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244)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244화(244/346)
수호는 그것을 피하지 않았다.
정면에서 사슬을 맞받아쳤다.
그러자 사슬관의 눈이 커졌다.
“뭘 놀라?”
수호는 즉시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 경신보가 발동됩니다. ] [ 이동속도가 20% 증가합니다. ]질주하는 발걸음이 바람의 그것처럼 가볍기 그지없다.
그러자 사슬관 역시 금세 평정심을 되찾고 사슬을 널찍이 휘둘렀다.
[ 억압하는 사슬관이 바람쓸기를 사용합니다. ]휘두른 쇠사슬은 단순한 휘두름이 아니었다.
바람쓸기란 이름으로 발동된 그것은 쇄도와 동시에 강풍을 동반한 흙먼지를 일으켰다.
물론 그것은 부가 효과일 뿐 휘둘러진 쇠사슬 그 자체도 강력했다.
그것을 본 수호는 바로 혈검을 역수로 쥔 후 위로 치솟았다.
시야를 가리기 위해 일으킨 스킬이라면 애초에 범위 밖으로 벗어나면 되는 것.
공중으로 치솟은 수호는 바로 도약의 이단점프를 활용해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당황한 사슬관은 다른 쇠사슬을 휘둘러 또 한 번 바람쓸기를 사용했다.
하지만 회피 과정은 똑같았다.
솟아 오르고 이단점프로 다시 거리를 좁히고.
다른 점이 있다면 커다란 덩치에 안 맞게 녀석의 팔놀림이 빠르다는 것.
마치 풍차돌리기.
하지만 상관없다.
속도라면 수호도 자신 있었으니까.
그렇게 몇 번의 과정을 거치자 수호는 데미지 한 톨 입지 않고 녀석의 코앞까지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
거리를 좁힌 수호는 바로 검을 휘둘렀다.
[ 강철 자르기가 발동됩니다. ]서걱!
검을 휘두르자 일도양단으로 녀석의 몸이 갈라진다.
하지만 쇄골 쪽을 몇 뼘 정도 베여진 게 전부였다.
꼴에 보스라고 버텨낸 것이다.
– 그어어어어!!
[ 억겁하는 사슬관이 보스 몬스터급 피어를 사용합니다. ] [ 용혈이 발동됩니다. ] [ 드래곤 블러드의 용의 정신 효과에 의해 피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사슬관의 피어.
코앞에서 사용했지만 풍압만 일어날 뿐 아무런 데미지도 주지 못한다.
그래서 답가로 또 한 번 검을 휘둘렀다.
[ 강철 자르기가 발동됩니다. ]서거걱!
때린데 때리면 또 아프다고 벤 곳을 정확히 또 베었다.
그러자 쇄골까지 내려온 검흔이 가슴께까지 내려왔다.
[ 억압하는 사슬관이 사슬폭풍을 사용합니다. ]수호를 떼어놓기 위해 사슬관이 폭풍처럼 사슬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수호는 스킬 알림이 뜨기도 전에 녀석의 행동을 보고 거리를 벌렸다.
정확한 판단이었다.
휘둘러진 사슬은 마치 팽이처럼 녀석의 주변을 돌기 시작했으니까.
‘꼭 나려타곤 같네.’
무협지에선 구차하게라도 살아남기 위해 바닥에 누워 발버둥 치듯 도망치는 걸 나려타곤이라고 한다.
꼭 그 모습을 보는 것 같다.
MMA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
그라운더들이 냅다 드러눕고 자신에게 유리한 포지션을 취하는 그런 경우가.
‘하지만 그건 스포츠 경기니까 할 수 있는 전략.’
만약 실제 전투였다면 그라운드고 뭐고 그냥 걷어차 버렸을 터.
그러니 눈앞의 사슬폭풍도 파훼법은 쉬웠다.
수호는 바로 혈검을 블리드 스피어로 변형시켜 여의봉처럼 녀석을 향해 뿜었다.
카가각!
블러드 스피어에 휘감기는 두 사슬들.
역시 예상대로다.
사슬이 휘감기자 사슬관이 당황한 모습을 보인다.
수호는 블러드 스피어의 형태를 고리처럼 변형시켜 감긴 사슬을 풀지 못하게 했다.
그러자 당황한 사슬관이 자신의 사슬을 끌어당겼다.
수호는 그것을 그대로 주었다.
저 커다란 덩치 놈을 상대로 힘겨루기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니까.
대신 새로운 혈검을 만들어 녀석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 강철 자르기가 발동됩니다. ]서거걱!!
노린 부위는 계속 베던 그곳.
그러자 마침내 녀석의 몸이 대각선으로 썰려져 나갔다.
쿵!
