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174)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175화(166/346)
“죄송하네! 아니, 미안합니다! 내, 내가 다 잘못했습니다!”
그저 손목시계를 풀어놓았을 뿐이다.
그런데 박규민은 맹수라도 본 하룻강아지처럼 금방이라도 오줌을 지릴 듯 벌벌 기었다.
과거의 PTSD가 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규민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자신의 몸 안에 심겨진 폭탄이었다.
일전에 박규민을 교육할 때 보험조로 거짓 원격폭탄을 삼키게 한 적이 있으니까.
수호가 말했다.
“당신은 나한테 두 가지 잘못을 했어. 하나는 분명 나에게 저지른 죄를 모두 고백하라고 했는데도 쇼크 프로젝트라는 아주 큰 죄를 숨긴 점, 그리고 또 하나는 조용히 지내라고 했는데 내 말을 무시하고 겁대가리 없이 도박장에 드나든 것.”
“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이 일이 없던 게 되나?”
“아, 아닙니다! 그건 아니지만……!”
수호가 피몽둥이를 소환해 쥐었다.
그런 다음 무릎 꿇고 싹싹 비는 박규민의 손목을 후려쳤다.
빠각!
한 번 휘둘러진 피몽둥이는 파리처럼 비벼지는 박규민의 두 손목을 한 방에 아작 냈다.
“끄아아아아!!”
그 강렬한 고통에 박규민이 바닥을 나뒹굴며 소리를 지른다.
수호는 피몽둥이의 끝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그런 다음 바닥을 나뒹구는 박규민을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그게. 그렇게. 어렵나?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건데. 지능이. 딸리나?”
말 한마디씩 끊으며 찌르는 블러드 웨폰의 날 끝은 상상 이상의 고통을 유발했다.
박규민은 마치 소금 친 미꾸라지 같았다.
부서진 손목과 전신을 찌르는 날카로운 창끝.
금방이라도 졸도해 버릴 것 같다.
그러나 수호는 무감한 표정으로 연신 박규민을 찔렀다.
“그냥. 가만히 좀. 살지. 그게. 그렇게. 어렵나. 이. 멍청한. 것아.”
“끄악! 끄악! 끄아아악!!”
날 끝에 찔리는 박규민이 고통스러움에 몸부림치며 조사실 바닥 곳곳을 누빈다.
조사실은 금방 엉망이 됐다.
의자가 넘어지고 책상이 밀리고 벽과 바닥이 그의 피로 범벅이 되었다.
하지만 수호는 멈추지 않고 계속 그를 찔렀다.
그가 혼절하면 다시 깨웠고 그렇게 한참 동안 고통을 심어 주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별것 없다.
그 난리를 겪고도 손백금의 유혹에 넘어간 놈이니 다시 한번 피부와 뼈에 새겨 주는 것이다.
수호라는 존재가 주는 원초적인 공포를.
그렇게 한참을 찌르고 몇 번의 졸도가 이루어지고 나서야 수호는 블러드 웨폰을 거두었다.
“후.”
이것도 일이구만.
수호는 쓰러진 의자를 끌어 와 앉았다.
그런 다음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박규민을 치료해 주었다.
박규민이 고통에 신음하며 눈물콧물을 흘린다.
머리는 봉두난발이 되었다.
조사실에는 그의 혈액은 물론이고 고통을 못 이겨 싸지른 오물도 가득했다.
수호가 건조한 표정으로 책상을 끌어와 제대로 세웠다.
그리고 더없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똑바로 앉아.”
“예, 예……!”
힐과 리커버리로 온몸이 치료되어 그의 몸 자체는 성했다.
다만 정신적 데미지가 누적되어 마치 여전히 아픈 것처럼 느껴질 뿐.
하지만 그의 행동은 갓 입대한 이등병처럼 그 누구보다도 빠릿했다.
수호는 덜덜 떨며 앉아 있는 박규민을 얼마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나직이 말했다.
“이제 그냥 다 귀찮다. 너 그냥 죽어라.”
“예, 예?!”
“적당히 사람 없는 곳 가서 체내에 심어 둔 폭탄 터뜨릴 거니 그렇게 알아.”
“자, 자, 자, 잠시만요!”
“왜?”
“사, 살려 주십쇼! 제, 제가! 제가 진짜 미쳤나 봅니다! 전 그냥 손백금이 칩 빌려줄 테니 그냥 놀라고만 해서 이 정도는 괜찮은 줄로만 알았습니다! 여기선 그 어떤 이득을 취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그럼 쇼크 프로젝트는 어떻게 설명할 건데?”
