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57)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57화(257/30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57화
257화 허크막 (2)
별안간 수풀 속에서 스켈레톤이 쏟아져 나왔다.
-키에엑!
-캬아아악!
밖으로 나온 스켈레톤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돌진했다.
그 괴성에 전장이 잠시 얼어붙었다. 인간과 드워프들은 놀란 얼굴로 스켈레톤들을 쳐다봤다.
“스켈레톤? 대체 누가 소환한 거야?”
웨폰마스터의 제자 중 하나인 볼라스는 당황한 얼굴로 소리쳤다.
“잠깐만 왜 우리 쪽으로 오는 건데?”
수십 명의 스켈레톤이 인간 진영을 향해 돌진했다. 그 광경을 보던 볼라스가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군은 아닌 것 같군. 거기 셋! 가서 저놈들을 부셔 버려라!”
드워프와 싸우던 기사 세 명이 몸을 돌렸다. 스켈레톤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누가 소환했는지 모르겠지만…… 겨우 스켈레톤 따위로 우리를 공격해?”
볼라스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의 수하는 대부분 미들클래스에 오른 강자들이었다.
낡은 검을 쥐고 있는 스켈레톤 따위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둘 사이의 격차를 생각하면 세 명을 보낼 필요도 없었다. 한 명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스켈레톤은 파괴되어도 재생되는 성질이 있었다. 빨리 마무리를 짓기 위해서 굳이 세 명을 보낸 것이다.
수하들은 스켈레톤을 향해서 검을 휘둘렀다. 스켈레톤들은 무기를 세워서 공격을 막으려 했다.
“귀여운 짓을 하는군.”
수하들의 무기에는 검은 오러가 맺혀 있었다. 저딴 낡은 무기로는 오러를 막을 수 없다.
무기는 물론이고 스켈레톤들까지 통째로 잘려 나가리라.
볼라스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별안간 스켈레톤들의 무기에서 검붉은 오러가 치솟아 올랐다.
두 오러가 충돌했다. 수하들의 검격이 스켈레톤들에게 막혔다.
“……뭐?”
그 말도 안 되는 광경에 볼라스의 눈동자가 커졌다.
“스켈레톤 따위가 오러라고?”
하지만 진짜 놀랄 일은 지금부터였다.
모든 스켈레톤의 무기가 오러로 물들었다. 수십 개의 무기가 동시에 검붉은 빛을 띠었다.
그 모습에 볼라스의 눈동자가 빠질 듯이 커졌다.
“이, 이게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스켈레톤들이 피워 낸 오러는 무척이나 색이 진했다.
최소 미들클래스 이상의 경지에 오른 기사만이 저런 오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저 많은 게 모두 미들클래스라고?”
오러가 맺힌 무기들이 쏟아지자 세 명의 수하는 눈 깜짝할 사이에 고깃덩어리가 되었다.
-키에에엑!
-크아아악!
피 맛을 본 스켈레톤들은 멈추지 않았다. 주위에 있던 다른 수하들도 덮치기 시작했다.
“이, 이놈들은 대체 뭐야!”
“스켈레톤이 오러? 이런 말도 안 되는…….”
수하들은 당황해하며 스켈레톤들을 공격했다. 하지만 스켈레톤들은 능숙하게 수하들의 공격을 막고 반격을 가했다.
그들의 팔다리가 잘려 나가고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전황이 단숨에 기울었다. 스켈레톤들은 끊임없이 인간들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인간들도 쉽게 당해 주지 않았다.
별안간 거대한 오러의 참격에 스켈레톤들을 휩쓸었다. 열 명이 넘는 스켈레톤이 단숨에 박살이 났다.
“이 뼈다귀 새끼들이 감히 누굴 건드리는 거냐!”
도끼를 든 기사가 고함을 내질렀다. 흉폭한 기세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코프스키, 잘했다!”
볼라스가 남성을 향해 소리쳤다.
코프스키는 다른 기사들과 달리 하이클래스의 경지에 오른 기사였다.
“저깟 놈들한테 내가 나서게 할 생각은 아니겠지?”
“당연합니다! 제게 맡겨주십시오!”
코프스키가 큰소리로 외쳤다.
그 사이, 박살이 났던 스켈레톤들이 완전히 복원되었다. 다시 원래 숫자대로 돌아왔다.
“몇 번이고 재생해 보거라. 내가 박살내 불 테니까.”
코프스키가 콧김을 킁 내뿜으며 말했다.
미들클래스가 아무리 많아도 하이클래스를 감당할 수 없는 법.
코프스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
그때였다.
하늘에서 무언가 날아들었다. 코프스키는 고개를 들었다가 크게 놀랐다.
