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46)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46화(43/346)
“……뭐? 누구? 괴도?”
– 예, 그렇습니다. 선배님.
대헌협 특수부.
피성열은 수호의 전화를 받고 황당함에 미간을 좁혔다.
– 수배자 리스트를 보시면 괴도라고 있을 겁니다. 전자화폐 지갑만 골라서 터는 놈들요.
수호의 설명에 피성열은 부하 직원에게 손짓했고 부하 직원은 얼른 패드에 괴도의 자료를 띄워 피성열에게 내밀었다.
피성열이 말없이 괴도에 대한 자료를 읽어 내려간다.
그러더니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있네, 괴도. 전자지갑만 털어서 처음엔 그냥 해킹범인 줄 알았으나 녀석들이 손상시킨 전자지갑에서 다량의 마력이 측정되어 일반인 범죄자가 아닌 빌런으로 분류됐다고.”
– 예, 맞습니다.
“그래서, 그놈들은 지금 어딨는데?”
– 싹 다 조져서 제가 따로 데리고 있습니다. 당연히 증거자료도 다 준비했고 훔친 전자화폐도 전부는 아니지만 가진 건 전부 압수해서 확보해 두었습니다.
“뭐? 벌써?”
– 예, 선배님 안 번거롭게 미리 만져 두었으니 바로 잡아넣기만 하시면 됩니다.
수호의 말에 피성열이 다시 한번 미간을 좁혔다.
그것은 진실의 미간으로, 동시에 감탄의 미간이기도 했다.
피성열이 아저씨 특유의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이야…… 역시 후배님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 아직 일을 알려준 적도 없는데 어쩜 내 스타일대로 이렇게 일을 잘하지?”
– 하하, 과찬이십니다.
“과찬은 무슨…… 이런 건 누가 가르쳐 준다고 해서 되는 게 아냐. 타고난 일머리 자체가 좋아야 한다고. 그래서 지금 어디야? 내가 바로 지원 보내 줄게.”
– 예, 감사합니다. 여기 위치가 어디냐면……
수호는 주소를 불러 준 뒤 통화를 마쳤다.
그런 다음 녀석들이 지내던 지하집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곳에는 전직 ‘사장님’이자 현 ‘괴도’로 불리는 놈들을 후드러 패는 서기원을 볼 수 있었다.
“흐어! 미안해! 미안해!!”
“제발! 제발! 잘못했어!”
“끄아아아!!”
수호는 흐뭇하게 그 모습을 보았다.
수호가 국밥집에서 서기원에게 제안했던 일.
그것은 그를 이렇게 만든 놈들을 서기원이 직접 단죄하는 것.
그것도 육체적인 단죄를 말이다.
그에게 이런 제안을 시킨 이유야 많았지만 대표적인 것 한 가지만 꼽으라면 서기원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트라우마를 지우기 위해서였다.
‘그의 자서전에 따르면 서기원은 잠적한 후에도 과거의 기억 때문에 꽤 오랫동안 괴로워했다고 했다.’
그래서 일부러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서기원이 직접 그들을 단죄하면 여러모로 정신적 치유에 도움이 될 테니까.
‘그래도 모자라면 내가 케어해 주면 되고.’
자신이야 있었다.
수호에겐 희로애락의 반지가 있었으니까.
그때, 수호의 인기척을 들은 서기원이 상쾌하게 땀을 훔치며 고개를 숙였다.
“형님 오셨습니까?”
“어, 그래. 그나저나 많이 때렸냐?”
“예, 이번에도 죽지 않을 만큼만 때렸습니다.”
“잘했네.”
서기원이 개운하다는 듯 말한다.
그의 개운한 표정을 보니 새삼스레 희로애락의 반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게 희로애락의 반지가 아니었으면 서기원은 지금쯤 녀석들의 단죄는커녕 놈들을 쳐다보는 것조차 힘들어했을 테니까.
수호가 피떡이 되어 꿈틀거리는 녀석들을 치료해 주며 말했다.
“방금 특수부에서 사람 보냈다니까 슬슬 마무리 짓자.”
“예, 그럼 힘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래, 마인드 좋다.”
그때,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놈들이 매달리듯 외치기 시작했다.
“기, 기원아! 제발! 제발 살려줘라! 응?”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
“내가 잘못했어!”
그러나 서기원은 단호했다.
“입 다물어.”
다시 몽둥이를 들고 후드러 패기 시작하는 서기원.