“그, 그건……!”
“김 검사님한테 들어보니까 아주 가관이던데? 너희가 인간이냐? 고작 부동산 좀 해먹겠다고 고의로 게이트 쇼크를 방치해?”
“…….”
박규민은 합죽이가 됐다.
이건 정말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말을 좀 해보라면 억울한 면이 없잖아 있긴 했다.
왜냐하면 박규민 역시 쇼크 프로젝트를 통해 발생된 세이브존 부동산을 얻은 것은 맞지만 그 부동산이 쇼크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곳이란 건 모른 채 그냥 뇌물조로 받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조사에 의하면 박규민은 나중에 쇼크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됐다고 했지.’
하지만 이제 와서 발을 빼기엔 받은 부동산이 너무 달콤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세이브존 프리미엄이 아닌가.
그래서 알아도 모른 척 죽 닥치고 살고 있었는데 이걸 이렇게 걸려 버리다니.
수호가 말했다.
“내가 너희 다 가만두지 않을 거야. 왜냐면 나도 게이트 쇼크로 가족을 잃어서 고아가 된 처지거든. 넌 내 인터뷰도 안 봤나 봐?”
“그, 그건……!”
그렇게 말하니 갑자기 어렴풋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일까?
박규민의 얼굴이 더더욱 하얗게 탈색됐다.
살고 싶었다.
어떻게든 머리를 굴려야만 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바퀴벌레의 아이큐가 일시적으로 340까지 상승한다는 어느 낭설처럼 박규민의 머리 회전속도는 살면서 가동된 것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회전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묘수가 떠올랐다.
“그, 그럼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도와줘?”
“제가 책임지고 세상에 쇼크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걸 공개하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조사에도 성실히 임할 것이며 드릴 수 있는 모든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당연히 쇼크 프로젝트로 받은 부동산도 내놓겠습니다! 하, 합당한 벌도 받을 것이고 대국민 사죄도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말을 잇던 박규민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책상 위에 올라가 무릎을 꿇었다.
“그러니 제발……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제발……!”
그러더니 이마가 책상 바닥에 닿도록 고개를 숙인다.
수호는 봉두난발이 된 박규민의 정수리를 보았다.
그래.
역시 너 같은 놈들은 맞아야 머리가 돌아가는구나.
수호는 그에게서 원하는 대답을 들었지만 그럼에도 바로 수락하지 않았다.
얼마간 침묵을 유지하며 박규민의 정수리에 시선을 두었다.
그리고 얼마가 더 지난 후에야 한숨 하는 척 숨을 길게 뱉었다.
“좋아.”
“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수호의 수락에 박규민이 머리를 벌떡 들어올린다.
수호가 그런 박규민과 눈을 똑바로 맞추며 말했다.
“감사할 것 없어. 이건 그냥 바퀴벌레 전체를 박멸하기 위해 너한테 살충제를 묻히는 것뿐이니까. 그러니 명심해. 만약 이번 쇼크 프로젝트와 관련된 인물들을 모두 찾아내지 못 하면 넌 최선을 다 해도 죽어.”
“예, 명심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모두 찾아내겠습니다!”
“아마 대한민국 건국 이래 역대 최고이자 최악의 게이트가 될 것 같네. 축하해, 네가 이 재개발 게이트의 도화선이자 키맨이 됐으니까.”
수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다음 무릎 꿇고 있는 박규민의 책상을 걷어차 그를 넘어뜨렸다.
“마음 같아선 내 가족을 죽음에 몰아넣은 너희 전부 다 찢어 죽여 버리고 싶은데 공익을 위해 참아주는 줄 알아.”
“가, 감사합니다……!”
“쯧, 벌레만도 못한 놈.”
말을 마친 수호는 품에서 아이템 하나를 꺼내 핏자국과 오물로 범벅이 된 방을 깨끗하게 치웠다.
물론 박규민의 몸에 묻은 것들도 포함이었다.
청소를 마친 수호는 그제서야 조사실을 나섰고 조사실 밖의 복도 문을 열자 복도 끝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승환이 다가왔다.
“끝나셨나요?”
“혐의 모두 인정했고 자신이 재개발 게이트와 관련된 인원들을 모두 찾아내는데 협조하겠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아닙니다. 그보다 박규민한테는 적당히 보여 주기식으로 조서 받아내시고 저한테 진짜 자료를 받아서 쓰세요. 박규민이 일러주는 것보다 제가 더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박규민은 계속 데리고 있을까요?”
