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161)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161화(153/346)
송강철의 해머가 휘둘러진다.
크다.
위협적이다.
그리고.
‘빠르다!’
양손둔기라 둔할 것이라는 건 편견이었다.
그는 두 손으로 휘두르는 해머를 장난감 다루듯 휘둘렀다.
하지만.
‘느려.’
아무리 빠르다고 한들 그건 평균적인 양손둔기 속도에서나 빠른 것.
수호는 가볍게 그것을 회피한 후 피몽둥이를 들었다.
그런 다음 녀석의 손목을 후려쳤다.
“크악!”
손목을 맞은 송강철이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는다.
덩달아 한쪽 손을 떼고 주먹을 말아쥐었다.
정말 아픈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픔을 느낌과 동시에 얼굴에 의문이 피어올랐다.
‘대체 어떻게?’
딱 이 표정이었다.
그럴 수밖에.
송강철은 곧 2성급 레벨을 바라보는 전사 플레이어.
그는 강력한 딜링을 자랑하는 딜러이기도 했지만 체력과 방어력을 올리는 것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딜탱이라 칭하기도 했는데 그런 자신이 아주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맞아 극심한 고통을 느낀 것이다.
아이처럼 인상을 구기는 송강철의 표정에 수호가 씩 웃었다.
“많이 아픈가 봐?”
“이 자식이!”
반격하려는 송강철.
그러나 수호는 그대로 녀석의 머리통을 피몽둥이로 갈겨버렸다.
뻐억!!
송강철의 몸이 일순간 붕 떴고 곧이어 벽 쪽으로 날아가 볼품없이 바닥에 처박혔다.
“끄으으…….”
벽에 처박힌 송강철이 신음을 삼킨다.
아프지만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내가 고통을 느낀다고?
저렇게 약해 보이는 놈한테?
그러나 몸에 느껴지는 고통은 너무나도 사실적인 것.
송강철은 이를 악물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어느새 자기 앞으로 다가온 수호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뭐 해? 안 일어나고.”
수호의 다정한 속삭임.
그러나 송강철은 온몸에 소름이 쭈뼛 돋으며 공포를 느꼈다.
동시에 느꼈다.
이 사람은 내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사람이란 걸.
송강철의 생존본능이 빠르게 계산기를 굴린다.
결과는 금방 도출됐다.
계산을 마친 송강철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손을 들었다.
“좋아, 항복.”
고수들은 몇 합만 겨뤄 봐도 상대와의 격차를 바로 알아차린다.
송강철은 스스로를 고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빠르게 꼬리를 내리고 체면치레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누구 마음대로?”
“뭐?”
“난 항복 받아줄 생각이 없어.”
“자, 자, 잠깐만!”
수호는 여기서 끝내줄 생각이 없었다.
내가 아까 그 공격을 안 피했으면 어쨌을 거야?
이런 놈들은 기회가 있을 때 때려줘야 한다.
제 잘난 맛으로 사는 놈들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깝치고 다니기 일쑤니까.
그래서 피몽둥이로 송강철을 흠씬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악! 악! 항복! 항복! 항복이라고!”
“이렇게 빨리 항복할 거였으면 처음부터 까불지 말지 그랬냐.”
“아악! 아악! 아아악!”
수호는 녀석의 몸 곳곳을 흠씬 두들겨 팼다.
그러자 2성급 레벨을 바라보는 송강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 곳곳에 피멍울이 맺히고 살갗이 찢어져 피가 흘렀다.
그렇게 얼마나 팼을까?
수호가 짧게 숨을 뱉으며 말했다.
“후, 일어나.”
“끄흐으윽…….”
“안 일어나?”
“이 씹……!”
“씹?”
“아, 아니!”
“아니?”
“아, 아니요……!”
이놈 봐라.
그렇게 맞았는데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네.
수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바로 선 송강철을 보았다.
송강철은 명성답지 않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만큼 아팠기 때문이다.
수호가 물었다.
“어때? 아직도 모자라?”
“아, 아닙니다! 충분합니다!”
“그럼 가서 앉아.”
“예, 옛!”
쪼르르 가서 소파에 앉는 송강철.
