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287)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287화(287/346)
“이런 미친!”
“갑자기 이게 다 뭐야?!”
“죽여! 죽여!”
“으아아아! 괴물이다!!”
회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괴물이 나타난 것도 모자라 사람이, 그것도 갑자기 수십 명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심지어 메테오처럼 파괴력이 남다르다.
그뿐이랴?
그렇게 떨어진 놈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미친 듯이 자신들과 싸우고 있었다.
그때 눈치 빠른 마법사 하나가 목청에 마력을 담아 외쳤다.
“겁먹지 마라! 이건 복사 마법이다! 그냥 죽이면 해결될 문제야!!”
복사 마법이란 말에 다른 마법사들도 그제서야 상황 파악을 하고 조언들을 하기 시작했다.
“복사 마법이다! 홀리지마라!”
“어딘가에 오리지널이 있을 거다!!”
“오리지널을 잡으면 다 해결될 문제다!!”
“특히 잘 싸우는 놈을 찾아라!!”
말 그대로였다.
저들에게 복사 마법은 신기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수많은 마법들 중 하나일 뿐.
대마법사의 텔레포트도 방해하는데 복사 마법 정도가 대수일까?
당연히 파훼법도 안다.
그래서 특히 잘 싸우는 놈을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수라장 같은 혼란 속에 같은 얼굴을 하고도 발군의 실력으로 아군들을 베어 넘기는 놈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저놈이다!”
“저놈을 죽여!”
“궁병! 궁병은 어디 있나!!”
침략군의 관심이 예의 분신병에게로 몰린다.
그리고 화살과 마법 세례가 떨어졌고 방패병을 앞세워 창병들의 창칼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수호가 막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공격이었다.
그때 한 병사가 희열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들어갔다!”
들어갔다.
자신의 무기가 제대로 들어갔다는 말이었다.
그걸 시작으로 다른 병사들도 비슷한 외침들을 했다.
성공했다.
들어갔다.
확실하다.
끝내자.
그리고 그 말들은 모두 진짜였다.
“끄륵…….”
무기가 숱하게 박힌 수호.
최후를 달려가는 최전선의 대장군처럼 수호는 결국 쓰러졌다.
수호의 등에 업혀 있던 공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호의 등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던 그녀 역시 무수한 창칼을 받아 만신창이가 되었다.
이윽고 수호의 머리가 땅바닥에 닿는 순간.
펑!
수호의 몸이 펑! 하고 터지며 연기를 만들어냈다.
“……?”
“……?”
“……?”
그걸 본 병사들은 얼굴에 물음표를 띄웠다.
그리고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발군의 실력을 보였던 이 녀석 역시 가짜였다는 걸.
진실을 깨달은 어느 이름 모를 지휘관이 외친다.
“이 개새끼들아!! 당장 다시 찾아!!”
*
‘어우, 그래도 이 정도면 오래 버텼다.’
고개를 끄덕이며 달리는 사람.
다름 아닌 수호였다.
분신병 수호가 아닌 진짜 수호였다.
분신병으로 인간 유성 작전을 실행했을 때 수호 역시 그 자리에 있긴 했다.
하지만 착지하자마자 수호는 싸움 대신 달리는 걸 택했다.
정확히는 안개로 변신해 병사들 사이를 빠져나갔다.
‘내가 미쳤다고 거기 있는 놈들을 다 상대할까.’
갈 길이 멀다.
이제 겨우 상층부에서 내려와 중층부를 지나는데 어느 세월에 지하까지 갈까.
아니, 갈 수는 있다.
다만 그 사이에 있는 침략군을 모두 저지할 수가 없을뿐.
그래도 작전은 보기 좋게 먹혀들어서 수호는 커다란 피해 없이 회장을 돌파할 수 있었다.
분신병 하나가 유독 잘 싸웠던 이유?
그 분신병만 수호가 직접 컨트롤해서였다.
그 정도는 달리면서도 할 수 있으니까.
불가살이 역시 진작에 역소환했다.
거긴 제아무리 불가살이라도 버틸 수 없을 테니.
그렇게 분산 작전과 안개화, 그리고 보조 배터리 작전까지 섞어 가며 달린 결과, 수호는 마침내 궁전의 지하층에 도달할 수 있었다.
“찾아라!”
“이 자식들은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샅샅이 수색해!!”
위층에 침략군들이 우르르 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지하라고 침략군이 없는 건 아니었다.
