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327)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327화(327/346)
“이런 시팔!”
“저놈은 우리 형제가 아니다!”
“죽여 버려!!”
수호의 칼질에 그제서야 피아식별을 마친 브라츠바들이 총질을 해댄다.
대격변의 시대가 왔지만 그럼에도 총화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현재의 몬스터들이 총화기가 아예 안 먹히는 건 아니니까.
투다다다다다다!!
쏟아지는 총알.
눈먼 총알도 있었지만 어떤 건 수호에게 정확히 적중했다. 하지만.
티디디디딩!!
놈들의 총알은 그 어떤 것도 수호에게 타격을 주지 못했다.
둔갑한 외형 안에 두른 블러드 슈트 때문이었다.
이래서 일반인부터 찾아온 것이다.
범죄조직 소속 일반인들은 규모가 좀 있다 싶으면 총질부터 해대는 게 보통이니까.
그래서일까?
“어어?”
“어?”
“이, 이게 무슨……!”
수호가 총알을 튕겨 내자 브라츠바들의 눈이 커진다.
그럴 수밖에.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얼굴인데 거짓말처럼 총알을 튕겨 내고 있으니까.
수호는 그들의 반응에 대답해 주는 것 대신 검을 휘둘렀다.
서걱!
치솟는 목과 피.
다 죽이진 않았다.
하나는 살려 두었다.
수호가 일부러 살려 둔 놈에게 질문했다.
당연히 러시아 말로 물었다.
외국어쯤은 문제도 아니다.
동료였던 이사벨라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이래저래 나랏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익히게 됐다.
“너네 어디 소속이야?”
“너, 넌 누구지?”
“그건 대답이 아니지.”
촤악!
“끄아아아악!!”
대답이 마음에 안 들어서 팔을 베었다.
자르진 않았다.
그냥 깊게 벤 정도.
그러자 이름 모를 브라츠바가 비명을 지른다.
수호가 다시 칼끝을 들이밀며 물었다.
“소속.”
“브, 브라츠바……!”
“그래. 그렇게 열심히 대답해라. 그럼 살려는 줄 테니.”
“저, 정말?”
“두 번 말하게 하면 좀 전의 약속은 취소되는 거고. 그럼 다음 질문. 여기서 뭘 하고 있었지?”
“그건…….”
눈을 피하는 브라츠바.
분명 살려 준다고 했는데도 이러네.
수호가 한숨을 내쉬며 칼을 들자 녀석이 바로 대답했다.
“야, 약을 만들고 있었다!”
“약?”
그 순간, 수호의 미간이 좁혀졌다.
“설마 바이칼?”
“그, 그걸 어떻게?”
“이런 미친……!”
수호의 입에서 바이칼이란 단어가 나오자 브라츠바의 눈이 말도 안 되게 커졌다.
그럴 수밖에.
바이칼은 아직 세상에 유통되지 않은 브라츠바 내에서도 비밀리에 연구 제작 중인 신종 마약의 이름이었으니까.
‘바이칼의 제작 시기가 언제인가 했더니 그게 지금이었나.’
바이칼은 한때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최악의 마약들 중 하나였다.
그도 그럴 게 웬만한 자극에는 씨알도 안 먹히는 플레이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게 바로 바이칼이기 때문.
그래서 위험한 것이다.
플레이어들에게도 해로운 약인데 일반인들에게는 얼마나 자극적이고 위험하겠는가?
그 옛날 세계의 재앙 중 하나로 꼽히던 펜타닐보다도 더 최악인 것이 바로 바이칼이다.
수호가 물었다.
“지금 바이칼 제작 단계가 어떻게 되지?”
“거의 막바지다.”
“구체적으로 말해.”
“어, 얼마 전에 최종 실험을 마쳤다. 현재 우리가 만든 바이칼은 100레벨 정도의 플레이어들까진 무난하게 중독시킬 수 있다.”
100레벨 플레이어를 중독시킬 수 있는 힘.
아직 대격변 중기도 시작 안됐는데 벌써 그 정도라니.
수호가 눈을 좁히며 물었다.
“좋아, 다음 질문. 그래서 여기 두만강 지역은 너희들에게 있어 정확히 어떤 포지션을 갖고 있지?”
“원래는 메인 공장 중 하나로 쓸 예정이었으나 한국이 북한 정벌을 한다는 걸 듣고 곧 철수할 예정이다.”
