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199)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199화(188/346)
이원안 주무관은 요즘 출근이 즐겁다.
“어제 안수호 사무관님이 1성급 게이트를 3개 공략하셨습니다.”
“이야, 또요?”
그가 즐거운 이유.
바로 수호 때문이었다.
당연히 즐거울 수밖에.
다른 것도 아니고 무려 1성급 게이트를 그것도 하루만에 3개나 공략하다니!
이게 과연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아니, 자신이 아는 한 여태 이런 전력을 가진 헌터는 없었다.
‘이 정도면 일인군단이라 칭해도 좋을 정도의 전력……!’
그런데 수호는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심지어 그런 사람이 자신의 상사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들은 안전하게 훈련만 시키고 고과 관리까지 해 주고 있다.
‘아아, 안수호! 그는 내 빛이고 소금이여라!’
그런 수호이기에 이원안뿐만이 아니라 기존의 탐사조 인원들 모두 수호를 신처럼 모셨다.
아니, 신처럼 모시는 게 아니라 광신도가 되었다.
누가 그에게 손가락질을 하면 그 손가락을 부러뜨리겠다는 각오를 할 정도로!
그런데 그런 이원안 주무관에게 생각지도 못 한 소식이 접수됐다.
“네? 뭐라고요?”
시작은 특관1팀의 오봉주 팀장의 연락에서부터였다.
현재 오봉주 팀장은 게이트 관리과 과장은 물론 게이트부 부장의 업무까지 대행하고 있었다.
감지과 과장과 그 예하 팀장들, 그리고 관리과 과장은 어디 갔냐고?
싹 다 재개발 게이트에 휩쓸려 모가지 당했다.
심지어 관리과 일반관리팀 팀장들까지 말이다.
그래서 게이트부 관리자 중 유일하게 모가지 당하지 않은 특관1팀 오봉주 팀장과 특관2팀 정철민 팀장이 모든 업무를 대행해야 했는데 그중 1팀장인 오봉주가 모든 직무를 대행하고 있던 것.
오봉주가 말했다.
– 일단 들어와. 지금 헥사곤이랑 프라임 대표들이 왔다니까! 그리고 2팀장은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
“어, 얼른 연락해서 들어가겠습니다!”
비상이었다.
헥사곤이랑 프라임 대표들이 갑자기 게이트부를 왜 와?!
이원안은 얼른 수호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삐소리 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지 않는 전화.
아무래도 게이트 공략 중이신 모양이다.
“하…… 어쩌지?”
큰일이네.
요즘 2팀장님도 조장님이랑 같이 게이트 공략 다니신다고 들었는데.
‘일단 나라도 가야 돼.’
이원안의 속이 타들어만 간다.
***
[ 게이트가 공략되었습니다. ] [ 게이트 공략의 MVP는 ‘안수호’ 님입니다. ] [ MVP 선정으로 추가 경험치가 제공됩니다. ] [ MVP 선정으로 보너스 스탯이 1개 제공됩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모든 스탯이 1 올랐습니다. ] [ 보너스 스탯을 1개 획득하셨습니다. ]보스 몬스터 처치 후 눈앞에 쏟아지는 알림.
수호는 보너스 스탯을 빠르게 분배한 후 게이트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휴대폰에 부재중 전화가 가득이다.
‘뭐지?’
전부 이원안 주무관님의 것이다.
수호는 이원안에게 전화를 걸려다 그가 보낸 문자를 보고 미간을 좁혔다.
‘헥사곤이랑 프라임에서 왔다고?’
전화를 안 받으니 문자로라도 용건을 남겨 놓은 것.
수호는 얼른 차에 시동을 건 후 우선 정철민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정철민은 자신이 꺼내 주지 않으면 계속 바이러스 사냥만 해야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이윽고 정철민이 있는 곳에 도착한 수호는 서둘러 정철민을 꺼냈고 자초지종을 들은 정철민도 미간을 좁혔다.
“헥사곤이랑 프라임이 왜?”
“그건 저도 몰라요. 가 봐야 알아요.”
“그 인간들이 갑자기 왜 온 거지? 그것도 대표들이?”
정철민은 자신의 휴대폰에 찍힌 무수한 부재중을 보고는 얼른 오봉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전화를 받은 오봉주가 씹어 먹듯 물었다.
