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31)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31화(30/346)
그 말을 들은 김이강 사무장은 자기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
하고 싶은 말이 있겠지.
그래서 먼저 말했다.
“예, 물론 그건 제가 여기 있는 동안에 한해서겠죠. 하지만 한 명의 활약으로만 운영되는 길드는 결국 성장할 수 없습니다. 제가 여기 있는 동안 넥서스가 최대한 클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길드원 모집이나 육성법의 개선안 같은 것들요. 참고로 이번 헌터 시험에서 3등한 친구 있죠? 여기 아카데미 소속인데, 강대한 씨라고.”
그 말에 김수애가 바로 대답했다.
“예, 이번에 차차석을 한 강대한 씨라고 있습니다.”
“그 친구 갑자기 무기 바꾸지 않았던가요? 그거 제가 알려준 겁니다. 저번에 장학생 계약서 쓰러 왔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교정해 줬거든요.”
“아? 설마 그때 학원 관계자가 수호 씨였어요?!”
김수애는 정말 놀랐다.
그도 그럴 게 이번 시험에서 강대한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수확이었으니까.
근데 그 수확에 수호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니.
게다가 그렇잖아도 강대한이 말한 ‘의문의 관계자’가 누군지도 찾고 있었다.
그가 누군진 모르겠으나 덕분에 차차석까지 배출했으니 보너스라도 줘야겠다는 생각에.
근데 그게 수호였을 줄이야.
수호가 대답했다.
“예, 그땐 제가 직원도 뭣도 아니라 그냥 관계자라고 둘러대긴 했는데 지금쯤이면 제 얼굴도 꽤나 팔렸을 테니 바로 알아보실 겁니다. 이 정도면 제 교육 능력도 어느 정도 검증된 것 같은데, 아닙니까?”
“물론이죠. 원래 강대한 학생은 저희가 가진 데이터 통계로 보면 올해도 합격이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었거든요. 근데 수호 씨 덕분에 차차석이라는 쾌거를 이뤘으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수호가 웃으며 고개를 한번 끄덕인 후 다시 배동혁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어떠십니까? 이 정도면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 아닐까요?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배동혁에게로 몰렸다.
배동혁은 거침없는 수호의 제안에 놀란 듯하였으나 이내 대형 길드의 수장답게 팔짱을 끼며 냉철하게 말했다.
“말씀하신 대로라면 너무나도 좋은 조건들입니다. 이런 제안을 거절하면 멍청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요. 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동안 궁금한 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만 해결해 주시면 헌터님 말씀대로 계약하겠습니다.”
“어떤 점이 궁금하실까요?”
“아까 봉인 게이트를 통해 여러 가지 증명을 하시겠다고 하셨는데 아시다시피 봉인 게이트의 경우, 정부에서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 입찰은 물론이고 저희 같은 대형 길드들도 입찰이 쉽지가 않습니다. 정부는 입찰을 통해 돈을 버는 것보다 국민들의 안전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죠. 근데 헌터님께선 어떻게 봉인 게이트의 입장권을 얻으실 생각이십니까?”
난 또 뭐라고.
그의 물음에 수호가 대수롭잖다는 듯 대답했다.
“그 문제는 제가 따로 해결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먼저 봉인 게이트의 입장권을 가지고 오면 봉인 게이트의 공략 이후에 저의 길드 가입과 봉인 게이트의 도전, 그리고 봉인 게이트의 클리어까지 순차적으로 기사를 푸시죠.”
“허허…… 헌터님은 계획이 다 있으시군요?”
“그럼요. 그런 의미에서 ‘진짜 계약’도 일단 미루겠습니다. 일단 저의 말을 증명하는 의미로 봉인 게이트를 하나 공략하고 오겠습니다. 그래야 제 말이 허풍인지 아닌지 믿으실 테니까요.”
수호의 제안에 배동혁은 다시 한번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헌터님은 정말이지 저희가 조금도 거절할 수 없는 조건만 내거시는군요.”
