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58)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58화(258/30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58화
258화 허크막 (3)
“흥! 그런다고 우리가 순순히 따를 줄 아느냐!”
드워프 중 한 명이 소리쳤다. 처음에 데미안에게 붙잡혔던 그 드워프였다.
“우리는 너 같은 흑마법사는 질색이다!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너한테 협력하지 않을 게야!”
그 말에 다른 드워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데미안의 한 마디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건만 드워프들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학자들 중에는 이러한 드워프의 성향을 고귀하다고 찬양하는 이도 있었다.
‘이 귀찮은 새끼들.’
물론 데미안의 입자에서는 짜증만 불러올 뿐이었다.
이 고집불통들을 어떻게 따르게 만들까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너희들은 모두 오해하고 있다.
옆에 있던 도미니코가 드워프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너희가 아는 흑마법사들과는 다르다. 우리들은…….
“도미니코, 조용히 해라.”
-예? 하지만 주군…….
데미안은 도미니코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너 같으면 우리가 흑마법사긴 하지만 정의롭다는 말을 믿을 것 같냐?”
-그, 그건…….
도미니코의 눈동자가 마구 흔들렸다. 입장을 바꿔 보니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소리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주군, 저들을 설득할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데미안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문득 데미안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그렇지. 그렇게 하면 되겠군.”
-좋은 생각이라도 떠오르신 겁니까?
“그래, 괜히 복잡하게 생각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말이야.”
지금 데미안은 장작패기 빅터라는 극악무도한 흑마법사를 연기하고 있었다.
즉, 지금 데미안은 거리낄 것이 없었다. 어떤 행동이든 할 수 있었다.
아니, 그렇게 행동해야만 했다. 그래야 장작패기 빅터의 악명이 더욱 널리 퍼져 나갈 테니 말이다.
“잘 지켜봐라.”
데미안은 드워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드워프는 긴장한 얼굴로 데미안을 쳐다봤다.
“너, 이름이 뭐냐.”
“……나는 킬로라고 한다. 이들을 이끄는 대장이니라!”
“대장? 약해빠진 주제에 직책은 높군.”
“뭐, 뭐? 나, 날 겨우 한 번 생포해 놓고서! 기고만장해하는구나! 다음번에는 다를 거다! 넌 내가 있는 것도 절대 알아차리지 못할…….”
“내게 협력할 생각이 없다고 했나?”
데미안은 킬로의 말을 딱 잘랐다. 킬로가 결심이 선 눈빛으로 말했다.
“그렇다! 무슨 방법을 써도 나는…….”
“너는 그렇겠지. 하지만 다른 놈들도 그럴까.”
“뭐?”
데미안은 다른 드워프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내게 협력하지 않겠다면 네 동족들에게 고문을 가하도록 하겠다. 미리 말해 두지만 견뎌 보겠다는 헛된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데미안이 손바닥 위에서 흑마법을 발현했다.
찐득하고 검은 액체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고약한 냄새와 함께 흙이 타들어갔다.
“히, 히이익!”
“흐아아악!”
드워프들은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데미안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희 같은 것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내가 만들어 낸 고문법만 세 자릿수가 넘어간다. 그것들을 모두 당하고 나면 아마 자기 이름도 까먹을 걸?”
드워프들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몇몇 드워프는 전신을 덜덜 떨기까지 했다.
-주, 주군!
도미니코가 황급히 데미안을 불렀다. 데미안은 잠시 도미니코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왜 그러냐?”
-아, 아무리 그래도 고문은…… 그건 너무하지 않습니까.
도미니코가 질겁한 얼굴로 말했다. 데미안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미쳤냐. 진짜로 고문을 하게.”
-예?
“그냥 협박하는 것뿐이다. 고문할 생각은 없으니 안심해라.”
데미안의 해명에도 도미니코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정말이십니까?
“이놈이 주군을 못 믿네?”
-그렇다면 고문법이 세 자릿수가 넘어간다는 말은…….
“당연히 거짓말이지.”
도미니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에 데미안은 묘하게 기분이 나빠졌다.
“알아들었으면 가만히 있어라.”
-알겠습니다.
데미안은 다시 드워프들에게 다가갔다.
“어떻게 할 생각이냐. 내게 협력할 거냐?”
킬로는 동족들을 돌아봤다. 드워프들은 모두 겁에 질려 있었다.
