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30)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30화(29/346)
서울에 위치한 넥서스 길드 본사.
그곳엔 아침 댓바람부터 난리가 났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VVIP 손님의 방문 때문이었다.
그 탓에 넥서스 길드장은 물론 부길드장과 김수애 원장 등등…… 길드에서 중요한 간부들은 죄 소집되었다.
그렇게 그들이 정문에서 대기하고 있을 무렵.
부릉!
저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슈퍼카의 엔진소리.
그와 함께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빨간색 페라리가 길드 정문 앞에 섰다.
조진휘의 수많은 애마 컬렉션들 중 하나인 적토마였다.
“……이런 거밖에 없나요?”
“하핫, 네.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죠…… 그래도 감사히 빌려 타겠습니다.”
그런 이유로 타게 된 것이었다.
이윽고 차가 멈춰 선 직후 차에서 수호가 내렸고 그 모습을 본 넥서스 임원들이 얼른 수호를 반겼다.
“아이고, 오셨습니까. 안수호 헌터님.”
“아침부터 발걸음을 다 주시고, 허허, 영광입니다.”
VVIP 손님의 정체.
다름 아닌 수호였다.
수호는 조진휘에게 말했던 대로 오늘 넥서스 길드에 가입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그들의 격한 환영에 수호도 화답했다.
“예, 만나서 반갑습니다. 배동혁 대표님. 근데 주차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여기 누가 대신 주차 좀 도와드려라. 헌터님은 발렛 맡기시고 바로 저희랑 가시죠.”
“그럴까요? 그럼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차키를 맡긴 후 함께 이동하기 시작하는 그들.
미팅은 놀랍게도 넥서스 건물 최상층에 위치한 대표실 바로 옆 최고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수호가 창문을 통해 보이는 탁 트인 바깥 풍경을 보며 말했다.
“회사 전망이 참 좋네요.”
“하하, 그럼요. 저희가 괜히 이 건물에 들어온 게 아닙니다. 그보다…….”
힐끔.
미팅을 시작하기에 앞서, 다들 서로 눈치를 한 번씩 주고받는다.
김수애를 통해 전달받은 그 사실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기에 김수애가 대표격으로 질문했다.
“저…… 수호 씨, 근데 오늘 전화로 말씀 주신 거. 정말 사실인가요?”
“제가 넥서스에 가입하겠다는 거요?”
“네.”
“예, 사실입니다.”
“……!”
그 말에 배동혁 길드장을 비롯한 윤두원 부길드장, 김수애 아카데미 원장, 김이강 사무장까지 모두 다 소리 없이 입술을 깨물고 주먹을 꽉 쥐며 환호했다.
그도 그럴 게 현재 수호는 국내에서 가장 핫한…… 아니, 최고의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 중인 인물이었으니까.
그래서일까?
김수애가 가장 크게 안도했다.
‘며칠만에 말도 안 되게 성장해 버리는 바람에 사실 기대도 못 하고 있었는데……!’
말 그대로였다.
수호의 이력은 화려하다 못해 아주 역사적이었다.
아직 헌터가 되기도 전에 신도림역 미전조 게이트를 단독 공략해 버린데다.
어렵기로 소문난 이번 헌터 시험의 수석.
그와 더불어 공략이란 것 자체를 생각지도 못 했던 도전의 탑을 단독 공략해 버렸으니까.
심지어 도전의 탑 공략 중에는 PBS발로 갑자기 공무원 헌터가 되겠다는 기사까지 났으니 사실상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그러다 뜬금없이 오늘 아침에 연락이 온 것이다.
조건만 맞는다면 넥서스 길드에 가입하겠다고 말이다.
‘그래. 공무원 헌터가 웬말이야. 이 정도 능력이면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데리고 오고 싶어 안달일 텐데.’
그래서일까?
수호에게 연락이 왔을 때 김수애는 공무원 헌터가 되겠다던 기사는 역시 언플용이라고 생각했다.
이따금씩 더러 그런 식으로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사람도 존재했으니까.