이따금 바흐람이나 아브라인 같은 기사급 지휘관들을 마주치긴 했지만 은신이나 기습을 활용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다.
‘이쯤이었던 것 같은데.’
궁전의 지하는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물자 창고와 사람을 가두는 지하감옥.
감옥은 진짜 죄수들을 가둔다기보단 궐내에서 잘못을 저지른 이들을 벌하는 징벌방에 가까웠다.
진짜 범죄자나 흉악범을 신성한 궁전 아래 둘 순 없었으니까.
수호는 감옥으로 향했다.
왕가의 비밀 장소는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옥에 들어간 순간, 수호는 짙은 피비린내에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설마 죄인들도 다 죽인 건가?’
정말이었다.
이곳에는 이미 한 차례 피바람이 불어닥친 뒤였다.
심지어 시체도 치우지 않아 다들 죽은 그대로 쓰러져 있었는데 시체 상태를 보니 단순히 점거를 위해 죽였다기보단 재미를 위해 죽인 게 더 많았다.
‘끔찍한 놈들.’
심지어 시체들 대부분은 군데군데 부위가 뜯겨 있었는데 침략군의 만행을 두 눈 뜨고 못 봐줄 정도.
역겨웠다.
아무리 게이트가 다른 세상을 재현해 낸 곳이라 할지라도 역겨움 자체는 어쩔 수 없었으니까.
‘공주를 재워 놓길 잘했군.’
수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감옥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놀랍게도 왕가의 비밀 장소는 그곳에 있었기에.
거대한 나선으로 이루어진 길을 따라가던 중이었다.
“흐흐흑…… 흐흐흑…….”
“흐으으…….”
“하아아아…….”
어디선가 들려오는 울음소리들.
뭘까?
이 정도 울음 수면 사람이 꽤 있다는 말인데?
수호는 바로 기감을 활성화시켰다.
울음소리의 출처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때 수호의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갔다.
저 멀리 길 끝 쪽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울음소리가 가까워진다.
‘가까워진다고?’
이상했다.
울음소리가 더 가까이 온다.
“흐흐흑…… 흐흐흑…….”
“흐으으…….”
“하아아아…….”
수호는 순간 울음소리에서 묘한 이질감을 느꼈다.
그 순간 때마침 길 끝 어둠 속에서 울음소리들의 출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출처의 모습을 본 수호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
수호가 할 말을 잃은 이유.
그것은 목소리 출처가 여럿이 아닌 하나였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괴물…… 몬스터나 이런 부류가 아니라 괴물이라고 칭한 건 괴물 이외엔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였다.
그도 그럴 게 눈앞의 괴물은 족히 3m는 되어 보일 법한 키를 가진 데다 결정적으로.
‘죄인들 시체가 왜 뜯겨 있었나 했더니 저놈 때문이었군.’
괴물의 신체가 다름 아닌 여태 보아 온 죄인들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얼굴의 하관 위주로.
참 그로테스크한 비주얼이었다.
녀석은 네크로맨서들이 사용한다는 미트 골렘의 형태에 가까웠다.
허나 단순히 가죽과 고기만 가져다 쓰는 미트 골렘이 아닌 온갖 신체들을 외부에 튀어나오게 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질겁을 할 수밖에 없는 비주얼을 가진.
심지어 몸 구성도 사람처럼 팔다리에 머리가 있는 게 아니라 다리 두 개에 커다란 원형 몸통이 붙은 그런 형태였다.
그 몸통에 눈 하나와 온갖 입들이 붙어 있는 것이고.
수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녀석의 네임 카드를 확인했다.
– 괴슬람의 구병 Lv.???
괴슬람의 구병.
그게 놈의 이름이었다.
그런데 괴슬람의 구병이라 칭해진 걸 보니 구병은 괴슬람이란 놈이 만든 존재인 듯했다.
‘아마 괴슬람은 아브라인 같은 침략군 중 하나겠지. 근데 구병은 뭐지?’
그때였다.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앙!!”
[ 괴슬람의 구병이 보스 몬스터급 피어를 사용합니다. ] [ 용혈이 발동됩니다. ] [ 드래곤 블러드의 용의 정신 효과에 의해 피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쩌렁쩌렁한 울음.
피어도 피어였지만 특유의 성량 때문에 고막이 저릿할 정도였다.
“와…….”
수호는 욱신거리는 귀를 매만지며 옅게 탄식했다.
