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88)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88화(288/30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88화
288화 비밀 (3)
데미안은 즉시 여명의 칼자루를 움켜잡았다.
환생한 이후, 데미안이 회귀했다는 것을 알아챈 존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데미안으로서는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진정하세요. 저는 당신에게 해를 끼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럴 능력도 없고요.”
엘프가 허리를 숙여서 바닥의 조약돌을 쥐려고 했다. 하지만 엘프의 손가락은 조약돌을 통과했다.
“……환영이었군.”
“네, 맞아요. 이 모습을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하죠. 본체는 엘프헤임에 있답니다.”
그 말에 데미안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항구에서 엘프헤임까지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며칠은 가야 했다.
그렇게 먼 거리에서 자신을 인식하고, 정교한 환영까지 만들어 냈다. 상식을 벗어난 능력이었다.
“대체 넌 정체가 뭐지?”
“제 이름은 밀레느라고 합니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데미안은 한 번 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몽염의 밀레느는 아니겠지?”
“절 알고 계셨군요.”
엘프가 한손을 가슴에 얹으며 덧붙였습니다.
“맞습니다. 저는 몽염의 밀레느. 과거 구원단의 일원이었습니다.”
* * *
아주 오래전, 인간은 벌레만도 못한 삶을 살고 있었다.
당시 대륙은 인간들의 세상이 아니었다. 악마와 흉폭한 괴물들이 지배를 하고 있었다.
그런 인간의 처지를 바꾸고자 만들어진 것이 바로 구원단이었다.
그렇기에 구원단은 초기에 인간들로만 구성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구원단에는 다른 종족의 초인들도 합류하게 되었다.
몽염의 밀레느가 바로 그러했다.
“……네가 밀레느라고?”
데미안은 엘프의 말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구원단은 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에 결성되었다. 아무리 엘프라 해도 그렇게 오래 살 수는 없었다.
“못 믿으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데미안의 속내를 읽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밀레느가 덧붙였다.
“저는 다른 엘프들보다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죠.”
눈앞에 있는 엘프는 엘프헤임에서 이 먼 거리에 정교한 환영을 만들어 낼 정도의 능력자였다.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천 년 동안 살아 있다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내가 시간을 거슬렀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았지?”
“당신의 손등을 보고 알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일곱 가지 권능에 남은 흔적들을 보고 눈치챘죠.”
밀레느가 데미안의 손등을 가리키며 말했다.
“고대신의 권능을 모두 사용하면 시간을 거스를 수 있다…… 설마 그녀의 가설이 맞을 줄은 몰랐네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나는 네 개의 권능밖에 각성시키지 못했다.”
“그렇다면 전생에 사용한 흔적이겠죠. 제가 잘못 봤을 리는 없어요. 권능에 남은 흔적은 아주 특수하거든요. 회귀를 시도할 때만 생기는 흔적이에요.”
“아니, 그럴 리가 없다.”
데미안은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네가 말하는 방법을 사용한 적이 없으니까.”
데미안은 도르고를 죽인 뒤, 자살했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왔다.
밀레느가 말하는 방법을 사용한 적은 없었다. 애초에 알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사용했을 수도 있겠네요.”
“무슨 헛소리를…….”
“잘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죽을 때, 곁에 누가 있었는지.”
데미안이 다시 말도 안 된다고 외치려던 찰나였다.
“이런 시간이 다 됐네요.”
밀레느의 몸이 흐릿하게 변했다.
“잠깐! 아직 묻고 싶은 게 많다!”
“미안해요. 지금 이쪽도 사정이 좋지 못하답니다. 판데모니엄의 침공을 막는 데 힘을 쏟고 있거든요.”
데미안의 눈동자가 커졌다.
역시 데미안의 추측대로 도르고는 엘프헤임에 있는 게 틀림없었다.
“절 만나고 싶으면 엘프헤임으로 오세요. 판데모니엄은 이 항구를 통해서 보급을 받고 있어요. 그러니 흑마법사가 주인으로 있는 배를 찾으면…….”
