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4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40화
40화 동상이몽 (1)
아버지의 말을 듣고 나서야 기억이 떠올랐다.
소피아 러셀.
러셀 자작가의 장녀이자 데미안의 전(前) 약혼녀.
서부에서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자였다.
‘나한테는 너무 아까운 여자였지.’
망나니에 불과한 데미안 학센이 감히 손댈 수 있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소피아 러셀과 약혼할 수 있었던 것은 조부들끼리 맺었던 약속 때문이었다.
선대 학센 자작과 러셀 자작은 자식을 낳으면 서로 혼인시키기로 결정을 했었다.
하지만 태어난 아이는 둘 다 남자였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약속은 손주대로 미루어졌다.
그 덕분에 데미안 학센은 모두가 탐내는 꽃을 별다른 고생 없이 꺾을 수 있었다.
‘나랑 달리 소피아 러셀은 엄청 싫어했지.’
소피아 러셀은 이 약혼을 반기지 않았다.
데미안 학센은 잘난 점이라고는 조금도 없는데다 행실조차 더럽기 짝이 없는 망나니였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약혼을 했음에도 두 사람의 사이는 조금도 가까워지지 않았다.
‘그러다 선대 러셀 자작이 사망하고…… 저쪽에서 파혼을 선언했고.’
선대 러셀 자작이 사망한 이후, 러셀 자작가에서는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했다.
그 소식을 들은 데미안은 길길이 날뛰며 러셀 자작가로 향했다.
그리고 보게 되었다.
낯선 남자 옆에서 살갑게 굴고 있는 소피아 러셀의 모습을 말이다.
-소피아, 저 남자는 누구인데 우리한테 화를 내는 거야?
-저번에 말씀드렸던 약혼자예요.
-아, 그 망나니 놈 말이야?“
분노한 데미안은 그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말 그대로 죽기 직전까지 얻어맞았다.
-허수아비만도 못한 멍청이 주제에 감히 나한테 덤벼들어?
-소피아의 체면을 생각해서 조용히 돌려보내려고 했는데 안 되겠군.
-두 번 다시는 나랑 소피아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해 주마.
그 남자는 젊은 나이임에도 로우클래스의 실력자였다.
일반인에게도 얻어터지는 데미안 학센이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데미안! 이게 무슨 일이냐!
-루, 루이즈! 어서 포션을 가져오렴! 어서!
아버지는 데미안이 폭행당한 일을 러셀 자작가에 따졌지만 조롱 섞인 대답만 돌아왔다.
-이게 다 자네가 잘못 교육을 시켰기 때문이지.
-벌레도 상대를 가릴 줄 알거늘. 데미안은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달려들었단 말인가?
-이딴 가문에 우리 소피아를 시집 보낼 뻔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군.
학센 자작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러셀 자작가에 직접 찾아가려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학센 자작을 말렸다. 소피아의 새로운 연인 때문이었다.
학센 자작가로서는 로우클래스라는 거대한 전력을 감당할 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마상시합이라면 소피아 러셀뿐만 아니라 그 아이의 새로운 연인도 올 게다. 그 둘을 봤다가 네가 분노를 참지 못하면 어떻게 하느냐.”
아버지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데미안이 또 험한 일을 당할까 싶어서 말리는 게 아니었다.
데미안의 실력이라면 그깟 기사는 단칼에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문제였다.
코퍼헤드 백작이 개최한 행사에서 사람을 죽인다?
그랬다가는 코퍼헤드 백작가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 말이다.
“아버지, 저는 이제 소피아에게 어떤 미련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데미안은 미련은커녕 소피아 러셀의 얼굴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정말이냐?”
“정말입니다. 믿어 주십시오.”
여기까지는 진실이었다.
“정말 사고를 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
“예.”
하지만 여기부터는 거짓말이었다.
‘감히 내 몸에 손을 대?’
데미안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자신은 좋은 약혼감은 아니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였다.
‘그리고 감히 우리 가문을 욕해?’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것은 러셀 자작가 쪽에서 아버지와 가문을 모독했다는 사실이었다.
자신을 향한 모독은 참을 수 없다!
가문에 대한 모독은 더더욱 참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데미안은 이번 기회에 그 두 사람을 묻어 버릴 생각이었다.
