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12)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12화(11/346)
그때였다.
“……하?”
“하하?”
“와하하하하!!”
박치기가 이어진 직후, 별안간 주변 사람들의 박장대소가 터졌다.
분명 매우 살벌한 분위기라 생각했는데 좀 전의 가벼운 박치기로 그 분위기가 완전히 박살 나 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살기등등한 박용이 당황한 모습도 웃음 포인트라면 웃음 포인트였다.
“쟤가 센 거냐? 아님 쟤가 약한 거냐?”
“크흐흐! 인중 박치기 뭐냐, 진짜. 개웃기네.”
“와, 근데 그 와중에 허리춤에 손 딱 올리고 박치기 먹인 클래스 봤냐?”
“쟤 어디 학원 출신이냐? 실력 장난 아닌데?”
“바보야, 저 정도 클라스면 보통 대형 길드에서 키우는 유망주일 가능성이 높아.”
“그런가?”
무거운 분위기가 단숨에 뒤집혔다.
동시에 수호도 주목받기 시작했고.
그도 그럴 게 좀 전의 공격은 좀 우스꽝스러워 보이긴 해도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알 정도로 정말 대단한 반격이었으니까.
그러자 입을 감싸 쥔 박용이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이내 곧 여태 본 것 중 가장 살벌한 표정과 더불어 정말로 사람을 죽일 것만 같은 날카로운 살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이야, 살기 한번 장난 아니네. 근데 이런 분위기면…….’
슬슬 위험하겠어.
그래서 이제 그만 끝내기로 했다.
여기서 박용의 자신감을 더 깎았다간 정말로 큰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으니까.
그런 상황은 사절이었다.
수호가 말했다.
“이번엔 내가 먼저 간다.”
그 말과 함께 수호가 가볍게 보법을 구사하며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박용이 펼친 보법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보법이었다.
그에 당황한 박용이 뒤늦게 검을 뽑으려 하였으나 수호는 손을 뻗어 뽑으려는 칼자루 끝을 눌렀다.
그런 다음 남은 손을 펼쳐 손바닥으로 박용의 아래턱을 밑에서 위로 끌어 올려쳤다.
퍼어억!
일부러 조금 세게 쳤다.
그래야 기절할 테니까.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털썩!
수호의 완력을 견디지 못한 박용이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때였다.
[ 손바닥 타격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습니다. ] [ 시스템이 당신의 재능에 대한 심사를 시작합니다. ] [ 축하드립니다! 손바닥 치기(B)를 터득하셨습니다. ]새로운 스킬을 하나 얻었다.
이름은 손바닥 치기.
수호는 알림을 지운 후 손바닥을 털고 감독관에게 다가갔다.
“그냥 기절만 시킨 거니까 깨어날 때까지 뒤처리 좀 부탁드릴게요.”
“네? 아, 네……!”
“그럼.”
수호는 예의 바르게 부탁한 후 자리에서 벗어났다.
박용과의 첫 만남은 이 정도면 충분했으니까.
***
이윽고 두어 시간이 지나자 캡슐 이슈 문제가 해결되었다며 실기시험이 다시 재개되었다.
수호는 캡슐이 마련된 단상 위를 보았다.
그곳에는 캡슐마다 배치된 기존의 감독관들을 제외하고 새로운 사람들이 추가로 배치된 걸 볼 수 있었는데 얼핏 보면 캡슐 기술자처럼 보였지만.
‘저 사람들이 스킬 검사관인 모양이네.’
저들의 진짜 정체는 수호의 요청에 의해 급하게 소집된 스킬 검사관들이었다.
물론 그중에는 정철민도 있었다.
‘급하게 준비한 것치곤 꽤 인원을 넉넉하게 모았네. 철민이 형이 고생 좀 했겠어.’
수호가 만족스러움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잠시, 이내 곧 천장에 매달린 수십여 개의 전광판으로부터 수험생들의 번호가 무작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공정성을 위해 번호는 무작위로 추첨하겠습니다. 호명되신 분은 5분 내로 출석해 주셔야 하며 미출석 시 자동으로 실격 처리됩니다!”
수호는 잠자코 자리에 앉아 단상 위로 오르는 수험생들을 구경했다.
그러자 얼마 뒤, 몇몇 수험생들이 스킬 검사관과 함께 뒷문으로 자리를 이동하는 걸 볼 수 있었다.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자들이었다.