사슬관의 묵직한 육신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 억압하는 사슬관을 처치하셨습니다. ] [ 게이트가 공략되었습니다. ] [ 게이트 공략의 MVP는 ‘안수호’ 님입니다. ] [ MVP 선정으로 추가 경험치가 제공됩니다. ] [ MVP 선정으로 보너스 스탯이 1개 제공됩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모든 스탯이 1 올랐습니다. ] [ 보너스 스탯을 1개 획득하셨습니다. ]쏟아지는 시스템 알림.
동시에 바깥 출구로 향하는 포탈도 생겨났다.
그러나 수호는 별로 관심없다는 듯 녀석의 그림자에 귀영창을 박아 넣은 후 바로 시선을 옮겼다.
수호가 시선을 옮긴 곳은 배경처럼 뒤편에 펼쳐져 있는 봉인된 철마였다.
수호는 철마에게로 다가갔다.
멀리서도 거대한 위용이 보일 만큼 커다란 철마는 흡사 신화 속의 그것을 연상케 했다.
철마는 게이트 이름에 걸맞게 쇠사슬에 칭칭 감겨 있었는데 분명 억압하는 사슬관을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봉인이 해제되지 않았다.
‘왜냐면 철마의 봉인은 보스 몬스터를 죽였다고 자동으로 풀리는 게 아니거든.’
철마의 봉인은 보스 몬스터를 죽인 플레이어가 직접 풀어주어야만 해주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수호는 봉인된 철마 앞에 섰다.
거대한 선박에서 쓰는 사슬만큼이나 굵직한 사슬로 묶인 철마.
이것을 모두 풀어야지만 철마의 봉인이 풀린다.
사슬을 푸는 방법?
특별한 방법은 없다.
사슬은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풀어야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 커다란 걸 손으로 풀 수 있을 리 없지.’
손에 쥐여지지도 않는다.
그러니 남은 방법은 오직 하나.
그 옛날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 왕의 매듭을 풀었을 때처럼 직접 자르는 수밖에 없었다.
‘될까?’
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작도 전에 포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수호는 혈검을 소환해 쥐었다.
혈검은 평소보다 훨씬 크고 굵은 사이즈였다.
그러나 사이즈가 커지고 무거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수호가 그것을 한손검처럼 다루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철마의 사슬은 곳곳에 널린 바닥의 고리에 매여 있었는데 수호는 그중 하나의 앞에 서서 베기 위한 자세를 취했다.
‘간다.’
[ 강철 자르기가 발동됩니다. ]휘둘러진 검.
스킬은 제대로 발동됐다.
칼날에도 묵직함이 실렸고 궤적은 직선으로 움직였다.
사슬에도 검흔이 아로새겨졌다.
그리고.
그그그그…… 터엉!
사슬이 끊겼다.
약간의 딜레이가 있었지만 사슬은 확실하게 끊겼고 팽팽하게 당겨졌던 힘에 의해 주변을 한번 훑으며 튕겨져 올라갔다.
‘조심해야겠네.’
그 과정에서 수호도 다칠 뻔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회피했고 피해 없이 사슬 하나를 끊을 수 있었다.
이후엔 같은 과정을 거쳤다.
자르고 피하고.
그렇게 모든 줄을 잘라 낸 순간 마침내 철마에 감겨져 있던 모든 사슬들이 아래로 떨어졌다.
[ 철마의 봉인을 해제하셨습니다. ]시스템 알림이 하나 떠오른다.
동시에 죽은 동태 같았던 철마의 눈에 피잉- 하며 빛이 들어왔다.
철마의 안광을 본 수호는 그제서야 만족스러움에 미소를 지었다.
‘이제 시작이군.’
철마의 해주법에 대해 알게 된 건 우연찮은 기회에서였다.
전생에 진행됐던 북한 정벌 중 당연히 북한의 전철역마다 발생됐던 모든 게이트들을 공략했다.
그러던 중 마지막 하나 남은 전철역 게이트에서 어느 플레이어 하나가 철마의 봉인에 대해 조사하던 중 사슬을 끊고 제대로 된 해주법을 발견해 낸 것이다.
‘하지만 그땐 이미 늦어 버린 뒤였지.’
마지막 전철역 게이트에서 철마의 봉인을 해제했지만 때는 이미 너무 늦어 버렸다.
현장의 플레이어들이 말하길, 처음으로 철마의 봉인을 해제했으나 결과적으로는 해제에 실패했다는 시스템 알림을 봤다고 했으니까.
말인즉, 철마의 봉인을 해제하기 위해선 모든 철마들의 사슬을 끊어줘야 한다는 말.
그래서 이번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해주법을 실천해 볼 생각이었다.
그쯤 귀영창도 식사를 마쳤는지 관련 알림들을 띄워냈다.
