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5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55화(255/30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55화
255화 협박 (2)
제레미 드망.
웨폰마스터의 수제자 중 한 명인 그는 배를 붙잡으며 피를 토해냈다.
“우웩! 우웨에엑!”
아니 쏟아 내는 수준이었다. 방금 전 일격으로 내장이 모두 터져 버렸다.
“데미안 학센…… 이 개자식이……!”
보이지 않았다.
데미안 학센의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거리를 좁히는 것도, 다리를 뻗는 것도, 심지어 복부를 얻어맞는 것조차.
제레미 드망이 인지한 것은 복부에 가해진 충격뿐이었다.
“죽여…… 죽여 버리겠…….”
제레미 드망은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두 다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몸이 휘청거렸다.
제레미 드망의 두 눈동자가 마구 흔들렸다.
그는 웨폰마스터의 수제자였다. 어지간한 거악과 맞먹는 막강한 실력자였다.
데미안 학센이 아무리 슬라를 죽였다고 하지만 겨우 일격에 전투불능이 된다니?
“이 정도로…… 이 정도로 격차가 클 리가…….”
“일어나지도 못하는군.”
그런 제레미 드망의 귓가에 데미안 학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하찮은 실력으로 내 가족들을 입에 담았단 말이지?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화가 치밀어 오를 정도로군.”
데미안의 조롱에 제레미 드망은 이를 악물었다.
하찮아? 내가? 웨폰마스터께 직접 검술을 배우고, 마검까지 하사받은 내가?
“날 모독하는 건…… 스승님을 욕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스승님의 초대를 받았다고 해도…… 참아 주는덴 한계가 있는 법이야!”
제레미 드망은 이를 악물고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여전히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리고 등에 매고 있던 대검을 움켜잡았다.
-으응?
대감을 쥐자마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자와 여자를 반반씩 섞어놓은 듯한 중성적인 목소리였다.
-잘 자고 있었는데 왜 깨워.
“닥치고 일어나라. 지금부터 싸워야 하니까.”
-갑자기 무슨 소리래? 어라? 저건 데미안 학센이잖아. 웨폰마스터님이 데려오라고 하지 않았어?
마검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제레미 드망이 버럭 화를 냈다.
“닥치고 내 몸이나 치료해! 저 새끼를 이 자리에서 죽여야겠으니까!”
-어우, 왜 화를 내고 그런데.
마검이 내뿜은 흑마력이 제레미 드망의 팔뚝을 타고 흘러 들어갔다. 제레미의 안색이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후우, 이제 살 만하군.”
제레미 드망이 목을 좌우로 늘리며 말했다. 그 말대로 창백했던 얼굴이 원래 혈색을 되찾은 상태였다.
“이 개새끼가…… 방금 한 말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너 진짜 데미안 학센이랑 싸우려고? 웨폰마스터님의 명령은 어쩌고?
마검이 떨떠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데미안 학센은 슬라를 죽였잖아. 그 괴물을 네가 어떻게 이겨?
“닥치지 못해?”
데미안 학센과 자신 사이에 얼마나 큰 격차가 존재하는지는 방금 전의 초격으로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얌전히 꼬리를 말 수는 없었다. 저놈은 감히 스승님을 모독했으니 말이다.
“넌 조용히 내 말에 따르기나 해. 난 저 새끼의 팔 한짝이라도 뜯어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으니까.”
-어휴.
제레미 드망이 대검을 두 손으로 들었다. 그러자 마검으로부터 엄청난 흑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흑마력에 닿은 순간, 주변의 수풀과 나무들이 말라비틀어졌다. 그만큼 흑마력의 농도가 짙다는 뜻이었다.
동시에 제레미 드망의 몸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마검의 일부가 녹아내리더니 제레미 드망에게 흘러 들어갔다.
제레미 드망의 피부가 회색으로 물들었다. 동시에 기세가 더욱 흉폭하게 변했다.
동조.
마검과 신체를 일체화시킴으로써 흑마력과 신체능력을 높이는 기술이었다.
“버러지가 애쓰는군.”
데미안 학센이 허리춤에 있던 검을 빼들었다.
검신이 뽑혀 나오자마자 제레미 드망은 순간 시선을 빼앗겼다.
웨폰마스터의 제자였기에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지금 데미안 학센이 들고 있는 검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말이다.
“그건…… 그 검은 대체 뭐냐……?”
데미안은 대답 대신 검을 움켜잡았다. 예리하게 갈고 닦인 살의가 날아들었다.
“재수 없는 자식. 말해 줄 생각이 없다는 거냐?”
제레미도 똑같이 마검을 들어올렸다. 거대한 대검이 하늘 높이 뻗었다.