그런데 녀석이 앉은 자리를 본 수호가 미간을 좁혔다.
송강철이 상석에 앉았기 때문이다.
기가 차서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그제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송강철이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호가 상석에 앉으며 말했다.
“……아무튼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레이드의 부대표님.”
“……?”
“대답 안 해요?”
“네, 네……!”
송강철의 대답에 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야 좀 대화를 할 자세가 되었군.
수호는 그제서야 그의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널찍한 집무실.
좀 전에 그 난리를 피웠는데도 부서진 곳은 몇 곳 보이지 않았다.
그때 송강철이 용기를 내 말했다.
“저…… 근데요.”
“응?”
“그…… 검신님이 뭣 때문에 저를……?”
그렇지.
이제 일 이야기를 해야지.
수호가 물었다.
“멍청한 판사의 망치 갖고 있죠?”
“네?”
“귀 막혔어요?”
“아, 아뇨! 갖고 있습니다!”
“현재 검신님한테 그게 좀 필요합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추적 중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부대표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
이유를 알게 되어 입을 벌리고 있기도 잠시.
송강철은 얼른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수호는 기가 찼다.
이 와중에 머리를 굴리는 모습 자체가 참 그답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나 수호도 강제로 뺏을 생각은 없었다.
송강철을 완전히 죽일 게 아닌 이상 거래 자체는 깨끗해야 뒤탈이 없을 테니까.
송강철의 침묵이 이어지자 기다리던 수호가 물었다.
“계산 아직도 안 끝났어요?”
“네? 아, 아뇨! 끝났습니다. 아니, 계산이래. 무, 무슨 계산이요?”
“선수끼리 피곤하게 말 늘리지 말고 빨리 거래하고 끝냅시다. 그거 검신님한테 파세요. 값으로 얼마를 드리면 됩니까?”
“그건…… 흠흠.”
갑자기 헛기침을 하는 송강철.
망치 팔라니까 웬 헛기침이야?
수호가 미간을 좁히자 송강철이 말했다.
“그…… 아실진 모르겠지만 제가 망치 수집 쪽으로는 꽤나 이름난 수집가입니다.”
“근데요?”
“게다가 이건 국내에서도 저밖에 갖고 있지 않은 초희귀 유일템인데…… 제가 돈이 아쉬운 사람도 아니고 굳이 이걸 팔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꽤나 진지한 눈빛.
황당했다.
이 자식이 아직도 똥오줌을 못 가리네.
어이가 없어진 수호가 픽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안 파시게요?”
“아니, 뭐…… 돈이 아쉬운 것도 아닌데 딱히 팔 이유가 없다는 거죠.”
“그럼 팔지 마세요.”
“대신 다른 걸…… 네?”
“팔지 말라고요.”
말을 마친 수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송강철 역시 덩달아 깜짝 놀랐다.
“왜, 왜 이러세요?”
“팔지 말라고 한 것뿐인데 뭘 왜 이러세요야? 팔지 마. 근데 선택은 네가 한 거야. 그러니 나중에 절대 후회하지 마라. 그깟 망치 하나 때문에 이제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지 한번 지켜봐. 근데 넌 뉴스도 안 보고 사나 보다?”
“……!”
송강철의 눈이 휘둥그레 커진다.
그제서야 깨달은 것이다.
아.
내가 계산을 잘못했구나.
몇 번 튕기면서 값 좀 높여 보려고 했는데 그래서는 안 됐다.
상대는 안수호의 대리인.
안수호의 대리인은 곧 안수호를 상대하는 것과 같은 것일진대 아까 좀 맞은 것에 잠시 머리가 돌았나 보다.
송강철이 떠나려는 수호의 옷깃을 다급히 붙잡으며 말했다.
“자, 자, 자, 자, 잠시만요!”
“안 놔?”
“죄, 죄송합니다! 아, 아니 잘못했습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래. 너 정말 생각 짧아 보이더라. 너 같은 놈이 어떻게 업계 2위 부대표 자리를 해처먹고 있는지 난 그게 참 신기해. 그러니 기대해, 돌아가는 대로 세무 조사를 시작으로 레이드가 어떻게 쪼개져 가루가 되는지 실시간으로 보여 줄 테니까.”