이어서 수호가 말했다.
“근데 미리 전화로 말씀드렸던 것처럼 조건이 맞아야 가입을 할 생각입니다.”
그 말에 배동혁 길드장이 얼른 대답했다.
“말씀만 하시지요. 그 어떤 곳도 저희 넥서스보다 헌터님의 조건을 맞춰 드릴 수 있는 곳은 없을 겁니다.”
“대표님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한결 놓이네요. 그럼 부담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근데 말씀드리기에 앞서 우선 여기 계신 분들은 저와 관련된 PBS 기사를 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PBS쪽 기사라면…… 헌터님 꿈이 공무원 헌터라고 한 인터뷰 말씀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네, 보기야 했습니다만…….”
배동혁 대표가 말을 아낀다.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런 밑밥을 까는 건지 몰랐으니까.
아마 오랜 사회생활로 다져진 그의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땐……
‘난 원래 공무원을 하려고 했으나 민간 길드에 가입할 생각이니 그만큼 돈을 더 줘야 할 것이다…… 같은 말을 하려는 건가?’
이 정도 말을 예측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뒤에 이어진 수호의 말에 배동혁은 물론 자리에 앉은 모두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가 비록 오늘 이 자리는 넥서스 길드에 가입하기 위해 참석했지만 그럼에도 제 목표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전 대헌협에 들어가 공무원 헌터가 될 생각입니다.”
“예?”
“그게 무슨……?”
미친놈인가?
그럼 여긴 왜 왔는데?
허나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뱉을 순 없기에 잠시 침묵이 이어졌고 서로가 눈치를 굴리던 그때, 모두를 대신해 배동혁 대표가 입을 열었다.
“그럼 그런 목적이 있으신데도 굳이 민간 길드에 가입하시려는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대헌협에 보다 수월하게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예?”
“전 올해 말에 치러질 5급 시험에 응시할 생각이거든요.”
5급.
시험을 봐서 들어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급수.
대헌협 기준으로는 최소 팀장부터 시작하는 급수였다.
그럼 설마……
배동혁이 눈을 좁히며 물었다.
“설마 대형 길드 복무 가산점 때문이라는 말씀이십니까?”
그 말에 수호가 옅게 웃었다.
하긴.
민간 길드에서의 활동 경력이 있으면 가산점을 주긴 했지.
근데 5급 기준에선 최소 5년 이상 근무해야 발생하는 가산점이었다.
그게 수호한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수호가 웃으며 말했다.
“아뇨, 그건 아니고 보다 복합적인 이유입니다만…… 우선 첫 번째 이유로는 혹시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을 아십니까?”
“예, 그런데요?”
“쉽게 말해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심리를 이용할 생각입니다. 전 앞으로도 계속해서 승승장구하며 화제의 인물이 될 겁니다. 어쩌면 그런 화제성과 실력만으로도 쉽게 5급 공채에 붙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제가 인터뷰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헌협에만 계속 관심을 보이면 대헌협은 절 이미 잡은 물고기 취급할 것 같거든요.”
그 말에 모두들 옅게 감탄했다.
일리가 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대헌협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곳이었으니까.
“특히 5급 공채는 최종면접이 가장 중요한 걸로 알고 있고 거기엔 협회장의 입김이 상당히 세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연임이나 다른 공직 자리에 관심이 많은 분이시죠.”
더 이상 설명을 잇지 않아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넥서스에 소속된 수호를 성공적으로 대헌협에 데려온다면 대헌협의 모든 사람들 중 협회장이 가장 큰 수혜를 받게 될 테니까.
수호가 말을 이었다.
“그러니 전 지금 대표님께 거래를 제안드리는 겁니다. 전 보다 수월하게 대헌협에 들어갈 수 있게 넥서스를 이용하고, 넥서스는 남은 반년 동안 저라는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시라는.”
설명은 이 정도면 충분했다.
수호는 원하는 바를 말했고 배동혁도 충분히 납득했다.
그러니 이젠 디테일한 것들만 조율하면 될 일.
