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227)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227화(227/346)
기자 회견은 오후 1시에 진행되었다.
일부러 오후로 잡았다.
오전에 기자들한테 연락한 뒤 한라산 게이트에 대한 관심이 전 국민에게 퍼질 때까지 일부러 뜸을 들인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 ㅅㅂ 존나 궁금하다. 대헌협 마냥 무능한 줄로만 알았는데 세상에 엔드 게이트라니……
– 여태 엔드 게이트 몇 개 발견됐지?
└ 하 ㅅㅂ 핑프새끼 3개다.
└ ㅈㄹㄴ 2개임. 미국이랑 중국.
└ 검색하기 귀찮았는데 ㄱㅅ
└ ㅋㅋ 내가 이러면 알려준댔지?
– 근데 진짜 검신이 엔드 게이트까지 공략해 버린 게 맞으면 사실상 검신이 국내 최강 아님?
└ 이정도 업적이면 차트 갱신해야지
└ 1위 먹어도 ㅇㅈ
└ 아무리 그래도 레벨 차이가 좀 나지 않나.
└ 레벨이 전부는 아니잖음 ㅋ
└ ㅇㅈ
– 하, 시발 진짜 이번에 엔드 게이트 계획적으로 공략한 거면 국격 올라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 그거 환청임
└ 병원 가봐라
– 초전도체 이후로 제일 기대되는 떡밥이다. 게이트 학자들이 그러던데 엔드 게이트가 인류평화를 가장 빠르게 이뤄낼 수 있는 열쇠라고 하더라고.
└ 그 새끼들 맨날 틀리는데 아직도 걔네 말 믿음?
└ 게이트 학자 = 기상청급 신뢰도
└ 맨날 아님 말고~~ ㅇㅈㄹ 하는데 뭘 믿냐.
어제 모니터링한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다들 기대가 최고조로 물이 오른 상태.
이윽고 약속의 1시가 되었고 협회서 마련한 회견장에 말쑥하게 차려 입은 정철민이 등장했다.
펑! 펑! 펑!
터지는 플래시 세례.
회견이 시작됐고 정철민이 가져온 대본을 보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게이트부 특수관리2팀 팀장 정철민이라고 합니다. 지금부터 제주도에 발생한 엔드 게이트, 속칭 한라산 게이트 공략에 대한 기자 회견을 시작하겠습니다.”
브리핑이 시작되자 다들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정철민을 본다.
다들 눈빛이 레이저 같다.
이럴 줄 알고 청심환 하나를 마시고 왔다.
정철민이 대본을 슥 읽더니 기자들을 보며 말했다.
“우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번 한라산 게이트는 예전부터 특수관리2팀에서 준비해 온 프로젝트 게이트였습니다. 그리고 모든 준비가 되었을 때 안수호 부팀장을 투입, 그 결과 성공적으로 한라산 게이트를 공략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게이트란 말에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 커지며 빠른 속도로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정철민의 말이 이어졌다.
“우선 저희는 한라산 게이트가 엔드 게이트라는 것에 대해 약간의 가능성을 두고 있었습니다. 엔드 게이트가 워낙에 사례가 적다 보니 추측이 쉽지 않았는데…….”
천편일률적인 브리핑이었다.
가능성은 적었지만 희망을 걸고 공략을 시도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예상은 맞았고 보란 듯이 게이트를 공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제주도에 게이트 발생이 없을 것이라는 장담은 할 수 없다.
시스템은 늘 변수를 만들어 내기에 우리가 공략한 게이트가 아무리 엔드 게이트라 불려도 그게 진짜 엔드 게이트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
말 장난 같은 설명.
그러나 이 항목은 일부러 넣었다.
적어도 미래에서 온 수호는 엔드 게이트가 공략된 지역에는 정말로 게이트가 다시 발생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이러한 정보들은 소위 ‘세력’이라 불리우는 나쁜 놈들에게 다양한 소스로써 악용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뭐, 그런다고 해서 완전히 방지가 되는 것도 아니지만.’
이외에도 한라산 게이트가 어떤 테마였고 어떤 종류의 몬스터가 나왔는지 등 수호에게 전해들은 대로 브리핑했다.
“……한라산 게이트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쯤에서 질문을 받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질문을 받는다는 말에 기자들이 손을 들기 시작했다.
