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143)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143화(135/346)
전화를 받은 수호는 바로 대전역으로 향했다.
대전역에 도착해 주차를 마친 후 약속 장소로 지정된 카페로 향하자 윤현희가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히 역용술을 사용해 일전에 보인 얼굴로 변경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수호를 본 윤현희가 인사했다.
“빨리 오셨네요?”
“아, 네. 가까운 곳에 있었거든요. 그보다…….”
수호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정말 마음 정리를 끝내신 건가요?”
“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결정을 내렸습니다.”
“어떻게 결정을 내리셨을까요?”
“권유해 주신대로 서울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 저희 오빠부터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녀의 결정에 수호가 웃었다.
수호가 가장 바라던 결정들이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힘든 결정이셨을 텐데 그래도 과감한 선택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산 이전 건은 제가 개인 변호사를 통해 진행시키면 되는 문제고 이제 남은 건 오빠분을 만나뵙는 건데…….”
수호가 잠시 고민하더니 물었다.
“혹시 이곳에서의 신변 정리는 다 끝내셨을까요?”
“네, 뭐. 사실 정리랄 것도 없어요. 집은 이미 내놨고 새로 살 곳 정해지는 대로 이사 업체 불러서 짐만 옮기면 돼요.”
“직장은요?”
“그것도 말씀드렸어요. 다행히 너무 감사하게도 이해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바르게 신변 정리가 끝나 있다.
수호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도 오빠분 만나 뵐 수 있게 준비를 좀 해야 하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저도 연락받자마자 바로 온 거라서요. 그동안 떠나실 채비하시고 주변에 인사나 좀 하고 오실래요?”
“얼마나 걸리세요?”
“최대한 빨리 준비하겠습니다. 근데 너무 오래는 안 걸릴 겁니다. 아무리 늦어도 내일 안에 끝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수호는 윤현희를 먼저 보낸 후 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 왜요?
“제가 지금 대전에 와 있는데 도움이 좀 필요합니다.”
– 대전요? 대전은 왜…… 아니지, 이런 거 묻지 말라고 했었지. 어떤 도움요?
“그게…….”
수호는 최윤에게 필요한 것들을 말해 주었고 최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대답했다.
– 30분 내로 다시 전화줄게요.
“알겠습니다.”
통화가 종료됐다.
이제 남은 건 기다리는 것뿐.
수호가 여유롭게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자 얼마 뒤 최윤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다.
– 그쪽 폰으로 번호 하나 전송했어요. 그리로 전화하세요. 미리 이야기해 뒀으니 결제는 그쪽에 직접 하시면 됩니다.
“고마워요.”
수호가 도착한 번호로 전화를 건다.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사실 윤현희는 주변 정리랄 게 없었다.
집은 부동산에 이야기하면 됐고 근무하던 냉면집 사장님과는 충분히 이야기를 마쳤으니까.
전 남편따라 온 대전에는 친구나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굉장히 오랜만에 가져 본 자유시간.
쉬는 날 뭘 하고 살았는지 기억조차 안 난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한 끝에 윤현희는 다시 냉면집으로 향했다.
“뭐야? 왜 왔어?”
냉면집 사장 이계복이 의아한 표정으로 윤현희를 반긴다.
그 말에 윤현희가 웃으며 외투를 벗고 앞치마를 둘렀다.
“그냥 시간이 비어서요.”
“아니, 시간이 빈다고 여길 다시 온 거야? 앞치마는 왜 또 입어?”
“일손 좀 도와드리게요. 요즘 바쁘잖아요. 별스타에 그 사진 뜨고 난 후로.”
별스타에 그 사진.
수호가 서울 가는 열차에서 별스타에 올렸던 가게 음식 사진을 말했다.
이계복으로선 참 희한한 일이었다.
자기는 따로 광고를 한 적도 없고 위치가 위치이다 보니 자기 가게에는 유명 인사나 인플루언서가 찾아오지도 찾아온 적도 없다.
그런데 그런 곳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국내에서 가장 핫한 검신이 왔다 갔다니?
내가 나이를 좀 먹었겠기로서니 그런 유명 인사의 방문을 놓쳤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검신을 본 기억이 없고 직원들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별스타에는 떡하니 우리 가게 음식들이 맛집 게시글로 박제되어 있고 심지어 ‘검신세트’라는 이름의 음식 조합도 생겨 가게는 문전성시가 되었다.