‘역시 철민이 형, 일 잘한다니까.’
저들이 굳이 형광 조끼까지 입어 가며 신분을 감춘 이유는 부정행위 의심자들의 난동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아마 저런 조치를 취한 것도 다 정철민의 아이디어겠지.
덕분에 부정행위 의심자들은 검사관과 함께 나간 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했고, 동시에 아무런 소란 없이 계속해서 다른 부정행위자들을 방심시킬 수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드디어 수호의 번호가 전광판에 떠올랐다.
‘드디어 내 차례네.’
수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단상 위에 올라갔다.
그리고 우연인지 의도된 건진 모르겠지만 때마침 정철민이 검사관으로 있는 캡슐로 배정받을 수 있었다.
수호는 조용히 눈으로 인사했다.
그런 다음 마력 검사를 진행했고 남들보다 월등히 높은 결과를 받았으나 아무런 문제 없이 통과됐다.
정철민은 수호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이윽고 수호가 캡슐에 몸을 싣자 감독관이 말했다.
“다이브 과정 중에 조금이라도 이상한 느낌이 있으시면 바로 긴급 헬프콜 요청하셔야 합니다.”
“예.”
감독관의 주의.
안다.
이때의 다이브 캡슐은 생각보다 잔고장이 많아 오류가 좀 있었으니까.
이윽고 캡슐 모듈을 장착한 수호가 시험 프로그램 속으로 다이브를 시도했다.
[ 헌터 실기시험 프로그램을 가동합니다. ] [ 사용자의 의식을 접속시킵니다. ] [ 다이브 진행률 5%……. ]이윽고 다이브 진행률이 100%가 되었고 시야가 암전되었다가 주변 풍경이 확 바뀌었다.
흑백으로 가득 찬 낯선 풍경.
그곳에서 또 한 번의 기계음이 들렸다.
[ 안수호 플레이어님, 헌터면허 실기시험에 지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 저는 안수호 플레이어님의 실기시험을 도와드릴 프로그램 마스터라고 합니다. ] [ 접수된 안수호 플레이어님의 정보에 따라 치유사 클래스 전용 실기시험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프로그램에 등록된 실기시험은 직업별로 총 네 가지.
수호는 과거에 전사 클래스에 대한 시험을 봤는데, 전사의 경우 여러 가지 상황에 따른 다양한 전투 환경이 조성되었다.
예컨대 일대일 전투부터 일대 다수의 전투까지 얼마나 오래 버티고 많이 죽이냐에 따라 고득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치유사는…….’
그 순간, 주변 풍경이 일그러지더니 이내 곳곳에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끄아아아!”
“살려줘!”
“여기 힐! 힐 좀 줘!”
비명은 시작에 불과했다.
뒤이어 탄내와 혈향이 코를 찔렀고 간헐적으로 폭음도 들렸다.
아수라장.
이곳은 대난전이 펼쳐지고 있는 전장 한가운데였다.
그 끔찍한 풍경을 본 수호가 중얼거렸다.
“와…… 이번 회차 시험이 왜 불시험이었는지 알 만하네.”
실기시험은 플레이어가 자신이 선택한 클래스에 얼마나 적합한 인재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치유사는 현장에서 얼마나 헌신적인 마음을 가졌고 침착하게 치료 활동을 펼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피 튀기는 전장은 테스트 장소로 가장 적합하긴 하지.’
하지만 그것도 적당히여야지.
눈앞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환자는 이런 현장이 익숙지 않은 지망생이 봤다면 구토나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꽤 심각했다.
‘이래서 힐러들 몸값이 비싼 거지.’
수호는 즉각 한쪽 무릎을 꿇고 환자에게 치유의 빛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끄흐으윽, 아파요, 너무 아파요……!”
“조금만 참으세요. 금방 구조대가 올 겁니다.”
수호는 우선 정석적으로 행동했다.
치유사 시험에서 치유력이나 치유량에 대한 건 별로 큰 의미가 없다.
이번 시험은 치유사의 레벨을 테스트하는 게 아니라 헌터면허에 대한 자격을 보는 것뿐이니까.
그러니 다시 말해 치유사 실기에서 최고점을 받으려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환자를 사수해야 한다는 것.