그 말을 끝으로 밀레느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 * *
밀레느가 사라지자마자 데미안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엘프헤임에 도르고가 있다. 그리고 회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엘프가 있었다.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칠 수 없었다. 최대한 빨리 엘프헤임으로 가야만 했다.
“흑마법사가 주인으로 있는 선박을 찾으라고 했지.”
판데모니엄은 항구를 통해서 보급을 받고 있다. 보급선을 찾기만 하면 엘프헤임으로 갈 수 있었다.
딱히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데미안의 탐지 능력이라면 흑마법사 따위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데미안이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사, 살려 주세요! 누구 없나요!”
저 멀리서 한 소년이 달려오고 있었다. 소년은 숨을 헐떡이면서도 뜀박질을 멈추지 않았다.
“이 애새끼가! 잡히면 진짜 죽여 버릴 줄 알아!
“저 녀석 잡아!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지 못하게 해!”
그런 소년을 두 남성이 뒤쫓고 있었다. 옷차림으로 보아하니 두 명 모두 선원인 듯했다.
“누, 누가 도와주세요! 누구 없나요!”
소년은 필사적으로 외쳤다. 하지만 외진 곳이었기에 소년의 외침을 들은 사람은 데미안밖에 없었다.
“아저씨!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 아악!”
데미안을 향해 소리치던 소년은 발이 꼬이며 넘어졌다. 두 선원에게 금방 따라잡히고 말았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사람을 귀찮게 하고 있어!”
“내가 도망치면 뒤진다고 했지!”
두 선원은 소년에게 마구 발길질했다. 소년은 몸을 웅크린 채 폭력을 견뎠다.
“아, 아저…… 아저씨…….”
소년이 애타는 얼굴로 데미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데미안이 두 선원을 향해 말했다.
“그만.”
데미안이 두 선원을 향해 말했다. 그러자 두 선원은 데미안에게 신경질을 냈다.
“넌 또 뭐야?”
“남 일에 신경 쓰지 말고 꺼져!”
아무래도 말로 해서는 듣지 않을 듯했다. 데미안이 두 선원을 제압하려 할 때였다.
두 선원에서 흑마력이 느껴졌다.
데미안은 두 선원의 허리춤에 걸려 있는 단검을 바라봤다.
잘못 느낀 것이 아니었다. 단검은 미약한 흑마력을 내뿜고 있었다.
데미안이 단검을 가리키며 물었다.
“너희 둘, 흑마법사와는 무슨 관계냐.”
데미안의 말에 두 선원의 움직임이 뚝 멎었다. 두 선원은 놀란 얼굴로 데미안을 쳐다봤다.
“시치미 뗄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두 선원은 즉시 단검을 뽑았다. 그러자 단검에서 느껴지는 흑마력이 더욱 짙어졌다.
‘소사(燒死)의 저주가 걸려 있군. 보통 솜씨가 아니야.’
아마 스치기만 해도 전신이 잿더미로 변하리라.
저렇게 강력한 마도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흑마법사는 흔치 않았다.
판데모니엄의 흑마법사가 만든 게 틀림없었다.
“이 새끼…… 교단에서 보낸 놈이냐?”
“이 자리에서 죽여 주마!”
두 선원은 단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데미안은 두 선원을 향해서 기세를 내뿜었다.
데미안이 일으킨 기운이 두 선원을 짓눌렀다. 일반인이 견디기에는 너무 거대했다.
“커, 커어억…….”
“끄, 끄아아악……!”
두 사람은 덜덜 떨다가 입에 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어느새 두 사람의 심장은 완전히 멈춰 있었다.
“어, 어어……?”
소년은 경악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봤다.
데미안은 두 선원에게만 기세를 발산했다. 그렇기에 소년의 입장에서는 두 선원이 갑자기 죽은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얘야, 도움이 필요한 것 같구나.”
소년은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데미안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마침 잘 됐다. 나도 네 도움이 필요하거든. 네가 도망친 곳으로 날 안내해 주겠니?”
* * *
“이, 이곳이에요.”
소년이 데미안을 안내한 곳은 항구에서도 외진 곳에 있는 거대한 창고였다.
