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16)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16화(15/346)
도전의 탑.
소위, ‘사냥터’라고 불리는 곳이며 이곳은 20레벨 이하의 플레이어들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나라에서 관리하는 공영 게이트 중 하나였다.
수호가 이곳에 온 이유 중에는 좀 전에 조진휘에게 말했던 대로 탑의 공략도 있었지만 보다 원초적인 이유는 당연히 빠른 성장에 있었다.
어찌 됐든 현재의 자신은 레벨이 초기화된 상태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와 더불어……
‘여기서 꼭 그걸 손에 넣는다.’
판교 도전의 탑에만 숨겨져 있는 히든 피스.
그게 바로 수호가 이곳에 온 목적들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어서 수호가 자신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 안수호 ]– Lv : 10
– 클래스 : 치유사
– 근력 : 20
– 체력 : 20
– 마력 : 20
– 감각 : 10
– 보너스 스탯 : 0
감각은 일부러 올리지 않았다.
동체시력이나 마력감지 같은 기감을 활성화시켜 주는 감각 스탯은 다른 스탯들에 비해 당장은 필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준비를 마친 수호는 잉크도 안 마른 헌터면허를 들고 도전의 탑 입구로 향했다.
“탱커 구해요!”
“근접 딜러 한분 구합니다!”
“서포터 한 명 있어요!”
도전의 탑 입구로 향하자 많은 사람이 보인다.
이들은 모두 파티 사냥을 위해 남아 있는 사람들이었다.
도전의 탑은 솔로잉보단 파티 사냥이 훨씬 더 효율적이었으니까.
‘물론 머릿수가 늘어난 만큼 개개인이 얻는 경험치는 줄겠지만…… 그래도 장기적으로 보면 함께하는 게 낫지.’
물론 수호는 조진휘에게 말한 대로 혼자 오를 생각이었다.
도전의 탑에 대해서라면 알 만큼 알고 있었으니까.
수호는 도전의 탑 입구로 가서 입구 직원에게 면허증을 건네며 입장을 요청했다.
그러자 직원이 면허증과 수호를 번갈아 가며 보더니 물었다.
“혼자세요?”
“네.”
“면허 번호를 보니 어제 합격하신 분이신데…… 이번이 처음이시면 파티를 맺어 도전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도전의 탑은 공영 게이트이다 보니 관리하는 사람도 전부 공무원이다.
쉽게 말해 대헌협 소속이란 말.
그래서 이런 조언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도전의 탑이 레벨 20 이하만 입장할 수 있는 초보자들을 위한 사냥터 같은 곳이라지만 그런 곳에서도 인명 사고는 일어났으니까.
“괜찮습니다. 전 혼자가 편합니다.”
“네, 뭐……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들어가겠다는 사람을 강제로 말릴 수는 없다.
법에 그런 구절은 없었으니까.
수호는 약간의 이용료를 지불한 뒤 관리 직원이 열어 준 문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문 뒤에 생성되어 있는 포탈이 보였고 수호는 그 안으로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 도전의 탑에 입장합니다. ] [ 도전의 탑은 중도 포기가 가능하며……탑에 입장하자 관련 안내 문구들이 떠오른다.
전부 다 기억이 난다.
그래서 얼른 스킵했다.
도전의 탑에서 주의해야 될 건 거의 없다.
도전 중간에 언제든 포기할 수 있었으니까.
‘포기 선언을 외치는 순간 1층 입구로 강제 송환되지.’
그래서 도전의 탑은 무리만 하지 않으면 웬만해선 죽지 않으며 그게 초보 헌터들이 도전의 탑을 찾는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이윽고 1층에 입장하자 자그마한 운동장 정도 되는 크기의 필드가 펼쳐졌다.
[ 1층에 입장하셨습니다. ] [ 1층의 도전을 시작합니다. ]탑의 알림.
그와 동시에 시야에 슬라임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래, 1층은 슬라임이었지.’
수호는 인벤토리에서 검을 꺼냈다.
검은 직업 선택을 하고 시스템에게서 받은 초심자의 검이었다.
