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137)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137화(129/346)
“으음…….”
희미했던 의식이 되돌아오며 공다원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여긴 어디지?
낯선 천장.
밝은 주변.
그러나 공다원은 여기가 어딘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여긴…….”
“어, 일어나셨어요?”
공다원이 의식을 차리자 누군가 아는 체를 한다.
그들은 파란 티에 파란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가슴팍엔 ‘소망의료원’이라 적혀 있었다.
그것을 본 공다원의 눈동자가 일순간 확장됐다.
“벼, 병원?”
“예, 여긴 소망의료원 마음치료센터입니다. 몸은 좀 괜찮으세요?”
“마, 마음치료센터? 마음치료센터면 저, 정신병원요?”
“예, 뭐. 정신병원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왜, 왜요?”
“그야 환자분은 현재 극심한 망상장애와 불안증세를 보이시니까요?”
“그, 그게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내, 내가 왜 정신병자야! 시, 시발 너네 일부러 그러는 거지!”
“어, 환자분 날뛰시면 안 됩니다!”
“죽어!”
분노한 공다원이 손을 뻗는다.
이렇게 하면 공격 스킬이 발사되어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를 순식간에 제압해 줄 거니까.
하지만.
“……어?”
손아귀에서 뿜어지는 게 아무것도 없다.
몇 번을 휘둘러도 마찬가지다.
이럴 리가 없는데?
그때, 공다원은 자신의 손목에 채워진 것이 보였다.
간호사가 말했다.
“환자분은 레벨이 100이 넘으셔서 혹시 모를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특수제한장치를 착용 중이세요. 장치가 작동되는 동안 마력도 사용하실 수 없고 스킬도 사용하실 수 없으세요. 그러니 난동 피우지 마시고 차분하게 치료에 임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무, 뭐라고? 누, 누구 맘대로? 난 이런 거에 동의한 적 어, 없는데 누, 누구 맘대로!”
“정부에서 허가된 사항입니다. 그러니 치료에 협력해 주세요.”
“싫어어어어!!”
공다원이 난동을 부린다.
그러나 공다원이 난동을 부린다 한들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곳은 소망의료원의 마음치료센터 중에서도 고위험 환자들을 다루는 특수동.
공다원은 현재 그가 앓고 있는 망상장애와 불안증이 다 낫기 전까진 이곳을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수호는 영상통화를 통해 공다원을 살피며 수간호사에게 말했다.
“그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예, 걱정하지마세요. 환자분은 저희가 잘 케어하겠습니다.
수호의 감사 인사에 수간호사가 방긋 웃는다.
수호가 공다원을 잘 부탁한다고 하는 이유?
간단했다.
공다원을 소망의료원에 넣은 사람이 바로 수호였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공다원은 1성급 플레이어로 보통의 병원에선 케어가 불가능한데다 그는 비록 사연이 있는 정신병 환자였지만 어쨌든 유족들의 허가도 없이 고인의 시체를 사적으로 사용한 데다 언제 민간인을 공격할지 모르는 위험한 인물이었기 때문.
그래서 그는 청옥 교도소 대신 대헌협과 연계된 소망의료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기로 결정되었다.
수호가 영상통화를 종료하며 생각했다.
‘공다원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거기에 그를 혼자 둘 순 없으니까.’
공다원은 상태가 불안정한 정신병 환자였다.
그러니 그에겐 안정적인 치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훗날 사람의 정신까지 치료할 수 있는 정신치유 스킬을 손에 넣으면 반드시 공다원을 치료하겠노라 다짐했다.
현재로썬 그것이 수호에게도 공다원에게도, 서로에게 최선이었으니까.
수호가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려던 찰나였다.
위이잉!
전화가 왔다.
발신자는 낯선 번호.
누구지?
광고 전화인가?
하지만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라 일단 전화를 받았다.
“예, 전화 받았습니다.”
– 어, 수호 씨. 나야, 특관1팀장.
특관1팀장.
누군가 했더니 오봉주 팀장이었다.
그의 다급한 목소리에 수호는 미소를 지었다.
그가 왜 이리 다급한지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치미 뚝 떼고 되물었다.
“예, 오 팀장님. 무슨 일이세요?”
– 아니, 그게 말이야. 다름이 아니고 그…… 저…… 있잖아…….
“예, 말씀하세요.”
선뜻 운을 못 떼는 오봉주.
그렇겠지.
오봉주가 전화를 건 이유는 다름 아닌 별스타에 쓴 게시글 때문일 테니까.
수호의 모른 척에 오봉주는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이내 목소리를 냈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 수호 씨, 혹시 별스타 하나?
별스타 이야기를 꺼냈다.
수호가 답했다.