“아무튼 할 게 없어서 도와드리러 온 거에요.”
“아휴, 됐어! 떠난다고 정리한 애를 내가 또 어떻게 일을 시켜?”
“저기요!”
“네에~!”
그러나 윤현희는 대답 대신 손님의 호출에 서빙을 나갔다.
그 모습을 본 이계복이 황당하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그러면서 헛웃음을 터뜨렸다.
“참 나…… 참 너도 너다.”
그리고 이계복도 다시 서빙을 시작했다.
***
영업시간이 종료됐다.
가게는 마감됐고 이계복은 직원들을 모두 퇴근시킨 후 윤현희와 함께 가볍게 술상을 차렸다.
“그래서, 그 사람 연락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네.”
“바람처럼 와서 바람처럼 사라지네. 참 희한한 사람이야.”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본 게 있으니까요.”
이계복은 윤현희에 대해 알 만큼 아는 사람이었다.
오지랖이라면 오지랖이겠지만 그녀는 자신의 직원들을 자기 가족처럼 케어해 왔으니까.
그래서 윤현희도 처음엔 자신의 처지가 부끄러워 아무런 말도 못 했지만 예전에 사채업자로부터 보호받은 이후론 그녀를 완전히 따르게 되었다.
두 사람은 한참이나 술을 주고 받았다.
처음 여길 관둔다고 했을 땐 차 한 잔 나누며 사정을 전달한 게 전부였다. 바쁜 사람 붙잡고 투정이나 늘어놓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수호 때문에 갑자기 시간이 비어 이런 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윤현희는 내심 수호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얼큰하게 취한 이계복이 말했다.
“후…… 이년아…… 서울 가서는 고통받지 말고 행복하게 살어…… 이번이 너희 오빠가 준 마지막 기회다 생각하고…….”
윤현희는 이계복에게만큼은 모든 사실들을 털어놓았다.
그녀를 믿고 따랐으니까.
그리고 그녀가 믿는 것처럼 이계복은 윤현의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를 들었음에도 전혀 비난하거나 손가락질하지 않았다.
도리어 윤현희와 마찬가지로 윤현철을 걱정하고 가여워했다.
그녀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에 윤현희도 웃으며 말했다.
“저도 그러고 싶어요. 근데…… 오빠가 교도소에 있는데 저 혼자 어떻게 행복하게 살겠어요?”
“그렇다고 불행하게 살 거여? 그러면 넌 너희 오빠를 두 번 죽이는 거여. 절대 그러면 안 되야. 그러니…….”
쿵!
결국 취기를 이기지 못 한 그녀가 먼저 테이블 위로 골아 떨어져 누웠다.
윤현희는 그런 이계복을 얼마간 보더니 픽 웃으며 잔에 담긴 술을 마저 비웠다.
그때였다.
톡톡-
가게 유리창 바깥.
누군가 유리창을 두드렸다.
수호였다.
“수호 씨?”
윤현희가 얼른 가게 문을 열어주자 수호가 조심스럽게 들어오며 말했다.
“좀 쉬시지. 정말 일하셨어요?”
“하하…… 생각해 보니 제가 딱히 갈 곳이 없더라고요.”
수호에겐 미리 문자를 해두었다.
만약 자정 전에 일이 끝난다면 자긴 여기 있을 테니 이곳 냉면집으로 오라고 말이다.
그래서 온 것이다.
윤현희가 물었다.
“식사는 하셨어요?”
“네, 뭐. 그보다 시간이 좀 늦은 것 같은데 여유 있게 내일 출발하시겠어요? 전 차를 가지고 와서 어차피 기차는 못 타거든요.”
“청송으로 바로 가시죠?”
“네, 그럴 예정입니다.”
“그럼 시간도 늦었으니 내일 오전이나 점심때까지 청송역으로 갈게요. 거기서 택시 타면 청옥 교도소로 갈 수 있죠?”
“그렇긴 한데 그냥 연락 주시면 제가 픽업 오겠습니다. 좀 더 빨리 모시러 오고 싶었는데 준비할 게 많다 보니 좀 늦었습니다.”
