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133)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133화(126/346)
전화를 받은 최윤이 말했다.
– 왜요?
퉁명스러운 목소리.
그럴 수밖에.
한때는 수호가 자주 연락해 줬으면 싶었지만 요전에 무리하게 게이트 공략을 다니면서 그녀는 수호에게 완전히 질려 버렸다.
그래서 반쯤은 농담 삼아 다신 연락하지 말라고 했는데 며칠도 안 돼서 다시 연락이 왔으니 이런 반응일 수밖에.
그러나 수호는 전혀 아랑곳 않고 말했다.
“게이트 하나만 수배해 주세요.”
– 또 게이트예요?
“안 됩니까?”
– 아니, 그건 아닌데…… 하, 제가 왜 이러는지 알잖아요?
“이번엔 하나만 찾아 주시면 됩니다.”
– ……정말요?
“예.”
– 흠흠, 그런 거라면야, 뭐…… 그래서 이번엔 조건이 뭔데요?
수호는 원하는 조건을 불렀고 조건을 들은 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런 조건이라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근데 정말 조건이 그게 다예요?
“예, 그게 답니다.”
– 알겠어요. 빠르면 오늘, 늦으면 내일 점심까지 연락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전에 수배를 부탁했던 게이트들 중에 추가로 발견된 게 있습니까?”
– 뭐, 뱀파이어랑 독, 그리고 보름달요?
“예.”
– 아직은 없네요. 찾는 대로 연락드려요?
“부탁드리겠습니다.”
– 알겠어요. 그것도 포함해서 한번 찾아볼게요.
끝으로 통화가 종료됐다.
수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품에 넣었다.
그런 다음 오랜만에 기억의 도서관을 활성화시키며 생각했다.
‘게이트는 최윤이 알아서 해 줄 테고, 남은 건 사람 문제인데…….’
이번에 활성화된 특성 퀘스트를 보자마자 수호는 이번 퀘스트에 딱 맞는 공략 방법을 바로 떠올릴 수 있었다.
그래서 최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
하지만 이번 퀘스트를 공략하기 위해선 게이트뿐만이 아니라 용도에 맞는 사람도 하나 필요했다.
얼마간 기억의 도서관을 서치하던 수호의 시선이 한 군데서 멈췄다.
‘이 사람은?’
수호의 입가에 미소기 그려진다.
마침 이번 퀘스트 조건과 딱 어울리는 녀석을 찾았다.
수호는 녀석에 대한 인적사항을 정리한 뒤 바로 추적 준비를 시작했다.
*
부웅-
인적이 드문 야산.
그곳에 차 한 대가 들어선다.
수호의 차였다.
추적 준비를 마친 수호가 차를 몰고 간 곳은 다름 아닌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곤지암이었다.
수호는 내비게이션을 보고 움직이던 끝에 지정된 주소에 차를 세웠다.
곤지암에 위치한 신대리.
이 동네는 읍으로 분류돼 있어 사람들의 왕래가 적었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유명한 랜드마크 같은 존재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곤지암 정신병원.
각종 괴담과 공포영화 소재로도 자주 쓰이던 곤지암 정신병원은 철거된 지는 오래되었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명소처럼 꾸준하게 찾던 곳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젠 그런 발걸음조차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 이유는 오래 전에 곤지암 일대를 풍비박살 내 버린 대형 게이트의 등장 때문이었다.
‘굉장히 많은 사상자를 내고 겨우 공략된 게이트였지.’
어쨌든 공략은 됐다.
하지만 당시에 너무 많은 사상자가 났기 때문일까?
아님 당시에 발생한 게이트 쇼크의 여파 때문이었을까.
사람들은 하나둘씩 이곳을 떠나기 시작하더니 이제 곤지암은 개미 새끼 한 마리 찾기 힘든 곳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수호가 찾는 사람은 바로 이곳에 있었다.
더 이상 차량 진입이 힘들어 보이는 곳까지 올라간 수호는 차에서 내려 천천히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곤지암의 야산은 조용했다.
새소리 하나쯤은 들릴 법도 한데 지역이 지역이라 아직 해가 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산을 지배하고 있었다.
물론 수호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그렇게 산을 오르길 얼마간.
‘찾았다.’
수호는 마침내 야산 속에서 자신이 원하던 것을 찾을 수 잇었다
수호가 찾은 건 다름 아닌 거대한 담벼락이었다.
