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213)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213화(213/346)
“다들 어디 있는 거야?”
건물이 비어 있다.
분명 다들 여기서 기다린댔는데?
전화를 해보니 지금 해장국 먹으러 가는 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 사무관님도 오실래요?
“아닙니다, 천천히 드시고 오세요. 이참에 저도 좀 쉬어야겠습니다.”
–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수호는 입가에 미소를 걸치며 전화를 끊었다.
이야, 이거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덕분에 편하게 녀석들을 볼 수 있겠군.
그리 생각하며 제주지부 건물 지하로 내려갔다.
건물 지하 유치장에는 서도일과 문회현밖에 없었다.
한명호는 일반인에다 협조를 잘해서 불구속 수사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니까.
수호가 두 사람이 잠들어 있는 하나짜리 대형 유치장 문을 열었다.
두 사람은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문을 연 수호가 그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일어나세요, 둘 다.”
“…….”
“…….”
“얼레? 일어나라니까? 두 분 다 귀가 막히셨습니까?”
“…….”
“…….”
“……저기요?”
수호는 두어 번 더 부른 후에야 두 사람의 귀가 막혔다는 걸 기억해 냈다.
“아이고, 내가 막았지, 참.”
이혈뿐만이 아니었다.
수호는 안혈과 아혈, 마비혈까지 풀어주었고 그제서야 두 사람은 묵은 숨을 토해내며 얼른 자리에 일어나 앉았다.
“어우, 순간 냉동인간 깨운 줄 알았네. 두 분 뭐, 활어세요?”
“사, 살려 주세요…! 저,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지, 진짜 죽을죄를 졌습니다! 죄, 죄송합니다!”
웃으라고 한 말인데 웃긴커녕 벌벌 떤다.
근데 두 놈 다 상태가 이상했다.
왜 이러지?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그들은 죽다 살아난 셈이었다.
끽해야 반나절이었지만 몸도 마비시키고 말도 못 하게 하고 청각과 시각까지 빼앗았으니 그들로썬 식물인간…… 아니, 산송장의 경험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
하지만 몸의 감각은 그대로였을 테니 유치장으로 옮겨지고 이곳에 방치되어 있는 동안 굉장히 많은 생각들이 들었을 터.
덕분에 대화가 쉬워질 듯싶었다.
수호가 웃으며 말했다.
“다행이네요. 난 또 아침부터 여러분들 두들겨 패고 협박할 생각에 한숨부터 나왔는데 이렇게 대화할 준비가 되어 계시니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호가 그들 앞에 물건 하나를 들어 올려 보였다.
기준서에게서 받아 온 희생의 반지였다.
희생의 반지를 본 두 사람의 눈이 아까만큼이나 커졌다.
“이거 뭔지 알죠? 두 분이 여기서 뒹구는 동안 전 기준서 씨와 참사랑병원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수호가 서도일의 안혈과 이혈, 아혈과 마비혈을 찔렀다.
그러자 서도일이 발작하듯 뒤로 쓰러져 빳빳하게 몸이 굳었다.
“히이익!”
형이 쓰러지자 문회현이 바들바들 떤다.
겨우 육체의 자유를 되찾았다 생각했건만 눈앞에서 또 다시 서도일이 쓰러지자 이전의 공포가 엄습했기 때문이다.
수호가 문회현에게 물었다.
“이미 겪어 봐서 알죠? 지금 서도일 씨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상태가 됐습니다. 그리고 이제 당신한테 질문을 좀 할 건데 만약 당신이 한 대답과 이따 서도일 씨 입에서 나올 대답이 다르면 많이 유감스러울 거예요. 그러니 최대한 솔직하게 대답하시는 걸 추천드리겠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좋아요, 그럼 질문. 두 사람 다 클레릭이죠?”
“예, 예, 그렇습니다…!”
“둘 다 힐이랑 리커버리 스킬 등급이 어떻게 돼요?”
“두, 둘 다 A입니다.”
“A…….”
아쉽네.
만약 S등급이었다면 최악의 고통을 겪게 해주려고 했는데.
수호가 이어서 물었다.
“좋아요, 이제 다음 질문. 기준서 씨 동생 기소연 씨를 치료할 방법, 알고 있죠?”
“모, 모릅니다. 정말 몰라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힐이랑 리커버리를 쓰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흠.
