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34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340화(340/352)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340화
340화 카론산 (3)
데미안은 우선 남성들을 치료한 뒤, 줄을 사용해서 팔다리를 묶어 놓았다.
“풀어! 풀란 말이야!”
“네놈의 내장을 그분께 바치겠다!”
“카아악! 크아아악!”
데미안에게 죽을 뻔했음에도 남성들은 조금도 기가 죽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날뛰었다.
데미안은 그 중 한 사람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남성은 머리를 마구 흔들어댔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이 쓰레기 같은 놈아!”
데미안은 색욕의 권능을 이용해서 남성의 머릿속을 들여다봤다.
그러자 익숙한 기운을 발견할 수 있었다.
데미안이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색욕의 권능이었다.
남성들이 도르고에 의해서 세뇌된 것이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대체 어떤 식으로 세뇌가 된 거지?’
데미안이 아는 한 색욕의 권능은 직접 접촉했을 때 효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데미안은 상대가 누구든 간에 한 명씩 대면하여 세뇌의 권능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도르고가 이런 시골 천민들을 대상으로 그런 귀찮은 짓을 했을 리가 없다.
무엇보다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4대 마왕에게 악마왕을 흡수시키고, 자신도 악마왕들을 흡수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일반인들을 일일이 만나가며 색욕의 권능을 사용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문득, 데미안의 머릿속에 한 가지 가정이 떠올랐다.
데미안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도르고가 색욕의 악마왕이었다지만 그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크아악! 캬아아악!”
남성이 데미안의 손을 물어뜯을 듯이 입을 쩍 벌렸다.
데미안은 남성의 뺨을 후려쳤다. 남성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기절했다.
“여보!”
그러자 뒤에 있던 여성이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 데미안은 손을 툭툭 털며 말했다.
“얘가 물려고 하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
데미안은 기절한 남자의 머리를 다시 움켜잡았다.
세뇌의 권능을 이용해서 남성의 세뇌를 해제시켰다. 겸사겸사 정신을 일깨웠다.
“으…… 으으…….”
남성은 신음을 흘리며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든 남성은 줄에 묶여 있는 손을 보고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이, 이게 뭐야! 내, 내가 왜 묶여 있는 거야?”
“여, 여보! 저, 절 알아보겠어요?”
“무슨 소리야? 내가 왜 당신을 못 알아봐?”
아내는 눈물을 쏟아내며 남편을 끌어안았다. 남편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나머지도 깨워야겠군.”
데미안은 소매를 걷어붙이며 남성들을 돌아봤다. 남성들이 어림없다는 듯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감히 내게 다가오지 마라!”
“그분의 축복을 지우다니! 이게 무슨 짓이냐!”
“네놈에게 그분의 천벌이 내려지리라!”
“뭐라는 거야.”
데미안늠 남성들을 한 대씩 후려치며 기절시켰다.
사실 기절시키지 않아도 세뇌를 풀 수 있었다. 다만, 도르고를 찬양하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일부러 기절시킨 것이었다.
데미안은 남성들의 머리를 일일이 움켜잡으며 세뇌를 해제했다.
“어, 어어? 내가 왜 여기에 있지?”
“아빠! 정신이 드세요?”
“아이고 머리야……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픈 거야?”
“이반! 제정신으로 돌아왔구나!”
여성들은 어리둥절해하는 남성들을 끌어안고 크게 기뻐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내가…… 내가 어머니를 죽였다고?”
“……데릭은? 내 아들은? 그 녀석은 어디에 있는 거야?”
데미안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죽은 뒤였다.
자신의 손으로 가족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성들은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데미안은 착잡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내가 왜 내 손으로 어머니를 죽인단 말이야!”
“이, 이 개새끼들아! 너희들이 다 날 속이고 있는 거지? 그런 거지?”
몇 명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난동을 부렸다.
보다 못한 데미안이 발을 들어서 땅을 내려찍었다.
묵직한 소리와 함께 온 세상이 진동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
“모두 진정해라.”
남성들의 얼굴에 불만이 떠올랐다. 하지만 아무도 데미안에게 함부로 소리치지 못했다.
“너희들에게 물어볼 게 있다. 가족들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짐작 가는 게 있나?”
도르고가 원인이라는 건 확실하지만 사람들을 어떻게 세뇌시켰는지 알 수가 없었다. 우선은 그 방법을 알아야 했다.
데미안의 물음에 마을 사람들을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말했다.
“아,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럼 갑자기 이렇게 변했다는 거냐?”
마을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데미안의 표정이 더욱 심각해졌다.
“아, 그러고 보니 도시에 갔다가 이상한 소리를 들은 적 있습니다.”
청년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했다. 데미안은 청년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상한 소문이라고?”
“예, 귀족들이 모두 이상하게 변했다면서 왕국의 안쪽으로는 절대 가지 말라고 하더군요.”
이 마을은 젤라도 왕국의 가장자리에 있었다.
왕국의 안쪽으로 가게 되면 카론산과 가까워지게 됐다.
그런데 이상 현상은 그곳에서부터 마을까지 번졌다.
‘수상하군.’
데미안은 한참 고민하다가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당장 마을을 떠나라.”
“예? 어, 어째서 그런 말씀을…….”
“이곳에 있으면 계속 이상한 일이 생길 거다. 그러니 왕국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라.”