쉽게 말해 환자를 지키다 죽으면 되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치유사의 최대 미덕은 ‘희생’이었으니까.
‘이사벨라가 맨날 희생 운운거리던 것도 이런 이유였고.’
하지만 수호는 그럴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내가 미쳤다고 오크한테 맞아 죽을까.’
명색이 검신이었다.
그런 내가 벌레만도 못한 오크들한테 맞아 죽는다니.
심지어 이번 시험에 차용된 프로그램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고통까지 그대로 구현했고.
‘거기에 더불어 내 상태창 스펙을 그대로 살려 놓았을 테니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훨씬 더 오래 두들겨 맞다가 죽겠지.’
어쩌면 본능적으로 회피하며 고통의 시간을 더 늘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자 수호는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
그건 상상만 해도 끔찍했으니까.
수호는 응급처치를 마친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주변에서 주인 없는 검을 하나 발견하고 얼른 주워들었다.
‘이번 시험의 포인트는 환자를 끝까지 사수하는 것.’
그럼 굳이 죽을 필요가 없잖아?
환자의 위협이 되는 원인만 제거하면 되지.
게다가 이곳은 시험을 위해 프로그래밍된 가상 세계.
수호가 알기로 실기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몬스터에는 정해진 숫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맞아 죽느니 차라리 몬스터가 끊길 때까지 싸우는 게 낫다.’
그때, 때마침 수호를 향해 인근에 있던 오크들이 접근해 오기 시작했다.
수는 넷.
녀석들의 목적은 이미 수호로 정해진 듯 고정된 눈빛들이 참 살벌했다.
‘흠.’
수호는 잠시 고민하던 끝에 주운 검을 허리춤 옆에 붙였다.
전용 검집은 없었지만 마치 검집에 넣은 것처럼 허리춤 옆에 딱 붙였고 상체를 숙였다.
환자를 버리고 도망칠 수도, 환자만 놔두고 앞에 나가서 싸울 수도 없다.
아무리 환자를 지킬 목적이었어도 환자와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지면 프로그램은 실격점을 줄 게 뻔했으니까.
그렇기에 수호는 적당한 방법을 골라 준비하기 시작했다.
수호가 차분하게 호흡을 삼킨다.
그러자 감각이 정돈되며 주변의 소음들이 하나둘씩 구분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네 마리의 오크들이 수호에게로 일제히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래, 와라.
조금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까이.
그리고 마침내 수호가 생각한 범위 안으로 놈들이 발을 들인 순간, 허리춤 옆에 붙여 두었던 수호의 검이 폭발하듯 격발되며 크게 휘둘러졌다.
서걱!
커다란 절삭음.
그리고.
푸화아악!
오크들의 몸에 기다란 검흔 하나가 아로새겨지며 엄청난 양의 피가 사방으로 뿜어졌다.
그와 동시에.
[ 발도술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습니다. ] [ 시스템이 당신의 재능에 대한 심사를 시작합니다. ] [ 축하드립니다! 발도(B)를 터득하셨습니다. ]수호는 자신이 자주 사용하던 스킬과 다시 조우할 수 있었다.
‘역시.’
이곳이 아무리 가상현실이라 할지라도 발붙이고 있는 곳이 지구라면 그 누구도 시스템의 감시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육체적 기술의 터득이 가능한 것이다.
어쨌든 시스템이 보기엔 플레이어가 직접 몸을 움직인 것으로 판단했으니까.
이 사실이 발견된 후, 꽤나 많은 플레이어들이 가상현실에서 기술 수련을 했다.
가상현실에서 수련을 하면 육체적 손상도 피로도 얼마든지 리셋시킬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머지않아 가상현실에서의 수련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는데.
그도 그럴 게 직접 몸을 혹사시키는 현실에서의 수련과는 달리 가상현실에선 얼마든지 환경을 조성하고 몸을 치유할 수가 있어 경험치 습득률이 떨어진다는 비교 실험 결과가 나왔기 때문.
‘하지만 나한텐 아무렴 상관없는 이야기지.’
허나 수호에겐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수호가 익히고자 하는 기술들은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 이미 희생을 치르고 직접 체득한 ‘진짜 기술’들이었으니까.
‘최대한 오래 버텨 주마.’
수호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애써 감추며 다시금 검을 들었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