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66)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66화(266/30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66화
266화 웨폰마스터 (1)
“컥…… 커헉…….”
웨폰마스터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가슴을 움켜 잡은 채 몸을 부들부들 떨 뿐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 공격으로 웨폰마스터는 가슴이 함몰되고, 심장이 터져 버렸으니까.
마스터클래스의 강대한 생명력 덕분에 버티고 있을 뿐, 죽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내가…… 내가 이렇게…… 말도…… 말도 안 되는…….”
웨폰마스터는 마스터클래스로서 수많은 벽을 돌파한 강자였다. 아마 그랜드마스터를 내다보고 있을 터였다.
그만큼 강인한 육체와 방대한 흑마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 인물이 겨우 발차기 한 방에 심장이 터져 버린 것이다.
데미안의 신체능력이 웨폰마스터를 압도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끄…… 으윽…….”
웨폰마스터는 간신히 허리춤의 단검을 빼들었다. 단검에서 흑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오목하게 들어가 있던 가슴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웨폰마스터의 혈색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불사검 달타냥.’
데미안은 마검의 이름을 곧바로 떠올릴 수 있었다. 웨폰마스터를 상징하는 마검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흡수한 영혼을 원료로 주인의 상처를 치료하는 마검.
소문에 의하면 머리만 남아도 순식간에 육체를 재생시킬 수 있다고 한다.
“후우우…….”
웨폰마스터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얼굴에 식은땀이 가득했다.
-케헤헤헥 힘들어 보이네.
-그러지 말고 우리들을 쓰는 게 어때? 저딴 애송이는 당장 죽여 줄게!
허공을 날아다니고 있던 마검들이 웨폰마스터에게 말했다. 웨폰마스터는 빠득 이를 갈았다.
“너희들은 입 닥치고 있어라. 저 녀석은 내 손으로 직접 토막 내 버릴 거니까.”
-꺄하하핫, 화났다! 화났어!
-알겠어. 우리는 뒤에서 응원하고 있을게!
마검들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길게 이어지다가 뚝 끊어졌다.
“데미안 학센…… 이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 감히 내게…… 내게 이런 굴욕을……!”
웨폰마스터의 이마에 혈관이 도드라졌다. 극심한 분노에 육체가 호응한 것이다.
“나와라! 바르바리아!”
허공에서 튀어나온 회색 갑옷이 웨폰마스터의 전신을 감쌌다.
흉마갑 바르바리아.
착용자의 움직임을 보조해 줌으로써 폭발적인 움직임을 발휘하게 만들어 주는 마갑.
불사검 달타냥과 마찬가지로 웨폰마스터를 대표하는 무구 중 하나였다.
마갑을 착용하자마자 웨폰마스터가 내뿜는 기세가 더욱 강해졌다.
“웨폰마스터씩이나 되시는 분이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한테 너무 진지하게 구는 거 아닌가?”
“닥치지 못해!”
웨폰마스터가 돌진했다. 땅을 박찼을 때, 이미 데미안의 코앞에 도달해 있었다.
데미안의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환골탈태를 거친 덕분에 데미안의 오감은 이번보다 훨씬 날카로워져 있었다.
그럼에도 웨폰마스터의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다. 마갑이 웨폰마스터의 움직임을 보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송이! 당장 죽여 주마!”
웨폰마스터가 두 손으로 대검을 쥐고 내리쳤다. 데미안은 여명으로 대검을 막아 냈다.
‘무겁군.’
무기가 닿는 순간, 깨달았다. 이건 정면에서 막아 낼 공격이 아니었다.
생각과 동시에 데미안은 대검의 검격을 흘려보냈다. 데미안을 빗겨나간 대검이 큰소리와 함께 땅에 꽂혔다.
그 순간, 도시 전체가 반으로 갈라졌다.
“검성, 그 겁쟁이한테서 제대로 배운 모양이구나!”
웨폰마스터는 즉시 다른 무기를 꺼내 들었다. 이번에는 양손에 동시에 두 개의 무기를 들었군.
‘무시무시하군. 마갑을 사용한 이상 나도 그냥 받아치기는 힘들겠어.’
판단을 마친 데미안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이환(二環).”
데미안의 몸에서 공진음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웨폰마스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웨폰마스터는 수십 가지의 무기를 다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팔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다양한 무기술을 익히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전법이었다. 과연 웨폰마스터라고 불릴 만했다.
게다가 지금 웨폰마스터는 마갑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무기를 휘두를 때마다 공기가 찢어지고, 땅이 박살이 났다.
‘대단하기는 하다만.’
하지만 변칙적일 뿐, 깊이가 없었다. 게다가 지금 데미안은 합환무극공을 운용하고 있었다.
