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291)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291화(291/346)
사용한 스킬은 메모라이즈.
일전에 소트론에게서 복사해 낸 스킬이었다.
이것이 수호가 준비한 히든 카드였다.
메모라이즈가 발동되자 수호의 눈앞에 메모라이즈에 저장된 스킬들이 떠올랐다.
# 1번 메모라이즈 – 약화.
# 2번 메모라이즈 – 약화.
# 3번 메모라이즈 – 약화.
# 4번 메모라이즈 – 약화.
메모라이즈에 저장된 4개의 스킬들.
모두 다 ‘약화’였다.
그것들을 본 본 수호가 비릿하게 웃는다.
메모라이즈는 한 번에 최대 4개의 스킬을 저장해 둘 수 있다.
그래서 수호는 일부러 전부 약화를 메모라이징했다.
약화를 저장해 둔 이유?
약화는 한번 사용하는 데 전체 마력의 70%를 소모해야 하니까.
‘필살기 같은 스킬인데 그걸 4번이나 사용할 수 있으면 말이 달라지지.’
물론 약화 효과는 대상당 1번밖에 적용하지 못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적은 약화가 걸려 있을 때 처리가 되는 편.
하지만 대부분이지 모두는 아니다.
변수란 존재하기 마련.
눈앞의 덱스가 그랬다.
저 빌어먹을 무영달 때문에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약화를 써야 될지 몰랐다.
하지만 이젠 괜찮다.
하나뿐이던 코인이 무려 4개로 늘어났으니까.
‘설마 네 번 안에 못 잡으려고.’
수호가 바로 1번 메모라이즈에 저장된 약화를 발동시켰다.
[ 메모라이즈에 저장된 스킬을 발동시킵니다. ] [ 약화가 발동됩니다. ]메모라이즈의 약화가 발동되자 스킬 이펙트가 뿜어지며 헥스를 감싸안는다.
또 한 번 힘이 다운된 걸 보며 헥스가 미간을 좁혔다.
– 다시 보니 성가신 재주로군.
“예, 제가 좀 그렇습니다.”
– 하지만 그렇다고 변하는 건 없다.
“예, 변함없이 제가 이기겠죠.”
– 하하하! 참 재밌는 후배님이야. 부디 끝까지 그랬으면 좋겠군!
웃음과 함께 헥스가 또 한 번 대시해 들어온다.
쾅!
맞물리는 칼날.
확실히 약화가 걸리니 비등하게 견줄만 했다.
‘약화가 없으면 무조건 밀리겠군.’
처음엔 기승환을 먹여 약화의 등급을 좀 올려 둘까 싶었다.
약화는 수호의 필살기와 다름없으니까.
하지만 아직까진 기승환 수급이 매우 넘치는 실정이 아니다 보니 미리 써 두는 것보단 필요한 상황이 오면 사용하는 편.
그래서 약화를 업그레이드해 두지 않은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업그레이드를 좀 해 놓을 걸 그랬네.’
누가 알았을까.
회귀자인 내가 약화를 겨우 써야 힘이 비등한 몬스터를 만나게 될 줄은.
그래도 괜찮다.
어쨌든 약화라도 써서 비등해졌으니까.
수호는 시선을 옮겨 무영달을 보았다.
보름달이었던 무영달이 검과 맞물린 순간 또 다시 웬만큼 줄어들었다.
‘검을 맞대거나 직접 공격을 당했을 때마다 달이 찼다. 그렇다는 건…….’
무영달의 사용 조건은 시전자의 피해량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
‘그래도 너무 까다로운데.’
직접 타격을 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피해량이 쌓이면 또다시 무영달의 회복 효과를 이용하면 도루묵이 될 터.
물론 다른 종류의 조건이 있을 수도 있다.
예컨대 무영달 효과를 쓰지 않고도 달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든지 하는.
‘하지만 그게 과연 나한테 유리한 조건일까?’
아닐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쉽게 쌓은 성은 반드시 무너지기 마련이니까.
하물며 지금 이 자리는 왕국 최강의 기사였던 자가 자신을 공주의 기사로 쓰기 위해 테스트 하는 자리.
수호는 잠시 고민하던 끝에 헥스에게 질문했다.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 뭔가?
“달의 회복은 그 어떤 피해 효과도 제거해 주는 겁니까?”
– 그런 셈이지.
“만약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면요?”
–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흠…… 아닙니다, 아무것도.”
– 궁금한 게 있다면 직접 알아보게.
그렇군,
결국 직접 알아보는 수밖에 없나.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그리 말한 수호는 추가로 검에 스킬을 발동시켰다.
그런 다음 바로 헥스를 향해 대시했다.