“설사 그 둘을 보더라도 아버지께서 걱정하는 사태는 절대로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속마음이 어떻든 간에 지금은 거짓말을 해야 했다.
일단 아버지에게 허락을 받아야 코퍼헤드 백작가로 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여보, 데미안이 저렇게 말하는데 좀 믿어 줘요.”
“맞아요. 요즘 들어서 데미안이 아버지를 실망시킨 적이 있었나요?”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어머니와 누님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두 사람까지 이러니 결국 학센 자작은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좋다. 참가를 허락하도록 하마.”
아버지의 허락에 데미안의 얼굴이 밝아졌다.
데미안은 아벨의 목덜미에 팔을 걸며 말했다.
“아벨, 들었냐? 같이 갈 수 있게 됐다. 다행이지?”
“뭐가 다행이라는 거예요! 형님께서 안 따라오셔도 상관없어요!”
“짜식, 마음에도 없는 소리하기는.”
학센 자작은 우려의 눈빛으로 두 형제를 바라봤다.
보다 못한 부인이 남편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했다.
“당신도 참, 데미안이 그렇게 못 미더워요?”
“그것 때문이 아니오.”
“그럼 뭔데요?”
아내의 물음에 학센 자작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데미안 말이오…… 요즘 꽤 유명해지지 않았소?”
“그렇긴 하죠. 요즘 모임에 나가기만 하면 다들 데미안에 대해서 묻더라구요.”
학센 부인은 종종 아는 귀족 부인들과 함께 모여서 수다를 떨고는 했다.
그 때문에 데미안이 얼마나 화제의 인물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빨리 유명해져서 여태까지 한 번도 사교회에 얼굴을 내민 적이 없지 않소?”
“그렇죠.”
“그럼 이번이 첫 데뷔가 아니오?”
“그…… 런 셈이죠?”
“그럼 다른 귀족들이 가만히 있겠소?”
“아.”
학센 부인은 비로소 남편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깨달았다.
* * *
학센 자작은 곧바로 코퍼헤드 백작가에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올리비아 영애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조만간 개최될 마상시합에 참가하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며칠 뒤, 코퍼헤드 백작가에서는 참가를 환영한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코퍼헤드 백작가에서 주최하는 마상시합에 데미안 학센이 참가한다!
이 소식은 순식간에 서부 전역에 퍼져 나갔다.
누가 퍼트렸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서부의 모든 이목이 데미안 학센에게 집중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요즘 서부의 귀족들은 모이기만 하면 데미안 학센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여러분들 들으셨나요? 데미안 학센 경이 코퍼헤드 백작가의 마상시합에 참가한다지 뭐예요?”
귀족 여인들은 둘 이상 모이면 항상 데미안 학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데미안 학센이라면 라이언블룸 후작가의 대공자를 칼 한번 뽑지 않고 굴복시켰다던 기사잖아요?”
“후작가의 대공자님은 천재 중의 천재로 유명하잖아요. 그런 분을?”
“그래서 더 대단한 거죠. 정말 멋있지 않나요?”
젊고 능력 있는 기사만큼 귀족 여인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이야깃거리도 없었다.
“제가 또 조사해 온 정보에 의하면 얼굴도 꽤 잘생긴 편이라고 해요.”
“어머, 어머.”
하물며 미남이기까지 했으니, 귀족 여인들은 열을 올리며 데미안 학센에 대해서 떠들어댔다.
“그렇게 뛰어난데 왜 골드픽시 공작가에 남아 있지 않았을까요.”
“혹시 이런 게 아닐까요? 충성을 바칠 레이디를 찾질 못한 거죠. 그래서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거예요.”
“어머, 어머.”
말도 안 되는 망상이었지만 그건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여인들은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여인들의 망상 속에서 데미안 학센은 어느새 실력은 뛰어나지만 고독하고 외로운 늑대가 되어 있었다.
“그럼 이번 마상시합에 참가하는 이유가 설마…….”
“틀림없어요. 올리비아 영애에게 구혼하려는 거예요.”
올리비아 영애의 이야기가 나오자 귀족 여인들은 시무룩해졌다.
올리비아 코퍼헤드는 서부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거기에 코퍼헤드 백작가라는 강력한 배경까지.
