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19)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19화(18/346)
아공간 하우스에 입장한 수호는 중첩된 상태이상 효과에 괴로워했다.
과연 드래곤 피어.
보통의 피어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그 피해가 막심했다.
하지만 수호는 입술을 잘근 씹으며 동대문에서 미리 사 온 ‘정화 포션’을 꺼내 섭취했다.
[ 정화 포션을 섭취하셨습니다. ] [ 정화 효과가 발동됩니다. ] [ 공포 상태가 해제됩니다. ] [ 환청 상태가 해제됩니다. ]정화 포션을 섭취하자 그제서야 온갖 디버프 효과가 사라졌다.
드래곤 피어로부터 벗어난 수호는 그제서야 바닥에 드러누워 편히 숨을 쉴 수 있었다.
‘죽는 줄 알았네, 진짜.’
드래곤 피어는 장평호가 타워 드래곤을 잡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였다.
그도 그럴 게 타워 드래곤은 장평호도 처음 한 번밖에 보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수호는 장평호의 경험을 통해 타워 드래곤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정화 포션을 미리 준비해 온 것이다.
가지고 있는 큐어 스킬은 별로 도움이 못 됐다.
다른 것도 아니고 드래곤 피어 정도의 상급 디버프 스킬은 최소 A레벨은 돼야지 해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으니까.
‘덕분에 돈이 엄청 깨졌지만.’
미리 장학금을 받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었다면 현재로써 값비싼 정화 포션은 구경도 못 해 봤을 테니.
‘그나저나 드래곤 피어는 한 번 들었다고 해서 내성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쯧, 어쩔 수 없나.’
보통의 피어는 한 번 겪고 나면 같은 효과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드래곤 피어는 달랐다.
모든 피어들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드래곤 피어의 내성이 생기려면 관련된 방어 아이템이나 스킬이 있어야만 했으니까.
말인즉, 현재로썬 녀석이 피어를 터뜨릴 때마다 이렇게 아공간 하우스로 피신해 정화 포션을 마셔야 한다는 것.
그래서 넉넉하게 사 오긴 했다.
정화 포션을 마시다 배가 터져 죽어도 될 만큼.
‘확실히 이런 패턴이면 장평호가 못 잡을 만도 했네.’
장평호는 도전의 탑에 오르기 위해 중독 스킬을 준비했다.
어떻게든 상대를 중독시킨 후 아공간 하우스에서 기다리면 몬스터들이 약해져 있었으니까.
하지만 타워 드래곤은 그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게다가 드래곤 피어나 땅발톱 같은 강력한 공격들 때문에 접근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끝끝내 타워 드래곤을 잡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늘 반드시 타워 드래곤을 잡고 도전의 탑을 단독 공략한다.’
준비는 이미 완벽하게 해 왔다.
웬만큼 치료를 마친 수호는 자신의 상태창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했다.
[ 안수호 ]– Lv : 39
– 클래스 : 치유사
– 근력 : 95
– 체력 : 95
– 마력 : 96
– 감각 : 39
– 보너스 스탯 : 0
96의 마력 스탯.
아직 목표로 하던 수치에는 조금 모자랐지만, 혹시 몰라 준비해 온 것이 있었다.
수호는 동대문에서 구매한 것들을 차례대로 꺼냈다.
그것은 스킬북 하나와 잡템 몇 개였는데 수호는 우선 스킬북부터 사용했다.
[ 최하급 조합식을 익히셨습니다. ]플레이어가 스킬을 익힐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게 바로 스킬북을 통한 습득이었다.
물론 스킬북의 형태는 좀 전에 익힌 것처럼 책의 형태를 띠는 것이 보통이지만 희귀한 스킬일수록 좀 더 다양한 오브젝트의 형태를 띤다.
그런 의미에서 좀 전에 익힌 최하급 조합식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하급 중의 하급 스킬.
하지만 별로 상관없다.
조합식에 붙은 등급은 조합 성공률 자체를 높여 주는 게 아니라 조합할 재료들 사이에 숨겨진 비밀 공식들을 얼마나 더 잘 발견하냐에 따라 갈리는 것이니까.