– 드디어 마음에 드는 짓을 하는군.
쾅!!
두 사람이 또다시 격돌한다.
강력한 충돌이었고 그에 따라 무영달의 크기 또한 쭉 줄었다.
하지만 수호는 아랑곳않고 무차별적으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캉!
헥스의 검을 쳐 내고 또 한 번 헥스의 갑옷에 검을 적중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 무의미한 짓이다.
“그럴리가요.”
수호의 검이 그에게 닿은 순간이었다.
[ 달의 기사 헥스에게 고통의 인장이 적용됩니다. ]고통의 인장이 적용되었다.
고통의 인장은 인챈트 스킬로 상대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어야지만 발동되는 스킬.
물론 그 타격이 유효타일 필요는 없다.
상대에게 닿았다는 것이 중요한 것.
이내 저울 그림이 그려진 해골 마크가 헥스에게 아로새겨졌고 이상함을 느낀 헥스가 미간을 좁혔다.
– 이건 또 뭐지?
“궁금하면 직접 알아보십쇼.”
– 하하하! 그래! 그러지!
쾅! 쾅! 쾅!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또다시 공방을 주고 받기 시작한다.
수호는 피하지 않고 계속해서 그와 합을 주고받았다.
그러자 무영달의 크기가 빠른 속도로 줄기 시작했고 다시 아무것도 없는 어둠 상태가 되었다.
수호는 그의 무영달에 계속 눈을 떼지 않았다.
다른 패턴이 있을까 싶어서.
쾅!
또 한 번 검이 맞물리고.
스륵-
어둠뿐인 배경에 희미한 초승달이 차올랐다.
‘패턴은 저게 다인 것 같군.’
그렇담 다시 만월이 되게 도와줘야겠지.
쾅! 쾅! 쾅!
방향성을 잡은 수호는 다시 그와 검을 섞었다.
수호가 밀리는 일은 없었다.
약화 상태의 그와는 완력도 비슷한데다, 애초에 검술 실력 자체는 수호가 더 높았으니까.
그래서 공방이 이루어지는 와중에도 헥스는 몇 번이나 자신의 갑옷을 두드림당했다.
물론 갑옷을 두드리는 것 외에도 실질적인 유효타도 먹였다.
예컨대 심장 베기 같은.
그래야 제대로 된 확인을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마침내 또다시 무영달이 가득 찼을 때였다.
헥스가 웃으며 말했다.
– 선방은 했지만 또다시 달이 가득 찼군.
그가 달의 힘을 사용한다.
[ 달의 기사 헥스가 무영달의 힘을 사용합니다. ] [ 달의 기사 헥스가 무영달로부터 회복을 사용합니다. ] [ 달의 기사 헥스가 무영달에 의해 모든 피해 효과가 회복됩니다. ]보름달이 된 무영달이 번쩍인다.
그는 또 한 번 거룩한 달빛을 쬐었으며 몸에 있는 모든 피해 효과를 제거했다.
수호는 침착하게 그의 상태를 체크했다.
그리고는 입술을 비죽 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달빛이 사라진 후였다.
– 이게 무슨…….
헥스가 미간을 좁힌다.
그럴 수밖에.
분명 무영달의 힘을 받아 회복되어야 할 자신의 몸이 전혀 회복되지 않았으니까.
물론 약화 효과는 없어졌다.
수호는 그 이유를 알았다.
그래서 웃었다.
‘고통의 인장은 피해 효과라고 치지 않는 모양이군.’
피해 효과는 직접적인 손해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약화는 모든 능력치 20% 감소라는 직접적인 손해가 있다.
하지만 고통의 인장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고 회복 불가라는 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무영달의 회복 효과에서 제외된 것이다.
‘역시 시스템. 사소한 말장난으로 사람 엿 먹이는 경우가 허다하더니 그게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되네.’
수호가 웃으며 말했다.
“이제 마음 놓고 싸울 수 있겠습니다.”
– 무슨 짓을 한 거지?
“쉽게 생각해서 저주 비슷한 걸 걸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 저주? 무영달이 한낱 저주 따위를 제거하지 못했을 리가 없을 텐데?
“그래서 저주 비슷한 거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고통의 인장은 저도 피해를 입거든요.”
– 그게 무슨…….
“이제부턴 주의 좀 하셔야 할 겁니다.”
가장 성가신 회복 문제를 해결했다.
그럼 이제 남은 건 헥스를 굴복시키는 것뿐.
수호는 바로 군세술을 발동시켰다.
[ 군세술이 발동됩니다. ]펑펑!
주변에 수호와 똑닮은 분신병들이 소환된다.
– 또 같은 작전인가?
