졌다. 몸이 땅과 충돌하며 흙먼지가 자욱하게 올라왔다.
발렌티노는 흙먼지 속을 노려봤다. 그러다 소리쳤다.
“찾았다!”
발렌티노가 양팔을 휘둘렀다. 수십 개의 쇠사슬이 흙먼지를 꿰뚫었다.
흙먼지 속에서 데미안이 튀어나왔다. 그 직후, 악튜르가 데미안에게 따라붙었다.
“흐훕!”
악튜르가 데미안을 향해서 철퇴를 휘둘렀다.
성인 남자의 몸통보다 더 커다란 철퇴가 쉴 새 없이 허공을 갈랐다.
“곤란하단 말이지.”
데미안 학센은 악튜르의 공격을 막아 내며 중얼거렸다. 그 말에 악튜르가 광소를 터트렸다.
“우리 둘을 동시에 상대하면서 곤란한 정도로 끝나다니! 자존심이 상하는군요! 과연 슬라가 관심을 가질 만한…….”
그 순간, 데미안이 휘두른 여명이 악튜르의 얼굴 하관을 베어 냈다. 그것도 모자라서 악튜르의 몸 곳곳을 베어 냈다.
하지만 상처는 금방 회복되었다. 악튜르는 조금도 개의치 않아 하며 말했다.
“대화를 할 생각이 없으신 것 같군요? 그럼 어쩔 수 없죠. 발렌티노!”
악튜르의 등 뒤에서 거대한 흑마력이 느껴졌다. 두 사람이 싸우는 동안 발렌티노가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러면 너도 곤란해질 텐데?”
데미안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악튜르가 조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차피 전 안 죽습니다.”
악튜르의 뒤에서 수백 개의 쇠사슬이 쏟아졌다.
쇠사슬이 두 사람을 덮쳤다. 땅이 파괴되며 흙먼지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 * *
악튜르가 시선을 빼앗은 사이 발렌티노가 쇠사슬을 쏟아 낸다.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전술이었다. 문제는 악튜르도 쇠사슬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뒤에서 날아든 쇠사슬이 악튜르의 몸까지 꿰뚫었다. 하지만 악튜르는 조금도 고통스러워하지 않았다.
불사체는 어떤 상처든 금방 재생시킬 뿐만 아니라 고통까지 없애 줬다. 그 덕분에 악튜르는 쇠사슬이 몸을 꿰뚫는 기분 나쁜 감각만 느꼈을 뿐이었다.
“악튜르~? 괜찮아~?”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이 몸을 누가 만들어 줬는데요.”
악튜르가 가당치도 않다는 듯이 말했다.
“데미안 학센은 어떻게 됐어?”
“흙먼지 때문에 아직 안 보입니다. 하지만 조용한 걸 보니 죽어 가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만한 규모의 공격에 당했는데 살아 있을 리 없다. 악튜르는 여유로운 얼굴로 말했다.
“포션이나 미리 꺼내 주십시오. 가는 길에 데미안 학센이 죽으면 큰일이니까요.”
이미 죽은 사람은 슬라조차 살릴 수 없었다. 두 사람이 할 일은 어떻게든 데미안 학센의 숨통을 붙여서 데려가는 것이었다.
그때, 흙먼지가 서서히 걷히며 데미안 학센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리고 데미안 학센을 본 순간, 악튜르의 눈동자가 빠질 듯이 커졌다.
쇠사슬 중에서 데미안 학센의 몸에 꽂힌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모두 데미안 학센을 피해서 땅에 박혀 있었다.
“곤란하단 말이지.”
쇠사슬 사이에서 데미안 학센이 나지막이 말했다.
“너희 둘이 슬라와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절대로 곱게 죽일 수 없다.
데미안 학센의 말이 천천히 이어졌다.
“문제는 너희들은 불사체라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는 거지. 그럼 내가 너희 둘의 몸을 찢어발겨도, 불태워도 아무짝에도 소용없지. 어차피 고통을 느끼지 못하니까.”
데미안 학센이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탄했다.
“이래서 불사체는 곤란하다니까. 일을 번거롭게 만들어. 그래서 내가 한참 고민해 봤는데…….”
데미안 학센이 쇠사슬 사이에서 몸을 일으켰다. 악튜르를 쳐다보며 말했다.
“수고스럽지만 내가 직접 네놈들의 뇌에 고통을 때려 박아 주기로 했다.”
데미안 학센에게서 살기가 퍼져 나왔다. 아까 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악튜르는 전신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발렌티노를 향해서 즉시 소리쳤다.
“발렌티노! 데미안 학센을 묶으세요!”
그 말에 발렌티노가 황급히 양팔을 휘둘렀다. 쇠사슬이 뱀처럼 출렁이더니 데미안 학센의 몸을 휘감았다.
데미안 학센이 검지를 아래로 내리그었다. 그 순간,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오러블레이드로 만들어진 장검들이 쇠사슬에 내리꽂혔다. 쇠사슬들은 힘없이 잘려 나갔다.
“뭐?”
악튜르의 얼굴에 경악이 떠올랐다. 데미안 학센이 사용한 기술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이기어검이라고……?”
데미안 학센이 발렌티노를 가리켰다. 이기이검들이 화살처럼 쏘아졌다.