“충고 하나만 해 주지. 그 검은 집어넣는 게 좋을 거다. 피눈물 흘리기 싫으면 말이야.”
제레미가 웨폰마스터에게 하사받은 마검은 굴론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굴론타는 약화에 관련된 권능을 지니고 있었다.
어떤 물건이든 상관없이 굴론타에게 닿기만 하면 분자구조를 파괴시키는 권능이었다.
바위는 모래성처럼, 나무는 톱밥 뭉치처럼, 쇠는 찰흙 덩어리처럼 변했다.
데미안 학센이 뽑은 검이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굴론타에게 닿고도 무사할 리가 없었다.
“대답이 없는 걸 보니 내 충고를 들을 생각이 없는 모양이지? 그럼 어쩔 수 없지!”
제레미가 땅을 박찼다. 데미안도 똑같이 돌진했다. 마검과 성검이 허공에서 충돌했다.
두 사람은 무기를 맞댄 채 대치했다.
제레미 드망은 칼날 뒤에 있는 데미안 학센을 향해 소리쳤다.
“하! 겨우 이 정도였어? 슬라를 죽였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별거 없는 걸?”
제레미가 입가를 비틀며 말했다. 그러자 데미안 학센이 입을 열었다.
“생각보다 무르군.”
데미안이 두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다음 순간, 성검이 마검의 칼날을 파고들었다.
“……어?”
마치 예리한 나이프가 굳어 버린 치즈를 베어 내는 것 같았다. 마검은 처음에만 조금 저항했을 뿐, 그다음부터는 손쉽게 잘려 나갔다.
“자, 잠깐…….”
다음 순간, 마검이 반으로 절단되었다.
* * *
-……어?
마검의 반응은 한 박자 늦었다.
반으로 나뉜 칼날이 땅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잘린 단면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
그제야 마검은 자신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깨달았다.
-아악! 으아아악! 아아아아악!
마검이 비명소리를 토해 냈다. 고막이 찢어질 듯이 날카로운 소리가 온 세상을 뒤흔들었다.
“구, 굴론타!”
제레미가 당황한 얼굴로 소리쳤다.
“이, 이게 무슨…… 마, 말도 안 돼……! 구, 굴론타가……! 이렇게 속절없이……! 이게 무슨……!”
제레미가 당혹감에 빠져 있는 찰나, 데미안은 여명을 휘둘렀다.
여명이 제레미의 팔뚝을 절단했다. 제리미의 팔뚝은 마검을 쥔 채 멀리 날아갔다.
제레미는 잘려 나간 팔뚝을 붙잡고 비명을 질렀다.
“내, 내 팔! 내 팔이! 이 미친 새끼가! 이게 무슨 짓이야!”
데미안은 또다시 여명을 휘둘러 제레미의 반대쪽 팔뚝을 절단했다.
“끄아악! 아아아악!”
제레미가 비명을 토해 냈다. 그제야 제레미의 얼굴에 공포가 떠올랐다.
“흐, 흐악…… 흐아악!”
제레미가 데미안에게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한 걸음을 떼기도 전에 몸이 기울어졌다.
제레미는 힘없이 바닥으로 넘어졌다. 제레미는 다급하게 뒤를 돌아봤다.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의 두 무릎이 잘려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 아아…… 아아악!”
“시끄럽다.”
데미안은 발을 들어서 제레미의 얼굴을 짓밟았다. 제레미의 얼굴이 땅바닥에 처박혔다.
“이대로 두면 과다출혈로 금방 뒤지겠군.”
데미안은 질투의 권능을 발현했다. 마력에 불의 성질을 부여했다.
그러자 여명이 금방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데미안은 여명을 상처 부위에 가져다 댔다.
“끄아악! 아아악! 으아아악!”
제레미가 입에 거품을 물며 전신을 바들바들 떨었다. 하지만 데미안은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했다.
“이…… 이 악마 같은 새끼…… 나한테……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제레미가 애원하듯이 물었다. 데미안은 여명을 휘둘러서 그의 복부를 베어 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칵!”
“왜? 지금 왜라고 했나? 먼저 협박한 주제에 그딴 개소리가 잘도 입에서 튀어나오는군.”
데미안의 목소리는 지극히 냉담했다. 하지만 두 눈빛은 용암처럼 들끓고 있었다.
“이래서 난 너희들이 싫어. 버러지들 주제에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약점을 건드리거든.”
데미안이 여명을 들어 올렸다. 그 행동에 제레미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우, 우리들은 주기적으로 스승님께 연락을 드려야 해! 연락을 하지 않으면 스승님께서 내 죽음을 금방 알아차리실 거다! 그럼 너뿐만 아니라 네 가족들도 위험해질걸?”