기사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여인이었다.
“두 사람이 꼭 연인이 될 거라는 보장은 없죠. 저희에게도 기회가 있지 않겠어요?”
그 말에 여인들의 눈이 번쩍 뜨였다.
“맞아요.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올리비아 영애가 아름답기는 하지만 데미안 경의 취향이 아닐 수도 있죠.”
여인들은 열띤 얼굴로 데미안 학센을 꼬실 방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 * *
물론 데미안 학센에 대해서 호의적인 반응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데미안 학센이 마상시합에 참가한답니다!”
“그 망나니 놈이 온단 말이오?”
서부의 귀족들 중에는 데미안 학센에 대해서 조사하다가 그의 과거까지 알게 된 자가 적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술집에서 얻어맞고 쫓겨났다죠?”
“구제불능이라 약혼녀 가문에서 일방적으로 파혼까지 당했다 합니다.”
“그런 인간이 라이언블룸 후작가의 대공자를 이긴다는 게 말이 됩니까?”
데미안 학센의 과거를 알게 된 사람들은 의심할 수박에 없었다.
데미안 학센이 정말로 대단한 인물이 맞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번 기회에 그놈의 실체를 확인합니다!”
“만약 사기꾼이라면 가만 놔두지 않겠소!”
그렇게 서부의 귀족들이 전부 마상시합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전부 데미안 학센 한 사람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
소도시 리버크로스.
그곳에 위치한 고급 주점.
“잭슨, 아~ 하세요.”
젊은 여성이 포크로 과일을 한 조각 집어서 내밀었다.
콧날이 날카로운 남성이 입을 별러서 과일을 받아먹었다.
“으음, 달고 시원하군. 소피아, 네가 손수 먹여줘서 더 맛있는 거 같아.”
“어머, 그런 뻔한 소리를 하면 제가 기뻐할 줄 아세요?”
여인, 소피아 러셀은 남성의 무릎에 앉은 채로 꺄르륵 웃음을 터트렸다.
“다음은 뭘 드릴까요? 포도? 사과? 말만 하세요.”
“그보다 소피아, 그 소식 들었어?”
“무슨 소식이요?”
“코퍼헤드 백작가에서 마상시합을 개최한다던데.”
남성, 잭슨 커터의 말에 소피아 러셀은 기억을 더듬었다. 도시의 여인들이 말하는 걸 얼핏 들은 거 같았다.
“아, 들어본 거 같아요. 장녀의 생일을 기념해서 마상시합을 연다죠?”
“장녀의 구혼자를 찾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어.”
“아, 그래서 대장간이랑 의상실에 귀족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들었군요.”
올리비아 코퍼헤드.
백작가의 장녀는 서부의 꽃이라 불릴 만큼 외모가 뛰어나기도 유명했다.
거기에 코퍼헤드 백작가라는 대단한 배경까지.
남자라면 갈망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그게 왜요? 왜 제 앞에서 다른 여자 이야기를 하는 건데요.”
소피아 러셀이 심통이 난 얼굴로 말했다.
잭슨 커터가 손사레를 치며 해명했다.
“그게 아니라 데미안 학센이 그 마상시합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어서 말이야.”
그 말에 소피아 러셀은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
데미안 학센? 그녀가 아는 데미안 학센은 한 명밖에 없었다.
“설마…… 그 망나니가 마상시합에 참가한다는 건가요?”
소피아 러셀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소피아 러셀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데미안 학센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잊고 살려고 노력했다. 그만큼 별볼일없는 남자였기 때문이다.
“그 사기꾼이 마상시합에 참가를 해요? 어이가 없네요.”
그러던 도중, 어느 날부터 데미안 학센에 대한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흑마법사를 처단했다는 둥, 랜드워크 도시의 거대 조직을 박살 냈다는 둥, 라이언블룸 후작가의 대공자를 굴복시켰다는 둥.
소피아 러셀은 소문들을 단 하나도 믿지 않았다.
소문이 허황되어서?
그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데미안 학센이 어떤 인간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피아 러셀이 기억하는 데미안 학센은 잘난 점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별 볼 일없는 인간이었다.
소피아 러셀은 데미안 학센이 분명 가짜 소문을 유포시켰을 것이라 확신했다.
