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342)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342화(342/352)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342화
342화 결전 (1)
데미안이 에레보스를 꺼내자 4대 마왕들도 즉시 진력을 일으켰다.
육체가 급격히 팽창하기 시작하더니 인간 서너 명을 합친 것 같은 거구로 변했다.
단순히 덩치만 커진 게 아니었다. 육체가 금속으로 변하거나, 비늘에 뒤덮였다. 혹은 해파리 같은 촉수가 돋아나기도 했다.
본래 4대 마왕들의 본체는 인간이 아닌 괴물들이었다. 바탕이 된 신체가 악마나 드래곤 따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데미안의 눈에 보이는 4대 마왕들의 본체는 달랐다. 괴물이기는 하지만 인간에 좀 더 가까운 생김새였다.
분명 대악마의 육체를 흡수한 덕분에 생긴 변화이리라.
“다들 왜 눈치를 보고 있어? 빨리 저놈을 어머니에게 바쳐야지!”
4대 마왕 중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이는 이오타였다.
본래 이오타의 본체는 거대한 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인간을 세 명 정도 합쳐놓은 듯한 거구에 용의 비늘과 손톱 등이 돋아나 있었다. 용인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당한 걸 이 자리에서 되갚아 주마!”
이오타가 입을 크게 벌렸다. 목구멍 속에서 시뻘건 화염이 모여들었다.
그때, 이오타의 이마에 문양이 떠올랐다. 다름 아닌 분노의 권능이었다.
분노의 권능은 무엇이든 증폭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단순하지만 그만큼 강력한 권능이었다.
권능이 발현되자마자 이오타의 입에 모여든 화염이 급격히 커졌다. 곧이어 데미안을 향해 방출되었다.
댐에 갇혀 있던 물이 일시에 해방되는 것 같았다. 거대한 불의 해일이 세상을 모조리 뒤덮었다.
이만한 위력의 브레스를 막아 내기 위해서는 데미안도 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데미안은 에레보스에 마력을 집중시켰다. 칠흑의 오러블레이드가 에레보스를 휘감았다.
몰려오는 화염의 해일을 향해서 에레보스를 휘둘렀다. 그 순간, 땅에서 치솟은 참격이 해일을 갈랐다.
마치 검은 벽이 해일을 가로 막은 것 같았다. 붉은 해일은 반으로 갈라졌다.
데미안은 하늘로 뻗은 에레보스를 다시 회수했다. 그 순간, 하늘에서 푸른 벼락이 떨어졌다.
자연적인 번개가 아니었다. 심상치 않은 위력을 담고 있었다.
데미안은 땅을 박차며 자리를 벗어났다. 벼락은 데미안이 서 있던 자리에 내리꽂혔다.
그 순간, 번개가 폭발했다. 전류의 폭풍이 주변의 모든 것을 날려 버렸다.
데미안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머리가 풍성처럼 커다란 인간이 데미안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람다가 검지로 데미안을 가리키자, 그가 내뿜은 진력이 전류로 변환되었다.
푸른 뇌력이 하늘을 가득 뒤덮었다. 그리고 한 점에 모여서 데미안을 향해 내리꽂혔다.
이번에는 한 발이 아니었다. 연발로 발사되었다. 데미안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벼락을 피했다.
‘역시 상대하기 까다롭군.’
두 명 모두 무시할 수 없는 실력자였다. 이대로 전투가 지속되면 데미안에게 좋을 게 없었다.
“데미안 학센! 왜 도망만 치는 거냐!”
이오타가 다시 화염을 모으기 시작했다. 하늘에 있는 람다는 뇌력을 일으켰다.
‘골치 아프군.’
4대 마왕을 상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도르고였다.
지금 데미안의 육체는 만정심화를 제대로 버텨 낼 수 없었다.
그런 마당에 4대 마왕을 상대로 만정심화를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도르고와 싸울 때, 육체가 붕괴되고 말 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전력을 아낄 상황이 아니었다.
‘딱 일화까지만 사용한다.’
데미안은 만정심화를 운용했다. 전신의 마력이 불타오르며 막대한 힘이 차올랐다.
“일화(一花).”
데미안의 모습이 사라졌다.
거리를 단숨에 좁히며 이오타에게 접근했다. 데미안이 갑자기 나타나자 이오타는 크게 당황했다.
“뭐, 뭐가 이렇게 빨…….”
데미안의 두 손이 움직였다. 신검과 에레보스가 동시에 움직였다.
두 자루의 검이 무수한 참격을 그려냈다. 세기 힘들 정도로 많은 참격이 이오타의 몸 곳곳을 베어 냈다.
하지만.
피가 흐르지 않는다. 상처조차 생기지 않았다.
이오타의 몸 위에 나타난 문양 때문이었다.
탐식의 권능.
무엇이든 흡수하는 권능이 데미안의 참격을 모조리 빨아들인 것이다.
“짜증나게 구는군.”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양이 번쩍였다.
탐식의 권능이 흡수한 참격이 다시 방출되었다. 데미안은 참격을 피해서 뒤로 훌쩍 물러났다.