– 너 지금 어디야?
마음 같아선 소리를 지르고 싶었으나 손님들이 와 있어 애써 화를 삼키는 것.
정철민이 바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게이트 공략 때문에 연락이 좀 힘들었습니다.”
– 후…… 빨리 들어와.
정철민의 레벨링 사실은 협회에선 수호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설령 같은 팀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큰 이유는 없다.
비밀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았으니까.
그래서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었다.
게이트 관리과가 게이트 공략 때문에 연락이 안 됐다는 건 업무 때문이라는 말이었으니까.
이윽고 협회에 도착하자 게이트부 회의실 입구에 이원안 주무관이 죄인처럼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철민이 그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그게 저도 아직 잘…….”
“뭐?”
연유도 모르고 일단 기다리고 있었다고?
그 사실에 미간을 좁혔다.
두 사람은 바로 회의실로 들어갔다.
그러자 회의실에는 생각 이상의 거물들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수백 헥사곤 길드 대표.
한태현 헥사곤 길드 부대표.
마상일 프라임 길드 대표.
방도현 프라임 길드 부대표.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 옆으로는 현재 플레이어 보드 그랜드 차트의 최상위 랭커들까지 동석해 있었다.
수호가 곁눈질로 그들을 보았다.
헥사곤 소속 1위의 반유일.
프라임 소속 2위의 김관.
헥사곤 소속 3위의 나현일.
프라임 소속 4위의 우성우.
각 길드의 대표 랭커들의 참석.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
적어도 수호의 기준에선 말이다.
‘아직 2성도 못 된 놈들인데 대단해 봤자지.’
하지만 정철민은 압도되었다.
그럴 수밖에.
평소에는 보기 힘든 하이랭커들이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우르르 몰려온 건 좀처럼 흔한…… 아니, 협회가 만들어지고 나서 처음이었으니까.
정철민이 어색하게 인사한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게이트 공략 때문에 연락이 좀 늦었습니다.”
“얼른 와서 앉으세요. 여기 계신 분들이 얼마나 오래 기다리셨는지 알아요?”
오봉주의 호들갑.
그 말에 수호가 조용히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혹시 오늘 이렇게 모임 자리가 약속되어 있었나요? 제가 따로 연락받은 게 없어서요.”
그 말에 정철민의 눈이 솥뚜껑만큼 커졌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빠르게 수호의 허벅지를 찔렀다.
너 갑자기 왜 그러냐는 뜻에서였다.
그 반응에 수호가 귀띔했다.
– 괜찮으니까 긴장하지 마세요.
귀띔.
정확히는 전음이었다.
갑자기 수호의 목소리가 들리자 정철민이 놀란 눈으로 수호를 보았다.
그러자 수호가 정철민만 알아볼 수 있게 눈으로 옅게 웃어 준 뒤 말을 이었다.
“일단 기다리신 건 굉장히 유감스럽습니다만 사전에 미리 연락을 주셨다면 기다리실 일이 없으셨을 겁니다. 그래서,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방문을 주셨을까요?”
순간 공기가 차갑게 내려앉는다.
특히 오봉주와 정철민이 얼어붙었다.
그도 그럴 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헥사곤과 프라임의 대표들이다.
그들은 게이트부 사람들…… 아니, 게이트부뿐만이 아니라 대헌협 전체에게 귀빈 중의 귀빈들이었다.
당연했다.
대헌협은 필연적으로 대형 길드들과 연관이 많을 수밖에 없었으니까.
게다가 오늘은 대표들뿐만이 아니라 부대표와 탑랭커들까지 동석해 있는 자리.
그런데 이런 식으로 말을 하다니.
게이트부 부장도 와서 굽실대는 이들인데 아무리 그 수호라 할지언정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두 사람에게 있어 상상조차 못 하던 일이었다.
수호의 물음에 프라임 길드 부대표 방도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지금 말씀주신 분이 안수호 주무관님이시죠?”
“주무관이 아니라 사무관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아직 공무원 쪽 호칭이 익숙지가 않아서…….”
“예, 뭐. 아무튼 제가 안수호 사무관입니다만?”
“아, 뭐, 다른 게 아니라 사무관님은 이런 자리가 처음이신 것 같아서요.”
“이런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요?”
“안 부팀장, 왜 그래?”