수호는 그런 서기원을 보며 다시 한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다음 아까 전에 미리 완성해 둔 각종 서류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놈들의 손으로 직접 쓰게 한 자필 자백서였는데 거기에는 자신들이 어떤 동기로 이런 짓을 벌였으며 서기원은 어떻게 납치하고 감금했고, 서기원을 이용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등 놈들의 모든 행적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적혀 있었다.
‘서류는 이 정도면 충분하겠네.’
서기원은 분명 대단한 능력자였지만 그렇다고 피성열에게 서기원의 존재에 대해 감출 생각은 없었다.
현재 서기원의 가치는 오직 수호만 아는 상황이었으니까.
‘게다가 오히려 감추는 게 더 수상해 보이지.’
그래서 수호는 서기원을 불쌍한 피해자로 보이게 한 다음 피성열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할 생각이었다.
자신은 있었다.
수호가 아는 피성열은 자신의 눈으로 쓸모가 증명되지 않는 한 웬만해선 호감을 비치지 않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네 사람을 더 두드리고 치료하던 끝에 마침내 특수부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빌라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야…… 후배님, 이런데서 혼자 고생하고 있었던 거야?”
놀랍게도 피성열이 직접 현장에 나타났다.
피성열을 본 수호가 얼른 인사했다.
“선배님 오셨습니까? 근데 바쁘신 선배님께서 어떻게 직접…….”
깜짝 놀랐다.
설마 피성열이 직접 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수호의 말에 피성열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 일종의 서프라이즈지, 뭐. 우린 각별한 사이잖아?”
하하, 각별하긴 개뿔.
근데 좀 의외였다.
설마 그 바쁜 피성열이 직접 올 줄이야.
허나 그가 직접 나타났다는 건 그만큼 수호가 피성열의 애정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현장에 나타난 피성열이 바닥에 누워 덜덜 떠는 괴도들을 보며 물었다.
“얘네가 그 괴도야?”
“예, 그렇습니다.”
“그렇군. 근데…… 얘네들 상태가 다 왜 이래?”
말 그대로였다.
마침 치료가 끝난 타이밍에 나타난 터라 놈들의 상태 자체는 멀쩡했지만 치유의 빛이 옷에 묻은 핏자국까지 지울 수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수호는 당황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
“실은 제압 과정에서 마찰이 좀 있었습니다.”
“그래?”
그 말에 피성열이 괴도들을 다시 한번 힐긋 본다.
“근데 다친 곳은 안 보이는데?”
“혹시 몰라 제가 싹 다 치료해 뒀습니다.”
“뭐? 파하하핫!”
박장대소하는 피성열.
그는 진심으로 웃겼는지 눈가엔 살짝 눈물까지 고인 상태였다.
그가 눈가의 눈물을 닦아 내며 말했다.
“아, 이거 참 골 때리네. 후배님, 그렇게 안 봤는데 일하는 스타일이 아주 화끈해?”
“죄송합니다. 그랬으면 안 됐는데 제가 이런 현장은 처음이다 보니…….”
“아냐, 아냐. 내가 지금 야단치는 걸로 보여? 칭찬한 거야, 칭찬. 아직 현장을 안 뛰어 봐서 모르나 본데…….”
말을 잇던 피성열이 슬쩍 다가와 수호에게 목소릴 낮춰 말했다.
“일반 수배자라면 모를까, 빌런들은 죽이지만 않으면 돼. 어차피 우리 애들이 와서 치료해 주면 그런 증거는 없어지니까.”
“아, 그렇습니까?”
“그래,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일반 범죄자 놈들도 죽이지만 않으면 때려잡아도 돼. 우리 애들이 사람 하나는 기가 막히게 고치거든. 언제까지 범죄자 인권 챙겨 줄 거야?”
“역시 특수부십니다.”
자랑스럽게 말하는 피성열.
근데 이건 사실 수호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수호도 한때 특수부에서 일했으니까.
그리고 이런 스타일의 일 처리 방법도 피성열에게 배운 것.
‘플레이어 범죄자를 어떻게 상처 하나 안 입히고 잡을 수 있겠어.’
그런 의미에서 수호는 이번에 전사가 아닌 치유사를 선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항상 파트너 치유사를 데리고 다니거나 치료약을 범죄자들 입에 쑤셔 넣었었는데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됐으니까.
이윽고 수호가 미리 준비한 서류를 피성열에게 건네자 피성열이 서류를 촤르륵 넘겨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서식 깔끔한 거 봐라. 지금 바로 현장에 투입시켜도 손색이 없겠는데?”