마치 성북구의 부잣집 동네처럼 높게 쳐진 담벼락은 누가 봐도 사람이 만든 것처럼 보였다.
수호는 담벼락을 따라 쭉 이동했다.
입구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입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정도 돌았는데도 안 보이는 거면 아예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래서 그냥 담벼락을 넘었다.
담벼락을 넘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높이가 좀 높긴 했지만 그깟 높이가 대수일까.
닌자처럼 가볍게 벽을 넘은 수호는 그제서야 담벼락 너머에 안착했다.
그때였다.
쿠구구구구……
땅이 미약하게 울리며 흙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예민하지 않으면 듣기 힘든 작은 소리였으나 수호에겐 분명히 들렸다.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틀자 수호는 자신의 시선에 닿은 것을 보며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
“제대로 찾아왔네.”
흙을 부수며 모습을 드러낸 것.
그것들은 다름 아닌 ‘스켈레톤’이었다.
스켈레톤들을 본 수호가 블러드 웨폰을 사용해 혈검을 손에 쥐며 말했다.
“시야공유로 나 보고 있죠? 이런 것들로는 나 절대 못 막으니까 내가 누군지 알아봤으면 그냥 얌전히 나오세요.”
그러나 돌아오는 회신이 없다.
그저 스켈레톤들만 각자의 무기를 들고 수호에게 다가올 뿐.
수호가 혈검을 어깨에 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애초에 기대도 안 했다.
이런 곳에 숨어 사는 놈치고 한 번 만에 튀어나오리란 법은 없으니까.
그래서 강제로 끄집어내기로 했다.
말을 마친 수호가 혈검을 허리춤에 붙여 자세를 취했다.
[ 구름 베기가 발동됩니다. ]서걱!
혈검이 휘둘러지며 붉은 원이 그려진다.
그와 동시에 궤적 안에 들어 있던 모든 존재들이 비스듬하게 갈라지며 깨끗한 단면을 보였다.
[ 라이징 스켈레톤을 처치하셨습니다. ] [ 라이징 스켈레톤을 처치하셨습니다. ] [ 라이징 스켈레톤을 처치하셨습니다. ] [ 라이징 스켈레톤을 처치하셨습니다. ]……
눈앞에 쏟아지는 알림들.
알림을 본 수호는 덕분에 더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이 벤 스켈레톤이 보통의 스켈레톤이 아닌 ‘라이징 스켈레톤’이라는 건, 녀석들은 시스템이 제공한 몬스터가 아닌 플레이어가 소환한 소환수라는 것을 말이다.
‘언제까지 버티나 한번 보자.’
수호가 검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쾅!
쾅-!
콰앙-!!
담벼락을 넘은 수호는 보이는 족족 일대를 죄다 뒤집어 버렸다.
그 과정에서 수백에 달하는 스켈레톤들을 베었으며 수백여 개에 달하는 함정들을 처리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켈레톤의 주인은 끝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 진짜 귀찮게 하네.’
보통 이정도 난리를 쳤으면 화가 나서라도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스켈레톤들의 주인은 끝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진격하던 끝에 수호는 마침내 담벼락이 지키고 있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택.
아니, 대저택이라 하는 것이 맞겠지.
한참의 진격 끝에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곤지암 야산과는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대저택이었다.
“누가 히키코모리 아니랄까봐…….”
수호가 고개를 저으며 대저택의 정원에 발을 들이자 정원 곳곳에 숨겨져 있던 스켈레톤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 가지가지한다. 진짜.”
그 모습을 본 수호가 한숨을 내쉬며 검을 휘둘렀다.
[ 라이징 스켈레톤을 처치하셨습니다. ] [ 라이징 스켈레톤을 처치하셨습니다. ] [ 라이징 스켈레톤을 처치하셨습니다. ] [ 라이징 스켈레톤을 처치하셨습니다. ]……
그 어떤 스켈레톤도 수호를 막을 순 없었다.
그렇기에 수호는 깔끔하게 스켈레톤들을 베어 넘긴 후 제 키보다도 훨씬 커다란 저택의 문을 열었다.
불 꺼진 저택 내부는 오래된 흉가의 그것처럼 조용하고 스산했으며 어두컴컴했다.
하지만 수호에게 어둠은 그다지 큰 제약이 되지 않는다.
