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59)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59화(259/30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59화
259화 탈환 (1)
“……웨폰마스터를 죽이려고 왔다고?”
킬로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눈동자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웨폰마스터가 어떤 괴물인지 모르는 거냐? 판데모니엄의 기둥이라 불리는 거물 중 한 명이다. 그런 괴물을 죽이겠다고?”
“뭐, 좀 골치 아픈 놈이긴 하지.”
데미안은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웨폰마스터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킬로의 입이 쩍 벌어졌다.
“설사 너에게 그럴 만한 능력이 있다고 해도 우리는 너에게 협력할 생각이 없다!”
킬로가 단호하게 말했다.
“웨폰마스터를 죽인 다음에는? 네놈이 우리를 지배하려고 들 게 아니냐!”
데미안은 귀찮음을 느꼈다. 하여간 뭘 하나 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보아하니 자기들을 꽤나 고평가하는 모양이지?”
데미안은 드워프들을 굳이 설득하지 않았다.
그럴 만한 분위기도 아닌데다가 지금 데미안은 ‘극악무도한 흑마법사 빅터’를 연기하고 있었으니까.
“난 너희들처럼 냄새나는 난쟁이들한테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내가 관심이 있는 건 오직 웨폰마스터뿐이다.”
오히려 조롱했다. 드워프들을 무시하고 깔봤다.
“뭐, 뭐라고?”
“네놈들이 헛된 착각을 하는 꼬라지가 구역질이 나서 말해 두는 거다.”
데미안은 멸시의 감정을 담아 말했다.
“협력할 생각이 없다고 했나? 잘 생각해서 다시 대답하는 게 좋을 거다. 나는 무슨 짓을 해서든 네놈들을 내게 협력시킬 생각이니까.”
언데드들이 드워프들을 포위했다.
그 살벌한 기세에 킬로와 드워프들은 모두 마른침을 삼켰다.
“지금 당장 결정해라. 얌전히 내게 협력할 건지. 아니면 강제로 내게 협력할 건지 말이야.”
* * *
“저게 비상용 창고다.”
킬로와 드워프들은 데미안을 골짜기 깊은 곳으로 데려갔다.
나무와 수풀을 헤집고 들어가자 네모반듯한 건물이 나타났다.
아마 드워프의 안내가 없었다면 찾지 못했으리라.
“원래 도시에 만일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재건을 위한 금속들을 보관하는 창고다.”
“방어 장치는?”
“없다. 대신 굉장히 튼튼해서 문을 틀어 잠그면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지.”
아무래도 사각진 건물은 폼이 아닌 것 같았다.
데미안이 창고를 살펴보고 있을 때였다. 킬로가 반신반의하는 얼굴로 물었다.
“……우리한테 했던 말은 사실이냐?”
“응? 아, 너희들한테 관심 없다는 소리 말이군. 걱정 마라. 웨폰마스터만 죽이면 그다음은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라.”
데미안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매우 재수 없는 태도였으나 오히려 드워프들에게 믿음을 줬다.
“응? 저게 뭐지?”
그때, 데미안의 시야에 무언가 들어왔다.
창고의 문이 열리더니 암흑기사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온 것이다.
“밍기적 거리지 말고 당장 튀어나오지 못해!”
“빨리 밖으로 나오지 못해!”
곧이어서 쇠사슬에 묶인 드워프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왔다.
대체 무슨 일을 겪은 것인지 그들의 몸에는 온통 상처가 가득했다.
“저, 저저……!”
붙잡힌 드워프들을 보자마자 킬로가 크게 당황해했다.
“아는 사이인가?”
“……도시의 생존자들이다. 얼마 전에 은신처를 습격당했을 때, 실종되었는데 설마 놈들에게 붙잡혔을 줄이야.”
킬로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사이 암흑기사들은 드워프들의 몸을 묶고 있던 쇠사슬에 말뚝을 박았다.
말뚝이 쇠사슬과 땅을 단단하게 고정시켰다. 드워프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안녕?”
암흑기사 중 한 명이 드워프들에게 말했다. 이들 중 유일한 여자였다.
“다들 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밖으로 불러내서 많이 놀랐지?”
귀가 즐거울 정도로 아름다운 목소리였다. 하지만 드워프들은 겁에 잔뜩 질린 채 떨고 있을 뿐이었다.
“안에서 할까 했는데. 그러면 뒤처리가 좀 골치 아파서 말이야.”
여인이 양손에 든 단검을 서로 부딪혔다.
그러자 기괴한 현상이 벌어졌다. 여인의 손과 단검의 손잡이가 서로 융합한 것이다.
변화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단검의 날이 점점 커지더니 눈동자가 튀어나왔다. 단검의 날이 반으로 갈라지더니 이빨이 튀어나왔다.
-키에에엑!
-끼에에엑!
짐승의 머리로 변한 단검이 괴성을 내질렀다. 그 모습에 드워프들이 비명을 질렀다.