데미안 학센의 손이 멈칫했다. 그 행동에 제레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 날 살려서 보내 주면 네 가족들에게 손을 대지 않겠다! 야, 약속하지!”
별안간 데미안이 웃기 시작했다. 제레미가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대, 대체 왜 웃는…….”
“끝까지 주제 파악을 못 하는군.”
데미안이 제레미의 목에 여명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그리고 제레미의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데미안이 제레미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목이 칼날을 짓눌렀다.
데미안이 머리채를 잡아당기면 당길수록 칼날이 더욱 깊숙이 파고들었다.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끄, 끄아악!”
제레미가 비명을 질러댔다. 하지만 데미안은 멈추지 않았다.
“내, 내 말은 거짓말이 아니야! 내가 죽으면 정말로 스승님께서…….”
데미안이 팔에 더욱 힘을 줬다. 제레미의 목이 완전히 잘려 나갔다.
“그건 네깟 놈이 걱정할 게 아니다.”
데미안은 싸늘하게 말하며 제레미의 머리를 바닥에 내팽개쳤다.
잠시 후, 제레미의 시체에서 희뿌연 연기 같은 것이 올라왔다.
-그어어어…….
제레미의 영혼은 죽음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데미안은 곧장 질투의 권능을 발현해 마력을 흑마력으로 변환시켰다.
데미안은 흑마력을 이용해서 제레미의 영혼을 붙잡았다.
“내게 복종해라.”
흑마력이 제레미의 영혼을 파고들었다. 제레미는 저항했지만 별 소용없는 짓이었다.
-끄아악! 아아악!
데미안이 영혼에 직접 고통을 가하자 제리미는 빠르게 굴복했다.
데미안은 제레미의 영혼을 시체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사령학파의 흑마법을 발현했다.
“일어나라.”
머리를 잃은 시체가 몸을 일으켰다.
시체는 바닥을 더듬거렸다. 그리고 머리를 찾아서 자신의 목 위에 올려놓았다. 흑마력이 목과 머리를 연결했다.
“네놈이 죽으면 웨폰마스터가 알아차릴 거라고 했나? 그럼 살아 있다고 위장하면 그만이지.”
데미안은 사람들에게 흑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가 인간말종조차 못 되는 쓰레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배…… 고…… 파.
그때, 데미안의 귓가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갑 헤메이라가 방금 전에 파괴된 마검의 잔해를 원하고 있었다.
“마음껏 먹어라.”
데미안의 옷 속에 자리 잡고 있던 헤메이라가 밖으로 튀어나왔다.
마치 슬라임과 비슷한 모습을 취한 채 마검의 조각을 우걱우걱 씹어먹기 시작했다.
데미안은 시선을 위로 올렸다. 마검이 토해 낸 악마의 진력이 허공을 맴돌고 있었다.
데미안은 진력을 향해서 손등을 내밀었다. 그러자 진력이 모두 손등의 문양으로 흡수되었다.
“조만간 권능을 하나 더 깨울 수 있겠군.”
데미안은 손등의 문양을 보며 생각할 때였다.
“어…… 어어…….”
언데드로 변한 제레미가 데미안에게 말했다.
“나…… 복종한다…… 너한테…… 아니…… 주인님한테…… 주인님한테 복종한다…….”
언데드 제레미는 아직 말이 어눌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생전과 똑같이 행동할 테니까.
그렇다고 제레미가 살아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죽은 자를 살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데미안이 한 것은 어디까지나 제레미의 시체를 언데드로 부활시키고, 거기에 영혼을 집어넣은 것뿐이었다.
그래야 웨폰마스터를 속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주인님을…… 어, 어떻게 불러야…… 데미안? 데미안 학센 님?”
“아니,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마라.”
“어어? 그럼 어떻게?”
교단에 머무르는 동안 곰곰이 생각을 해 봤다.
데미안의 목적은 웨폰마스터를 죽임으로써 판데모니엄의 시선과 전력을 분산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야 판데모니엄에서 가족들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어질 테니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웨폰마스터를 죽이는 것만으로는 다소 불안했다. 판데모니엄을 더욱 큰 충격에 빠트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데미안은 계획을 조금 수정했다.
“빅터.”
데미안이 아공간을 열었다. 그 안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가면을 꺼내서 썼다.
이전에 별빛해파리 축제에서 빅터를 사칭했을 때 사용했던 가면이었다.
“오늘부터 나는 장작패기 빅터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흑마법사 장작패기의 빅터가 판데모니엄의 일각 중 한 명인 웨폰마스터를 몰락시킨다.
그게 데미안이 수정한 새로운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