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103)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103화(98/346)
슬라임 스톤.
슬라임의 육편이 굳어 돌처럼 된 것으로 그것의 가치는 재료 아이템으로써든 보통 아이템으로써든 최하위 중의 최하위.
그러나 남해원이 가져온 슬라임 스톤은 그런 평범한 슬라임 스톤과는 생긴 것부터가 달랐다.
남해원이 말했다.
“더 이상 합성도 안 되는 걸 보면 이게 최상위 버전이 맞는 것 같아요. 아이템 정보에도 그렇게 적혀 있었어요.”
수호는 그것을 받아 정보를 확인했다.
[ 메타 슬라임 스톤 ]– 등급 : S
# 궁극의 슬라임이라 일컬어지는 메타 슬라임의 신체 조각.
# 메타 슬라임은 재생, 구성, 확장의 집합체라 알려져 있다.
메타 슬라임 스톤.
이것이 슬라임 스톤의 최종 정착지였다.
그리고 메타 슬라임 스톤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는 수호는 만족스러움에 입꼬리를 올렸다.
‘이게 정말 될 줄이야.’
확신은 있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지구에서 거의 유일무이하다시피 한 합성 능력이었으니까.
그렇기에 그런 합성을 바탕으로 메타 슬라임 스톤 제작을 시도하면 시간과 재료가 좀 많이 필요할 뿐 언젠가 반드시 제작에 성공할 줄 알았다.
수호가 뿌듯함에 웃으며 말했다.
“고생했다, 해원아.”
“흑흑, 저 진짜 열심히 했어요. 먹고 자고 싸고 하는 시간들 빼면…… 아니, 솔직히 말해서 똥 싸면서도 합성했다구요.”
“알지 알지. 내가 우리 해원이 고생한 거 모를까 봐. 그래서 레벨은 좀 올렸고?”
“예, 레벨은 꽤 올랐습니다. 중간중간에 슬라임 스톤 등급 오를 땐 보너스 스탯도 꽤 받았어요.”
“잘했네. 합성술사는 그렇게 성장해야 제맛이지. 아무튼 고생했고 이제 곧 있으면 나머지 재료템도 다 모이니까 그때 또 부탁할게.”
“예, 알겠슴다.”
메타 슬라임 스톤을 확보했다.
이제 남은 재료 아이템은 하나뿐.
그때였다.
위이잉!
울리는 휴대폰 진동.
수호의 것이었다.
발신자를 확인한 수호는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 사람도 양반은 못 되네.’
발신자는 다름 아닌 강슬기였다.
수호가 전화를 받았다.
“예, 부팀장님.”
– 수호 씨, 지금 통화 괜찮으세요?
“예, 괜찮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 말씀하신 아이템 구해놨습니다. 혹시 지금 뵐 수 있을까요?
강슬기의 목소리가 격하다.
아무래도 마음이 많이 급한 모양.
이해는 됐다.
저주와도 같은 메가 크러셔를 한 시라도 빨리 떼어내고 싶을 테니까.
수호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가능하죠. 어디서 뵐까요? 혹시 지금 협회세요?”
– 예, 지금 협회긴 합니다만 제가 움직이겠습니다. 위치만 말씀해 주세요.
“그러실래요? 그럼 여기가 어디냐면…….”
수호는 집주소를 알려준 뒤 강슬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
날아오기라도 한 건지 강슬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왔다.
땀까지 흘려 가며 도착한 강슬기는 수호의 차고지에 차를 넣는 동안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 했다.
‘처, 청담동 세이프존에 사는 것도 모자라 이런 대저택에 산다고……?’
수호가 전국적으로 유명인사인 건 안다.
당장 지금만 해도 세 번째 봉인 게이트를 공략해 전국이 떠들썩한 상태였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라이징 스타여도 그 기간이 얼마 안 된 걸로 아는데 벌써 이런 집에 살 줄이야……
그러나 쓸데없는 말들은 속에 꾹 집어넣고 일 이야기만 하기로 했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으니까.
수호가 강슬기를 반갑게 맞으며 말했다.
“오셨어요? 제가 갔어도 됐는데 먼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아, 아닙니다. 퇴근 때가 아니라 길은 안 막혔습니다. 일단 이것부터…….”
품에서 삼종기부터 꺼내 내미는 강슬기.
그의 마음이 얼마나 급한지 알기에 수호는 자리 안내 전에 일단 물건부터 확인키로 했다.