혹시나 해서 떠본 건데 치료법은 정말 모르는 모양이군.
수호는 이후에도 숨겨진 비자금이라든지 금고에는 없는 자료 등을 물어보았다.
“오케이 여기까지. 전 분명히 말했습니다. 만약 서도일 씨 입에서 다른 대답들이 나오면 그땐 정말 불행해지는 거예요.”
“매, 맹세코 모든 걸 걸고 다 말씀드렸습니다.”
“그건 서도일 씨한테 물어보면 알 일이죠.”
수호는 문회현의 혈자리들을 봉했다.
그러자 그 역시 발작하듯 쓰러져 몸이 굳었고 수호는 뒤이어 서도일의 혈자리를 풀었다.
“허어억!”
물고문이라도 당한 사람처럼 그가 과호흡하며 일어난다.
수호는 그에게도 똑같이 말해 주었다.
그러자 서도일이 떨리는 눈빛으로 문회현을 보았다.
“아, 알겠습니다. 전부 다 사실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좋아요, 그럼 질문.”
수호는 질문 순서를 바꿔 문회현에게 들은 숨겨진 비자금이나 금고에 없는 자료들부터 물었다.
서도일은 탐라 대표답게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하지만 대답하는 내용들 대부분이 문회현과 비슷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두 사람 각자 꿍쳐둔 비자금이 다르다는 것.
‘쯧쯧, 역시 솥만 같이 쓰지 밥그릇은 각자 챙기는구만.’
참 대단한 놈들이다.
길드 대표와 부대표란 놈들이 회사 모르게 각자의 곳간을 채우고 있었다니.
수호는 이어서 마지막 질문을 했다.
“좋아요. 그럼 이제 마지막 질문. 두 사람 다 힐이랑 리커버리 스킬 등급이 어떻게 돼요?”
“두, 둘 다 A등급입니다.”
“A요?”
“예, 예!”
그 말에 수호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대답이 다르네?”
“네, 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대답이 다르다뇨? 저희 둘 다 분명 힐과 리커버리 등급이 A인데……!”
“문회현은 네 리커버리 등급이 S라던데? 그래서 일부러 기소연을 치료하지 않은 거라고 했고.”
“예?! 아, 아닙니다! 저, 저 씨발놈이 구라친 겁니다! 저 진짜 A입니다!!”
“이 와중에도 날 속일 생각을 하다니…….”
수호의 눈이 살벌하게 변한다.
동시에 형용할 수 없는 살기와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
서도일은 모골이 송연해졌다.
자신의 레벨은 분명 190대인데 어떻게 자신한테 이 정도 압박을 줄 수 있는 걸까?
그렇기에 더 두려웠다. 눈앞의 남자가 가진 힘이 도무지 가늠이 되질 않아서.
“지, 지, 진짜 아닙니다! 제발! 제발 살려 주십시오!!”
“살고 싶나?”
“예, 저, 정말 살고 싶습니다! 정말입니다!”
“좋아, 그럼 정말 마지막 기회를 주지.”
수호가 손가락을 들어 서도일의 몸 곳곳을 찔렀다.
자신의 몸에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서도일은 기겁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수호의 손이 거쳐나간 직후.
“……어?”
서도일의 시야 절반이 검게 물들었다.
몸의 곳곳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수호가 말했다.
“죽이는 것 대신 너의 한쪽 눈과, 한쪽 청각, 그리고 미각과 양 손목을 가져가겠다. 형량을 모두 살고 날 찾아와, 그럼 그때 가서 네 몸을 고쳐 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테니.”
“그, 그게 무슨……!”
“왜? 아니면 평생 불구로 지낼래?”
수호가 살벌한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자 서도일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마른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아, 아닙니다…….”
“그럼 이제 성실하게 특수부 조사에 임하도록 해. 쓸데없는 짓거리로 시간 낭비시킬 생각일랑 하지 말고. 아 참, 그리고 기준서 씨를 비롯한 네 앞으로 오는 민사소송 또한 변호사 고용 말고 모두 승복하는 게 좋을 거야. 평생 불구로 살고 싶지 않다면.”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꺼져.”
수호는 서도일에게 수면혈을 놓았다.
그런 다음 문회현을 깨워 똑같은 과정을 반복했다.
털썩!