“준비 과정이죠.”
– 준비 과정?
“예, 준비 과정. 그럼 갑니다.”
수호는 분신병들을 헥스에게 돌격시켰다.
– 의미없는 짓을 하는군.
헥스가 달려드는 분신병들과 싸우기 시작한다.
그는 강한 기사였다.
그의 검술에는 군더더기가 없었고 칼질 하나하나가 파괴적이고 강력했다.
수호는 참전하지 않았다.
대신 멀찍이 물러나 아공간에 넣어 두었던 다른 분신병들을 꺼냈다.
[ 진 흡혈이 발동됩니다. ]슈아!
작전명 보조 배터리.
포션은 더 이상 먹지 못한다.
그래서 아공간에 넣어 둔 분신병들로 미리 마력들을 채웠다.
그 모습을 본 헥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 괴상한 짓을 하는군.
이게 요즘 기사들이란 건가?
처음엔 신기함에 쳐다보았지만 가면 갈수록 괴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겨우 그런 이유로 왕국의 마지막 기사를 인정 안 할 순 없다.
지금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뽑는다기보단 마지막 희망을 테스트하는 느낌이 강했으니까.
펑!
헥스가 마지막 분신병을 베었다.
헥스 입장에서 수호가 직접 컨트롤 하지 않는 분신병을 처리하는 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괜찮다.
분신병은 어차피 시간 끌기 용도로 보낸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남은 마력을 박박 긁어 모아 분신병들을 소환한 것이다.
때마침 수호도 마력을 거의 다 채울 수 있었다.
‘이제 분신병이 얼마 남지 않았다.’
분신병이라고 무한하게 아공간 하우스에 담아 둘 순 없었다.
분신병은 소환 상태를 오래 유지할수록 추가로 마력이 소모되는 존재였으니까.
그러니 무리해서 아공간 하우스에 둘 수 있는 것도 최대한 열 명 안팍.
그런 보조 배터리용 분신병도 이젠 두어 명밖에 남지 않았다.
– 준비는 끝났나?
“아직 하나 남았습니다.”
[ 메모라이즈에 저장된 스킬을 발동시킵니다. ] [ 약화가 발동됩니다. ]수호는 2번 메모라이즈에 저장된 약화를 헥스에게 사용했다.
그러자 그의 미간이 또다시 좁혀졌고 수호는 그와 동시에 그에게 달려들었다.
“이젠 잘 막으셔야 할 겁니다.”
– 허튼 소리!
쾅!!
두 사람이 또다시 격돌한다.
*
[ 달의 기사 헥스가 무영달의 힘을 사용합니다. ] [ 달의 기사 헥스가 무영달로부터 회복을 사용합니다. ] [ 달의 기사 헥스가 무영달에 의해 모든 피해 효과가 회복됩니다. ]– 후우우…….
무영달의 회복을 쓴 헥스가 힘겨움에 깊은 숨을 내뱉는다.
무영달의 회복을 사용함으로써 또 다시 약화와 몸에 박힌 귀영창이 제거되었다.
하지만 체력은 회복되지 않았다.
고통의 인장.
참으로 성가신 힘이었다.
하지만 현재 자신이 가진 패 중에 그것을 제거할 수 있는 수는 아무것도 없었다.
[ 메모라이즈에 저장된 스킬을 발동시킵니다. ] [ 약화가 발동됩니다. ]수호는 또다시 그에게 약화를 사용했다.
벌써 네 번째…… 아니, 마지막 메모라이즈였다.
‘이제 마지막 약화다.’
사용하려면 마력을 써서 한번 더 걸 수도 있다.
그럼 총 여섯 번의 약화를 사용하게 되는 셈.
‘그전엔 잡히겠지.’
아니, 잡아야 한다.
그 뒤는 나도 곤란했으니까.
약화를 먹인 수호가 다시 검을 들었다.
“갑니다.”
달의 기사 헥스는 분명 대단한 기사인 건 확실했다.
하지만 약화 상태의 그는 수호와 스탯이 비슷한 수준이었고 같은 피지컬을 가졌다면 기술적 우위에 있는 수호가 무조건 이길 수밖에 없을거라 확신했다.
[ 투창이 발동됩니다. ]쇄아아아!
“불가살이!”
“불불!”
회복된 불가살이가 또 다시 덮쳐지며 어둠을 만들어 낸다.
같은 패턴이지만 교묘한 타이밍에 찌르고 들어와 좀처럼 회피가 힘들었다.
그렇게 전투가 이어지길 얼마간 수호의 검이 그의 가슴팍을 꿰뚫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 달의 기사 헥스를 처치하셨습니다. ]수호는 마침내 헥스를 꺾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