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48)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48화(45/346)
그러더니 정말로 당황한 듯 물었다.
“컴퓨터 바이러스요? 컴퓨터 바이러스로 레벨업을 한다고요?”
“응.”
수호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말 그대로였다.
수호는 자신이 손수 준비한 컴퓨터 바이러스를 통해 서기원을 레벨업시킬 생각이었으니까.
수호의 설명이 이어졌다.
“아까 말했지? 여긴 가상현실과는 달리 실제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곳이라고, 그러니 이곳에서 죽거나 다치면 실제 세상에도 영향이 가. 겪어 봐서 알잖아?”
그 말에 서기원이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컴퓨터 바이러스가 저를 죽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 애초에 바이러스의 목적이 대상을 파괴하거나 해킹하려고 제작된 거니까. 그러니 넌 목숨 걸고 이 녀석들을 잡으면 돼.”
“제가요?”
“그럼 네가 잡지 누가 잡냐. 걱정 마, 나도 같이 잡을 거니까.”
수호는 인벤토리를 열어 예전에 사놓은 적당한 창 한 자루를 서기원에게 건네며 말했다.
“무기 다룰 줄 알아?”
“창만 조금요.”
“그럴 것 같았어. 초보자는 검 말고 창이 더 다루기 쉬우니까. 근데 너 클래스가 뭐야?”
“마법사요.”
알면서도 물었다.
그래야 대화가 자연스러우니까.
수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더더욱 호신용품으로만 쓰면 되겠네. 앞에서 내가 탱킹해 줄 테니까 뒤에서 마법 쏘면서 다시 감 좀 잡아. 사냥도 오랜만이잖아.”
수호는 무식하게 서기원을 굴릴 생각이 없었다.
지금 그에겐 급급한 레벨업이 아닌 반년간 감금 당하며 잊고 지냈던 감부터 되찾는 것이었으니까.
그래서일까?
수호의 말에 서기원이 짐짓 감동하며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감사해요, 형.”
“감사는 무슨. 좋아, 그럼 문 연다.”
수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료 파일 클리너라 적힌 문을 열었다.
바이러스가 든 곳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게 문은 생각보다 부드럽게 열렸다.
그 모습을 본 서기원이 조용히 말했다.
“근데 누가 바이러스 아니랄까 봐, 이름도 참 그럴싸하게 지어 놨네요.”
“무료 클리너 같은 게 바이러스 숨기기 딱 좋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는 웬 식당 카운터처럼 생긴 곳과 종업원이 카운터에 서 있었다.
두 사람이 입장하자 카운터 직원이 말했다.
“어서 오세요, 무료 파일 클리너 이용하시려구요?”
직원은 여자였는데 깔끔한 복장과 더불어 정돈된 생김새가 굉장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수호는 대답 대신 피식 웃으며 서기원에게 말했다.
“그럴듯하지?”
“네, 하마터면 대답할 뻔했네요.”
서기원도 대답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대답하지 않은 이유?
간단했다.
저 질문에 대답하는 순간, 두 사람이 방금 열고 온 문이 자동으로 열리며 파일 안에 숨어 있던 바이러스들이 조진휘의 노트북으로 우르르 빠져나갈 테니까.
예컨대 저기 있는 직원은 파일을 클릭하면 사용자에게 물어보는 프로그램 안에 세팅된 자동 응답기 같은 것이다.
– 파일 클리너를 실행하시겠습니까?
이런 것 말이다.
그렇기에 절대 대답하지 않은 것.
그러므로 직원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고 해서 직원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는 말.
저 직원은 애초에 살아있는 사람 같은 게 아니었으니까.
서기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이러스가 숨겨진 파일은 저도 처음 보는 거라 내부가 이럴 줄은 전혀 몰랐네요.”
“전자화폐 지갑 쪽은 어떤데? 넌 여태 가상화폐 지갑만 털었잖아.”
“거긴 방화벽이랑 암호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는데 구조 자체는 여기랑 비슷하긴 해요. 정식으로 들어가면 프로그램이 절 맞아 주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되는…… 그래서 정문이 아니라 건물 외벽을 공격해서 가상화폐를 빼돌려 왔죠. 외벽이 두꺼워서 좀 힘들긴 했지만.”
그러니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도 서기원을 잡지 못한 것이다.
갑작스런 외부 공격에 거래소는 백신이나 이런 것들을 계속 돌렸겠지만 해킹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침투도 아니고 프로그램 입장에선 이레귤러 같은 존재가 나타나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거래소 프로그램 자체를 부숴 버린 것이었으니까.
수호가 말했다.
“근데 거긴 뭐로 부수고 들어갔냐?”
“전에 익혔던 마법 스킬들로요. 처음엔 곡괭이나 망치도 써 보긴 했는데 스킬로 부수는 게 제일 효율이 좋았어요.”
“신기하네.”