‘절대적인 공식을 가진 조합식들은 아무리 최하급 조합식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조합이 성공될 수밖에 없지.’
조합식을 익힌 수호가 즉각 스킬을 발동시켰다.
그러자 눈앞에 조합식 특유의 조합 항아리가 나타났고 그 안에 스킬북과 함께 꺼낸 잡템을들 집어넣기 시작했다.
[ 조합 항아리에 무명 도둑의 양말을 담으셨습니다. ] [ 조합 항아리에 무명 악사의 악기를 담으셨습니다. ] [ 조합 항아리에 무명 청소부의 빗자루를 담으셨습니다. ]집어넣은 재료는 총 세 가지.
이것들은 게이트에서 줍거나 보상으로 얻었지만, 도무지 쓸모를 알 수 없는 그런 아이템들.
세상에는 이런 아이템들이 생각보다 꽤 있다.
그래서 잡템으로 분류된 것.
그렇기에 이런 것들은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마켓에서 금방 찾을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세상은 아직 이것들의 진짜 가치를 몰랐다.
미치광이 분쇄학자…… 소위, ‘미분자’라 불리는 놈이 그 아이템을 갈아 버리기 전까진 말이다.
‘뭐, 덕분에 내가 이렇게 덕을 보게 됐지만 말이야.’
재료 아이템을 담은 수호가 조합식을 돌리기 시작했다.
[ 조합을 시작합니다. ] [ 조합 중……. ] [ 오잉? 항아리의 상태가?! ]그때였다.
별안간 시스템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더니 이내 항아리에서 금빛을 쏟아 내기 시작한 건.
[ 축하드립니다! 최하급 조합식에서 매우 보기 힘든 보물이 탄생하였습니다! ] [ 최초의 무무무(S+)를 획득하셨습니다. ] [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여 시스템이 당신에게 보너스 스탯을 10개 선물합니다. ]‘역시.’
알림을 본 수호는 웃었다.
그런 다음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 최초의 무무무 ]– 등급 : S+
# 기척이 없고, 관심이 없으며, 흔적도 없다.
# 본의 아니게 조용한 인생을 살았던 이들의 물건이 한데 모여 새로운 보물이 되었다.
# 조합식을 통해 최초로 발견된 아이템이라 등급이 한 단계 격상했다.
# 착용 시 ‘무채색 고독(S)’이 상시 적용된다.
아이템을 구분하는 방법은 많지만 누군가는 아이템을 두 가지 종류로 규정한다.
바로 ‘최초’인 것과 ‘최초가 아닌 것’으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름 앞에 최초가 붙은 것들은 말 그대로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아이템들로 대부분이 S급에 해당했다.
그도 그럴 게 최초로 등장했다는 건 여러모로 특별하기 그지없었으니까.
또 등급 옆에 붙은 플러스는 어떤가?
등급 옆에 플러스가 붙었다는 건 착용자의 영향을 받는 성장형 아이템이거나 세트 효과가 있다는 말인데 최초의 무무무의 경우엔 전자에 해당했다.
말인즉, 수호가 성장할수록 아이템이 가진 스킬 효과도 점점 더 높아진다는 말.
물론 전생에 수호가 가졌던 무무무의 경우엔 S급도 S+급도 아닌 A급이었다.
그도 그럴 게 전생에 존재하던 최초의 무무무는 ‘미분자’라 불리는 미친 해체광이가 조합식을 알아내기 위해 스킬로 갈아 버렸으니까.
‘덕분에 보급형 무무무의 조합식이 알려진 거지만.’
그렇기에 이번엔 수호가 최초의 무무무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이다.
최초의 무무무가 게이트에서 드랍되려면 아직 먼 미래의 일이었으니까.
물론 지금 당장은 수호에게 최초의 무무무는 필요 없는 아이템이었다.
애초에 무무무가 보급된 건 일반인들의 시선을 피해 은밀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고독’의 효과 때문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수호가 지금 최초의 무무무를 조합한 건 딱 한 번, 조합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보너스 스탯 때문이었다.
