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81)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81화(281/30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81화
281화 수많은 비밀 (2)
데미안을 포함한 세 명은 타르트 왕국을 떠난 뒤, 곧장 본단으로 향했다.
본단으로 도착한 뒤, 세 명은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했다.
경위서를 확인한 본단의 성직자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공작급 악마라니? 그런 괴물이 어떻게 지상에 소환되었단 말입니까?”
공작급 악마는 악마들의 우두머리요, 지옥의 지배자였다.
과거 공작급 악마가 대륙에 소환되었을 때, 인류는 전멸을 각오해야만 했다.
“제물은? 제물은 어떻게 했답니까?”
“타르트 왕국 전체도 아니고, 겨우 남쪽 지역의 국민들로 공작급 악마를 소환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희생당한 사람들을 ‘겨우’라고 칭하는 것은 너무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본단의 성직자들은 그런 부분을 생각할 여유가 전혀 없었다.
“분신이라면 가능하지 않습니까?”
“답답한 소리하지 마십시오! 공작급 악마는 분신이라 해도 격이 다릅니다!”
악마를 지상에 소환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바쳐야 한다. 무수한 사례들이 이를 증명했다.
하지만 그 절대적인 진리가 무참하게 깨지고 말았다.
“한 번 일어난 일이 두 번 못 일어나겠습니까? 반드시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동의하는 바입니다. 혹시 공작급 악마가 다시 소환되기라도 한다면…… 만약 분신이 아니라 본체가 소환된다면……!”
회의 중인 고위 성직자들은 모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슬라가 죽어서 기뻐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그래도 다행입니다. 오대성인 세 분은 물론이고 성기사들도 모두 무사하지 않습니까.”
공작급 악마라는 재해가 출현한 것치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피해가 적었다. 아니, 없는 수준이었다.
“녹풍께서 말씀하시길 이번에도 데미안 경이 크게 활약을 했다고 합니다.”
“혼자서 공작급 악마를 상대한 것도 모자라서 봉인되어 계셨던 청염 님을 해방시켰다지요?”
“무시무시한 실력이로군요. 제국에서 기를 쓰고 끌어들이려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국만 그렇습니까? 들어보니 용병왕 쪽에서도 데미안 경과 다시 접촉하려는 움직임을…….”
데미안이 화두에 오르자 성직자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
젊은 천재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해도 즐거운 법. 데미안은 늪 속에서 피어난 꽃과 같았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때, 누군가 훈훈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데미안 경이 대단한 실력자는 맞지만…… 상대는 공작급 악마입니다. 아무리 분신이라 해도 그 괴물을 혼자서 상대한 것은 이상하군요.”
“허허, 잊으신 모양입니다. 데미안 경은 슬라를 혼자 처단한 영웅입니다.”
“슬라도 끔찍한 괴물이었지만 공작급 악마에 비할 바는 아니지요.”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으신 겁니까?”
“아무래도 저는 영 의심스럽습니다.”
성직자는 무척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의혹을 말했다.
“일부러 전공을 세우게 만들어서 적진에 침투시킨다. 이단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아닙니까? 게다가 성기사로 귀의하지 않는 것도 어딘가 수상합니다.”
그 말에 다른 성직자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저 성직자의 말에 동의해서? 그게 아니었다.
“원래 천재란 상식을 초월하는 법이 아닙니까?”
“맞습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본단의 시조께서도 그런 존재셨습니다.”
“데미안 경의 활약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오대성인들께서 공인하신 일인데…….”
“그런 마당에 데미안 경을 의심할 줄이야, 어째 좀 수상하구려.”
모든 성직자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의문을 제기했던 성직자는 크게 당황했다.
“아, 아닙니다! 저는 이단자가 아닙니다!”
“원래 이단자는 다 그렇게 말하는 법이지.”
“혼란한 시기인 만큼 간악한 무리가 본단에 침투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서 끌고 가게나.”
“으, 으아악! 난 아니야!”
* * *
그렇게 성직자 한 명이 회의 도중 이단심문실로 끌려가던 시각.
“하아…….”
성황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이토록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이유는 데미안 학센 때문이었다.
“녹풍, 그 말이 사실인가요? 청염께서 데미안 학센에게 마땅한 보상을 내어 주라고 하신 게요?”
성황의 물음에 녹풍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답했다.
“예, 맞아요.”
“어떤 보상을 주라는 말도 없었고요?”
“성하의 뜻대로 하시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당신과 광명은 거기에 불만이 없고요?”
“저는 그렇습니다. 언니는…… 조금 있는 것 같았지만 입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어요.”
성황은 골치아프다는 듯 미간을 붙잡았다.
데미안 학센에게 보상을 내리는 것이야 당연했다. 그만한 활약을 했으니까.
문제는 공훈이 너무 크다는 것이었다.