“감사합니다.”
“범행 동기도 확실하고 그동안 훔친 계좌도 전부 나와 있고. 근데…….”
서류를 살피던 피성열이 시선을 옮겨 서기원을 보았다.
“저 친구를 이용했다고?”
“예, 그렇습니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서기원은 수호의 지시대로 최대한 불쌍한 척 앉아 있었다.
사실 척을 안 해도 현재의 서기원의 외견은 노숙자와 다를 바가 없긴 했다.
예컨대 손질 안 된 머리에 눈 밑의 진한 다크서클, 그리고 구멍 나고 늘어난 티셔츠와 언제 빨았는지도 모를 바지는 그동안의 힘든 생활을 증명하는 처절하고도 생생한 증거들이었으니까.
수호가 얼른 뒷말을 덧붙였다.
“서기원 씨와 저놈들은 같은 보육원 출신인데 서기원 씨의 개인 특성을 알게 되자마자 서기원 씨를 납치 감금하여 이 같은 범죄를 계획했다고 했습니다.”
“쯧쯧, 씹어 죽여도 시원찮을 놈들이네. 근데 사이버계 특성이라…… 나도 꽤 많은 특성들을 봤지만 이런 건 또 처음이네. 원리가 뭐래?”
“실존하는 기술력이 아니라 플레이어 특성을 활용한 시스템 범죄라 복잡한 전자화폐 지갑을 뚫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 그럼 좀 위험한 거 아냐? 따로 관리해야 될 것 같은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제가 알기로 이런 특성은 서기원 씨가 유일한 걸로 알고 있거든요.”
“해외에는 이런 특성 소유자가 없나?”
“예, 궁금해서 한번 서치해 봤는데 없었습니다.”
“그래?”
수호의 설명을 듣던 피성열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더니 이내 눈을 좁히며 은근한 어조로 물었다.
“근데…… 이 디지테이션인가 뭔가 하는 능력, 게이트 안에서 써먹을 수 있나?”
역시.
피성열의 초점은 애초에 다른 곳에 있었다.
제아무리 희귀 특성이라도 실질적인 쓸모가 있냐 없냐에 말이다.
수호가 얼른 고개를 저었다.
“이미 물어봤는데 계열 자체가 사이버계라 게이트나 이런 거엔 일절 관련 없다고 합니다.”
“그럼 진짜 현실에서나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란 거네?”
“예, 그렇습니다. 아마 민간 길드 중에 보안 쪽으로 쓸모를 원하는 곳이 있으면 채용해 갈 것 같습니다.”
“흠, 보안 쪽이면 적어도 우린 필요 없다는 거네. 전투원이나 보조 지원도 안 되는 거니까.”
“예, 뭐. 기준점이 그러시다면 그럴 것 같습니다. 저 근데요, 선배님.”
“응?”
“혹시 서기원 씨 처분은 어떻게 될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래도 피해자인데 설마 서기원 씨한테도 처벌이 이루어질까요?”
조심스럽게 질문하는 수호.
허나 그 억양이나 표정에는 처벌하지 않았으면 하는 뉘앙스를 담았다.
일부러 그랬다.
현재 피성열은 수호에게 호감이 있는 상태인데다 괴도들을 상대로 능력 증명도 했으니 웬만하면 수호의 뜻대로 해 줄 가능성이 농후했으니까.
‘그래야 나한테 더 큰 호감을 얻지.’
게다가 수호가 이리 자세까지 낮추며 눈치를 보는데 어찌 후배의 뜻을 안 따라 줄 수가 있을까?
그는 계산적이고 권위적인 남자였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왜, 피해자 케어하다 보니까 마음이 약해지든?”
“마음이 약해진다기보단…… 정말 억울해 보여서 그랬습니다.”
“후후, 그래. 네 말대로 아무리 그래도 피해자를 처벌할 순 없지. 법은 생각보다 인간적이고 따뜻하거든. 그러니 뒷처리는 걱정 마라, 저분은 혐의 없음으로 끝날 거고 오히려 저놈들한테 배상까지 받을 수 있게 도와줄 테니까.”
“정말이십니까? 감사합니다, 선배님.”
“감사는 무슨, 난 원래가 공명정대한 사람이야. 근데…….”
말을 잇던 피성열이 다시금 눈을 좁히며 물었다.
“넌 이번 사건을 대체 어떻게 알게 된 거냐?”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