“조사할 때까지만 데리고 계세요. 이후엔 제가 데리고 있겠습니다.”
“번거로우실 텐데 굳이 그러실 필요가 있을까요?”
“제가 안 데리고 있으면 내부고발 터지고 나서 박규민 죽습니다. 카르텔 멤버들이 얼마나 무서운 놈들인데요. 아, 그보다 같이 잡혀온 사람들 좀 꽤 있죠?”
“예, 꽤 있습니다.”
“걔네는 전부 봐주지 말고 싸그리 다 징역 먹이세요. 그러다 나중에 박규민 언급해서 재개발 게이트로 전환시키면 될 겁니다. 아, 아니다. 잡혀온 사람들에 대한 건도 제가 터뜨릴게요. 믿을 만한 아는 기자가 있거든요.”
“알겠습니다.”
“그럼 고생 좀 해주세요. 전 이제 다음 스텝을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다음 스텝이 또 있습니까?”
“솎아낼 거면 확실하게 솎아내야죠. 아무리 내부 고발자와 제 자료가 있어도 밀고 나가기가 여러모로 힘드실 겁니다. 그러니 다음 카드도 준비해 놔야죠.”
“아, 네. 알겠습니다.”
그리 말하며 수호가 자리를 뜨려던 순간이었다.
콰앙!!
갑자기 들려온 폭음.
그것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온 것이었다.
그 커다란 굉음에 수호는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리로 뛰어갔다.
그곳은 다른 곳에 위치한 조사실이었다.
참관실과 이어져 있는 조사실은 매직미러는 물론이고 참관실과 연결된 복도 벽까지 파괴되어 있었다.
그때, 자욱한 흙먼지 사이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더니 수호와 눈이 마주친 그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검신?”
“너 뭐야?”
“하 참, 너 나 몰라?”
소란을 일으킨 남자의 이름은 황가온.
그는 200레벨에 근접한 프라임 길드 소속의 전사 플레이어였다.
그는 높은 레벨과 더불어 헌터로서의 능력도 능력이었지만 특유의 야생미 넘치는 마초스러움을 바탕으로 인기몰이를 해 화이트골드 클럽의 멤버가 된 인물이었다.
수호가 웃으며 말했다.
“설마 도박하다 조사받기 싫어서 이 난리를 피운 거냐?”
“아, 씨발…….”
말을 잇던 그가 인벤토리에서 특유의 쌍도끼를 꺼내들었다.
그러더니 도끼 한 자루를 들어 수호에게 겨누며 말했다.
“알면서 뭘 물어?”
“와…… 여기 관리 진짜 개판이네. 이래서 검찰마다 헌터 인력 배치해야 한다니까.”
“너 여유 좆된다? 자신 있나 봐?”
“그럼 없겠냐?”
“뭐?”
“이제야 기억이 나네. 너 황가온이지? 프라임 길드 소속의 바이킹 황가온.”
“잘 아네? 그럼 도망가야 된다는 생각은 안 드냐? 나 이미 여기 벽 부순 순간부터 막 살기로 마음먹은 사람이야. 여기서 도박으로 잡히면 내가 내야 할 위약금이 얼만데, 시팔.”
말 그대로였다.
유명인이 이미지 나락으로 잃게 되는 것 중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것이 바로 각종 광고 계약에서 발생하는 위약금이었다.
그리고 황가온은 화이트골드에 가입할 수 있을 만큼 유명세로 엄청난 부를 쌓은 사람으로 그 부 중 상당수가 광고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니 토해내야 할 위약금도 상당했고 이왕 일이 이렇게 된 것 그냥 빌런이 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럼 위약금도 안 내도 되고 더 이상 이미지 관리도 안 해도 됐으니까.
그가 어깨에 도끼를 얹으며 말했다.
“너 뭐 요즘 잘나간다며? 근데 그래서 어쩔 건데? 날 이길 자신은 있고?”
“있지. 왜 없겠어.”
“뭐?”
“내가 왕년에 너 같은 놈들을 얼마나 많이 잡아 처넣었는데.”
수호가 말을 이으며 혈검을 소환해 들었다.
그런 다음 황가온에게 검을 겨누며 말했다.
“그냥 위약금 내고 열심히 살지 그랬어. 안 그랬음 나랑 엮일 일도 없었을 텐데.”
“지랄하네.”
쾅!!
말이 끝난 순간 황가온이 수호에게 대시한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