[ 오리지널 뱀피르 효과에 의해 어둠의 제한 효과를 받지 않습니다. ]스킬 효과에 의해 시야가 대낮처럼 밝아지자 수호는 스킬 하나를 추가로 발동시켰다.
[ 마력감지가 발동됩니다. ]스킬을 사용해 기감을 활성화시키자 저택 곳곳에 숨겨져 있는 스켈레톤과 함정들이 보인다.
그것을 본 수호가 쯧 혀를 찼다.
어지간히도 성가시게 해 놨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참자. 현재로써 아쉬운 건 나니까.’
그 대신 속도를 조금 높이기로 했다.
이러나저러나 어차피 안 나올 놈.
차라리 내가 직접 끄집어내는 게 더 빠를 테니까.
그때부터 수호는 속도를 높여 집 안 곳곳에 위치한 모든 마력감지 대상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그게 스켈레톤이라면 베었고 함정이라면 부쉈다.
그렇게 1층부터 시작해 지하를 거쳐 저택 2층을 거의 뒤져 갈 때쯤이었다.
‘이제 저기뿐이군.’
이제 남은 방은 단 하나.
2층에서 가장 구석진 곳에 위치한 그곳은 저택 입구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기도 했다.
수호는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그곳은 서재였다.
작은 도서관을 연상케 할 정도로 책이 많은 그곳의 가장 안쪽에는 여태 감지한 것들 중 가장 강렬한 마력이 웅크리고 있었다.
저게 아마 저택의 주인이겠지.
수호는 눈살을 좁혀 웅크리고 있는 것의 높이를 가늠했다.
그런 다음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서걱!
벤 것은 방 안의 책장들.
그러자.
쿠구구구구- 쾅!
비스듬하게 벤 책장들이 쓰러지며 자욱한 흙먼지를 만들어 냈다.
수호가 검풍으로 먼지를 몰아낸다.
방안은 여전히 어둡다.
저택의 주인은 여전히 어둠을 장막 삼아 웅크려 있었지만 어둠의 제한 효과를 받지 않는 수호에겐 그런 모습조차도 모두 보였다.
수호가 적당히 거리를 벌린 채 말했다.
“공다원 씨, 거기 웅크려 계신 거 여기서 다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 테니 잠시 저랑 이야기 좀 하시죠.”
공다원.
그가 바로 수호가 특성 퀘스트를 위해 곤지암까지 찾아온 이유였다.
그는 레벨 100이 넘는 1성급 네크로맨서 플레이어로 수호의 특성 퀘스트 중 용혈의 해금 조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었다.
“…….”
그러나 수호의 물음에도 돌아오는 대답이 없다.
수호가 재차 물었다.
“공다원 씨?”
“시, 싫어…….”
“예?”
“시, 싫어!!”
갑자기 소리를 꽥 지르는 공다원.
그와 동시에.
[ 공다원 플레이어가 네크로 필드를 사용합니다. ]쿠구구구구구!!
공다원이 네크로 필드를 발동시켰다.
네크로 필드는 광범위 영역스킬 중에 하나로 시전자의 마력이 뒷받침되는 한 술사가 설정한 지역 내에서 끊임없이 언데드들을 일으키는 무시무시한 스킬이었다.
그 결과.
덜덜덜덜덜……
키기기기기기……
서재 안에 숨겨 놓은 해골병사들이 자신의 주인을 위해 장병기를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수호가 조용히 이마를 짚었다.
“하, 미치겠네, 진짜…….”
이래서 네크로맨서들이 귀찮은 것이다.
그렇기에 수호는 이제 그만 마음을 접기로 했다.
이만큼 신사답게 굴었으면 됐다.
거절한 건 네 쪽이지.
“난 충분히 기회를 줬어.”
결심을 마친 수호가 혈검을 크게 휘둘렀다.
[ 구름 베기가 발동됩니다. ]서걱- 파가가가가각!
구름 베기 한번.
그 한 번에 소환된 언데드들이 일순 도륙됐다.
그리고.
“커헉!”
공다원 역시 구름 베기에 베여졌으며 피를 흘리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 네크로 필드가 해제됩니다. ]네크로 필드의 해제.
상황이 종료됐다.
물론 죽이지는 않았다.
일부러 힘 조절을 했으니까.
수호가 바닥에 쓰러져 꿈틀거리는 공다원에게로 다가간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