데미안은 단숨에 기술의 모든 형을 파악해 냈다. 여명을 휘둘러서 웨폰마스터의 공격을 모조리 막아 냈다.
그 광경에 웨폰마스터의 눈동자가 빠질 듯이 커졌다.
“이 애송이가!”
웨폰마스터가 고함을 내지르며 더욱 거세게 데미안을 몰아붙였다. 검격이 마치 폭풍처럼 몰아쳤다.
하지만 압도적인 광경과 달리 웨폰마스터의 공격은 데미안에게 단 한 번도 닿지 못했다.
데미안이 모두 막거나 흘려 냈기 때문이었다.
“…….”
킬로는 그 광경을 넋이 나간 채 바라봤다.
무기라고는 도끼와 곡괭이만 다뤄 봤다. 그런 킬로조차 데미안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지면을 갈아엎을 정도로 위압적인 공격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치고 있었다.
마치 작고 뾰족한 돌멩이가 거센 물살을 버티고 서 있는 것만 같았다.
“……웨폰마스터!”
그때, 아킬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뭐 하는 거요! 웨폰마스터라 불리는 자가 어째서 저 애송이 한 명을 처리하지 못한단 말이오!”
아킬로가 짜증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소리쳤다.
“지금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잊은 것이오? 이 중요한 순간에 저 애송이의 존재를 용납할 생각이오? 당장 죽이란 말이오!”
아킬로의 고함에 웨폰마스터가 이를 갈았다.
“저 난쟁이 새끼가……!”
아주 살짝.
웨폰마스터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데미안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했다.
“삼환(三環).”
공진음이 증폭되었다. 동시에 데미안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검격에 가속도가 붙었다. 웨폰마스터가 쥐고 있던 두 무기가 단숨에 절단되었다.
파괴된 마검에게서 악마의 진력이 뿜어져 나왔다. 진력 사이로 당황한 웨폰마스터의 얼굴이 보였다.
“어, 어떻게 이런 움직임을…….”
데미안은 망설임 없이 여명을 내질렀다.
별빛을 닮은 섬광이 터져 나왔다. 뻗어나간 여명이 웨폰마스터의 어깨를 꿰뚫었다. 여명은 마갑조차 손쉽게 뚫어냈다.
“크아악!”
터져 나오는 고통에 웨폰마스터가 비명을 토해 냈다. 웨폰마스터는 몸을 뒤로 빼며 어깨에 박힌 칼을 빼냈다.
“건방지게 굴지 마라!”
웨폰마스터는 다시 데미안을 몰아붙이려 했다. 하지만 이미 기세는 데미안 쪽으로 기운 뒤였다.
데미안이 여명을 휘둘렀다. 검격들이 기괴한 각도로 쏟아졌다.
“큭! 크윽!”
웨폰마스터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미처 막아 내지 못한 검격이 웨폰마스터의 몸 곳곳에 상처를 입히기 시작했다.
상처가 늘어날수록 웨폰마스터의 얼굴에 경악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없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웨폰마스터라는 이름 아래에 쓰러진 기사가 몇 명이던가.
그중에는 제국을 대표하는 기사도 있었다. 제국의 대귀족이 심혈을 기울여 키워 낸 후계자도 있었다.
그들 모두가 호기롭게 도전했으나 웨폰마스터에게 생채기조차 입히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그런 자신이, 이 웨폰마스터가, 새파란 애송이한테 밀리고 있었다.
그것도 순수하게 실력으로 말이다.
“뭘 놀라고 그래?”
데미안이 조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어중간하다고 말했잖아?”
그 말에 웨폰마스터의 이마에 혈관이 돋아났다. 극심한 분노 때문이었다.
“뭘 지켜보고 있는 거냐! 당장 날 도와라!”
웨폰마스터가 고함을 내질렀다. 그 순간, 하늘 위에서 열 개의 빛이 번쩍였다.
열 개의 무기가 수직으로 낙하하며 데미안을 꿰뚫으려 했다.
데미안은 웨폰마스터를 몰아붙이던 것을 포기하고 뒤로 물러났다. 데미안이 피하자마자 무기들이 땅에 꽂혔다.
-케헤헷 결국 우리를 불렀네.
-그러게 내가 뭐랬어? 우리의 힘을 빌리라고 했지.
-애들아 너무 뭐라고 하지 마. 저러다 화내면 어떻게 해.
마검들이 말을 토해 냈다.
지성을 갖추고 있을 뿐이라 자유롭게 비행하는 능력.
웨폰마스터가 보유하고 있는 마검 중에서도 최고.
진짜들이 나타난 것이다.
“시끄럽다. 이 새끼들아.”
웨폰마스터가 짜증을 내며 말했다. 마검들은 호들갑을 떨며 사고했다.