만약 데미안 학센이 없었더라면 신성교단은 청염과 광명, 녹풍을 잃어버렸을지도 몰랐다.
오대성인은 교단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전력이었다.
그 중에서 셋이 사라진다는 것은 신성교단의 존망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큰 피해였다.
그걸 막아 낸 사람이 바로 데미안 학센이었다. 본단은 데미안 학센에게 엄청난 빚을 지게 된 셈이었다.
그 커다란 빚을 갚는 일을 자신에게 일임하다니? 정말 너무한 일이었다.
“……서류 작업일을 다섯 달로 늘려야겠어.”
“예?”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성황은 굳어 있던 표정을 풀었다.
어차피 고민해 봤자 해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였다. 게다가 교단을 구해 준 영웅을 계속 방치해 둘 수도 없었다.
“녹풍, 이만 돌아가서 쉬세요. 고생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본단을 위해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나가는 길에 데미안 경을 불러주시겠어요?”
녹풍은 성황궁을 나갔다.
잠시 후, 데미안 학센이 성황궁 안으로 들어왔다.
“성하, 부름을 듣고 왔습니다.”
데미안 학센의 등장에 성황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성황에게는 사람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신통력이 있었다.
신통력을 활용하면 그 사람이 가진 실력도 가늠할 수 있었다.
데미안 학센은 그 짧은 시간 동안 한 단계 더 성장한 상태였다.
성황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성황으로서 수많은 천재를 지켜봤다. 그중에는 오대성인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성황이 봤던 어떤 천재도 데미안 학센 만큼 빠르게 성장하지는 못했다.
아니, 이걸 성장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 걸까? 애초에 인간이 맞기는 한 걸까?
성황은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고민하기에는 시기가 좋지 못했다.
“데미안 경, 이번에 큰 활약을 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교단의 명예성기사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성황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만한 실력자에게 명예성기사라는 직함은 너무 초라했다.
명예성인 정도로 격상시켜 줘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청염과 광명, 녹풍은 만장일치로 당신에게 합당한 보답을 해야 한다고 건의했습니다. 저 역시 그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보상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닙니다.”
데미안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성황은 저 말이 진심이 아닐 거라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
“……다만 제 아둔한 머리로는 당신에게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더군요. 그래서 차라리 제안을 하기로 했습니다.”
성황은 데미안의 두 눈을 응시하며 말했다.
“데미안 학센, 원하는 바를 말하세요. 신성교단의 비고를 모두 비우는 한이 있더라도 당신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빈말이 아니었다.
성황은 진짜로 비고를 비울 작정을 하고 묻는 것이었다.
신성교단은 데미안 학센 덕분에 존속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비고 정도는 탈탈 털어야 합당한 보답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감히 성하께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데미안 학센이 요구한 보상은 무척 사소했다.
“신성교단에서 보유하고 있는 비전서들을 모두 열람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 * *
“……겨우 그걸로 되나요?”
성황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그러자 데미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거면 됩니다.”
사실 데미안의 부탁은 ‘겨우’라고 여겨질 만한 것이 아니었다.
신성교단이 보유하고 있는 비전서들은 모두 마스터클래스의 비전서였기 때문이다.
신성교단이 배출해 낸 마스터클래스, 그리고 신성교단에게 토벌당한 마스터클래스, 마지막으로 역대 오대성인들까지.
데미안은 그들이 남긴 비전서들을 보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걸 요구하도 괜찮습니다.”
“지금 제게는 그것들이 제일 절실합니다.”
데미안이 보상으로 그것들을 요구한 이유는 그랜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청염과 바헬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데미안은 그랜드마스터의 경지에 올라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설마 공작급 악마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
항상 최악을 가정한다.
하지만 데미안조차 공작급 악마의 출현은 예상하지 못했다.
데미안이 아는 미래는 아예 사라졌다. 이제부터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그렇기에 데미안도 하루빨리 그랜드마스터의 경지에 올라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내게 무엇이 부족한지는 이미 알고 있다.’
데스나이트 시절, 데미안은 이미 한번 그랜드마스터라는 경지에 올랐다.
그렇기에 어떻게 해야 그랜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비약이나 영약이 아니었다. 기술적인 부족함을 채워 줄 수 있는 지식이었다.
“당신의 뜻이 그렇다면 당연히 들어줘야죠. 다만……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성황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데미안에게 말했다.
“데미안 학센, 초대 성황에 대해서 알고 계시나요.”
데미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를 수가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초대 성황 바르톨레오.
최초로 신성력을 각성한 성기사.
메이스 한 자루로 악룡의 머리를 깨부순 초인.
구원단에 소속되어 인류를 구원한 영웅.
구원단이 인류를 구한 이후, 수많은 영웅이 탄생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이 세운 공로의 발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구원단을 그랜드마스터를 뛰어넘은 초월자들의 집단으로 여겼다.
“그분께서 남기신 심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허락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