“예, 합니다.”
– 그럼 이해가 빠르겠네. 내가 얼마 전에 부팀장이랑 사진 찍은 거 있잖아? 그걸 별스타에 올렸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엄청나게 욕을 하지 뭐야?
“사람들이요?”
– 어, 어.
“제가 한번 볼 수 있을까요?”
– 어, 잠시만.
얼마 뒤, 자신의 게시글을 캡처한 사진이 전송되었고 그것은 일전에 수호가 본 그 게시글이 맞았다.
그래서 수호는 바로 오봉주의 별스타로 들어가 댓글들을 확인했다.
– ㅋㅋ 시발 아직도 시보떡 강제로 돌리는 공무원들 수준 ㅋㅋㅋㅋ
– 이야, 나 때도 돌리더니 이거 아직도 돌리고 있네.
– 시보떡은 진짜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돌려야지, 지가 뭔데 어디서 사라 마라야 ㅋㅋㅋㅋ
– 안 봐도 뻔함. 눈치 줜나 줬겠지.
– 퀸즈 베이커리면 쿠키 맨날 웨이팅 있는 곳인데 와 일부러 여기 꺼 사라고 했다고? 여기 쿠키 가격 꽤 나가는데.
└ 시보가 돈이 어딨다고…….
└ 팩트) 시보는 돈이 없지만 검신은 돈은 많다.
└ 눈치 존나 없네 이 새끼.
└ ㅈㅅ
– 추천이 아니라 압박이었겠구만. 꼭 스윗꼰대들이 지가 뭘 잘못한 줄도 모름 ㅋㅋㅋ
– 울 검신님 표정 봐 ㅠㅠㅠ 안 봐도 뻔함 이거 억지로 찍은 걸 거임 ㅠㅠㅠㅠ 검신님 만약 억지로 찍은 거라면 당근을 흔들어 주세요.
댓글들이 맵다.
그럴 수밖에.
요즘 사람들은 타인의 잘못을 하나라도 발견하면 죽자고 돌을 던지니까.
수호도 그 심리를 잘 알기에 웬만해선 대중들에게 먹이가 될 만한 요소들을 주지 않는다.
수호가 말했다.
“댓글이 맵네요.”
– 그치? 이것 때문에 진짜 신경 쓰여 죽겠다니까. 댓글뿐만이 아니라 나에 대한 민원도 엄청 들어오고 있다고.
“많이 곤란하시겠어요.”
– 역시 수호 씨라면 이해해 줄 줄 알았어. 그래서 말인데…… 수호 씨 별스타 계정에 해명글 좀 올려 줘.
“해명글요?”
– 어, 강제로 한 게 아니라 순수하게 추천받아서 산 것뿐이라고. 부탁 좀 하자.
부탁이라.
이런 걸 과연 부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거절보다는 승낙하는 쪽이 더 재밌는 결과가 나올 테니까.
수호가 친절하게 답했다.
“그럴까요?”
– 그래 줄 수 있어?!
“예, 뭐 어려운 거라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 역시 수호 씨야! 그럼 수호 씨만 믿고 있을게?
“예, 알겠습니다.”
오봉주는 구원자라도 만난 것처럼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수호는 통화를 종료하자마자 그의 부탁대로 별스타에 게시글 하나를 작성했다.
사진 한 장 없이 부탁받은 그대로의 내용을 넣은 텍스트 게시글만.
안녕하세요, 안수호입니다.
근래 시보떡 게시글 관련되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특수관리1팀 오봉주 팀장님께 퀸즈 베이커리 쿠키를 먼저 추천받은 것은 맞지만 구매는 제가 직접 한 것입니다.
그러니 별다른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게시글 작성을 마친 수호가 환하게 웃으며 휴대폰을 넣은 후 장소를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 안수호 님의 게시글에 댓글이 달렸습니다. ] [ 안수호 님의 게시글에 댓글이 달렸습니다. ] [ 안수호 님의 게시글에 댓글이 달렸습니다. ] [ 안수호 님의 게시글에 댓글이 달렸습니다. ]……
수호가 쓴 텍스트 게시글에 무서운 속도로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 오봉주 님의 게시글에 댓글이 달렸습니다. ] [ 오봉주 님의 게시글에 댓글이 달렸습니다. ] [ 오봉주 님의 게시글에 댓글이 달렸습니다. ] [ 오봉주 님의 게시글에 댓글이 달렸습니다. ]……
오봉주의 시보떡 게시글에도…… 아니, 오봉주의 모든 별스타 게시글에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 이 미친놈이 그새 검신님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찡찡댔나 보네.
– 이거 권력형 협박 아님?