“설비는 얼마나 갖춰져 있고?”
“그래도 메인 공장 규모의 70%는 갖추어져 있다.”
“그래?”
거짓말은 아니었다.
부정적인 에너지가 안 보였으니까.
수호의 질문이 계속 됐다.
“여기 총책임자가 누구지?”
“드미트리 이바노프라는 1성급 플레이어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너네는 일반인이니 2등 조직원이겠지? 플레이어인 드미트리는 1등 조직원일 테고. 드미트리가 이끄는 팀은 규모는 얼마나 되지?”
“20명 정도 된다.”
“생각보다 크군. 강 건너 하산이 거점인가?”
“그렇다. 그, 그런데 혹시 나도 질문해도 될까? 넌 누군데 우리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아는…….”
녀석의 질문에 수호는 녀석의 반대쪽 팔을 베었다.
“끄아아악!!”
“질문은 나만 한다.”
“미, 미안하다……!”
“다음 질문. 현재 이 건물에서 바이칼을 만들고 있는 이들은 어디 소속이지?”
“그건…….”
잠시 고민하던 브라츠바가 이내 대답했다.
“솔직하게 말하겠다. 모두 북한인들이다. 우린 북한의 몰락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두만강역 일대를 점거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북한인들을 손에 넣었고 지금도 관리 중에 있다.”
“뭐?”
“사실이다. 국경 검문소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산이 하나 나오는데 거기 수용시설이 있다. 거기엔 1등 조직원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실에 수호는 인상을 찌푸리며 녀석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녀석의 말이 모두 끝났을 때 고개를 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브라츠바 놈들이 사람들을 납치해서 마약 제작에 사용했다는 건 익히 들어 아는 사실이었으나 설마 두만강역 일대 공장에 사용되던 노동자들이 북한 사람들이었다니.
수호는 잠시 고민한 끝에 녀석에게 물었다.
“이름.”
“내 이름은 왜…… 아, 아니 내 이름은 이반이다.”
“그래, 이반. 약속대로 넌 살려 주지.”
“정말인가?”
수호는 녀석에게 힐을 사용해 준 다음 혈자리를 눌러 기절시켰다.
“아직까지는 말이야.”
말을 마친 수호는 녀석을 아공간 하우스에 집어넣은 다음 칼을 들었다.
‘몰랐다면 모를까, 알게 된 이상 모른 척 할 수 없다.’
브라츠바에 붙잡힌 북한민들을 구하는 것.
계획에 없던 일이었으나 알게 된 이상 절대로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수호는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 빌어먹을 검문소 건물에 살려 둘 만한 작자는 단 한 명도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 경신보가 발동됩니다. ]수호가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 활성화된 기감을 통해 남아 있는 잔당들을 찾아 모두 처리했다.
수호는 마지막으로 건물 지하로 내려갔다.
거기엔 입구를 지키는 2등 조직원이 있었는데 귀영창을 던져 단숨에 죽여 버렸다.
수호는 녀석이 지키고 있던 문을 열었다.
그러자 오래된 쇳소리가 끼이익 울리며 문이 열렸는데 그 너머에는 수호가 가장 보고 싶지 않았던 장면들이 펼쳐져 있었다.
프쉬이이이이!
뿜어지는 증기.
밝은 조명.
그 아래선 복잡한 기계들로 앞치마와 마스크, 고무장갑을 끼고 바이칼을 만드는 북한 주민들이 있었다.
마치 맹수의 우리처럼 한 단계 아래 지하에서 그것들을 만들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보며 수호는 얼마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던 끝에 휴대폰을 꺼내 정철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 어, 수호야.
바로 받는 전화.
현재는 북한 정벌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보니 거의 전시 상황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수호의 전화이다 보니 정철민은 항상 수호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호가 말했다.
“부장님, 지금 혼자세요?”
– 잠시만.
낮게 깔린 음성에 바로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자리를 이동하는 정철민.
자리를 옮긴 정철민이 말했다.
– 말해. 혼자야.
“제가 지금 두만강역 쪽에 와 있습니다.”
– 두만강역?
“예, 여기 볼일이 있어서 왔는데…….”
수호는 여기서 본 브라츠바와 바이칼, 그리고 일찍이 납치된 북한 주민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끊지 말고 계세요. 바로 사진 보내겠습니다.”