-저놈만 죽이면 되는 거지?
-나! 나한테 맡겨 줘!
-다들 힘을 합쳐야지.
마검들은 쉴 새 없이 떠들어 댔다. 웨폰마스터는 그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기이하게도 칼날이 안쪽으로 휘어 있는 검이었다. 낫과 장검을 합쳐놓은 듯한 무기였다.
“만만찮은 놈이다. 다 같이 죽인다.”
-와, 들었어. 다 같이래.
-제대로 겁을 먹은 모양인데.
-하긴 보통 실력자가 아니지.
웨폰마스터가 마검에 흑마력을 불어넣었다. 다음 순간, 그의 몸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다음 순간, 등 뒤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데미안은 즉시 뒤를 돌아봤다.
웨폰마스터가 데미안을 향해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데미안은 여명을 세워서 공격을 막아 냈다.
“감이 좋구나. 이걸 알아채다니.”
웨폰마스터가 입가를 비틀며 말했다.
사실 데미안은 저 무기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었다.
암흑검 ‘팔체티아’
극히 짧은 순간, 적의 사각지대로 이동하는 무기였다.
발동시간도 짧고, 대기시간은 없었다. 연속으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내 공격을 막은 건 칭찬해 주겠다만…… 등이 비었구나!”
웨폰마스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뒤에서 마검들이 날아왔다.
-케헤헷! 비어 있다! 등이 비어 있어!
-심장은 내꺼! 심장은 내꺼!
마검들이 도달하기 직전, 웨폰마스터의 몸이 다시 사라졌다.
데미안은 즉시 허리를 틀었다. 날아오는 마검들을 모조리 받아쳤다.
-역시 제법이야! 우리의 협공을 모두 막아 내다니!
-강해! 강한 만큼 죽였을 때 쾌감도 쥑이겠지!
-심장! 심장 내놔!
마검들은 정신없이 움직이며 데미안을 공격했다. 데미안은 침착하게 공격을 막아 냈다.
그때, 측면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데미안은 고개를 돌렸다.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웨폰마스터가 무기를 휘둘렀다. 데미안은 반사적으로 그의 공격을 막아 냈다.
그런데 웨폰마스터가 손에 쥐고 있는 무기가 조금 달랐다.
암흑검이 아니라 웬 낡은 목검을 쥐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 설마…….”
“이걸 알고 있나? 그럼 이미 늦었다는 것도 알겠구나!”
별안간 땅에서 튀어나온 나무덩쿨이 데미안의 두 다리를 휘감았다.
얼마나 단단하던지 나무덩쿨이 아니라 마치 쇠로 조이는 듯했다.
구속검 키탄.
검에 닿는 모든 것을 묶어 버리는 권능을 가진 마검이었다.
“놈을 죽여라!”
웨폰마스터는 즉시 마검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마검들이 즉시 데미안에게 날아들었다.
두 발이 묶인 상태에서 사방팔방에서 날아오는 마검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웨폰마스터는 승리를 확신했다.
“암흑검으로 혼란시키고, 구속검으로 발을 묶는다…… 뭘 하나 했는데 시시한 전술이었군.”
데미안이 혀를 차며 말했다. 그제야 웨폰마스터는 깨달았다.
위기에 빠진 사림치고는 데미안의 얼굴이 너무 무감정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중간해. 너무 어중간하단 말이지.”
데미안이 검지를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오러블레이드로 이루어진 검들이 마검들을 가로막았다. 마검들은 당황해서 소리쳤다.
-이, 이건 또 뭐야!
-당장 비켜! 저놈을 죽여야 한단 말이야!
마검 만큼이나 웨폰마스터도 크게 당황했다.
“이기어검……?”
웨폰마스터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대체 어떻게……? 네놈은 검성의 경지를 터득한 게 아니었단 말이냐?”
마스터클래스가 터득할 수 있는 경지는 하나뿐이었다.
당연한 말이었다. 경지란 기사가 평생 동안 갈고닦은 기술의 결정체였으니까.
그런데 데미안은 그러한 상식을 비웃기라도 하듯 두 개의 경지를 다루고 있었다.
“너…… 넌 대체…….”
데미안은 웨폰마스터의 의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여명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여명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머릿속에서 몰타의 말이 떠올랐다.
-강도는 말할 것도 없지! 여명에게 맞설 수 있는 무기는 이 세상에 없을 거다! 감히 맞섰다가는 나무토막처럼 잘려 나갈 테니까!
교단을 떠나기 전, 몰타는 여명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열변을 토해 냈다.
-가장 대단한 건 새로 생겨난 권능이지! 여명이는 어떤 힘이든 무한대에 가깝게 저장할 수 있다! 힘을 보관할 수 있는 기간도 무한대에 가깝지!