“……어린애?”
작은 체구의 소녀가 코프스키에게 달려들었다. 동시에 앙증맞은 주먹을 휘둘렀다.
“캥!”
뒷목을 스치는 불안감에 코프스키는 도끼의 손잡이로 주먹을 막았다.
그 순간, 엄청난 충격이 들이닥쳤다. 코프스키의 몸이 뒤로 밀려나갔다.
“이 힘은……? 이제 보니 언데드였구나!”
코프스키가 고함을 내지르며 소녀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소녀에게 집중했기 때문일까.
코프스키는 보지 못했다. 자신의 발밑에 깔려 있던 그림자가 물결처럼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림자 속에서 검은 늑대가 튀어나왔다. 늑대는 단숨에 코프스키의 목을 물어뜯었다.
콰득.
섬뜩한 소리와 함께 코프스키의 머리가 뜯겨 나갔다. 머리를 잃은 몸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
볼라스는 멍한 얼굴로 그 모습을 쳐다봤다. 이내 서서히 이마에 혈관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감히…… 감히 이 몸의 부하를……!”
볼라스가 마력을 일으켰다. 방대한 마력이 폭발했다. 바닥에 쌓여 있던 것들의 모조리 날아갔다.
“지금 당장 네놈들을 모두 박살 내 주마!”
그때, 볼라스의 시선에 누군가 눈에 들어왔다. 언데드들의 뒤편에 한 남성이 서 있었던 것이다.
나무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얼굴을 알아볼 수는 없었다.
볼라스는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저 남자가 바로 언데드를 이끌고 있는 흑마법사라는 사실을 말이다.
“네놈이었구나!”
볼라스는 곧바로 목표물을 바꿨다. 가면을 쓴 남자를 향해서 돌진했다.
“캥!”
-키에엑!
언데드와 스켈레톤들이 막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들의 실력으로는 마스터클래스의 발목조차 잡을 수 없었다.
“팔다리를 모두 잘라서 끌고 가 주마!”
볼라스가 가면 쓴 남자를 향해서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남자가 나지막이 말했다.
“도미니코.”
어디선가 튀어나온 대검이 볼라스의 검을 가로막았다.
굉음과 함께 볼라스의 몸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볼라스는 고개를 들어서 정면을 쳐다봤다.
대검을 든 사내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사령기사? 사령기사 따위가 어떻게 오러블레이드를 막아 낸…….”
볼라드는 사령기사가 쥐고 있는 대검을 쳐다봤다.
놀랍게도 검은 오러블레이드가 대검을 둘러싸고 있었다.
“……마스터클래스의 사령기사라고?”
미들클래스의 실력을 가진 수십 명의 스켈레톤.
하이클래스를 단숨에 죽이는 두 언데드.
그것도 모자라서 마스터클래스급 사령기사까지.
“너…… 대체 누구냐. 너 정도 되는 흑마법사가 왜 날 공격한 거지?
볼라스가 가면남을 노려보며 물었다.
“이곳은 거악 웨폰마스터의 영역이다. 날 공격한 것은 스승님과 척을 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볼라스가 가면남에게 경고했다. 하지만 가면남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도미니코, 뭐 하는 거냐.”
대신 짧게 말할 뿐이었다.
“저놈을 내 앞에 무릎 꿇려라.”
그 순간, 사령기사에게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볼라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기어코 해 보겠다는 거냐? 후회하게 될 거다!”
볼라스가 사령기사를 향해서 뛰어들었다.
두 마스터클래스가 서로를 죽이기 위해서 무기를 휘둘렀다.
보이지 않은 참격이 허공에서 충돌했다. 부딪힐 때마다 굉음이 터져 나왔다.
충돌의 여파만으로 두 사람이 서 있는 땅이 박살이 났다.
그야말로 초인들의 결투였다. 두 명은 한 치의 물러남도 없이 검을 휘둘렀다.
“……젠장!”
검격을 나눌수록 볼라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사령기사 따위가 스승님의 검술을 막아? 네놈이 지금 얼마나 건방진 짓을 벌이고 있는 건지 아는 거냐!”
분노를 표출하는 볼라스와 달리 사령기사의 표정은 냉정했다.
별안간 사령기사의 동작이 달라졌다. 팔뚝이 부풀어 오르더니 대검을 아래에서 위로 크게 휘둘렀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볼라스의 검이 튕겨져 나갔다. 장검이 하늘 위로 치솟아 올랐다.
볼라스는 이를 악물며 칼자루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간신히 검을 놓치지는 않았지만 정면이 훤히 비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사령기사가 튀어 나갔다. 대검을 내리쳤다.