동대문 시장에서 다른 무기를 구매하긴 했지만 우선은 초심자의 검을 썼다.
아직은 이거면 충분했으니까.
수호가 본격적인 등반을 위해 검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
‘미친놈 아냐 이거?’
조진휘는 통화가 끝난 뒤 수호의 전화번호를 한동안 쳐다보았다.
처음엔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석 합격 건도 그렇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아무리 봐도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대체 무슨 꿍꿍이지?’
게다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촉은 여전히 수호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게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러다 결국 장고 끝에 선택했다.
“에라 모르겠다,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마는 거지.”
조진휘가 안수호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
수호의 기억에 따르면 공식적인 도전의 탑 최고 기록은 49층이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수호가 살았던 과거의 삶에서의 기준이었고 현재까지 알려진 최고 기록은 29층.
그마저도 파티 플레이로 세운 기록이었다.
‘당연히 파티 플레이로 도전할 수밖에 없지.’
그도 그럴 게 도전의 탑은 층계가 하나씩 높아질수록 몬스터의 레벨도 함께 비례하니까.
예컨대 19층 몬스터의 경우 19레벨의 몬스터가 나온다는 말.
그래서 최고 기록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도전의 탑 최고 입장 제한 레벨인 20레벨 헌터들로만 파티를 꾸려 공략을 시도한다.
그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정석적인 방법을 깨뜨린 플레이어가 등장하는데 그 사람이 바로 한때 ‘요새왕’이라 불렸던 ‘장평호 플레이어’였다.
[ 18층을 클리어하셨습니다. ] [ 19층으로 이동합니다. ]18층에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를 사냥하자 위층으로 향하는 포탈이 생겼다.
수호는 가감 없이 포탈 속으로 들어갔고 포탈 속에 들어가자마자 도전이 시작되었다.
[ 19층에 입장하셨습니다. ] [ 19층의 도전을 시작합니다. ]19층의 몬스터는 한 마리였다.
녀석의 이름은 레드 게인으로 붉은 피부에 하얀 백발, 그리고 머리에 외뿔이 나 있어 레드 게인이란 이름보다는 빨간 도깨비란 별명으로 불리었다.
수호는 자신을 발견하자마자 달려오는 녀석을 향해 격발하듯 검을 뿜었다.
서걱!
허리춤에서 뿜어진 검은 아직 타격 거리 안에도 들지 못한 레드 게인의 목에 거대한 검흔을 새겼다.
그러자 녀석의 목에 커다란 피 분수가 뿜어지더니 이내 수호의 근처에도 못 오고 털썩 쓰러져 죽고 말았다.
레드 게인을 처치하자 눈앞에 20층으로 향하는 포탈이 생겼다.
그러나 수호는 포탈에 관심을 두긴커녕 죽은 레드 게인에게 다가가 사체를 뒤집었다.
본디 탑의 몬스터라 하면 죽음과 동시에 천천히 스러 사라지는 게 상식이지만 레드 게인 만큼은 예외였다.
그도 그럴 게 수호가 찾던 히든 피스가 바로 이 녀석에게 있었으니까.
수호는 녀석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잡아 뜯었다.
각종 짐승의 송곳니로 만든 듯한 전형적인 뼈 목걸이.
물론 착용할 순 없다.
시스템을 통해 얻은 아이템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수호가 원하는 건 목걸이 그 자체가 아니라 뼈 목걸이 사이에 숨겨져 있는 ‘작은 열쇠’였다.
‘여기 있네.’
열쇠는 뼈로 만들어져 있는데다 다른 뼈 장식과 생김새가 비슷하여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이게 열쇠인지 분간키가 어려웠다.
하지만 수호는 이게 열쇠임을 안다.
그도 그럴 게 이게 바로 과거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요새왕 장평호’의 알파이자 오메가였으니까.
열쇠를 손에 넣은 수호는 마력감지를 사용해 주변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멀지 않은 곳에 이질적인 홈 하나를 찾을 수 있었고 그것이 장평호가 말했던 열쇠 구멍임을 알 수 있었다.