“저도 처음엔 신기했어요.”
수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누가 봐도 수상해 보이는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문은 없었다.
문처럼 그냥 뚫려만 있을 뿐.
수호가 그리로 다가갔다.
직원은 말리지 않았다.
그녀는 진짜 직원이 아닌 직원의 껍데기를 쓴 오토 프로그램이었으니까.
그렇게 고개를 들이밀고 내부를 살핀 순간.
“와우.”
수호는 볼 수 있었다.
시커먼 출입구 너머로 펼쳐진 거대한 공간을.
그리고 그 안에서 퀭한 눈동자로 흐느적거리며 천천허 걸어 다니는 좀비…… 아니, 좀비의 형상을 한 컴퓨터 바이러스들을 말이다.
녀석들의 머리 위엔 이렇게 적혀져 있었다.
– 뀁뛝쉙콹뷝싟 Lv.??
이름도 레벨도 알 수 없는 바이러스들.
녀석들의 이름이 저리된 건 말 그대로 저들이 바이러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들의 레벨은 몇인지는 얼추 가늠이 가능했다.
서기원의 자서전에 따르면 놈들은 최초로 마주친 사람과 비슷한 레벨을 띤다고 했으니까.
뒤늦게 들어온 서기원이 끝없이 펼쳐진 녀석들을 보고는 질겁하며 말했다.
“너,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바이러스가 다 그렇지 뭐. 애초에 타인의 컴퓨터를 고장 내려고 만들어진 놈들인데 벌레처럼 많아야 하지 않겠어?”
“얘네를 다 잡아야 돼요?”
“아니, 여긴 게임으로 치면 던전이 아니라 필드 같은 곳이야. 우린 여길 나갈 수 있지만 저놈들은 여길 못 나가. 아까 직원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잖아.”
“아…….”
“그러니 정말 죽을 것 같으면 저 문으로 도망치면 돼. 도망에 실패하면 죽는 거고. 그러니 정신 바짝 차려.”
말을 마친 수호가 스킬을 발동시켰다.
[ 블러드 웨폰이 발동됩니다. ]스킬을 발동시키자 손아귀에 혈검이 생성됐다.
혈검을 쥔 수호가 말했다.
“내가 최대한 어그로 끌 테니까 넌 출입구 근처에서 마법만 쏴. 뭔가 죽을 것 같으면 그냥 출입구로 도망치고.”
“그럼 형님은요?”
“난 알아서 도망칠게. 참고로 여기 있는 바이러스는 한 번 죽이면 다시 안 살아난다? 그러니까 여기 있는 놈들 다 죽으면 게임 끝이라고 생각하면 돼. 아, 그리고 이놈들은 바이러스다 보니까 채집할 수 있는 것도 딱히 없으니까 그냥 죽이기만 해.”
“아…….”
“시작하자. 집중해.”
“아, 넵!”
이윽고 사냥이 시작됐다.
서걱!
수호의 검이 바이러스 좀비들을 향해 휘둘러진다.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허억…… 허억…….”
서기원은 금방이라도 졸도할 사람처럼 바닥에 누워 숨을 헐떡거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른다.
허나 한 가지 확실한 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고 그 많던 좀비들을 모두 해치웠다는 것이었다.
서기원이 누운 채로 헐떡이며 말했다.
“형님…… 죽을 것 같아요…….”
“고생했다. 근데 사람 그렇게 쉽게 안 죽어.”
“하, 하하…… 그, 그렇긴 하죠.”
“레벨 몇 개나 올렸냐?”
“자, 잠시만요…… 다섯 개요.”
“흠, 괜찮네.”
이로써 서기원의 레벨은 55.
물론 수호도 그만큼 레벨을 올렸다.
부족한 마나량과 물리적 전투가 거의 없던 서기원에 비해 수호는 쉬지 않고 내리 싸워 댔으니까.
수호도 자신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 안수호 ]– Lv : 59
– 클래스 : 치유사
– 특성 : 뉴블러드
– 근력(R) : 21
– 체력(R) : 21
– 마력(R) : 21
– 감각(R) : 21
– 보너스 스탯 : 13
레벨 하나만 더 올리면 60인데 좀 아쉬웠다.
수호는 이번에 올린 레벨에서 얻은 보너스 스탯과 저번에 얻은 보너스 스탯 전부를 근력에 투자했다.
‘어차피 나중이 되면 똑같이 평균을 맞출 건데 굳이 나눠서 올릴 필요는 없지.’
그래서 이번에도 근력을 먼저 올린 후 마력을 올릴 예정이었다.
체력이나 감각의 경우, 이젠 레드 등급이 되어 늦게 올려도 별로 큰 차이가 없었으니까.
스탯 분배를 마친 수호는 시선을 옮겨 여전히 숨 고르기에 여념이 없는 서기원을 보았다.
‘그나저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센스가 있는데?’
서기원의 본업은 마법사다.