하지만 점차 그들의 눈빛이 단단해졌다. 다들 굳게 결심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멍청한 인간 같으니! 그런다고 우리가 굴복할 것 같으냐? 어림없다! 아아암! 어림도 없고 말고!”
킬로가 데미안에게 말했다. 데미안은 쯧쯧 혀를 찼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도미니코, 저 드워프를 잡아 와라.”
데미안이 드워프 중 한 명을 지목했다. 그러자 킬로의 얼굴에 당혹감이 떠올랐다.
“자, 잠깐! 그 녀석은 안 된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아이란 말이다!”
“그러니까 저 녀석으로 고른 거다.”
데미안은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
“도미니코, 뭐 하는 거냐. 어서 저놈을 데려오지 않고.”
도미니코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데미안을 바라봤다. ‘진짜 데려옵니까?’라는 뜻이 담긴 시선이었다.
데미안은 두 눈을 부릅떴다. ‘그럼 진짜 데려오지 가짜로 데려오냐?’ 라는 뜻이 담긴 눈빛이었다.
도미니코는 한숨을 내쉬며 드워프에게 걸어갔다. 데미안이 지목한 드워프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 올렸다.
“아악! 아버지! 아버지!”
“밤다야! 밤다야아아!”
“이놈! 밤다를 놓지 못할까!”
드워프들이 도미니코를 붙잡았다. 하지만 드워프들이 아무리 힘이 강하다 한들 마스터클래스를 이길 수는 없는 법이었다.
도미니코는 드워프들을 힘으로 밀치며 데미안에게 돌아왔다.
“너희들의 눈앞에서 똑똑히 보여 주마. 내게 협력하지 않으면 어떤 꼴을 보게 되는지 말이야.”
데미안이 밤다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밤다는 거의 졸도 할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데미안은 손을 얹은 채 드워프들을 힐끔 바라봤다. 드워프들의 얼굴에 망설임이 떠올라 있었다.
‘여기서 안 넘어오면 곤란한데.’
장작패기 빅터를 연기하느라 이렇게 행동하고 있지만 데미안은 이 드워프를 고문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상대가 흑마법사나 암흑기사였다면 아무런 망설임 없이 고문을 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드워프는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다.
‘빨리 넘어와라.’
데미안이 염원이 통한 것인지 킬로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소리쳤다.
“혀, 협력하겠다! 그러니까 멈춰라!”
데미안이 도미니코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도미니코가 밤다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밤다는 부리나케 드워프들을 향해서 도망쳤다.
“밤다야! 괜찮느냐?”
“무, 무서웠어요!”
“이, 이제 안전하다. 안전해.”
드워프들은 모두 몰려와서 밤다를 위로했다.
“후…… 적성에 안 맞는 짓을 하려니 피곤하군.”
데미안이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
“흑마법사의 흉내를 내는 것도 힘든데 협박까지 해야 한다니 이렇게 끔찍한 경험은 처음이야.”
그 말에 도미니코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데미안을 쳐다봤다.
-…….
“왜 불만 있냐?”
-어, 없습니다.
데미안은 드워프들에게 다가갔다. 드워프들은 밤다를 위로하던 것을 멈추고 데미안을 쳐다봤다.
“그럼 이제 부터 내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하도록 해라.”
* * *
데미안이 가장 먼저 물어본 것은 현재 도시의 상황이었다.
“도시를 웨폰마스터에게 빼앗겼다고?”
데미안이 믿기 힘들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드워프의 도시는 하나 같이 난공불락으로 유명했다. 그만큼 그들의 기술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드래곤이나 천재지변 같은 재앙 때문에 파괴되었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빼앗겼다는 소리는 처음이었다.
“……정말이다.”
“웨폰마스터가 대체 무슨 수를 쓴 거냐.”
“동족 중에 배신자가 있었다. 그 녀석이 도시의 비밀 통로를 모두 불었지.”
“배신자라고? 너희들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종족이라고 알고 있는데.”
드워프들의 고집과 뚝심은 알아줘야 했다.
방금 전에도 데미안에게 끝까지 저항하려고 하지 않았던가.
“흥, 그렇게 깊은 사정까지 네놈한테 말해 줄 것 같으냐?”
“도미니코, 다시 데려와라.”
“배, 배신자는 쫓겨난 전대 시장의 자식이다! 그래서 우리들한테 원한을 가지고 있다!”
“전대 족장?”
“예전에 도시에 역병이 돈 적이 있다. 그때, 전대 시장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바람에 역병이 더 크게 번졌지. 그 죄로 전대 시장은 도시에서 쫓겨났다!”