창고의 문은 굵은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허락 없이는 아무도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느껴졌다.
“여, 여기에 가족들이랑 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갇혀 있어요…….”
“사방이 꽉 막혀 있군. 넌 여기서 어떻게 도망칠 수 있었던 거냐?”
“개, 개구멍이 있어서…… 가장 체구가 작은 제가 도망쳐서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어요.”
“운이 좋았구나.”
소년은 두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다, 다들 나, 납치당했어요…… 나, 나쁜 짓을 한 적도 없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막 납치해서…… 여기로 끌고 왔어요…….”
데미안은 밀레느가 말했던 보급의 정체를 깨달았다.
흑마법사들에게 식량이니 무기니 하는 건 큰 의미가 없었다.
인간.
흑마력을 보충할 수 있는 인간의 존재가 가장 절실했다.
물론 엘프헤임의 엘프들을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엘프들은 숫자가 무척 적을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무력도 강했다.
엘프를 잡는 것보다 본토에서 인간을 데려오는 게 훨씬 편할 터였다.
“하여간 역겨운 놈들이야.”
데미안은 문으로 다가갔다. 두 손으로 쇠사슬을 붙잡고 비틀었다.
쇠사슬을 말려놓은 찰흙처럼 손쉽게 부서졌다. 데미안은 문을 활짝 열었다.
안에는 백 명이 넘는 사람이 갇혀 있었다.
다들 눈동자가 어두웠다. 짙은 절망을 맛본 사람만이 보일 수 있는 얼굴이었다.
“누, 누구십니까.”
그들 중 한 명이 데미안에게 물었다. 데미안은 담담히 말했다.
“당신들을 구하러 왔습니다.”
데미안의 말에 사람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다들 나오십시오. 이제부터 여러분들은 안전…….”
“누구 마음대로 안전하다는 거야?”
그때,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사람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데미안이 뒤를 돌아보자, 이곳으로 다가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숫자는 모두 열 명.
평범한 인간들이 아니었다. 열 명 모두에게서 짙은 흑마력이 느껴졌다.
‘하이클래스급 암흑기사가 아홉 명. 그리고 저 녀석은…….’
데미안은 맨 뒤에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체격이 좋았으나 머리가 유난히 컸다. 그 바람에 어깨가 좁아 보였다.
‘보통 놈이 아니로군.’
저릿저릿한 기운이 느껴졌다. 대흑마법사 이상의 강자가 분명했다.
“흠.”
대두의 남성은 데미안이 비틀어 놓은 쇠사슬을 힐끔 쳐다봤다.
“힘이 장난이 아닌걸. 어디서 오신 기사님이래?”
“그건 네가 알 필요 없지.”
“태어날 때 애미 뱃속에서 예의를 두고 나오셨나. 말버릇이 왜 저래?”
데미안의 눈가가 꿈틀거렸다.
자신을 욕하는 건 그렇다 치지만 감히 어머니를?
“나름 실력에 자신이 있는 모양인데. 상대를 잘못 만났어.”
대두 남성이 양손을 벌렸다. 그러자 그의 주변에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마법진들이 떠올랐다.
“내 이름은 알테리오. 사람들은 날 방화의 알테리오라고 부르며 두려워하지.”
대두의 남성이 이름을 밝히자마자 창고에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바, 방염의 알테리오? 마, 말도 안 돼!”
“우, 우리는 다 죽었어……! 아아…… 아아아!”
데미안은 당황한 얼굴로 사람들을 돌아봤다.
“기, 기사님…… 크, 큰일이에요…….”
심지어 데미안이 처음에 구해 줬던 소년마저 두려움에 떨었다.
“죄, 죄송해요. 저, 저 때문에 기사님까지…… 죄송해요…….”
“저놈이 대체 누군데 그러는 거냐?”
결국 참다못한 데미안이 소년에게 물었다. 그러자 알테리오가 표정을 와락 일그러트렸다.
“……설마 내 이름을 모르는 거냐.”
“그렇다면?”
“아무리 세상물정 모르는 기사님이라지만 이건 심한데.”