데미안은 아공간을 열어서 금화를 한 움큼 꺼냈다.
“경비는 이 정도면 될 거다. 가서 여행 채비를 해라. 어서!”
데미안의 호통에 마을 사람들을 허둥거리며 움직였다.
잠시 후, 마을 사람들은 데미안이 내민 금화를 받고 마을을 떠났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떠나자, 하늘에서 발하드가 내려왔다.
-데미안 님, 다녀왔습니다.
혹시 마을 사람들이 놀랄까 싶어서 내려오지 말고 주변을 순찰하고 오라고 발하드에게 따로 명령을 내려 둔 상황이었다.
“수고했다. 혹시 뭐라도 발견한 게 있나?”
데미안의 물음에 발하드가 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직접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 *
발하드는 데미안을 태우고 왕국의 안쪽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본 데미안은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죽여라! 죽여!”
“단 한 명도 살려 두지 마라!”
“이 전쟁은 도르고 님께서 축복하고 계신다!”
들판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문제는 진영이 나뉘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수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적아를 가리지 않고 무기를 휘둘렀다.
마치 승리가 아니라 살인이 목적인 것처럼 말이다.
“흐…… 흐히힉! 제, 제물……! 제물을 바쳐라……! 도르고 님께서 바라신다……!”
다른 곳에서는 인신공양이 벌어지고 있었다. 문제는 그 장소가 신성교단의 지부라는 것이었다.
언제나 신실하던 사제와 성기사들이 도르고를 찬양하며 사람들의 심장을 꺼내고 있었다.
수도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행동은 더욱 심해졌다.
“끄, 끄흐흑…… 피, 피가 필요하다……! 도르고 님께 드릴 피가 부족해……!”
왕성에 도착하자 피로 만든 연못에서 헤엄을 치고 있는 왕이 보였다. 그 주변에는 머리가 잘린 시체가 가득했다.
-……더 못 보겠습니다.
드래곤인 발하드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끔찍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데미안은 비교적 무덤덤했다. 전생에 이미 경험해 봤기 때문이다.
멸망 전쟁 당시, 흑마법사가 지배하는 땅에서는 이런 끔찍한 행위가 시도 때도 없이 벌어졌다.
“내 생각이 맞았군.”
데미안은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데미안의 눈에는 보였다. 하늘을 뒤덮고 있는 색욕의 권능이 말이다.
사람들이 미친 이유는 간단했다. 도르고가 색욕의 권능을 광범위하게 발현했기 때문이었다.
“어처구니가 없군.”
젤라도 왕국은 카론산에서 한참 떨어진 장소에 있었다.
그렇게 먼 곳에 있는 사람들까지 세뇌하다니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더욱 두려운 것은 도르고가 자신의 본체를 대부분 잃은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살아생전에는 얼마나 강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데미안 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발하드의 물음에 데미안은 고민에 빠졌다.
데미안에게는 이들의 세뇌를 풀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구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도르고를 상대해야 하는 마당에 그들에게 시간을 쓸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최대한 빨리 도르고를 처단하는 것이었다.
그럼 권능이 사라지고 제정신으로 돌아올 테니 말이다.
“카론산으로 가자.”
데미안의 명령에 발하드가 다시 카론산으로 비행했다. 주변의 풍경이 빠르게 흘러갔다.
“발하드, 하나만 물어보자.”
그러다 문득, 데미안이 발하드에게 말했다.
-말씀하시지요.
“만약 누군가 널 세뇌시켜서 날 죽이라고 하면 용언의 계약은 어떻게 되는 거지?”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색욕의 권능도 강해진다.
아무리 발하드가 드래곤이라 하지만 악마왕의 권능을 버텨낼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래도 용언의 계약은 파기되지 않습니다.
발하드가 망설임 없이 말했다. 그러자 데미안이 재차 물었다.
“만약 세뇌가 용언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하다면?”
-그런 경우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아마 제가 목숨을 잃겠죠?
“정말이냐?”
-용언의 맹세는 절대적이니까요. 그렇게 해서라도 지켜야지요.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시는 겁니까?
발하드의 말에 데미안이 흡족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걱정 없겠군. 계속 안으로 들어가자.”
-……아니, 왜 물으셨냐니까요?
“앞이나 잘 봐라. 산에 부딪히겠다.”
데미안은 발하드의 불만을 무시할 때였다. 하늘에서 먹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자연적인 현상은 아니었다. 그렇게 보기에는 먹구름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먹구름은 솜사탕처럼 둥글게 뭉쳐졌다. 곧이어 먹구름의 표면이 갈라졌다.
틈새가 갈라지며 눈동자가 나타났다. 먹구름과 달리 생물의 것처럼 생생했다.
눈동자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데미안조차 긴장할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데미안 학센. 정말 나타났음. 난 운이 좋음.
단답형의 말투.
람다.
4대 마왕 중 한 명.
그가 난데없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널 죽이겠음. 그게 어머니의 명령. 동시에 나의 복수이기도 함.
하늘에 마법진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숫자가 심상치 않았다. 한두 개가 아니라 수천, 수만 개가 만들어졌다.
-너, 죽음.
마법진에서 붉은 광선이 방출되었다.
광선은 데미안과 발하드를 집어삼켰다. 동시에 그 밑에 있던 평야까지 모조리 소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