[ 귀영창이 억압하는 사슬관의 그림자를 완전히 흡수하였습니다. ] [ 귀영창이 강화됩니다. ]진화는 없다.
4단계 각성이 얼마 전이었으니까.
그래서 별로 아쉽지도 않다.
그림자 흡수가 끝나니 녀석의 사체가 스러 사라졌다.
이제 자리에 남아 있을 마정석만 회수하면 된다.
그런데.
“이건…….”
녀석이 있던 자리에 마정석 말고 아이템이 하나가 더 있었다.
그것은 사슬 조각이었다.
수호가 그것을 들어 정보를 확인했다.
[ 사슬관의 사슬 조각 ]– 등급 : B
# 억압하는 사슬관이 사용하던 사슬의 일부.
심플한 설명.
설명을 본 수호가 웃었다.
그래.
이것도 있었지.
이건 사슬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재료 아이템이었다.
수호는 그것을 인벤토리에 챙겨 넣었다.
북한의 전철역 게이트를 모두 돌 때쯤이면 모든 사슬 조각들을 모을 수 있을 테니까.
수호가 획득한 보너스 스탯 4개 중 거력과 마력에 각각 2개씩 투자한 뒤 출구 포탈로 이동한다.
***
포탈 밖은 평화로웠다.
게이트 공략은 둘째치고 오는 길에 아귀들을 모두 정리해 둔 덕이었다.
수호는 불가살이를 소환해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개성공단 차례군.’
수호가 북한에서 목표로 하는 곳들이 몇 군데 있다.
그중 대표적인 예가 평양이나 금강산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시 여기는 곳이 바로 개성이었다.
오직 개성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기에.
그리고 수호가 생각하는 개성은 둘로 나뉜다.
개성시와 개성공단.
그중 개성공단이 더 가깝기에 개성공단부터 방문하는 것.
검문소길을 따라 달리자 슬슬 공업지구 외곽이 보이기 시작한다.
높아 봤자 겨우 2층에 준하는 건물들.
물론 2층이 넘는 건물들도 있지만 개성공단에 있는 건물들은 대부분이 높아 봐야 2층짜리였다.
그쯤 아귀들도 수호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평화롭기 그지없는 이곳에 갑자기 활기를 띠고 움직이는 건 수호와 불가살이밖에 없었으니까.
“크아아.”
“크와오.”
“크르르!”
수호를 발견한 아귀들이 생기 냄새를 맡고 하나둘씩 수호가 있는 쪽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그 수가 한둘이 아니다.
이렇게 보고 있으니 좀비들이 달리는 게 인상적인 어떤 좀비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만약 불가살이가 없었다면 죽음의 술래잡기가 되었겠지.’
수호는 불가살이를 타고 사이드로 빠지며 마력감지를 발동시켰다.
그러자 공단 내에 위치한 게이트가 하나 보였다.
‘저게 제조동 게이트겠군.’
개성공단에는 크고 작은 게이트들이 많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대장급 게이트라 부를 수 있는 건 단연코 4개였다.
제조업장이 모여 있는 제조동 게이트.
화학업장이 모여 있는 화학동 게이트.
전자업장이 모여 있는 전자동 게이트.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주거동 게이트.
그리고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바로 제조동 게이트였다.
다른 게이트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 많은 게이트 중 진짜배기라고 할 수 있고 확실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건 이 4개 게이트뿐이었으니까.
수호는 제조동 게이트로 가기 위해 도로를 따라 공단 안으로 들어갔다.
“그와아악!”
“키아아아!”
그러자 수호의 생기를 감지한 아귀들이 미친 듯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넘어지거나 자기들끼리 뒤엉켜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굴복하지 않고 발에 피가 나도록 달려 수호를 잡기 위해 애썼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마침내 제조동 게이트 지척에 다다랐을 무렵, 수호는 게이트가 건물 내부에 위치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음.”
결국 저 안으로 들어가야 게이트와 만날 수 있다.
말인즉, 벌떼처럼 모인 저놈들을 뚫긴 뚫어야 한다는 말.
그때쯤 건물 안에서도 외부 기척을 느낀 아귀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
그 짧은 시간, 고민을 마친 수호가 스킬 하나를 발동시켰다.
[ 블러드 웨폰이 발동됩니다. ]선택한 건 블러드 웨폰.
스킬이 발동되자 블러드 웨폰이 수호와 불가살이를 하나로 감싸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외형은 다름 아닌 그 옛날 성문을 두드릴 때 쓰는 끝이 날카로운 공성병기의 그것이었다.
“가자, 불가살이!”
“불불!!”
콰과광!!
공성병기…… 아니, 돌격병기가 된 불가살이가 아귀들을 찢어 뭉개며 게이트를 향해 돌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