데미안은 몰타에게 들었던 일화를 떠올렸다. 설마 그 일이 이렇게 이어질 줄은 몰랐다.
“웨폰마스터는 배신자의 정보를 이용해서 도시를 습격했다. 우리들은 웨폰마스터를 피해서 도시 밖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지.”
그 일만 생각하면 화가 난다는 듯이 킬로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
“도시 내부에는 대피하지 못한 동족들이 많이 남아 있다. 우리들은 도시를 되찾기 위해서 저항군을 결성했지.”
“그래? 저항군은 모두 몇 명이지.”
킬로가 뒤에 있는 동족들을 가리켰다. 데미안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설마 여기 있는 놈들이 전부인 건 아니겠지?”
“맞다.”
데미안은 살짝 두통이 오는 것을 느꼈다.
웨폰마스터의 제자에게 몰살당할 뻔한 이놈들이 저항군이었다니.
“어째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지? 도시연합이라면 기꺼이 너희들을 도와줬을 텐데.”
도시연합이란 드워프들의 연합을 말했다. 도시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연합에서 나섰다.
“흥, 이상한 소리를 하는구나! 웨폰마스터는 우리의 요새를 더럽히고, 우리들의 가족을 죽였다! 그놈을 다른 놈들의 손을 빌려서 처단하라고?”
킬로가 버럭 화를 냈다. 다른 드워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데미안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웨폰마스터 같은 괴물을 자신들의 손으로 처치하겠다고? 이런 머저리들은 생전 처음 봤다.
‘그보다 골치 아프게 됐군.’
지금 웨폰마스터는 드워프의 요새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웨폰마스터조차 정공법이 아니라 배신자를 통해서 요새를 함락시켰다.
그런 마당에 데미안의 힘으로 성을 함락시키는 것은 힘들었다.
‘모든 역량을 퍼부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내부에 웨폰마스터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힘을 소진한 상황에서 웨폰마스터와 맞닥트리면 위험한 상황에 빠질 확률이 높았다.
“어떻게 도시를 탈환할 생각이지?”
데미안은 킬로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요새에서 살던 이들이니 해결책이 있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너희들도 비밀 통로를 이용할 생각이냐?”
“이미 시도해 봤지만 실패했다. 이미 다 막아 놨더군. 분명 성에 남아 있던 동족들을 억지로 부려먹었겠지.”
킬로가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그럼 너희들도 뾰족한 방법이 없는 셈이로군.”
“우릴 무시하지 마라! 이미 새로운 계획을 짜 놨다!”
“그게 뭔데?”
“성문을 뚫을 공성병기를 제작 중이다! 이 녀석만 있으면 요새를 다시 탈환할 수 있다!”
킬로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데미안은 속으로 감탄했다.
기술력으로 유명한 드워프가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정도면 정말 대단한 물건일 테니까.
“그럼 빨리 가자.”
“어딜 가자는 것이냐?”
“공성 병기를 제작 중이라면서? 내 눈으로 봐야겠다.”
데미안의 말에 킬로의 얼굴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아, 안 된다! 보여 줄 수 없어!”
“도미니코, 데려와라.”
“그, 그런 문제가 아니다! 아직 뼈대도 완성시키지 못해서 그렇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킬로가 설명을 시작했다. 설명을 모두 들은 데미안이 황당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그러니까 도시 밖에 있는 비상용 창고랑 비상용 제작 시설들도 모두 웨폰마스터한테 점령당해서 공성 병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킬로가 굴욕적이라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또 어쩌다 뺏긴 거냐? 비상용이라면 잘 숨겨놨을 거 아니야.”
“……배신자 놈이 그것도 다 불었다.”
데미안은 손바닥으로 이마를 탁 쳤다.
“여태 되찾지 않고 뭘 한 거냐?”
“우, 우리라고 가만히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시설들은 모두 모두 웨폰마스터의 제자들이 지키고 있어서 모두 실패했다…….”
킬로가 음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직 포기한 건 아니다! 우리가 오늘 이곳에 모인 이유도 창고를 탈환하기 위해서였다!”
“창고랑 설비만 되찾으면 정말 공성 병기를 만들 수 있는 거냐?”
“그래! 재료랑 시설만 있다면 금방 만들 수 있다!”
“안내해라.”
데미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킬로는 왜 그러냐는 얼굴로 데미안을 올려다봤다.
“너희가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으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