“역시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나도 마찬가지야. 이 소문을 들었을 때, 어처구니가 없더라.”
잭슨 커터가 헛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그때였다.
“으, 으으…….”
바닥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잭슨 커터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놀랍게도 바닥에는 다섯 명이 넘는 장정들이 쓰러져 있었다.
손바닥에 박힌 굳은살과 허리춤에 달린 칼로 보아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기사들이 분명했다.
“너…… 이 개자식…….”
기사 중 한 명이 고개를 들어서 잭슨 커터를 노려봤다.
“이, 이게 무슨 짓이냐! 왜 우리를 공격했냔 말이야!”
“왜 공격했기는. 네가 먼저 소피아한테 추파를 던졌잖아.”
잭슨 커터가 소피아 러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소피아는 잭슨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추파? 추파라고?”
까득, 기사가 이를 갈며 소리쳤다.
“내가 무슨 추파를 던졌다는 것이냐! 길을 가다가 부딪치는 바람에 사과하면서 얼굴을 잠시 봤을 뿐인데 그게 왜 추파라는 거냐!”
“소피아, 들었어? 일부러 부딪쳐 놓곤 핑계를 대는데?”
“흥, 저딴 무능한 남자가 거짓말까지 하니 더 꼴사납네요.”
두 사람의 대화에 기사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할말을 잃었다.
“감히 내가 이런 모독을 줘? 내가 누군지 아느냐? 돌핀 자작가의…….”
“아, 말할 필요 없어. 너 같이 약해빠진 놈들을 뭐 하러 기억하겠어.”
“야, 약해빠져? 뚫린 입이라고 멋대로…… 크으윽.”
잭슨 커터가 듣기 싫다는 얼굴로 기사의 손등을 밟았다. 기사는 신음을 흘렸다.
“너, 로우클래스지? 나머지는 준기사고? 다섯 명에서 나 한 사람한테 덤볐다가 깨졌으면 부끄러운 줄 알고 닥치고 있어야지. 왜 이렇게 나대?”
잭슨 커터는 손등에 올려놓은 발에 더욱 힘을 넣었다. 기사의 신음소리가 더 커졌다.
“하나만 물어보자. 내가 누군지 알겠나?”
“네가 누군지 내가 어떻게 안단 말이냐!”
“그러지 말고 자세히 봐봐. 그럼 알 수 있을 거 아니야.”
잭슨 커터가 기사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들어 올렸다.
그 바람에 기사는 잭슨 커터의 얼굴을 억지로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당장 이거 놓지 못해! 이 사지를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놈아!”
하지만 기사는 욕지거리만 내뱉을 뿐, 잭슨 커터를 알아보지 못했다.
잭슨 커터는 한숨을 내쉬며 머리채를 놓았다.
“소피아,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아무도 날 알아보지 못하잖아.”
“잭슨…… 아니에요. 저 사람이 바보 멍청이인 것뿐이에요.”
소피아가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 잭슨 커터가 아예 무명인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칭호도 가지고 있었다.
오우거 참살자.
숲의 제왕이라 불리는 오우거를 혼자 사냥했다고 붙여진 호칭이었다.
오우거 같이 위험한 몬스터를 홀로 사냥했다는 것은 대단한 업적이었다.
하지만 오우거 참살자라는 칭호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다.
몬스터 사냥 따위로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데미안 학센을 봐. 나랑 다르게 모든 사람이 알고 있어. 그놈의 실체가 어떤지 전혀 모르면서 그 새끼에 대해서 떠들고 있단 말이야.”
소피아 러셀처럼 잭슨 커터도 데미안 학센에 대한 소문을 전혀 믿지 않았다.
그 역시 데미안 학센을 직접 만나 봤기 때문이었다.
아니, 단순히 만나 본 정도가 아니라 데미안 학센과 싸워 보기까지 했다.
“안 되겠다. 스승님한테 말씀드려야겠어.”
“예? 뭘 말씀드리려구요?”
“마상시합에 참가해야겠어. 그곳에 가서 사람들한테 똑똑히 알려 주는 거야. 나라는 기사가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잭슨 커터의 눈동자에 굳은 결의가 떠올랐다.
“데미안 학센이 얼마나 형편없는 놈인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