“이오타, 합을 맞춰야 한다고 몇 번이고 경고했잖냐.”
앱실론이 이오타의 옆에 서서 타박하듯이 말했다. 이오타는 자신의 몸을 툭툭 털며 대꾸했다.
“널 믿고 있었지.”
“입에 발린 소리하기는.”
이오타가 앱실론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앱실론의 이마에 분노의 문양이 나타났다.
“이번에야 말로 박살 내 버리자.”
“죽이면 안 된다. 어머니께서는 데미안 학센을 산 채로 붙잡길 바라신다.”
이오타와 앱실론이 동시에 움직였다.
분노의 권능이 둘 사람의 속도를 증폭시켰다. 두 사람의 움직임이 급격히 빨라졌다.
이오타가 정신없이 움직이며 두 주먹을 휘둘렀다. 데미안은 쌍검을 움직여서 권격을 받아쳤다.
별안간 이오타가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렸다. 그에 맞춰서 앱실론이 도끼를 크게 휘둘렀다.
데미안은 쌍검을 교차하며 도끼를 흘려보냈다. 동시에 앱실론의 옆구리를 베어 냈다.
하지만 앱실론의 몸에는 상처가 생기지 않았다. 이번에도 탐식의 권능으로 참격을 흡수한 것이다.
“그게 이렇게 귀찮은 권능일 줄은 몰랐다.”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오타가 근접했다. 데미안을 부수기 위해서 권격을 폭발시켰다.
데미안은 이오타의 권격을 모조리 피하며 이오타의 몸 곳곳을 베어 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탐식의 권능에 빨려 들어갔다.
그때, 날카로운 소리가 데미안의 고막을 강타했다.
아니, 고막뿐만이 아니었다. 데미안의 몸 전체가 진동하고 있었다.
‘시타……!’
데미안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시타가 쏘아 보낸 음파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었다. 데미안의 육체는 만정심화로 보호를 받고 있었다. 시타가 소리를 다루는데 능하다 해도 데미안을 뒤흔들 수는 없는 법이었다.
‘탐욕의 권능…… 통찰을 네가 얻었구나!’
통찰을 이용하면 무엇이든 분석하고 들여다볼 수 있었다. 데미안의 육체를 어떻게 뒤흔들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알아내는 것 정도는 쉬웠다.
이오타와 앱실론은 데미안이 보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데미안 님! 이걸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이오타의 도끼에 탐식과 분노의 권능이 동시에 떠올랐다.
이오타가 데미안 학센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탐식의 권능이 지금까지 줄곧 흡수했던 참격을 토해 냈다.
방출된 참격은 분노의 권능에 의해서 더욱 강화되었다.
참격의 폭풍이 데미안을 집어삼켰다.
* * *
폭풍이 지나간 땅 위에는 무수히 많은 자상이 새겨져 있었다.
그사이에 데미안 학센이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었다.
“역시 당신이라면 버텨 내실 줄 알았습니다.”
앱실론은 그런 데미안 학센을 내려다보며 감탄했다.
데미안 학센은 살기 넘치는 눈동자로 앱실론을 노려봤다.
평소라면 무서웠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다 죽어 가는 적을 누가 무서워하겠는가.
“캬하하핫! 머처리 같은 놈! 이딴 실력으로 우리한테 덤벼드니까 이렇게 되는 거야!”
이오타는 발을 들어서 데미안 학센의 가슴을 지긋이 눌렀다.
“쿨럭.”
데미안 학센이 입에서 피를 토해 냈다. 이오타는 더더욱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오타, 뒤로 물러나.”
바로 시타였다.
시타의 말에 이오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까칠하게 왜 그래? 우리가 이 빌어먹을 놈한테 당한 걸 생각하면 이 화풀이는 할 수 있잖아!”
“물러나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어?”
시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이오타는 당혹스러워하며 발을 치웠다.
“젠장…… 왜 나한테만 그러는 거야.”
“람다, 데미안 학센을 옮기자. 어머니께 드려야지.”
“알겠음. 그렇게 하겠음.”
하늘에 떠 있던 람다가 아래로 내려왔다. 흑마법을 발현해서 데미안 학센의 몸을 허공으로 띄웠다.
그때, 람다가 멈칫하더니 의아한 얼굴로 데미안 학센을 이리저리 살펴봤다.
“이건…… 말도 안 됨……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없음…….”
“람다, 넌 또 왜 그러는 거야? 병신 같은 짓 그만하고 빨리 그놈을 데려와.”
이오타가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타에게 들은 핀잔을 람다에게 화풀이할 생각인 듯했다.
“이건…… 아님! 데미안 학센이…… 아님!”
“또 무슨 개소리를…… 컥!”
갑자기 이오타의 가슴에 칼날이 돋아났다.
“컥! 커어억!”
이오타는 입에서 피를 토해 내며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자신의 등에 칼을 박아 넣고 있는 데미안 학센의 모습이 보였다.
“일단 한 놈.”