[ 3인칭 조종사 시점기 ]# 훌륭한 파일럿은 만들기도 어렵지만 전력을 보존하기도 힘들다. 대부분은 전장에서 기체와 함께 죽어버리니까.
아이템 설명을 확인한 수호는 웃었다.
그래.
이 불친절하기 그지없는 설명.
이건 수호가 찾던 그 삼종기가 맞았다.
삼종기의 진짜 옵션에 대한 설명은 다른 방법으로 밝혀내야 했는데 수호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수호는 진짜 옵션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굳이 숨겨진 설명을 밝혀낼 필요가 없었으니까.
아이템 설명을 확인한 수호가 그것을 인벤토리에 챙겨넣으며 말했다.
“잘 찾아서 가져오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아뇨, 아닙니다. 윗선에서 오더 내려온 것도 있고 거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건데 제가 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현재의 저는 가져오지 못 하는 것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삼종기 처리는…….”
“예, 22번째 정화 방법을 사용하던 중 갑자기 저주 옵션이 활성화되어 부득이 하게 파괴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걸로 보고서를 작성해 뒀습니다.”
“깔끔하네요.”
말 그대로였다.
잡템창고에 있는 걸 알면서도 굳이 강슬기의 손을 빌린 이유는 메가 크러셔 때문도 있었지만 그가 특수2팀의 부팀장이라는 무적의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
‘이제 삼종기는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대헌협에 없는 아이템이 된다.’
아니.
합성 작업까지 마치고 수호가 만들고자 하는 최종 아이템이 되면 세상에 없는 아이템이 되겠지.
수호가 그를 지하실로 안내하며 말했다.
“삼종기도 가져 오셨으니 바로 메가 크러셔 분리하러 가시죠.”
“정말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메가 크러셔를 분리하자는 말에 강슬기의 표정이 본 것 중에 가장 밝아졌다.
그래서일까?
저 밝은 표정을 보고 있자니 한편으로는 조금 짠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까.’
강슬기에게 미분자라는 별명이 붙은 건 강슬기가 단순히 아이템을 많이 분쇄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미치광이 분쇄학자’ 중 ‘미치광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메가 크러셔에 의해 정신을 좀 먹혀 광인이 되어 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가 크러셔가 저주템이라는 거지.’
물론 메가 크러셔가 사람을 아주 미친놈처럼 만드는 건 아니지만 특정 욕망을 지속적으로 주입시켜 반쯤은 미친 사람으로 만들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은은한 광인이랄까?
그렇기에 메가 크러셔는 보통 사람에게 있어선 굉장히 위험한 물건이었다.
‘이계문명 시리즈가 다 그렇지.’
일명 테크놀로지 시리즈.
하나같이 사용자를 좀 먹어 힘을 끌어내는 끔찍한 놈들.
수호가 고개를 저으며 강슬기를 지하실로 데리고 갔고 미리 준비해둔 의자에 그를 앉히며 말했다.
“바로 시작하면 될까요?”
“아, 네. 바로 시작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강슬기의 허락이 떨어진 그 순간.
철컥!
수호는 자리에 앉은 강슬기의 손목과 발목에 전용 수갑을 채우기 시작했다.
“……?”
강슬기가 당황스런 표정으로 자신의 손목과 발목을 바라본다.
그러더니 조금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다시 수호를 올려다보았다.
“조금 아플 겁니다. 몸에 생긴 종양도 제거 과정이 아픈데 무려 하복부를 통째로 점거하고 있는 놈을 분리하는 작업이잖아요?”
“아…… 네…… 그, 그럼 혹시 마취 같은 건……?”
“안 그래도 이제 마취시켜 드릴려고 했습니다.”
“마취약이 있으세요? 근데 그거 함부로 소지하거나 사용하기엔 불법…….”
“당연히 불법이죠. 그래서 제 손으로 직접 마취시켜 드릴 겁니다.”
“네?”
그 순간.
퍽!
수호는 손날치기로 강슬기의 뒷목을 강타해 순식간에 기절시켰다.
그의 고개가 아래로 떨어지자 수호가 흡족스러움에 입꼬리를 올렸다.
‘한두 번 해봤어야지.’
손날치기로 기절시키는 건 만화에서나 볼 법한,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적어도 수호에겐 굉장히 익숙하고 쉬운 일이었다.
특수부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사람을 기절시키는 방법쯤은 굉장히 많이 알게 되니까.