수호가 최초의 무무무를 손가락에 차며 웃었다.
‘겨우 보너스 스탯 때문에 S+급 아이템을 조합하게 되다니.’
새삼 회귀자가 가진 특권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건지 실감이 됐다.
왼손 중지에 착용된 반지는 착용과 동시에 딱 맞게 줄어들었고, 이윽고 완전히 사라져 손에도 잡히지 않게 되었다.
수호는 이어서 다시 한번 상태창을 켰다.
– Lv : 39
– 클래스 : 치유사
– 근력 : 95
– 체력 : 95
– 마력 : 96
– 감각 : 39
– 보너스 스탯 : 10
확보된 10개의 보너스 스탯.
수호는 그중 4개를 마력에 투자했다.
[ 마력 스탯이 100이 되었습니다. ] [ 마력 스탯이 한층 더 성장합니다. ] [ 축하드립니다! 마력 스탯의 레벨이 올라 레드 등급이 되었습니다! ]보너스 스탯 4개를 배분하여 마력 스탯을 100으로 만든 순간이었다.
100이었던 마력 스탯의 수치가 1이 되더니 별안간 글씨가 붉게 물들며 스탯 옆에 붉은 띠가 둘러졌다.
동시에 레드 등급을 상징하는 ‘R’이라는 알파벳이 붙었다.
알림을 본 수호는 어이가 없음에 피식 웃었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성장력이었으니까.
‘내가 처음으로 레드 스탯을 얻었던 게 50레벨이 좀 안 됐을 때였으니 확실히 빠르긴 하네.’
모든 스탯은 그 수치가 100이 될 때마다 레벨이 하나씩 오르며 그것을 구분 짓기 위해 새로운 색깔이 부여된다.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현상을 컬러 시스템이라고 불렀으며 인류가 도달했던 최고 레벨은 700대에 해당하는 퍼플이었다.
그리고 최초로 퍼플 등급을 달성한 건 다름 아닌 수호.
물론 모든 스탯이 퍼플 레벨이었던 건 아니었다.
수호가 죽어라 올렸던 스탯은 다름 아닌 근력이었으니까.
그래서인지 이번 생은 무척이나 기대가 됐다.
이제 겨우 39레벨인데도 레드 스탯을 확보한 걸 보면 어쩌면 이번엔 퍼플 등급을 넘어 그 이상의 경지도 노려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으니까.
수호는 이어서 남은 스탯 중 5개를 근력에 투자하여 근력 스탯 또한 레드 등급으로 만들었고 그럼에도 남는 건 체력에 투자하였다.
투자를 마친 수호가 다시금 상태창을 갱신시켜 확인했다.
[ 안수호 ]– Lv : 39
– 클래스 : 치유사
– 근력(R) : 1
– 체력 : 96
– 마력(R) : 1
– 감각 : 39
– 보너스 스탯 : 0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수호는 그제서야 인벤토리에서 타워 드래곤을 잡을 핵심 아이템을 꺼냈다.
그것은 도영철물에서 구매한 낡은 창이었다.
‘이것을 깨우려면 마력 스탯이 최소 100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제 그 조건이 갖추어졌으니 창을 깨울 차례.
수호는 낡은 창에 마력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 ???에 마력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 [ ???의 의식이 되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창이 진동한다.
동시에 수호의 마력을 미친 듯이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엄청난 흡수량.
허나 이번엔 버틸 만했다.
처음 마력을 주입했을 때와는 달리 현재 수호의 마력 스탯은 레드 레벨이었으니까.
수호는 정신을 집중하여 창에 마력을 팍팍 주입하였고 마침내 마력 흡수의 속도가 거의 멈추다시피 더뎌졌을 때였다.
파앗!
검고 낡은 창으로부터 일순 빛이 뿜어지더니 이내 흑색의 매끈한 표면을 가진 새로운 창이 모습을 드러냈다.
알림을 본 수호가 웃었다.
귀영창(歸影槍).
돌아오는 그림자 창이란 뜻으로 한때 그림자 군주, ‘영왕’이라 불렸던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던 보물 중에 하나를 드디어 손에 넣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