평소의 수호였다면 드래곤 블러드의 효과로 데미지가 조금도 들어오지 않았겠지만 공주는 그게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피어 특유의 데미지가 그대로 들어온 것이다.
‘희생의 등급이 만약 F였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결국 방법은 하나다.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것.
근데 저 녀석은 분명 네임드나 맞춤형 몬스터인 것 같은데 왜 피어는 보스 몬스터급을 사용하는 거지?
의문이 들었지만 호기심은 차차 해결하기로 하고 우선 처리부터 하기로 했다.
수호는 바로 녀석을 향해 달리며 거리를 좁혔다.
수호가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앙!!”
구병이 또 다시 운다.
피어일까?
[ 괴슬람의 구병이 보스 몬스터급 피어를 사용합니다. ] [ 용혈이 발동됩니다. ] [ 드래곤 블러드의 용의 정신 효과에 의해 피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피어였다.
하지만 이번엔 피어에서 끝나지 않았다.
[ 괴슬람의 구병이 초고음파를 사용합니다. ]피어와 동시에 발동된 건 초고음파였다.
초고음파가 발동되자 구병을 중심으로 투명한 고속 파장이 뿜어졌다.
그것은 특유의 풍압을 일으켰고 순간적으로 수호를 밀어냈다.
초고음파의 풍압에 밀려난 수호가 간신히 바닥을 짚으며 균형을 잡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센데?’
밀어내는 힘도 힘이었지만 몸에 가해지는 데미지 자체도 절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도망칠 순 없다.
공주의 기억에 따르면 여기만 지나면 왕가의 비밀 장소가 나타나니까.
‘접근이 안 되면 멀리서 공격한다.’
수호는 바로 귀영창을 소환해 던졌다.
[ 투창이 발동됩니다.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투창이 뻗어진다.
그걸 본 구병은 또다시 소리를 질렀다.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앙!!”
피어와 초고음파가 동시에 발동된다.
하지만.
콰직!!
[ 그림자 주박이 발동됩니다. ] [ 그림자 출혈이 발동됩니다. ] [ 그림자 관통이 발동됩니다. ]수호도 밀어낸 초고음파는 투창 효과를 입은 귀영창 만큼은 밀어내지 못했다.
그뿐이랴?
마침 녀석은 어두운 곳에 위치해 있어 희미한 어둠이었으나 어쨌든 어둠이라고 그림자 관통 효과까지 먹일 수 있었다.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앙!!”
[ 괴슬람의 구병이 보스 몬스터급 피어를 사용합니다. ] [ 괴슬람의 구병이 초고음파를 사용합니다. ]구병이 발버둥치며 난동을 부린다.
귀영창에 맞아 고통스러운 것이다.
녀석은 귀영창을 빼내고 싶었지만 팔이 붙어 있지 않은 원형 몸뚱이 덕에 스스로 귀영창을 빼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약화까진 안 써도 되겠군.’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총기 난사를 하듯 초고음파를 난사하지만 괜찮다.
[ 백근추가 발동됩니다. ]모자란 무게는 늘리면 되니까.
수호는 다시 한번 녀석에게 접근했다.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앙!!”
“흐아아아앙!!”
[ 괴슬람의 구병이 보스 몬스터급 피어를 사용합니다. ] [ 괴슬람의 구병이 초고음파를 사용합니다. ]수호의 접근을 본 구병이 귀영창이 박힌 채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친다.
하지만 이번에는 백근추 덕에 밀려나지 않았다.
수호는 거리를 좁히자마자 검을 휘둘렀다.
[ 강철 자르기가 발동됩니다. ] [ 강화가 적용됩니다. ] [ 강철 자르기의 위력이 한층 더 강해집니다. ]강화 효과까지 넣어서 안전하고 확실하게.
그리고 수호의 검이 녀석에게 닿으려는 순간.
슈우우우── 콰앙!!
갑자기 기다란 무엇인가가 날아와 수호를 타격했다.
“큭!”
너무 빠르고 급작스럽게 행해져온데다 검까지 휘두르고 있어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
수호는 미간을 찡그리며 전방을 주시했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수호를 공격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 괴슬람의 수병 Lv.???
녀석의 이름은 수병.
그리고 수병의 외견을 본 수호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미친…….”
구병은 온몸에 입이 달린 형태.
그리고 수병은 온몸에 팔이 달린 형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