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478
에필로그 (2)
쿨렁!
지구를 떠나 왔지만 한성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차원을 넘은 것이었다.
이미 테미스는 한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왔는가.”
“스승님. 준비는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수련에 들어가야 하네.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기나긴 여정이 될 것이네. 그래도 내가 도와준다면 어느 정도는 빠르게 깨달을 수 있겠지.”
“감사합니다.”
“허허허! 자네는 내 하나밖에 없는 제자인데 당연하지.”
쿠구구구구!
테미스는 차원의 문을 열었다.
이 문을 통과하게 되면 아무것도 없는 무상의 세계에 도착하게 될 것이었다. 그곳에서 한성이 공간을 만들고 수련을 하게 될 것이다.
수련 끝에 창조를 하게 될 것이고 그의 차원을 열 수 있게 될 것이다.
한성은 발렌시아에게 고개를 숙였다.
“잠시 스승님을 빌리겠습니다.”
“걱정 마세요. 저녁에는 오실 거잖아요?”
“그렇지.”
역시나 이곳은 한성의 차원의 시간도 조정을 할 수 있었다.
쿨렁!
그들은 차원을 넘었다.
한성에게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었다.
쿠르르르릉!
방금 만든 대지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한성이 대략 1억 년 정도의 수련과 천만 년 정도의 기간을 거쳐 창조한 것이었다.
마침내 한성은 지구와 비슷한 수준의 행성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태양과 달, 수많은 별들을 만들어 내었고 어느 정도는 테미스가 도와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창조 자체는 한성의 의지로 행해진 것이었다.
저벅저벅!
한성은 자신이 만들어 낸 땅을 거닐고 있었다.
“축하하네.”
“스승님!”
“신의 반열에 올라섰군.”
“아직 어떤 생명체도 창조하지 않았습니다.”
“생명체를 창조하기 전에 혼돈을 잠재워야겠지. 자네의 차원은 워낙에 심혈을 기울여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보네만, 그래도 모르는 일이니.”
“하하! 그래야겠죠.”
“이제 슬슬 가 보아야 하지 않나?”
“지구로 말입니까?”
“지구도 좋고, 나의 대륙도 좋고.”
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그는 수련에 집중하며 차원 자체를 만들어 내는 것에 엄청난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 때문에 사실 가족들의 얼굴조차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그래도 한성은 근본을 잊지 않았다.
“어디로 갈 건가?”
“우선 잔느를 데려오고 싶습니다.”
“아리아도 데려가야지?”
“예. 이곳의 관리자로 두고 싶습니다.”
“그럼 보내 주도록 하겠네.”
“그곳에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습니까?”
“그야 내 마음이지. 아마 대략 15년 정도가 흘렀겠지.”
“약속을 지키지 못했군요.”
“무슨 상관인가?”
한성은 씁쓸하게 웃었다.
잔느에게는 10년 안에 한 번씩 찾아가기로 하였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던 것이다. 한성은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일단 천계로 가세. 그곳에서 아리아를 만나고 잔느를 만나러 가지. 자네가 만든 제국을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알겠습니다.”
한성은 테미스의 차원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는 아리아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창조주를 뵙습니다!”
“오랜만이야.”
“정말 오랜 시간 기다렸어요.”
“수련을 오랫동안 한 모양이로군.”
“네! 당신이 창조한 세계의 관리자로 있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했어요.”
“이 아이도 아마 쓸 만할 걸세.”
테미스가 자신 있게 말했다.
그동안 테미스는 자신의 차원과 한성의 차원을 오갔다. 아마 그 사이에 그녀를 단련시킨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럼 내려가 볼까?”
“여행인가요?”
“잠시 둘러보고 잔느를 데려오는 것이지.”
“간만에 함께하네요.”
아리아는 눈물까지 쏟았다.
아리아는 시간의 방에 처박혀 정말 오랫동안 수련을 했던 것이다.
쿠르르릉!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잔느는 15년의 세월 동안 제국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했다.
창조신의 가호를 받고 있다지만 제국에서는 온갖 중상모략들이 이어졌고 때때로 목숨을 걸어야 할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잔느는 모든 세월을 이겨 냈다.
오늘은 수렴청정이 끝나는 날이었다.
애석하게도 15년 동안 그의 남편이자 창조신의 사도였던 아론은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후우.”
“어머니. 걱정이 있으신가요?”
칼번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갓난아기였던 칼번 1세는 장성하여 올해로 16살이 되었다. 16살이면 성인이다. 충분히 제국을 통치해 나갈 수 있을 것이었다.
“네 아버지와 했던 약속을 기억하느냐?”
“어머니께서 항상 말씀을 해 주셨죠. 때가 되면 어머니께서 떠나셔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래. 그날이 오늘이다.”
“……!”
칼번은 눈을 부릅떴다.
오늘 수렴청정이 끝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머니와 헤어져야 한다고는 짐작조차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칼번은 시무룩한 표정이 되었다.