발렌티노가 피할 틈도 없이 이기어검들이 몸에 틀어박혔다. 그리고 발렌티노의 몸을 토막토막 잘라 냈다.
“발렌티노 경!”
악튜르가 당황해서 소리쳤다. 그 순간, 데미안 학센이 움직였다.
앞으로 튀어 나간 데미안 학센이 악튜르의 얼굴을 무릎으로 찍었다.
콧대가 으스러지며 한쪽 눈이 터졌다.
하지만 불사체는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무릎에 찍힌 부위가 순식간에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제 그만 얌전히 잡히란 말입니다!”
악튜르는 데미안 학센을 붙잡기 위해서 양손을 뻗었다. 그 순간, 데미안 학센이 중얼거렸다.
“삼환(三環).”
데미안 학센의 몸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악튜르는 당황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대체 어디로…….”
얼굴에 그림자가 생겨났다. 허공으로 뛰어오른 데미안 학센이 악튜르의 머리를 짓밟았다. 그의 머리는 그 즉시 땅에 처박혔다.
“크아악!”
악튜르가 괴성을 지르며 고개를 쳐들었다.
“내…… 내 얼굴에…… 감히 발을…… 발을 들이대다니!”
악튜르가 고함을 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데미안 학센이 악튜르의 가슴을 향해서 손을 내질렀다.
데미안 학센의 손이 악튜르의 가슴을 꿰뚫었다. 곧이어 마력을 주입했다. 마력은 바늘이 되어서 전신으로 퍼져 나갔다.
“이게 무슨 짓…….”
악튜르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데미안 학센을 쳐다봤다.
별안간 전신의 근육이 수축되기 시작했다.
근육의 조임을 견디지 못하고 뼈가 으스러졌다. 몸의 관절이란 관절들은 모두 역으로 꺾였다.
“이, 이게 대체…….”
악튜르는 흑마력을 일으켜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아무짝에도 소용없었다.
“데, 데미안 학센! 대체 내 몸에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몸속으로 침투한 데미안 학센의 마력이 다시 활발하게 움직였다.
이윽고 악튜르의 몸속에 숨겨져 있던 무언가를 찾아냈다.
신경.
불사체에 의해서 끊어져 있던 신경들이 마력에 의해서 이어졌다. 죽어 있던 신경들이 다시 되살아났다.
그러자 무언가 뇌리를 강타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하지만 그립지는 않은 이 감각.
“크아아악!”
끔찍한 고통에 악튜르는 비명을 질렀다. 두 눈이 뒤집히고 입에서 거품이 흘러나왔다.
“아악! 으아악! 아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악튜르는 의아해했다. 대체 어떻게? 불사체는 고통을 느끼지 않을 텐데?
“면리금침.”
그때, 데미안 학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력을 이용해서 신체를 조작할 수 있는 마나연공법이지. 이걸 잘 사용하면 신경도 자극할 수 있지.”
데미안 학센이 다시 마력을 주입했다. 그러자 악튜르의 신체가 더욱 비틀렸다. 고통도 더욱 커졌다.
“그만! 그마아안!”
“이걸 미리 배워 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제발……! 제발 멈춰……! 이제 그만……!”
“슬라의 개. 그 버러지 같은 년의 옆에 붙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고, 영혼을 착취했을지 안 봐도 뻔하지.”
데미안 학센의 입가가 비틀렸다.
“벌레는 벌레답게 뒈져라.”
악튜르의 팔다리가 안으로 말리기 시작했다. 온몸이 쪼그라들었다.
데미안 학센이 가슴에서 손을 빼냈을 때, 악튜르는 둥근 덩어리가 되어 있었다.
데미안 학센은 악튜르를 내버려 둔 채 발렌티노를 향해 다가갔다.
발렌티노는 조각난 몸을 억지로 이어 붙이고 있었다.
불사체라 해도 잘려 나간 신체를 다시 재생시킬 수는 없었다. 잘려 나간 부위를 다시 붙이는 수밖에 없었다.
“너…… 악튜르를…… 저 녀석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
데미안 학센이 다가오자 발렌티노가 겁먹은 얼굴로 말했다.
“시끄럽군.”
데미안 학센은 그런 발렌티노의 머리를 짓밟았다. 데미안 학센의 발에 짓밟힌 채로 발렌티노가 분노를 내뱉었다.
“이 발…… 이 발 치우지 못해!”
“생각해 보니 불사체를 부수는 방법이 하나 더 있었지. 계속 부수다 보면 결국 육체가 견디지 못하고 붕괴되지 않았나?”
그 말에 발렌티노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잠깐…… 너…… 너 설마…….”
데미안 학센이 발렌티노의 머리를 연달아 짓밟았다.
“컥! 그만! 이제 그만! 크아악!”
땅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잠시 후, 데미안 학센이 발을 멈췄을 때, 땅바닥에는 피곤죽이 된 무언가가 넓게 퍼져 있었다.
“쓸데없는 놈들한테 시간을 너무 많이 썼군.”
데미안은 아공간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13반 학생들의 머리카락을 모아놓은 주머니였다.
팔찌의 흑마력을 조금 해방하여 흑마법을 발현했다.
데미안 학센은 잠시 눈을 감았다. 이윽고 눈을 떴을 때, 입가에 사나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슬라, 거기에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