게다가 특성을 얻기 위해 50레벨까지 성장한 사람이라 기본적인 전투 센스도 있는 편.
그렇기에 서기원을 마냥 디지테이션 능력자만이 아닌 한 명의 훌륭한 딜러로 키워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킹되는 마법사로 키우면 밴시 애들이랑도 궁합이 잘 맞을 거고.’
수호가 서기원을 잡아 끌어 올리며 말했다.
“나가자, 휴식은 집에서 편하게 해.”
“넵, 알겠습니다.”
두 사람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바이러스 파일 밖으로 나간다.
***
밖으로 나오니 어느덧 밤이었다.
밖으로 나온 서기원은 비척비척 걸어 침대에 쓰러지듯 잠들었고 수호는 맥주 한 캔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
‘시원하네.’
맥주를 얼마만큼 들이켠 수호는 다시 거실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그런 다음 미리 준비해 둔 파일 검사기로 ‘무료 파일 클리너’를 검사해 보자 놀랍게도 파일 내부에선 바이러스 하나 검출되지 않았다.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실제로 보니 좀 웃기긴 하네.’
백신 프로그램도 아니고 컴퓨터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제거하게 될 줄이야.
수호는 컴퓨터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었지만 현재 자신과 서기원이 한 방법이 전례 없는…… 아니 프로그래머들은 감히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황당한 방법인 건 잘 알았다.
‘그래도 서기원 덕분에 이젠 게이트에 안 들어가고도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 생겼군.’
가상현실 프로그램 속에선 스킬 숙련도를 쌓고 컴퓨터 바이러스 던전에선 순수한 경험치와 실전 경험을 쌓는다.
오직 수호만이 할 수 있고 수호만이 떠올릴 수 있는 발상이었다.
수호는 나중에 밴시 애들도 굴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인터넷을 켰다.
그런데 인터넷이…… 아니, 세상이 또 한 번 떠들썩했다.
수호가 절망의 늪을 공략한 사실이 발표된 것이다.
– ㅁㅊ 안수호 진짜 절망의 늪도 클리어한 거임?
– 와, 대박이다……
– 이 정도면 나라에서 감사패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니냐?
– 아직 오피셜은 안 떴는데 카더라 발로는 진짜 빨리 클리어했다는데?
└ 얼마나 빨리?
└ 1시간도 안 걸렸다던디?
└ 미친놈, 넌 봉인 게이트가 조스로 보이냐?
└ 왜 나한테 ㅈㄹ임 소문이 그렇다잖아.
– 소문이고 나발이고 안수호는 신이다. 그냥 개쩐다. 킹갓황 그 자체.
– 빛.
– 태초에 안수호가 있고 빛이 있었다.
└ 안멘.
└ 검멘.
– 넥서스는 좋겠네 ㅋㅋ 간만에 넥서스에서 라이징 스타 하나 나왔으니 ㅋㅋ└ 근데 죽으면 말짱 도루묵이잖어 └ 그건 맞지.
└ 검신님은 안 죽는다. 부정 타게 그딴 소리 좀 하지 마라 ㅡㅡ
휘몰아치는 긍정적인 여론들.
그것들을 본 수호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 헌터는 다른 거 필요 없이 게이트 공략만 잘해도 얼마든지 대접받는 존재지.’
그렇기에 수호는 슬슬 다음 계획을 실행시키기로 했다.
인터넷 여론을 확인한 수호가 전화기를 들었다.
– 예, 헌터님. 무슨 일이십니까?
전화를 받은 사람은 넥서스 길드 대표 배동혁이었다.
수호가 말했다.
“말씀드릴 게 있어서 전화드렸습니다.”
– 말씀이라면 어떤 말씀이실까요?
“아무래도 대헌협 입사 시기가 좀 빨라질 것 같습니다.”
– ……네?
배동혁의 되물음에 수호는 피성열과 있었던 빅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자 배동혁은 생각지도 못한 소식에 침음성만 삼켰다.
예상한 바다.
그의 입장에서 수호는 이제 막 넥서스에 들어온 대어.
게다가 가뜩이나 몇 달 안 되는 계약 기간이라 이익 내기도 촉박한 시간인데 그 기간이 반토막 나버렸으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그렇기에 수호도 미리 알린 것이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고 섭섭한 일이 생기면 바로바로 풀어 주는 게 맞았으니까.
수호가 말했다.
“그래서 죄송한 마음에 한 가지 제안을 좀 드려 볼까 합니다.”
– ……어떤 제안이요?
“현재 넥서스가 보유 중인 게이트 중에 S급 게이트가 하나 있지 않습니까?”
– 예, 있긴 합니다만…… 그게 왜요?
“그 게이트. 제가 공략해 드리겠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 나온 전리품은 모두 다 넘겨드리는 조건으로요.”
그 말에 배동혁의 눈이 보름달처럼 커졌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