얼핏 듣기에는 별거 아닌 능력이었다. 하지만 몰타는 무척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그걸 모두 방출할 수 있지! 무한대로 모아놓은 마력을 한꺼번에 방출한다! 그 힘이 얼마나 강할지 예상이 되느냐?
대장간을 지키는 동안 데미안은 틈틈이 남는 마력을 여명에게 자정시켜 놓았다. 그렇게 약 3일 치의 마력이 모여들었다.
지금 여명은 칼집 속에 들어간 상태였다. 데미안은 여명의 손잡이와 칼집을 동시에 움켜잡았다.
데미안은 여명에게 저장시켜 놓았던 마력을 해방시켰다. 검집 속에 갇혀 있던 여명이 마력을 내뿜었다.
갈 곳을 잃은 마력이 여명을 밀어냈다. 여명이 칼집에서 뽑혀 나왔다.
데미안은 그 힘을 실어서 여명을 휘둘렀다. 여명이 칼집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갑자기 느껴지는 거대한 힘에 웨폰마스터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애송…….”
여명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순간, 빛이 폭발했다.
터져 나온 빛이 웨폰마스터를 집어삼켰다.
* * *
빛의 참격이 날아오는 그 순간, 웨폰마스터는 본능적으로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죽을 거란 걸 깨달았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온 힘을 기울여야 했다.
우선 등에 메고 있던 방패를 꺼내 들었다. 모든 흑마력을 방패에 집약시켰다.
두터운 오러블레이드가 방패를 뒤덮었다. 웨폰마스터는 공격을 받아 낼 준비를 했다.
빛과 방패가 서로 충돌했다. 웨폰마스터는 이를 악물고 버텨 냈다.
하지만 웨폰마스터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방패는 순식간에 박살이 났다.
피할 틈도 없이 빛이 웨폰마스터를 집어삼켰다.
착용하고 있던 마갑이 실시간으로 갈려 나갔다. 마갑이 사라지자 다음은 웨폰마스터의 차례였다.
빛이 웨폰마스터의 전신을 불태웠다. 웨폰마스터는 빛에 휩쓸려서 멀리 날아갔다.
“커…… 어윽…… 커억…….”
웨폰마스터는 바닥에 쓰러진 채 신음을 토해 냈다.
“대체…… 어떻게 된…….”
웨폰마스터는 힘겹게 눈을 떴다. 그제야 자신의 몸 상태가 눈에 들어왔다.
전신의 피부가 완전히 불타 버렸고 팔다리는 완전히 날아간 상태였다.
“으, 으아아악! 아아아악!”
웨폰마스터는 절규를 토해 냈다. 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질 것은 없었다.
“불사검! 불사검이 필요하다! 내 말이 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느냐! 당장 불사검을 내게 꽂아 넣어라! 당장!”
불사검은 지성이 없는 마검이었다. 그렇기에 사용하려면 직접 붙잡고 명령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지금 웨폰마스터는 팔다리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불사검! 불사검을 다오!”
그렇기에 몸을 버둥거릴 뿐, 불사검을 손에 쥐지 못했다. 바로 허리춤에 꽂혀 있는데도 말이다.
“……웨폰마스터.”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아킬로의 얼굴이 보였다.
빛에 휩쓸려서 아킬로가 있는 곳까지 날아온 모양이었다.
“이게 무슨 꼴이오. 내게 이런 모습을 보고자 그대에게 협력한 줄 아시오?”
아킬로가 한숨을 푹 내쉬며 웨폰마스터를 힐난했다.
“아……킬로…… 날…… 도와라…… 아직…… 마검들이…… 남아 있다…… 반격의…… 기회가…….”
“그래, 도와야지. 저 괴물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그대밖에 없을 테니까.”
아킬로가 웨폰마스터의 몸을 집어 들었다. 팔다리가 모두 날아가 버렸기에 무척 가벼웠다.
“그래…… 어서…… 불사검을…… 내 심장에…… 꽂아 넣어…….”
그런데 아킬로는 웨폰마스터의 말대로 하지 않았다. 대신 화로의 앞으로 다가갔다.
“너…… 지금 무슨 짓을…….”
“웨폰마스터. 내가 예전에 마지막 재료가 필요하다고 말한 게 기억이 나시오?”
그제야 웨폰마스터는 깨달았다. 킬로의 두 눈동자에 떠오른 잔악한 기운을 말이다.
“도저히 구할 방법이 없어서 말하지는 않았소만…… 사실 그 재료는 당신이었다오.”
“너…… 무슨 짓을…… 하려는…….”
“두려워하지 마시오. 당신은 이제 마검 그 자체가 될 것이니.”
아킬로가 웨폰마스터를 화로 속으로 집어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