정철민이 기자들을 순서대로 가리키며 문답을 이어나갔다.
모두 뻔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조진휘는 손을 들지 않았다.
조진휘는 이번 기자 회견에서 언급될 이야기들을 모두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미리 기사도 써놨다.
엔터만 누르면 바로 업로드될 수 있게.
그럼에도 이곳에 나온 건 사람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각성자 관련 떡밥들 중 제일 잘나가는 기자가 이런데 안 나오면 모종의 커넥션이 있다고 오해 사기 딱 좋았으니까.
1차 질응답이 끝나자 정철민이 말했다.
“그럼 쉬는 시간을 가져가지 않고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두 번째로 말씀드릴 안건은 현 시간부로 대한헌터협회는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봉인 게이트가 공략되었음을 발표합니다.”
정철민의 말이 끝난 직후였다.
“어……?”
“뭐……?”
“무, 뭐라고……?”
순간 사람들의 손이 멈췄다.
이것은 분명 특종이었으나 다들 너무 놀란 나머지 타자 치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회견장에 있는 기자들뿐만이 아니었다.
TV나 인터넷을 통해 라이브로 기자 회견을 보고 있는 이들 모두 동일한 반응들이었다.
특히 인터넷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되는 곳의 경우……
– ㅅㅂ 뭐라고?
– 진짜냐 이거?
– 아니, 검신이 봉인 게이트 공략 존나 하고 다닌 건 알았지만 대체 언제?
– 와, ㅅㅂ 대박이다.
– 어? 혹시나 해서 가보니까 우리 동네에 있던 스퀘어 제거 작업 중임 ㄷㄷ
– 우리 동네도네?
– 와 ㅁㅊ 언제 했냐 이거?
몹시 뜨거운 반응들.
손을 댔다간 화상이라도 입을 것 같다.
라이브 방송은 물론 각종 SNS도 터져나갔다.
뒤늦게 정신차린 기자들은 서둘러 긴급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미리 대기하고 있던 PBS의 기사가 먼저 뜬 뒤였다.
정철민은 조용히 숨을 골랐다.
사람들의 이런 반응.
당연히 예상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침착하게 고저없는 목소리로 브리핑을 이어나갔다.
“이는 안수호 사무관을 저희 특수관리2팀의 부팀장으로 영입한 직후부터 진행해 온 프로젝트이며 모든 봉인 게이트 공략은 안수호 사무관 혼자 해냈습니다.”
“와.”
“미친.”
“실화냐?”
설명이 이어지자 또 한 번 감탄사들이 연발된다.
기사가 쏟아졌고 댓글들이 폭발했다.
이어서 조진휘는 스크린 화면에 전국에 표시된 봉인 게이트들의 위치를 보여준 뒤 스퀘어 철거 작업 중인 사진들을 순차적으로 띄웠다.
이것만큼 확실한 증거도 없었으니까.
2차 브리핑은 그게 전부였다.
지금 이 자리는 해명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공식적인 발표’를 위한 자리였으니까.
모니터링하던 수호가 웃었다.
‘반응 좋네.’
오늘을 위해 여지껏 봉인 게이트 공략에 대한 사실 공개를 제한했다.
가장 효과적일 때 터뜨리기 위해서.
그리고 그것이 바로 오늘이었다.
이어서 바로 두 번째 질응답이 이어졌다.
이번에도 뻔한 질문들이었다.
봉인 게이트인데 어떻게 공략했냐.
공략 과정은 어떻게 되냐.
왜 여태 숨겼냐 등.
그것들에 대해선 간단하게 대답했다.
“오랜 연구 끝에 안수호 사무관에게 맞는 최적의 공략법으로 도전했다.”
“자세한 자료는 추후에 공개하겠다.”
“어차피 해야 될 일이었고 시국이 어수선해서 공개 시기를 늦췄을 뿐이다.”
정석적인 답변들.
파격적인 답변은 없었다.
애초에 개인이 봉인 게이트 전체를 공략했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상황인데 여기서 어떻게 더 임팩트를 줄 수 있을까?
두 번째 질응답을 마친 정철민은 그제서야 준비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적당히 목을 축인 뒤 바로 세 번째 브리핑을 시작했다.
“그럼 이번에도 역시 쉬는 시간을 가지지 않고 세 번째 안건에 대해 바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세 번째 안건.