제법 현실적인 협박이었다.
그도 그럴 게 아주 불가능한 일까진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송강철의 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졌고 옷깃을 붙잡다 못해 아주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거의 엎드려 꿇다시피 했다.
“서, 선생님!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놓으세요, 부대표님.”
“선생님!!”
수호는 일부러 힘을 주어 엘리베이터 앞까지 녀석을 끌고 갔다.
송강철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덩치는 송강철이 더 컸어도 힘 스탯 자체는 수호가 압도적으로 높았으니까.
그래서일까?
수호가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하자 송강철는 결국 눈물까지 터뜨리며 싹싹 빌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발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송강철이 울부짖자 수호는 그제서야 잡혀주는 척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곤 눈살을 좁히며 송강철을 내려다보았다.
“망치 가져와.”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쇼!!”
수호의 명령에 헐레벌떡 아이템을 가지고 오는 송강철.
수호는 송강철이 건넨 망치의 정보를 확인했다.
진품이었다.
아이템 확인을 마친 수호가 망치를 인벤토리에 넣은 후 무릎 꿇은 송강철과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쯧쯧, 처음부터 이랬으면 좋았잖아요.”
“죄, 죄송합니다……!”
“마음 같아선 레이드 전체를 갈아 마셔 버리고 싶은데 이번 한 번만 참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명함 가지고 와요.”
“명함요? 며, 명함은 왜……?”
“아, 진짜 사람 귀찮게 하네.”
“자, 잠시만요!”
송강철이 헐레벌떡 자신의 명함을 가지고 와 수호에게 내밀었다.
수호가 송강철의 명함을 살피더니 물었다.
“여기 적힌 번호, 부대표님 직통 번호예요?”
“예, 그렇습니다!”
“전화하면 받아요. 앞으로 시키는 거 있으면 재깍재깍하고.”
“아…….”
“아?”
“아,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똑바로 좀 합시다, 똑바로 좀.”
수호는 명함을 품에 넣은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먼저 내려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 직후, 긴장이 풀린 송강철은 그제서야 뒤로 쓰러지며 덜덜 떨었다.
“하아…… 씨이발…….”
최악의 하루였다.
***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수호는 프론트 여직원에게 까딱 목례한 후 레이드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런 다음 레이드 건물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쓸 만한 심부름꾼 하나가 또 생겼네.’
수호는 최윤에게 시키기 힘든 것들을 송강철에게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레이드는 업계 1, 2위를 다투는 대형 길드였으니까.
수호는 바로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지하실로 향했다.
지하실에는 최윤에게 주문한 나머지 아이템들이 먼저 도착해 있었는데 아이템 정보를 확인한 수호는 바로 아이템 조합 준비를 시작했다.
[ 조합 항아리에 이상한 사회학자의 책갈피를 담으셨습니다. ] [ 조합 항아리에 야단맞은 공무원의 지우개를 담으셨습니다. ] [ 조합 항아리에 멍청한 판사의 망치를 담으셨습니다. ]조합식을 사용하자 항아리가 생성됐다.
항아리의 색깔은 이전 것보다 조금 더 진해졌는데 조합식 레벨이 최하급에서 하급이 된 탓이었다.
‘그래 봤자 크게 달라지는 건 없지만.’
조합식 등급은 혹시 모를 실패 확률을 줄여주는데 도움이 되지만 수호처럼 정확한 공식을 알고 있으면 별로 큰 도움은 못 됐다.
이윽고 항아리에 모든 재료템을 집어넣은 수호는 바로 조합 항아리를 가동시키기 시켰다.
[ 조합을 시작합니다. ] [ 조합 중……. ] [ 오잉? 항아리의 상태가?! ]익숙한 알림.
그리고.
[ 축하드립니다! 하급 조합식에서 매우 보기 힘든 보물이 탄생하였습니다! ] [ 속죄의 재능추(S)를 획득하셨습니다. ] [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여 시스템이 당신에게 보너스 스탯을 10개 선물합니다. ]수호는 마침내 스탯 재분배의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