아니, 알고 싶지 않아도 알아야만 했다.
그래야 여러모로 일처리가 편했으니.
강슬기의 몸이 축 늘어지자 수호는 그의 셔츠를 완력으로 뜯어내 상의를 탈의시켰다.
그러자 메가 크러셔를 숨기기 위한 내갑이 보였고 수호는 그것마저 벗겨내 그제서야 메가 크러셔를 완전히 세상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었다.
– 드르륵…… 드르륵……
느릿하게 돌아가는 메가 크러셔.
숙주가 기절하니 녀석도 행동이 느려졌다.
‘꼭 웜 같네.’
그것도 강철로 된 이빨을 가진 웜.
사실 이 녀석을 제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제일 간단한 방법은 바로 숙주의 몸에서 아이템 자체를 도려내는 것.
하지만 이건 높은 확률로 숙주가 죽는다.
‘고작 템 하나 얻자고 그런 짓을 벌일 순 없지.’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는 수호만이 할 수 있는 건데 강철을 먹는 환수인 불가살이에게 메가 크러셔를 던져주는 것.
허나 이것도 사용할 수 없다.
불가살이가 메가 크러셔를 뜯어먹는 과정에서 메가 크러셔가 얼마나 난리를 칠지 모르니까.
‘이것도 죽거나 후유증이 남거나 둘 중에 하나겠지.’
그렇기에 수호는 가장 정석적이고 안전한 방법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수호는 강슬기가 기절한 걸 확인한 후 스킬 하나를 발동시켰다.
[ 리커버리가 발동됩니다. ]화악!
상태이상을 치료하는 스킬인 리커버리.
독을 치료하는 큐어의 상위호환격 스킬로 이젠 중독 상태뿐만이 아니라 각종 상태이상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상태이상 중에 하나가 바로 ‘기생’.’
‘기생’은 플레이어에게 있어 엄연히 해로운 효과가 맞다.
기생충 같은 것이 플레이어의 몸에 심겨져 있는 것만으로도 도트 데미지는 물론 온갖 질병을 야기시키니까.
그렇기에 큐어의 상위호환격인 리커버리로 치유가 가능하다는 말.
‘막말로 리커버리에는 구충제랑 비슷한 효과도 있으니까.’
물론 리커버리라고 해서 만능은 아니다.
현재 강슬기의 몸에 심겨진 메가 크러셔는 아직 능력이 개화되기 전인 초반부 상태라 수호의 리커버리가 통하는 것일 뿐.
‘나중에 진화가 더 진행되기라도 하면 보통의 리커버리로는 씨알도 안 먹힌다.’
이렇게 생각하면 전생의 강슬기는 참 안타까운 사람이었다.
만약 겁먹지 않고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자신의 상태를 알렸더라면 ‘미분자 사태’까지 가지 않고 진작에 자유를 얻었을 텐데.
‘그래도 덕분에 많은 아이템들의 조합법을 알게 됐으니까…….’
동정하면서도 고마워해야 하는 참 아이러니한 상황.
이윽고 수호의 리커버리가 메가 크러셔에게 스며든 순간이었다.
– 드륵? 드륵?
리커버리가 메가 크러셔에게 스며든 순간, 조용히 회전하던 녀석이 조금씩 동요하기 시작했다.
기생충이 본능적으로 느껴버린 것이다.
자신에게 스며든 이 빛이 나에게 몹시 해로운 것이란 걸.
그래서일까?
– 위이이잉!!
위험을 감지한 녀석이 별안간 미친 듯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이래서 강슬기를 기절시킨 것이다.
맨정신이었다면 아랫배에서 작렬하는 끔찍한 고통에 졸도해 버릴 테니.
녀석이 발악하기 시작하자 수호 또한 마력을 아끼지 않고 쏟아붓기 시작했다.
녀석은 살살 어루만져서 꺼내야 되는 게 아닌 빠르게 제거해야 하는 암덩이 같은 것이었으니까.
덜덜덜덜-
강슬기의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아무리 정신을 잃었어도 배에서 울리는 고통에 온몸이 치를 떠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강슬기의 몸은 금세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그의 입에서 옅게나마 신음까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저릿한 고통에 그의 정신이 되돌아오려던 순간.
– 콰과과과과!!
리커버리를 견디지 못한 메가 크러셔가 미믹의 그것처럼, 뿜어지듯 앞으로 쏟아져 나왔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