구멍에 열쇠를 집어넣자 크기가 딱 들어맞는다.
이윽고 열쇠를 돌리자 철컥! 소리와 함께 열쇠가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갔다.
[ 레드 게인의 숨겨진 굴을 발견하셨습니다. ]쿠구구구구구!
시스템 알림.
그것은 레드 게인의 보금자리를 발견했다는 알림이었다.
그와 동시에 눈앞에 직사각형 모양으로 일렁이는 새로운 포탈 하나가 나타났다.
‘이게 그 유명한 요새왕의 요새 입구로군.’
요새왕 장평호.
그는 본디 어디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헌터 플레이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도전의 탑에서 레드 게인의 열쇠를 발견하고 특별한 스킬을 하나 얻게 되는데, 그 스킬이 바로 ‘아공간 하우스’였다.
물론 아공간 스킬은 비교적 흔할 수도 있다.
세상에는 아공간 스킬뿐만이 아니라 아공간 기능이 탑재된 아이템들도 많았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평호가 요새왕이 될 수 있었던 건 기존의 아공간과 장평호의 아공간 하우스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장평호의 아공간 하우스에는 바로 생명체가 들어갈 수 있다는 거지.’
인벤토리나 보통의 아공간에는 생명체가 들어갈 수 없다.
예컨대 사람이나 동물 같은.
하지만 장평호의 아공간 하우스에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장평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새왕이 될 수 있었던 것.
그가 아공간 하우스 속에서 농성하기 시작하면 그 누구도 장평호를 밖으로 끌어낼 수가 없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장평호에겐 요새왕 외에도 다른 별명들이 많았다.
잠수왕, 존버왕 같은 별명들 말이다.
이윽고 수호가 아공간 하우스에 발을 들이자 주변 풍경이 또 한 번 바뀌며 아공간 하우스 내부가 드러났다.
‘여기가 아공간 하우스…….’
수호도 아공간 하우스 내부를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도 그럴 게 이곳에는 오직 장평호가 허락한 사람만이 들어올 수 있었으니까.
아공간 하우스 내부는 아무것도 없는 기존의 아공간과는 달리 정말 여느 집의 실내처럼 꾸며져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 기준이 ‘레드 게인’에게 맞춰져 있지만 이건 수호가 다시 꾸미면 될 일.
그때였다.
[ 아공간 하우스의 주인이 사망하였습니다. ] [ 아공간 하우스는 새로운 주인을 필요로 합니다. ] [ 아공간 하우스의 새로운 주인이 되시겠습니까? ]시스템의 물음.
역시.
아공간 하우스는 사용자에게 귀속되는 스킬.
그런데 그 주인이 죽었으니 이제 아공간 하우스는 먼저 갖는 사람이 임자인 셈.
수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 아공간 하우스의 새로운 주인이 되셨습니다. ] [ 축하드립니다! 아공간 하우스(S)를 터득하셨습니다. ] [ 아공간 하우스가 당신에게 귀속됩니다. ] [ 아공간 하우스가 당신의 마력에 영향을 받습니다. ]아공간 하우스 옆에 붙어 있는 S급 표시.
명백한 S랭크 스킬의 표식이었다.
허나 이번에는 보너스 스탯이 지급되지 않았다.
이건 스스로 터득하여 이뤄낸 업적이 아닌 단순한 발견일 뿐이었으니까.
이윽고 스킬이 수호에게 귀속되자마자 하우스 내부에 변형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쿠구구구-
옅은 진동과 함께 내부 구조가 바뀌더니 이내 공간이 더 넓어졌다.
레드 게인이 가지고 있던 마력보다 수호가 가진 마력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그뿐일까?
레드 게인의 취향으로 꾸며져 있던 하우스 내부는 이내 곧 수호가 생각하는 깔끔한 기준의 디자인으로 인테리어가 바뀌었다.
전형적인 한국 아파트 거실의 모습이었다.
‘사용자가 가진 마력의 영향을 받는다더니 정말이었군.’
그 순간, 수호가 챙겼던 작은 열쇠가 바스러지며 사라졌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