알테리오가 헛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우리 멍청한 기사님을 위해서 다시 소개를 해 주지. 난 방화의 알테리오. 판데모니엄의 거악이다.”
알테리오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이번에야말로 데미안이 두려움에 떨 것이라 확신하는 듯했다.
“판데모니엄의 거악이라고?”
하지만 데미안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이상하군. 내가 알고 있는 거악 중에 알테리오라는 이름은 없는데.”
데미안은 멸망전쟁에서 활약한 거악들을 모두 알고 있었다.
달리 말하자면 데미안이 모르는 거악은 멸망전쟁 이전에 죽었다는 뜻이었다.
“내가 모르면 별 볼 일 없는 놈이라는 뜻인데.”
그 말에 알테리오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두 다리가 잿더미로 변하고도 똑같이 지껄일 수 있는지 한번 보자!”
알테리오가 흑마법을 발현했다. 데미안의 발밑에서 화염이 치솟아 올랐다.
그 순간, 데미안의 발을 들어서 땅을 찍었다. 압력에 의해서 화염이 완전히 죽어 버렸다.
“……어?”
알테리오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판데모니엄의 거악인 자신이 발현한 불길을 저렇게 쉽게 없앤다고?
“……자신만만한 이유가 있었구나!”
알테리오가 다시 흑마법을 발현하려 했다. 그때, 데미안의 두 손이 흐릿해졌다.
암흑기사들이 모조리 땅에 처박혔다. 마치 거대한 망치에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가 으깨져 있었다.
알테리오의 입이 쩍 벌어졌다.
분명 적은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 땅바닥에 머리를 처박은 채 죽어 있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알테리오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네, 네놈! 지금 무슨 짓을…….”
삿대질을 하던 알테리오의 목소리가 차츰 작아졌다.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잠깐만, 대체 언제 검을 뽑은 거냐?”
방금 전까지 데미안은 손에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눈을 한 번 깜빡이고 나니 손에 장검이 쥐어져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알테리오는 데미안이 검을 꺼내는 것도, 뽑는 것도 모두 보지 못했다.
“대체 무슨 술수를 사용한…… 컥!”
별안간 목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어느새 목이 베여 있었다. 반쯤 갈라진 상처에서 피가 계속 뿜어져 나왔다.
알테리오는 손으로 목을 움켜잡으려 했다. 하지만 두 팔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
다시 보니 팔뚝의 관절이 절단되어 있었다. 인대와 힘줄까지 모조리 베인 탓에 팔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서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 무릎이 절단된 탓이었다.
알테리오는 바닥에 쓰러진 채 고함을 내질렀다.
“이, 이럴 수는 없어…… 나, 나는 거악…… 방화의 알테리오…… 커억!”
가까이 다가온 데미안이 알테리오의 가슴에 여명을 박아 넣었다.
“지금부터 너한테 몇 가지 부탁을 할 생각이다. 부디 얌전히 따라줬으면 좋겠구나.”
데미안은 그런 알테리오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알테리오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조…… 좆이나 까라, 그래……!”
알테리오의 욕설에 데미안은 굳이 반응하지 않았다. 대신 여명에 담겨 있던 신성력을 해방시켰다.
“크아아악! 아아아악!”
여명이 발산한 신성력이 알테리오의 몸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이 개 같은 놈이……! 어디 해 봐라! 내가 굴복하나!”
“만만치 않은 녀석이로군. 그래도 다 방법이 있지.”
데미안은 옷소매를 거뒀다. 그리고 알테리오의 머리를 붙잡았다.
“안 그래도 거악 정도 되는 거물을 세뇌시켜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찾아올 줄은 몰랐어.”
손등에 박혀 있던 ‘색욕의 권능’이 불길한 빛을 뿜어냈다.
“이, 이 새끼가 지금 무슨 짓을…… 그, 그만…… 그만해! 그만하란 말이야! 끄아아아악!”
정체 모를 힘이 알테리오의 머릿속으로 파고들었다.
뇌를 헤집는 듯한 고통에 알테리오의 입에서 끊임없이 비명이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