– 오죽했으면 별스타 업로드 잘 안 하는 검신이 이런 글까지 썼겠냐.
– 검신도 결국 회사원이구나. 진짜 불쌍하다.
– ㅋㅋㅋ 얼탱이가 없네. 죽 닥치고 있으면 될 걸 굳이 나서서 일을 키우네. 바로 정의구현 들어간다.
└ 자, 드가자~
– 깔끔하게 사과문이나 좀 박지 ㅉㅉ 지 팔자 지가 꼰다.
– 나 옛날에 오봉주 저 인간 밑에서 일했었는데 아주 개짜증나는 인간임.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냐면…….
– 나 오봉주 동창인데 저 새끼는 옛날에도…….
그것도 아주 안 좋은 쪽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 이상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수호는 이어서 아까 전화하려던 곳으로 전화했다.
– 어, 안 헌터.
전화를 받은 사람은 부협회장 박규민이었다.
수호가 물었다.
“부회장님, 말씀드린 건 진행 중인가요?”
– 안 그래도 유해발굴단과 전문 인력을 보내서 작업 중이야.
“시간은 꽤 걸리겠지만 꼼꼼하게 부탁드릴게요. 이런 것들이 훗날 부회장님에게 이롭게 작용할 겁니다.”
– 알고 있네. 안 그래도 심혈을 기울이라고 확실하게 언질해 놨어. 근데…… 기사는 확실하게 내주는 거지?
“예, 안 그래도 기자님한테 말해 놨습니다. 근데 어차피 제가 안 불러도 부회장님이 알아서 부르실 거잖아요?”
– 그건…… 크흠, 그래도 내가 부르는 것과 자네가 부르는 것에는 모양새 차이가 좀 있지 않나.
“모양새 차이는 무슨…… 그럼 중간중간 저한테 보고해 주시는 걸로 하시고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 그래, 나만 믿게.
공다원을 정신병원에 넣음과 동시에 수호가 진행시킨 것.
그것은 다름 아닌 곤지암 일대에 묻혀 있는 이름 모를 고인들의 유해를 찾아 유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몰랐다면 모를까, 공다원 때문에라도 그곳의 존재를 알게 된 이상 절대 모른 척해선 안 됐다.
아니, 애초에 이런 일 자체가 대헌협이 해야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세상의 모든 일을 혼자서 해낼 순 없는 법이니까.
그래서 좀 더 효율적인 일의 진행을 위해 박규민을 움직였다.
이번 일은 따지고 보면 사람과 관련된 문제라 각성부를 동원해야 했고 각성부는 박규민의 라인이었으니까.
용건을 마친 수호는 전화를 끊으려다 박규민을 불렀다.
“아, 그리고 부회장님.”
– 어어, 왜 그런가?
“게이트부 특수관리1팀장 오봉주 아시죠? 보니까 저랑 관련해서 SNS에서 욕 꽤나 먹고 있던데 그것 때문에 자꾸 절 귀찮게 하네요.”
– 오 팀장이?
“예, 좀 전에도 별스타에 글 하나 써 달라고 해서 써 줬는데 솔직히 이젠 좀 귀찮네요. 그러니 부회장님 선에서 알아서 정리 좀 해 주세요. 그리고 자꾸 저희 팀에 자기 업무도 떠넘기던데 그것도 좀 불쾌합니다.
업무 떠넘기기.
이건 오봉주가 정철민에게 업무 떠넘기는 말을 지나가듯 들은 적이 있어서였다.
그래서 대신 언급해 줬다.
싫은 건 싫은 거니까.
수호의 말에 박규민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 오 팀장이 그랬어?! 알겠네. 내 오 팀장 불러다가 확실하게 조져 놓겠네. 이놈 새끼가 어딜 감히……!
“예, 그럼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용건을 마친 수호는 그제서야 개운한 표정으로 통화를 종료했다.
이제 더 이상은 귀찮게 안 하겠지.
‘그럼 이제 뱀파이어 블러드만 해결하면 되겠군.’
수호가 그리 생각하며 뱀파이어 블러드의 정보를 확인하려던 순간이었다.
위이잉!
전화가 왔다.
정철민이었다.
“예, 팀장님.”
– 수호야, 지금 어디야?
“저 지금 특성 퀘스트 중입니다. 무슨 일이세요?”
– 감지과에서 심상찮은 게이트가 하나 감지됐다는데 혹시 네가 관심 보일 것 같아서 연락했다.
“심상찮은 게이트요?”
– 감지되는 마력 레벨이 S급이다.
“……!”
수호의 눈이 확장됐다.
“지금 바로 갈게요.”
– 그래, 주소 보내 줄게.
통화를 마친 수호가 바로 차에 몸을 실었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