“일단 너부터.”
여인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드워프에게 단검을 휘둘렀다.
콰직.
섬뜩한 소리와 함께 드워프의 다리가 사라졌다. 드워프는 바닥에 엎어졌다.
“여, 여보!”
“아버지!”
가족처럼 보이는 드워프들이 소리를 질렀다. 다리가 뜯겨 나간 드워프가 소리쳤다.
“도, 도망쳐! 난 신경 쓰지 말고 도망…….”
여인이 다시 손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드워프의 머리가 뜯겨 나갔다.
뜯겨 나간 부위에서 피가 왈칵왈칵 쏟아졌다. 여인은 황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아아…… 델코이…… 네가 좋아하는 게 느껴져…… 그래…… 맛있지? 더 먹여 줄게.”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킬로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저, 저게 도대체……!”
“드워프를 마검의 재물로 쓰고 있군.”
“뭐, 뭐라고?”
“마검을 다루기 위해서는 꾸준히 먹잇감을 제공해야지. 아니면 주인이 먹히거든.”
데미안이 설명하는 사이 여인의 시선이 남아 있는 드워프들에게 향했다.
“으, 으아아악! 괴, 괴물이다! 괴물이야!”
“도, 도망쳐야 해!”
드워프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말뚝에 고정된 쇠사슬이 그들의 행동을 방해했다.
“어딜 도망가려는 거니.”
여인이 양팔을 늘어트린 채 드워프들을 다가갔다.
‘막아야겠군.’
데미안이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킬로가 데미안의 손을 붙잡았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당연한 걸 묻는군. 저놈들을 죽이고, 창고를 되찾아야지.”
“……그렇다고 이렇게 무작정 쳐들어가겠다는 거냐?”
“동족을 구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군?”
그 말에 킬로가 입술을 깨물었다. 분하다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까 네가 죽인 놈이랑은 차원이 다르다! 이렇게 충동적으로 결정할 게 아니라…….”
“시끄럽군.”
“뭐, 뭐라고?”
데미안은 킬로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거기서 얌전히 지켜보고 있어라.”
데미안이 땅을 박찼다. 거리를 훌쩍 뛰어넘어서 여성의 앞에 내려앉았다.
“……응?”
여인은 마검을 휘두르려다 멈칫했다. 데미안을 쳐다보고는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넌 또 뭐 하는 놈이냐!”
“무슨 목적으로 나타난 거냐!”
반면 다른 암흑기사들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당장이라도 데미안을 죽일 기세였다.
여인이 손을 들어 올리자 암흑기사들이 모두 입을 다물었다.
“흑마법사? 처음 보는데 어디서 왔지? 여기가 웨폰마스터의 영역인 건 알고 있는 거야?”
“당연히 알고 있지.”
데미안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여인의 눈동자에 이채가 떠올랐다.
“알면서 왔단 말이지? 스승님께 충성을 맹세하러 온 것 같지는 않은데……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지?”
“그게 맞을 거다.”
“와, 살다 보니까 이런 일도 다 있네. 스승님과 맞서겠다고? 설마 미친 거야?”
미소를 짓고 있는 것과 달리 여인에게서는 섬뜩한 살의가 느껴졌다.
“너 뭐라도 돼? 어디 이름이나 한번 말해 봐.”
“장작패기의 빅터라고 한다.”
“빅터? 들어본 적 있는 것도 같은데…….”
여인은 한참 동안 고민했다. 그러다 고개를 휘휘 저었다.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난 체리벨이라고 해. 미리 말해 두는데. 난 마스터클래스다?”
전투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기사는 흑마법사보다 우월했다.
마스터클래스와 대흑마법사도 다를 바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격차가 더욱 커졌다.
대흑마법사라는 위치에 올라도 마스터클래스를 만나면 하루살이밖에 되지 않는다.
대흑마법사로서 마스터클래스와 맞서기 위해서는 따로 준비를 하거나, 자신만의 비전을 완성시켜야 했다.
데미안도 예외는 아니었다.
데미안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 아무리 방대하다 해도 흑마법으로 마스터클래스와 맞서는 것은 무척 힘들었다.
“친절하기도 하군.”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지금 데미안은 세 개의 권능을 각성시켰으니까.
데미안은 마력을 일으켰다.
드래곤하트를 복용한 덕분에 데미안의 마력은 이전보다 두 배 가까이 커졌다.
그 막대한 마력에 질투의 권능을 부여했다.
질투의 권능은 힘의 성질을 변환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마력을 흑마력으로, 혹은 흑마력을 신성력으로 아무런 제한 없이 자유롭게 바꿀 수 있었다.
데미안은 마력을 흑마력으로 변환시켰다.
그것도 가장 순도가 높고, 지독한 흑마력으로 말이다.
변환된 흑마력이 외부에서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데미안은 권능을 하나 더 적용시켰다.