문회현까지 수면혈을 맞고 쓰러지자 수호는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마 서도일과 문회현은 둘 다 진실을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 사이에 이런 이간질을 한 건 더 이상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청옥에 가서도 헐뜯고 싸우기를 바라서였다.
또한 이들에게 밝힌 혈자리 외에도 고자로 만든 것 등 몇 가지 추가 시술을 했지만 그건 일부러 밝히지 않았다.
그건 감옥 생활을 하며 차차 깨달았으면 했으니까.
‘평생 좌절감과 무기력감에 빠져 살아라.’
원인도 모른 채 고자가 되었으니 아마 평생을 스트레스 받으며 자신이 고자가 된 원인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치료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런 류의 디버프는 정확한 해제 방법을 알아야 풀 수 있으며 그마저도 자신보다 뛰어난 실력자가 걸면 해제 시도조차 못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니까.
볼일을 마친 수호가 밖으로 나왔다.
그때 마침 반가운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김이강 사무장이었다.
“네, 사무장님.”
– 헌터님! 여기요!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틀자 김이강이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수호도 웃으며 그를 반겨 주었다.
“일찍 오셨네요?”
“첫 비행기 뜨자마자 바로 날아왔습니다.”
수호는 어제 김이강에게 내일 최대한 빨리 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와 주다니.
하지만 김이강…… 아니, 넥서스로서는 당연한 출장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기준서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인데 아침 일찍이 아니라 전날 밤에 미리 와 있으라고 해도 기쁜 마음으로 대기하고 있었을 터.
수호가 잠시 시간을 확인한 후 김이강에게 말했다.
“잠시만요.”
그리고 곧장 나도원에게 전화를 걸어 볼일을 마쳤다는 말을 전달했다.
– 정말 가시게요? 저희 곧 도착하는데?
“네, 서도일과 문회현한테 볼 볼일은 다 봤습니다. 피곤해서 다시 잠든 것 같으니 적당히 깨워서 끌고 가 심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주 협조적일 거예요.”
전화를 마친 수호가 폰을 집어넣으며 김이강에게 말했다.
“차 갖고 오셨나요?”
“혹시 몰라서 택시 타고 오긴 했습니다.”
“그럼 제가 빌려 둔 차가 있으니 그걸로 이동하시죠. 기준서 씨는 지금 동생분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있습니다. 자세한 건 가면서 설명드릴게요.”
“알겠습니다.”
수호는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현재 기준서가 어떤 상황이고 어떤 피해와 어떤 대접을 받았으며 걸 수 있는 소송은 모두 걸어서 그동안 착취당한 대가를 모두 받아낼 생각이라고 말이다.
서도일과 문회현 쪽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알아서 순순히 협조할 것이라고 했으니까.
수호의 말에 김이강의 입이 귀밑까지 걸렸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 기준서 플레이어를 이런 식으로 영입해 오실 줄은 진짜 몰랐습니다.”
“운이 좋았던 거죠, 뭐.”
“하하! 이걸 단순히 운이라고 표현하시는 분은 헌터님밖에 없을걸요? 그나저나 이런 정보력은 다 어디서 나시는 거세요? 협회에서 근무하셔서 그런가?”
“후후, 그건 영업비밀입니다.”
“암요, 암요. 당연히 비밀이셔야죠. 그나저나 기준서 플레이어 건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상대가 아무리 협조적이라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저희가 쓸 수 있는 최고의 변호인단을 꾸려서 확실하게 조지겠습니다.”
“조지는 것도 조지는 거지만 기준서 씨와 그분의 동생도 잘 케어 부탁드리겠습니다.”
“아휴, 당연하죠! 동생분은 아직 열여덟 살이라고 하셨죠? 만약 두 분 다 서울로 오신다면 교육이나 주거 문제 등 모든 생활적인 부분들을 저희 넥서스가 책임지고 확실하게 케어하겠습니다.”
“그럼 사무장님만 믿겠습니다.”
“후후, 저희 넥서스의 스타플레이어가 될 분인데 당연히 케어해야죠.”
김이강의 입꼬리가 끝도 없이 치솟는다.
그럴 수밖에.
그는 현재 수호가 넥서스에 들어온 이후, 가장 많은 도파민이 분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웅!
두 사람을 실은 차가 병원으로 향한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