그 말에 사람들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벌써 앞서 언급된 두 가지 안건만 하더라도 충분히 충격적이고 파격적인데 대체 어떤 사실을 또 발표하려는 걸까?
너무 기대된 나머지 어떤 기자는 두드리던 타자를 멈추고 입을 반쯤 벌린 채 두 눈을 정철민에게 고정했다.
어차피 누군가는 쓸 기사.
내가 아니어도 똑같은 기사들이 인터넷에 범람할 테니 그저 이 순간에 집중하려는 것이다.
목을 축인 정철민이 말했다.
“저희 특수관리2팀은 극비로 진행함과 동시에 가장 최우선 목적으로 두던 전국의 모든 봉인 게이트의 공략과 한라산 게이트를 무사히 공략했기에 이제부턴 부서 이름에 걸맞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
대체 뭘까?
꿀꺽, 사람들이 마른 침을 삼키자 정철민이 포인터를 들어 천천히 스크린 화면을 넘겼다.
그러자 스크린 화면에 떠오른 것은 한반도가 그려진 지도였다.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카메라 셔터 소리나 조금 울리는 그 침묵 속에서 정철민은 한번 더 포인터를 눌렀다.
그러자 한반도가 38선을 기준으로 반으로 나뉘더니 남한 쪽에 안전을 뜻하는 연한 녹색빛으로 채워졌다.
그리고 뒤이어 위험을 뜻하는 붉은빛이 북한을 가득 메웠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반응했다.
– 어어?
– 시발 설마?
– 에이, 아니지?
– 아,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거냐?
– 오, 제발! 그 설마가 맞아라, 제발!!
정철민이 포인터를 내려놓으며 기자들을 향해 말했다.
“저희 대헌협은 현 시간부로 그동안 어쩔 수 없이 미뤄 왔던 북한 게이트 공략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정철민의 말이 끝난 순간이었다.
“와…….”
“세상에…….”
“하……!”
여기저기서 터지는 감탄과 헛웃음.
그러나 그 반응들의 공통된 감정을 놀라움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개쩐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
– 이궈거던!
– 와, 협회 일 ㅈㄴ 잘하네 ㅅㅂ
– 어떻게 썩은 대가리들 쳐내자마자 바로 이렇게 일을 잘하냐 ㅅㅂ ㅋㅋㅋㅋㅋㅋ
– 진짜 진작에 윗대가리들 쳐냈어야 한 건데 ㅅㅂㅋㅋㅋㅋㅋㅋ
폭발하는 반응들.
그럴 수밖에.
사실 대격변이 시작되고 꽤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다.
그 나라들은 대부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국가들이었는데, 체제나 각종 문제로 살아남지 못한 것도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당장 어떻게 하기 힘든 ‘강력한 게이트’들의 대거 발발한 것이 큰 이유였다.
하지만 북한은 조금 다른 이유로 몰락했다.
수호는 북한이 함락되는 과정들을 떠올렸다.
‘가뜩이나 모든 게 부족했던 곳이 북한이다. 심지어 북한 사람들 대부분이 게임에 익숙지 않아 게임 시스템과 거의 흡사한 대격변에 적응하지 못하고 숱하게 죽어나갔지.’
물론 남한 사람들에 비해 살인이나 싸움에는 좀 더 익숙해서 초반에는 호전성을 갖고 좋은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북학인 몰락한 건 지도자 때문이었다.
갑작스레 등장한 새로운 힘에 겁을 먹은 북한의 지도자가 자신의 권력을 보존하기 위해 각성자들을 지원하긴커녕 죽음으로 내몰기 시작하며 안 그래도 부족한 플레이어들의 수를 대폭 줄여 나갔던 것.
‘그러다 그 게이트들이 나타나면서 싸그리 전멸하고 말았지.’
그렇기에 이제는 북한을 토벌할 차례였다.
정확히는 토벌이 아니라 땅을 되찾아 오는 것.
북한 정권은 이미 몰락해서 죽은 땅이 되어 버렸으니까.
정철민이 말했다.
“세 번째 안건에 대한 질응답은 받지 않겠습니다. 회견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추후 다시 공식 회견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질응답의 거부.
그로 인해 수호는 또 한 번 세상을 뒤집어 놓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