데미안 학센이 다른 검을 휘둘렀다. 이오타의 목을 베어 냈다.
“이오타!”
앱실론이 당황해하며 데미안 학센을 향해 달려들었다.
데미안 학센은 앱실론을 향해서 손바닥을 펼쳤다. 손바닥 위에 문양이 떠올랐다.
데미안 학센이 발현한 탐식의 권능이 참격을 토해 냈다. 무수한 참격이 앱실론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 이건……! 내가 방출했던……!”
앱실론은 즉시 탐식의 권능을 발현했다. 데미안이 방출한 참격을 다시 흡수했다.
“역시 한쪽 방향으로밖에 못 쓰는군.”
그때, 등 뒤에서 데미안 학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앱실론은 당황해서 고개를 돌렸다.
그보다 먼제 데미안이 휘두른 칼이 앱실론의 목을 베어 냈다. 앱실론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어, 어떻게……!”
땅에 떨어진 앱실론의 머리가 당황한 얼굴로 소리쳤다.
목이 베였지만 앱실론은 아직 살아 있었다. 악마왕의 강인한 생명력 덕분이었다.
“어떻게 탐식의 권능을…… 똑같이 따라했단 말입니까!”
“보고 배웠지.”
데미안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 말에 앱실론의 얼굴이 멍해졌다.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이어받은 권능은 극히 일부입니다! 그걸로는 날 따라할 수 없…….”
“그래? 따라해 보니 되던데?”
데미안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앱실론은 말을 잇질 못했다.
“저 분신도 마찬가지야. 저 뚱땡이가 하는 걸 보고 따라해서 만든 거지.”
데미안은 람다의 발밑에 떨어진 자신의 시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질투의 권능을 이용해서 마력을 변질시켜서 만들어 낸 분신이었다.
람다가 분신을 만드는 것을 보고 응용해서 만든 것이었다.
“말도…… 안 됨…… 그렇게 쉬운 게…… 아님…….”
람다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그러자 데미안이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너희들이야 그렇겠지.”
이들의 말대로 데미안이 얻은 악마왕의 권능은 그리 대단치 않았다.
하지만 데미안의 재능은 상식을 초월한 것이었다. 그 미약한 권능을 완벽하게 활용할 정도로 말이다.
“그보다 내가 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냐?”
“무슨 소리…… 컥!”
어느새 앞에 나타난 데미안이 람다의 복부를 걷어찼다.
그리고 람다와 시타의 목에 동시에 칼을 겨누었다.
“움직이지 마라. 그럼 영혼까지 통째로 썰어버리겠다.”
데미안의 서슬 퍼런 경고에 시타와 람다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도르고! 이놈들이 죽는 걸 그냥 지켜볼 생각이냐!”
데미안이 하늘을 향해서 소리쳤다.
그러자 갑자기 허공이 흔들리며 도르고가 나타났다. 도르고는 벌레 씹은 얼굴로 데미안을 노려봤다.
“……그냥 조용히 잡히면 좋을 것을.”
“네놈한테 좋은 짓을 해줄 수는 없지.”
데미안이 쌍검을 동시에 휘둘러 시타와 람다의 다리를 베어 냈다. 둘은 비명을 지르며 땅으로 허물어졌다.
“도망칠 생각하지 마라. 그럼 여기 있는 놈들을 모조리 죽여 버릴 테니까.”
“걱정 마라. 도망칠 생각 없으니까.”
도르고가 진력을 끌어올렸다. 그녀의 전신이 꿈틀거렸다.
“내 손으로 널 직접 잡을 생각이거든.”
“그것 참 영광스럽군.”
데미안의 입가가 비틀렸다.
표정과 달리 데미안은 속으로 냉정하게 자신의 몸 상태를 살폈다.
‘일화를 사용했지만 아직 내상은 심하지 않다.’
데미안이 굳이 4대 마왕을 상대로 속임수를 쓴 이유는 도르고 때문이었다.
만정심화를 극한까지 운용하면 4대 마왕을 단숨에 죽일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야 도르고와 싸울 수가 없었다. 지금 데미안의 육체는 만정심화를 견뎌내기에 너무 약하니까.
그렇기에 데미안은 4대 마왕을 상대로 만정심화를 아낄 수밖에 없었다.
“정말 징글징글한 악연이었지.”
데미안은 만정심화를 운용했다.
주변의 마력과 4대 마왕이 내뿜은 진력을 모조리 장악했다.
그것들을 모두 흡수했다. 질투의 권능으로 변형시켰다. 흑마력과 신성력이 데미안의 육체에서 휘몰아쳤다.
“이곳에서 결판을 내자.”
데미안은 그 모든 기운을 하나로 운용했다. 만정심화를 극한까지 운용했다.
기운이 폭발한다. 육체가 불타올랐다. 영혼이 뒤흔들렸다.
데미안의 몸속에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하나도, 두 개도 아니다. 숫자 따위로는 셀 수 없다.
“화란춘성(花爛春盛).”
온 세상에 꽃이 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