허나 그런 것들을 이야기 하기 전에 배동혁 대표는 수호에게 궁금한 점이 하나 있었다.
“헌터님의 뜻은 잘 알겠습니다. 근데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예, 얼마든지 물어보셔도 됩니다.”
“그런 이유시면 헥사곤도 있고 프라임도 있을 텐데 왜 하필이면 저희 넥서스입니까?”
꽤나 의표를 찌르는 물음이라고 생각했다.
겨우 그런 이유라면 업계 1위라 불리우는 헥사곤이나 대헌협의 개라고 불리는 프라임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수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전혀 의외의 것이었다.
“대표님이 넥서스를 만들 때 하셨던 연설문을 읽어 보았습니다.”
“연설문이요?”
“예, 다른 곳은 몰라도 적어도 넥서스 만큼은 한국에서 가장 게이트 종식에 이바지하는 길드가 되고 싶다는 말씀을 말입니다.”
배동혁의 연설문.
남들이 보기엔 그저 흔한 연설문처럼 보일지도 모르나 그는 진심으로 적어낸 것이었다.
왜?
간단했다.
넥서스의 대표, 배동혁 대표 또한 게이트 쇼크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경험이 있었으니까.
‘실제로도 넥서스가 게이트 관련 피해에 대한 구호 활동을 제일 많이 했었지.’
덧붙여 전생에서도 가장 헌신적인 모습을 보인 길드가 바로 넥서스이기도 했고.
수호의 말에 배동혁은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헌터님께서 인터뷰에 하신 말씀이 사실이었군요. 게이트 종식이 헌터님의 최종 목적이라는.”
“예, 전 인터뷰에서 거짓말한 게 없습니다. 도전의 탑도 그런 의미에서 공략을 시도했던 것이구요.”
수호의 대답에 그가 피식 웃었다.
“그리 말씀하시니 제가 할 말이 없네요. 근데 그런 이유시라면 굳이 대헌협에 들어가실 필요가 있으십니까? 민간 길드에서 활동하셔도 충분히 게이트 공략을 하며 게이트 종식에 이바지하실 수도 있잖아요?”
“뭐, 어떻게 보면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정말로 게이트 종식에 대한 노력을 하고자 한다면 남들은 절대로 도전하지 않을 곳에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너무 위험해서 정부에서 따로 관리하고 있는 특별 게이트들…… 예컨대 봉인 게이트 같은 곳들 말이죠.”
“예?”
“봉인 게이트를요?”
“지, 진심이세요?”
봉인 게이트.
다수의 공략 시도가 있었으나 사상자가 너무 많이 발생하여 정부에서 따로 봉인 후 특별 관리를 하고 있는 게이트들.
이것들은 소위 말해서 재앙이었다.
물론 진짜 재앙이라 불리는 5대 재앙 게이트는 따로 있긴 했지만 봉인 게이트들도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
그래서 별명도 ‘소재앙’, 혹은 ‘소재앙급 게이트’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봉인 게이트를 해결하는 것만큼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그리고 내 능력을 증명하기에 가장 쉬운 곳이 봉인 게이트이기도 하고.’
자신은 있었다.
실제로 국내의 소재앙급 게이트는 후반부에 거의 다 공략되었고 수호의 기억 속엔 그곳들의 공략법이나 그곳에만 숨겨져 있는 히든 피스에 대한 정보들이 모두 들어 있었으니까.
그러니 이번 기회에 봉인 게이트를 십분 활용해 볼 생각이었다.
수호가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반년 동안 공략되는 봉인 게이트의 뒤에는 모두 넥서스의 이름표가 붙게 될 겁니다. 대헌협 공채에 지원하기 전까진 전 넥서스의 길드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되면 아마 반년 뒤엔…….”
수호가 마른침을 삼키는 사람들의 얼굴을 한번 둘러본 후 웃으며 말했다.
“아마 업계의 판도가 크게 뒤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3위의 넥서스가 아닌 부동의 1위인 넥서스로 말입니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