“글쎄요. 전 이게 정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아무리 현재 국내에서 가장 핫한 루키이고 도전의 탑까지 공략했다곤 하나 그래 봤자 아직 100레벨도 달성하지 못한 비랭커인데다가 아무리 높게 쳐줘도 아직은 ‘루키’잖아요?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된 증명을 통해 루키 딱지를 떼고 씬의 레인 메이커가 돼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수호의 완벽한 대답에 배동혁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아니, 배동혁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까지 모두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럼 자세한 안건 진행은 제가 봉인 게이트의 입장권을 얻어 온 이후에 마저 나누도록 하시죠.”
“알겠습니다.”
수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다른 사람들도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수호를 건물 입구까지 배웅해 주었다.
이윽고 수호가 차를 타고 넥서스를 떠나자 멀어져 가는 빨간 페라리를 보며 배동혁이 말했다.
“사무장님.”
“예, 대표님.”
“지금부터 안수호 헌터한테 필요한 관련 서류 모두 꾸리고 바로 안수호 특별팀 하나 만드세요. 안수호 헌터만 전담으로 케어하는 특별팀을요.”
“벌써요? 입장권을 가지고…… 아니 봉인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나서부터 준비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시기야 상관없겠죠. 하지만 미리 준비해 둠으로써 안수호 헌터한테 성의를 보이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 안수호 헌터는 자신이 한 말을 무조건 다 지킬 것 같거든요.”
“감이십니까?”
“눈빛을 보세요. 그 눈빛은 이미 정답지를 본 사람의 눈빛이었습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그런.”
“하긴…….”
배동혁의 말에 모두가 공감을 표했다.
***
대헌협 건물.
정철민은 자리에 앉아 골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좀 전에 왜 아직도 소식이 없냐며 부협회장한테 전화로 닦달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 그러니까 무슨 명분으로 수호 씨를 여기로 데리고 오냐고.’
도전의 탑이 아무리 신인 헌터 육성을 위한 공영 게이트로 운영되고 있다고는 하나, 어쨌든 따지고 보면 인류의 적인 게이트를 처리해 준 거니 칭찬해야 마땅했다.
‘그럼 표창장이라도 준다고 할까?’
아니.
백퍼센트 윗선에서 까일 게 뻔했다.
뭐, 사진 한 방 찍는 와꾸 짜는데 표창장씩이나 주냐면서.
물론 정철민은 저 핑계의 진짜 진실을 안다.
표창장 주면서 찍는 공적인 사진과 손에 들린 것 없이 찍은…… 그러니까 ‘친하게 보이는’ 사진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시각 효과 자체가 다르기 때문.
‘골 때리네, 진짜.’
그때였다.
위이잉.
낯선 번호.
누구지?
정철민이 얼른 전화를 받았다.
“예, 게이트 관리과 1팀장 정철민입니다.”
– 팀장님, 안녕하세요? 접니다, 안수호.
“수, 수호 씨?!”
낯선 번호의 주인은 다름 아닌 수호였다.
갑작스런 수호의 전화에 정철민은 용수철 튕기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다 부하 직원들의 시선을 받고 얼른 사무실을 나와 조용한 곳으로 이동했다.
“수호 씨, 이 번호는 뭐예요? 새로 파셨어요?”
– 네, 기존의 번호로 연락이 너무 많이 와서 그냥 서브 번호 하나 팠어요. 앞으론 여기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아아, 그러시구나…… 그나저나 다시 연락해 줘서 너무 고마워요. 사실 전 도전의 탑 이후로 전 수호 씨랑 영영 연락 못 할 줄 알았거든요.”
– 에이, 그럴 수가 있나요, 그래서 말인데, 혹시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지금요?”
– 네, 제가 아직 식전인데 대헌협 앞에 송래국밥 괜찮으세요? 저 시험도 쳤고 헌터도 됐는데 이젠 이렇게 사적으로 만나도 되지 않을까요? 근데 팀장님 식사하셨으면 그냥 가볍게 차나 한잔……
“아, 아닙니다! 저 입맛 없어서 밥 안 먹고 있었어요! 송래국밥에서 뵙겠습니다. 거기 룸 있으니까 제 이름으로 예약해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 네, 감사합니다.
통화가 종료됐다.
그리고 정철민은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하는 표정이었다.