분노의 권능.
무엇이든 증폭시키는 힘을 가진 권능.
변환된 흑마력이 증폭되었다. 흑마력이 폭풍으로 변했다. 검은 폭풍이 데미안 학센을 뒤덮었다.
데미안은 술식을 구성했다. 흑마력을 모조리 소모하여 흑마법을 발현했다.
“……뭐야.”
체리벨의 얼굴이 단숨에 굳었다.
기사로서의 본능이 경고한 것이다. 지금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이다.
“지금 무슨 흑마법을…….”
그때였다.
땅바닥에서 무언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물? 그렇다고 하기에는 색이 이상했다. 어둠을 녹인 듯이 시커먼 색이었다.
땅 전체에서 새어 나온 검은 물방울들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이게 뭐지?”
“물방울?”
수하들이 다들 신기하다는 얼굴로 물방울들을 쳐다봤다.
그때, 데미안이 박수를 하듯 두 손을 모았다.
그러자 갑자기 물방울들이 수증기로 변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어? 어어?”
“뭐야?”
그 모습을 본 순간, 본능이 격하게 소리쳤다. 체리벨은 수하들을 향해서 소리쳤다.
“멍청이들아! 숨을 참아! 당장 이곳에서…….”
체리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데미안이 손가락을 튕겼다.
다음 순간, 수하들의 전신에서 가시들이 튀어나왔다.
* * *
가시가 튀어나온다.
가슴, 복부, 옆구리, 목, 머리.
부위를 가리지 않았다. 내부에서 튀어나온 가시에 의해서 내장이 찢어진다. 근육과 피부가 모조리 꿰뚫린다.
“커억!”
“아악!”
수하들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기사 특유의 강인한 생명력 덕분에 아직 죽은 사람은 없었다.
“아아악! 끄아아악!”
“아파…… 미칠 것 같아……!”
“누가…… 누가 나 좀 죽여 줘!”
그렇기에 더욱 괴로웠다. 정신이 나갈 듯이 고통스러웠다.
면흑(眠黑).
도르고가 비기로 간직하고 있던 고대의 흑마법 중 하나.
면흑은 저주계열의 흑마법이었다.
검은 물방울과 접촉하면 체내에 저주가 쌓였다. 그리고 저주가 일정량 이상을 넘으면 발동되었다.
체력과 마력을 모두 소진시킬 뿐만 아니라 가시로 변해서 밖으로 튀어나왔다.
“아직 부족하군.”
데미안은 죽어 가는 암흑기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생에 사용했던 면흑의 반에도 못 미치는 위력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전생의 데미안은 막대한 흑마력을 보유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온갖 희귀한 마도구들을 신체에 박아 넣었으니까.
“너, 너어…….”
그때, 기사 중 한 명이 몸을 일으켰다.
놀랍게도 체리벨은 죽지 않은 상태였다. 심지어 몸에 가시도 돋아나지 않았다.
“우리한테 무슨 짓을…… 우웨에엑!”
대신 체리벨은 입에서 검은 물을 토해 냈다.
면흑이 그녀의 체력과 마력을 갉아먹었지만 가시를 형성하지 못하고 밖으로 배출된 것이다.
“용케 살아 있군. 마스터클래스다워.”
“감히…… 스승님께서 맡겨주신 부하들을…… 당장 죽여 버리겠어!”
체리벨이 즉시 달려들어 데미안을 향해서 단검을 휘둘렀다.
데미안은 질투의 권능을 사용해서 즉시 마력을 흑마력으로 변환했다.
그리고 검지를 아래로 향하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짓눌러라.”
그 순간, 하늘이 검게 물들었다. 하늘은 더 이상 푸른빛을 뿜어내지 않았다. 빛 한 점 없는 어둠으로 가득 찼다.
칠흑(漆黑).
범위 내의 모든 것을 납작하게 짓눌러버리는 고대의 흑마법.
엄청난 압력이 체리벨을 찍어 눌렀다. 그 엄청난 힘에 체리벨의 속도가 순식간에 느려졌다.
“또 이상한 흑마법을……!”
하지만 상대는 마스터클래스였다. 칠흑만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기에 데미안은 분노의 권능을 발현했다.
분노의 권능이 칠흑을 증폭시켰다. 체리벨은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엎어졌다.
“윽…… 으그극…….”
체리벨은 이를 악물고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체력과 마력을 모두 소모한 마스터클래스 따위는 전혀 무섭지 않지.”
마검이 있기는 하지만 닿지만 않으면 무서울 게 전혀 없었다.
“나와라.”
데미안의 그림자에서 스켈레톤들이 튀어나왔다. 스켈레톤들은 체리벨을 둘러쌌다.
체리벨의 얼굴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체리벨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자, 잠깐만……!”
스켈레톤들이 체리벨의 몸이 무기를 박아 넣었다.
고통으로 가득 찬 비명 소리가 길게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