해가 되는 세력들은 모조리 숙청을 하였지만 그래도 미래는 모르는 일이었다. 게다가 칼번에게 가르침을 모두 내린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잔느는 마음을 다잡았다.
“너는 내 아들이다. 또한 신의 아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절대 나약한 소리는 해서는 아니 된다.”
“알겠습니다.”
칼번은 겨우 마음을 다잡는다.
하지만 흔들리는 마음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잔느는 그의 손을 잡았다.
“너는 할 수 있다.”
솨아아아!
빗줄기가 거세지고 있었다.
후두두두둑!
한성이 칼번 제국의 땅을 밟았을 때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리아가 걱정된다는 듯이 말한다.
“아론 님. 테미스 님께 말씀드려서 구름을 거둘까요?”
“그럴 필요는 없다. 지금도 운치가 있고 괜찮은데 뭐.”
빗줄기는 갈수록 더 굵어지고 있었다.
콰르르르릉!
번개까지 동반된다.
한성은 하늘을 바라본다.
“스승님! 저는 비가 좋습니다. 비를 멈추게 하지 마십시오.”
“알겠다.”
스승이 짧게 한마디를 남겼다.
그들은 제도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대단하네요.”
아리아의 한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
높게 우뚝 솟아 있는 건물들과 바닥에 깔린 대리석, 마차까지 다니는 것을 보아서는 상당히 문명이 번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제국은 15년 만에 카렌 대륙만큼이나 발전을 하게 된 것이었다.
한성은 광장에 이르렀다. 테미스의 동상 앞에 작게 만든 아론의 동상이 있었다. 역시나 신의 아들이라 표기가 되어 있었다.
거대한 신전도 눈에 들어온다.
황궁만큼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화려하고 웅장하다. 이 정도라면 한성이 다녀간 것에 대한 보상은 받은 것이었다.
“가볍게 식사하실까요?”
“좋지.”
그들은 식당에 들어선다.
식당 역시 꽤나 붐볐다. 특히나 용병들이 많았고 여행자들의 모습도 보인다. 그것은 제국이 그만큼 안정되었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었다.
“무엇으로 드릴까요?”
“간단한 안주와 맥주.”
“기다려 주세요!”
용병들이 웅성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화제는 한성이었다.
“오늘 아론 님이 내려오시는 날이라고 하더군.”
“그렇다면 수렴청정이 끝나고 칼번 1세가 즉위하는 건가?”
“그렇다니까.”
벌써 소문이 파다했다.
한성은 간단히 음식을 먹고 일어난다.
“가시게요?”
“그래. 잔느가 보고 싶군.”
대충 목을 축였으니 되었다 싶었다.
한성은 오랜만에 잔느를 만나 보기로 하였다.
그들은 황궁 앞에 이르렀다.
황궁은 철저하게 기사들이 경비를 하고 있었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오랜만이로구나.”
“누구냐!”
“나다. 아론.”
“허억!”
털썩!
기사들이 무릎을 꿇었다.
새로운 기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아론을 알아본 기사들이 일제히 부복한 것이다.
“아론 님을 뵙습니다!”
“그래. 잔느는 있나?”
“그렇지 않아도 아론 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잘되었군.”
한성은 오랜만에 잔느를 볼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뛴다.
대전으로 들어오자 대신들이 모여 있었고 잔느와 칼번 1세가 서서 한성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한성을 발견하자마자 잔느가 뛰어왔다.
“어이쿠!”
한성은 잔느를 안아 들었다.
“왜 이제야 오셨어요?”
“나름대로 바빴거든.”
“아론 님이 저를 버리신 줄 알았어요.”
“그럴 리가 있나.”
“아론 님을 뵙습니다!”
대신들이 무릎을 꿇었다.
모든 대신들이 무릎을 꿇었지만, 단 한 사람, 그의 아들인 칼번 1세는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아버……지?”
“내가 네 아버지다.”
“아버지!”
칼번 1세가 한성에게 안겼다.
한성은 칼번의 어깨를 두드렸다.
“지금까지 어머니를 잘 지켜 주었구나.”
“약속을 믿고 있었을 뿐입니다.”
한성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금까지 그리했듯 앞으로도 잘 다스리도록 해라.”
“아버지께서는요?”
“네 어머니와 함께 내가 창조한 땅으로 갈 것이다. 네가 죽으면 그곳의 신격으로 올려 주도록 하마.”
“감사합니다!”
“그럼 제국을 잘 부탁한다.”
한성은 차원의 문을 열었다.
팟!
그는 그대로 몸을 날렸다. 잔느와 함께 한성이 창조한 세상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잔느가 한성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건가요?”
“새로운 시작을 위해 향하는 거지.”
“새로운 시작이요?”
“그래. 나의 모험은 지금부터가 시작이거든.”
[그랜드 마스터의 귀환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