‘그래, 일단 만나고 보자.’
그리 생각하며 정철민도 서둘러 수호를 만날 준비를 했다.
***
송래국밥.
대헌협 앞에 있는 국밥집으로, 정철민과 수호의 단골 가게였다.
가게 안에는 룸이 몇 개 있는데 그래서 단골집이 된 것이다.
정철민이 작은 룸을 잡고 먼저 기다리고 있자 이내 수호가 등장했다.
수호의 등장에 정철민이 일어나 반겼다.
“오셨어요?”
“네, 근처에 있어서 금방 왔습니다. 그나저나 여기도 진짜 오랜만이네요.”
“어? 여길 아세요?”
알다마다 문서 작업 때문에 야근을 하거나 날을 새면 으레 송래국밥에 와서 끼니를 때우곤 했으니까.
하지만 사실을 말할 순 없었기에 대강 대답했다.
“근처에서 알바할 때 자주 왔던 곳이라서요. 그나저나 우선 밥부터 시킬까요? 여긴 수육백반이 맛있는데. 전 수육백반으로 하겠습니다.”
“그럼 저도 같은 걸로 하겠습니다.”
“사장님, 여기 수육백반 두 개요!”
이내 주문이 들어갔고 수호가 먼저 물을 따라 주며 말했다.
“요즘 뭐 곤란한 일 없으세요? 예를 들면 협회에서 저를 데리고 오라든가, 하는.”
“푸웁! 네, 네?”
순간 물을 뿜은 정철민.
그리고 한없이 커진 눈동자로 수호를 바라본다.
“그, 그게 무슨…….”
“그날 도전의 탑 공략 직후에 왜 팀장님이 절 굳이 협회로 데리고 가려 하셨나 싶더라구요. 보통 아무리 하드 게이트를 공략해도 관련 자료를 요청하지 협회로 데리고 가려고 하진 않잖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좀 알아봤는데 보통 이런 식의 소환은 협회장과 부협회장이 사진 찍으려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넘겨짚기 하듯 하는 말이 아니었다.
당장 협회장의 홍보자료만 찾아봐도 하드 게이트를 클리어한 스타플레이어들과 찍은 사진들이 많았으니까.
의표를 찔린 정철민이 말을 더듬었다.
“그, 그게…….”
“전 괜찮습니다. 차라리 솔직하게 말씀해 주지 그러셨어요. 저한테 그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말이죠.”
“……죄송합니다.”
정철민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옷이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호도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고 싶진 않았지만 그래도 정철민의 체면보단 자신의 계획이 먼저였다.
수호가 말을 이었다.
“정말이셨나 보네요. 그래도 팀장님한테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아보니 이런 경우 이상한 혐의 같은 거 씌워서 데리고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하던데 팀장님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신사적이셨잖아요.”
수호의 말에 정철민이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예, 뭐. 그렇다고 저도 강압적으로 굴 순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제라도 협회를 한번 방문해 볼까 합니다. 팀장님한테는 개인적으로 감사한 것도 있고, 저 또한 대헌협이 목표인 사람으로서 협회장님이나 부협회장님과 안면을 틀어 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아…… 그……건 그렇죠?”
“그럼 식사 하시고 바로 방문드릴까요? 아님 따로 스케줄을 잡을까요?”
“아, 식사하고 바로 됩니다! 잠시만요!”
그 말에 정철민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챙겼다.
폼을 보니 어지간히도 압박받고 있었던 모양.
수호는 그런 정철민이 참 안타까웠다.
‘조금만 기다려요, 형. 올해까지만 참으면 그 뒤엔 내가 다 해결해 줄 테니.’
얼마 뒤, 수호의 방문 사실을 알리고 온 정철민은 그제서야 밝은 표정으로 식사를 권할 수 있었다.
“식사하고 가면 될 것 같습니다. 마침 스케줄도 비신다네요. 여긴 제가 사겠습니다, 하하.”
“그럴까요?”
두 사람은 간만에 맛있는 식사를 했다.
정철민은 문제가 해결돼서, 수호는 간만에 정철민과 송래국밥을 먹어서.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