“뭐가요?”
결국 참다 못한 정철민이 다시금 수호를 말렸다.
그러나 수호는 여전히 아랑곳 않은 반응을 보였다.
당연했다.
수호는 저들에게 굽혀 줄 마음이 조금도 없었으니까.
‘되도 않게 기선 제압 하려는 것 같은데 내가 이런 푸대접을 어디 하루이틀 받아봤을까 봐?’
무려 초대형 길드의 부대표인 작자다.
그런 자가 주무관과 사무관 호칭 하나 구분 못 할까?
심지어 수호는 미디어적으로도 얼굴을 많이 비춘 유명인사 중의 유명인사.
그러니 이건 둘 중에 하나였다.
헷갈림을 가장한 기선제압이거나 의도적인 무시거나.
그러나 뭐가 됐든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러니 수호는 잡으면 잡았지 져 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대형 길드들의 갑질은 전생에도 신물나게 겪어 봤으니까.
수호가 다시 부대표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래서,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어떤 일 때문에 협회까지 발걸음해 주신 걸까요? 저랑 정 팀장님을 꼭 기다리셔야 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라도 있으신가요?”
수호의 물음에 방도현 부대표가 웃는다.
어이가 없다는 웃음이다.
그때 방도현 대신 헥사곤의 한태현 부대표가 말했다.
“아, 네. 다름이 아니라 신생 게이트 건 때문에 협회를 좀 찾았습니다.”
“신생 게이트요?”
“예, 최근에 거래팀에 문의를 해 보니 1성급 게이트가 거진 특관2팀 선에서 해결이 되고 있어서 매물이 안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예, 맞습니다. 봉인 게이트는 물론 신생 게이트들도 저희 선에서 처리할 수 있으면 전부 맡아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아…….”
설마 했는데 정말로 그럴 줄이야.
문제의 당사자에게서 그 말을 직접 듣게 되자 한태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기가 막혀서였다.
그의 말문이 막히자 대신 입을 연 건 다름 아닌 헥사곤 소속 랭킹 3위 나현일이었다.
“좀 너무하신 거 아닌가요?”
“네?”
“아니, 아무리 안 사무관님 능력이 좋다고는 하시지만 이렇게 안 사무관님이 게이트들을 독점해 버리시면 저희 같은 헌터들은 뭘 먹고 삽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요즘 협회에서 게이트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 버려서 저희는 현재 손가락만 빨고 있다고요. 이게 맞는 겁니까?”
설명하는 나현일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억양에서 분노가 묻어나기 시작한다.
어지간히 화가 났던 모양.
그의 언성에 오봉주와 정철민은 자기들도 모르게 입술을 말아 물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젠 정말 자기들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서였다.
그러나 딱 한 사람.
수호만큼은 별로 아무렇지 않다는 듯 태연한 표정…… 아니, 되레 무감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손님들을 쓱 한 번씩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조용히 질문했다.
“오늘 여기 참석해 주신 분들 모두 같은 생각이십니까? 정말 이것 때문에 저희를 찾아오신 건가요?”
“예, 뭐…….”
“크흠.”
한태현이 대답하고 방도현이 헛기침한다.
나머지 사람들은 굳은 표정으로 무게만 잡고 있을 뿐이다.
침묵은 금이자 긍정이라 하였다.
다들 동의하는 것이다.
그들의 무언의 동의에 수호가 피식 웃었다.
“재밌는 분들이시네요.”
“네?”
“여러분들은 헌터라는 직종이 왜 생겨났고 길드라는 단체가 왜 생겨났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게 무슨…….”
“말씀을 워낙 재밌게 하셔서 여쭤보는 겁니다. 협회가 게이트를 독점한다니요? 그로 인해 여러분들이 손가락을 빤다니요? 여러분, 언제부터 길드와 헌터들이 게이트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 장사치가 되었습니까?”
“뭐라고요?”
수호의 말에 결국 방도현이 목소리를 높였다.
나머지 사람들도 눈살을 찌푸리거나 미간을 좁혔다.
오봉주는 아예 고개를 숙여 버렸다.
그러나 수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살벌해진 눈빛으로 물었다.
“말씀 잘하셔야 할 겁니다. 전 지금 저를 비롯한 그동안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국가 헌터님들과 협회가 상당한 모독 받은 기분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