증거 사진도 바로 보냈다.
이윽고 사진을 확인한 정철민의 입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 하…… 환장하겠네. 그러니까, 지금 여기 보이는 사람들 말고도 다른 데 최소 수십 명은 억류되어 있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 상황이 너무 심각한데…… 근데 어쩌면 좋냐? 지금 앵간한 병력 다 작전 투입된 데다 두만강역까지 가려면 한참은 걸릴 텐데. 그리고 너 혼자서 브라츠바들을 어떻게 상대해?
정철민의 말대로였다.
상황이 좋지 않다.
아니, 조건만 놓고 보면 최악이다.
정화통일 작전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고 병력 대부분이 출동한 상태.
게다가 위치도 한반도 최북단쯤에 위치한 두만강역 근처다.
데려와야 할 사람은 한 트럭인데 그마저도 브라츠바가 지키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수호는 대수롭잖다는 듯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그런 건 제가 다 해결할 수 있습니다.”
– 네가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어떻게?
“자세한 방법은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설마 제가 대책도 없이 도움 요청 전화를 드렸겠습니까.”
– 그럼 왜 전화한 건데?
“이것저것 알리바이가 필요해서 전화드렸습니다. 지금부터 저 혼자 두만강역 일대를 점거한 브라츠바들을 모두 처치하고 북한 주민들을 서울로 송환시킬 건데 갑자기 막대한 수의 북한 주민들을 데려가면 이래저래 일이 복잡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국정원과 협력해서 비밀리에 일 처리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국정원이랑? 데려올 사람들이 북한 주민들이니 그건 어렵지 않을 것 같긴 한데…… 너 정말 혼자서 다 감당할 수 있겠어?
“과정이 순탄치는 않겠지만 제 기준 최선의 효율대로 움직인다면 가능합니다.”
– 진짜지?
“제가 언제 약속 못 지키는 것 보셨습니까.”
– 못 봤지. 오케이. 나만 믿어라. 여기서 최대한 서포트해 줄 테니 마음대로 날 뛰어 봐.
“감사합니다. 일 마무리 짓는 대로 바로 연락드릴 테니 문자로 북한 주민들 송환할 장소 주소 좀 남겨 놔주세요.”
– 알겠다. 저 근데 수호야.
“예?”
– 조심해라. 브라츠바 그놈들 아주 위험한 놈들이야. 러시아에서도 손 못 쓴다고 난리인 놈들이라고.
그 말에 수호가 피식 웃었다.
“예, 알겠습니다. 걱정 감사합니다.”
– 그래. 연락하마.
끝으로 통화가 종료됐다.
수호는 잠시 고민하던 끝에 아래를 향해 외쳤다.
“모두 주목!”
쩌렁쩌렁한 목소리.
마력을 담아 외쳐 모두 일순하던 일들을 멈추고 수호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수호가 스킬 하나를 발동시켰다.
[ 감화가 발동됩니다. ]매혹에서 한 단계 진화된 스킬 감화.
감화가 발동되자 순간 수호와 눈을 마주친 모두의 눈에 하트 표시가 그려지더니 감화 효과가 부여되었다.
수호는 북한 주민들의 머리 위에 뜬 감화 효과 아이콘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 후 아래로 내려갔다.
“지금부터 모두 내 앞에 한 줄로 섭니다. 실시.”
“실시!”
감화 스킬이 제대로 먹혔다.
수호의 명령에 북한 주민들 모두 복명복창했고 수호는 그들 앞에 아공간 하우스를 열어 제 발로 아공간 하우스 안에 들어가게 했다.
그리고 마지막 주민까지 아공간 하우스에 들어가자 수호는 그들에게 명령했다.
“내 말이 있기 전까지 모두 여기서 편안한 자세로 대기합니다. 알겠으면 대답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군인처럼 씩씩하게 대답하는 주민들.
현재로서는 이게 최선이다.
이동은 그림자 이동을 사용하면 되지만 이들을 안전하게 호송하기 위해선 아공간 하우스 말고는 답이 없었으니까.
이들에게 아공간 하우스를 노출하는 건 괜찮다.
감화 스킬은 시전자의 의지에 따라 감화 기간 동안의 기억을 삭제할 수도 있으니.
주민들을 모두 챙긴 수호는 바로 인근의 북한 주민들 수용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