“아, 아니에요. 이렇게 도와주시는 것만 해도 엄청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수호는 예의를 갖춰 인사한 다음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바로 그녀를 데리고 가는 것보단 냉면집 사장님과 해장 겸 마지막 식사라도 하고 오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부웅!
수호의 차가 청옥 교도소로 향한다.
***
“오셨습니까.”
청옥 교도소에 도착하자 부장 교도관 황세돈이 수호를 마중 나왔다.
수호 혼자서 왔다고 교도소장이 안 나온 게 아니다.
미리 연락을 해서 나오지 말라고 했다.
‘정식으로 온 것도 아닌데 굳이 요란하게 교도소장까지 나오라 할 필요는 없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권력자가 친절하게 행동하면 평소보다 배는 감동한다.
그리고 청옥에서 수호는 상급기관에서 온 권력자 신분.
그래서 일부러 김길연 보고 나오지 말라고 한 것이다.
그럼 김길연은 수호를 좋게 볼 것이고 웬만한 일처리는 수월하게 진행될 테니까.
그 증거로 김길연 대리로 나온 황세돈 부장 교도관이 수호에게 납작 엎드리듯 행동했다.
“말씀하신 재소자들은 저번에 그 접견실에 각각 준비시켜 놨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우선 김궁원 재소자부터 보도록 하죠.”
황세돈의 안내를 받은 수호는 일전에 이용한 그 접견실에서 김궁원을 만날 수 있었다.
수호가 접견실에 들어오자 김궁원이 벌떡 일어나 예를 갖췄다.
“큰형님 오셨습니까!”
“응?”
깍듯한 김궁원의 태도.
이놈 봐라?
그새 왜 이렇게 변했어?
수호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
“뭐가 많이 변했다?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아닙니다. 그때는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알긴 아는 모양이네. 근데 내가 왜 큰형님이야?”
“당연히 형님이 제일 큰형님이시죠. 저희 모두 큰형님 말씀대로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그럼 윤현철 씨는 뭐라고 부르는데?”
“그냥 형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형님과 이야기할 땐 작은형님이라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큰형님과 작은형님이라.
수호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
“그래서, 요즘 좀 어때?”
“말씀하신 것들을 잘 지키며 열심히 임무 수행 중에 있습니다.”
“보고해 봐.”
“일단 큰형님이 바라시던 대로 작은형님이 청옥의 왕이 되었습니다.”
“벌써?”
“사실 조광호 아니면 윤현철이 청옥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인데 조광호가 그렇게 됐으니 예정된 수순이죠.”
그건 맞다.
그래서 일부러 조광호를 그렇게 만들고 간 것이니까.
수호가 물었다.
“조광호는 좀 어때?”
“완전히 병신 나가리 동네북이 됐습니다.”
“병신 나가리 동네북?”
“한쪽 발도 절어, 뭘 제대로 쥐지도 못 해. 근데 평소에 사람 괴롭힌 업보는 가득해…… 그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다들 기다렸다는 듯이 조광호를 돌려까기 시작하는데 그렇다 보니 병신 나가리 동네북이 된 겁니다.”
“자살 안 하게 관리 잘해. 그놈은 유병장수해야 할 팔자야.”
“옙, 명심하고 또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는…….”
김궁원의 보고가 이어질수록 수호는 흡족함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재소자들 정권이 바뀌자 청옥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것도 수호가 바라는 대로 말이다.
“……그래서 다들 숨죽이고 살고 있습니다. 허튼짓하면 작은형님이 바로 응징해 버리니까요. 그래서 교도관들이 아주 좋아하고 있습니다. 일이 아주 편해졌다고요.”
“그래, 공무원분들 다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이야. 그분들 괴롭히면 안 돼. 자, 그럼 보고는 그쯤이면 될 것 같고…….”
수호는 접견실 카메라가 꺼진 걸 한 번 더 확인한 후에야 마저 말을 이었다.
“내가 여기에 온 건 다른 시킬 게 있어서야.”
“다른 시킬 거요?”
“응.”
“어떤 거요?”
“일단 내가 윤현철 대신 청옥에서 좀 지내 볼까 해.”
“……네?”
수호의 말에 김궁원의 눈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떨리기 시작한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