사령기사의 대검이 볼라스의 팔뚝을 절단했다. 무기를 쥐고 있던 손이 땅으로 떨어졌다.
사령기사의 공격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몸통을 사선으로 내리그었다.
대검이 볼라스의 몸을 가르며 지나갔다. 갈라진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커억!”
볼라스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사령기사는 대검을 등에 있는 갈고리에 걸었다.
-주군, 끝났습니다.
가면남이 볼라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볼라스는 창백한 얼굴로 남자를 쳐다봤다.
“웨폰마스터의 제자. 몇 가지 물어볼 게 있다.”
“조, 좃까는 소리 하고 있네.”
볼라스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가면남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순순히 말해 주면 얌전히 죽여 주겠다.”
“병신 같은 놈…… 어차피 죽일 거면서…… 뭘 선심 쓰듯이…….”
가면남이 아공간을 열었다. 그 속에서 여행용 가방을 꺼냈다.
“잘 봐라.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네놈이 이 꼴이 될 테니까.”
여행용 가방 속에서 언데드 하나가 튀어나왔다.
그것을 본 순간, 볼라스의 눈동자가 커졌다.
“……제레미 드망?”
같은 제자였으니 몰라볼 수가 없었다.
“어, 어떻게 네가…… 대체 이게 어떻게…….”
제레미 드망을 살펴보던 볼라스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서, 설마 제레미를 언데드로 부활시킨 거냐?”
“정확히 알아보는군.”
가면남이 제레미 드망의 머리를 붙잡고 이리저리 흔들며 말했다.
“이 녀석도 웨폰마스터의 제자라서 뭔가를 알고 있는 줄 알았더니. 외부 활동을 주로 하는 놈이라 아는 게 없지 뭐냐. 하지만 넌 다르겠지.”
볼라스와 달리 제레미 드망은 수제자이자, 웨폰마스터의 총애를 듬뿍 받는 인물이었다.
언제나 부러워했던 인물이 언데드로 변한 채 눈앞에 있었다.
볼라스가 느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이런 꼬라지로 내게 복종하고 싶지 않다면 순순히 정보를 털어놓는 게 좋을 거다.”
“……헛수고 하고 있군. 난 절대로 스승님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거다.”
“오래 버티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여차하면 네놈을 죽이고 영혼에서 기억을 흡수하면 되니까.”
가면남의 말에 볼라스는 폭소를 터트렸다.
“마음대로 해 봐라. 그래 봤자 너는 아무 정보도 얻지 못할 테니까! 내 영혼에는 스승님께 불리한 정보를 말할 수 없도록 금제가 걸려 있거든!”
볼라스의 외침에 처음으로 가면남이 반응을 보였다.
가면남이 볼라스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정말이었군. 금제가 걸려 있어.”
“봤냐? 넌 나한테서 아무것도 얻지 못할 거다! 이 멍청한 놈아!”
“하긴 공작급 악마의 시체를 써서 마검을 만들어 내는데 이 정도 보안은 걸어 놔야지.”
이어지는 말에 볼라스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빠졌다.
“뭐? 네, 네가 그걸 어떻게…….”
“금제가 걸려 있다면 볼일은 없다. 이만 죽어라.”
가면남이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다시 사령기사가 대검을 들어 올렸다.
죽음이 눈앞에 닥쳤음에도 볼라스는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말해! 어떻게 네가…… 네가 그걸 알고 있는 거냐!”
스승님을 저 녀석이 어떻게 알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우선이었으니까.
“말하라고 했잖……!”
사령기사가 대검을 내리쳤다.
볼라스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 * *
-주군, 끝났습니다.
도미니코가 대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말했다.
스켈레톤들과 미야, 뭉치도 남아 있는 적들을 정리한 뒤, 데미안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못 보던 사이에 다들 몰라보게 강해졌군. 특히 도미니코, 네 실력이 가장 많이 늘었더구나.”
-과찬이십니다.
데미안이 도미니코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하이클래스에 불과했다.
하지만 언제 마스터클래스에 올라도 이상할 게 없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 대충 정리가 된 것 같으니…….”
데미안이 드워프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지금부터 너희들한테 질문을 하려고 한다. 성실하게 대답하는 게 좋을 거다.”
데미안의 경고에 드워프들은 모두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너, 너는 대체 누구냐!”
드워프 중 한 명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평소라면 무시했으리라. 굳이 이름을 밝힐 필요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데미안은 자신의 가짜 신분을 널리 퍼트려야 할 상황이었다.
“내 이름은 빅터라고 한다.”
데미안이 드워프들을 응시하며 말했다.
“나는 웨폰마스터의 영광을 강탈하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