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49)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49화(192/346)
수호의 제안에 배동혁이 마른침을 꿀꺽 삼킨 후 되물었다.
– ……진심이십니까?
“예, 진심입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계약기간이 훨씬 더 짧아졌는데 이 정도는 당연히 해 드려야죠.”
– …….
배동혁은 잠시 대답 대신 숨을 골랐다.
확실히 갑자기 계약기간이 반토막 나다시피 되어 몹시 아쉬운 참…… 아니, 솔직히 말해 몹시 섭섭해하고 있던 참이었다.
이대로 한두 달 만에 넥서스를 나가면 자신들은 말 그대로 잠시 이용당해 버린 꼴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물론 이전 회동 때 어느 정도 협회에 얼굴도장을 찍어 두긴 했지만 사람 마음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뭐든 확실한 게 좋았다.
그런 의미에서 수호가 제안한 S급 게이트의 공략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전리품을 양도해 준다는 건 확실히 섭섭한 마음을 풀기엔 적당한 딜이었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이 정도까지 하는데 더 이상 뭐라고 할 순 없지.’
게다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게이트가 어떤 게이트인가?
그곳은 내부에 잠재된 기대수익이 상당히 높은 게이트였다.
그래서 기를 쓰고 낙찰받았던 것이고.
하지만 수호는 안다.
기대수익이 높은 게이트는 그만큼 난이도가 높다는 걸.
‘S급 게이트란 곳이 다 그렇지.’
공략하지 못하는 S급 게이트는 양날의 검이다.
아무리 소유권이 길드에 있더라도 누적 사상자가 많아지면 안전관리를 위해서라도 다시 국가가 관리하게 되어 있었으니까.
그래서 배동혁은 좀처럼 그곳의 공략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몇 차례나 그곳을 공략하려 해 보았지만 매번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때 수호가 이런 제안을 준 것이다.
배동혁이 말했다.
– 제안 자체는 감사드립니다만…… 근데 헌터님은 저희가 보유 중인 게이트가 어떤 곳인지 알고 있으십니까?
“알죠. 땅지기들의 광산 아닙니까? 마정석이 엄청나게 많이 매장된 광산이지만 땅지기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아서 공략과 마정석 채집은커녕 앞으로 전진조차 못 하고 있는 곳 아닙니까.”
– ……잘 알고 계시네요. 허면 이번 게이트는 마정석 채굴 때문에라도 헌터님 혼자 보낼 수 없다는 것도 아시겠네요?
“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안드린 겁니다. 그곳에서 나오는 땅지기들은 제가 다 처리하겠습니다. 팀도 제가 꾸리겠습니다. 그러니 대표님께선 채굴팀만 편성해 함께 투입시켜 주세요. 아, 물론 당장이 아니라 여유를 갖고 편성시켜 주시면 됩니다. 저도 그동안 제 팀의 전력을 보강해 두겠습니다.”
화끈하고 효율적인 일 처리.
배동혁은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알겠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비밀로 하셔도 됐을 텐데 먼저 특채 이야기를 해 주신 것과 그에 대한 배려를 해 주신 것에 대해서.
“아닙니다. 함께하는 사이인데 이 정도는 당연한 거죠. 저야말로 생각보다 일찍 대헌협에 들어가게 되어 죄송합니다.”
– 헌터님은 정말이지…….
진심으로 감동하는 배동혁.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전화를 끝냈다.
통화가 종료된 후 수호가 기지개를 켜며 중얼였다.
“드디어 그 녀석을 보러 가겠구만.”
수호는 내일이 기다려졌다.
***
파주에 위치한 넥서스 아카데미.
그곳의 S급 길드원 전용 개인 트레이닝 룸.
수호는 그곳에 나타났다.
자신의 팀으로 영입한 서기원과 함께.
“우와…….”
서기원이 넥서스 아카데미의 거대한 규모를 보며 감탄한다.
감탄할 만했다.
넥서스 아카데미의 규모는 국내 최대였으니까.
특히 그중에서도 국내 최정상급 시설을 자랑하는 S급 트레이닝 센터라면 더더욱이.
수호가 먼저 와서 인피니티에서 훈련을 진행 중인 밴시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먼저 와 있는 사람들 보이지?”
“예.”
“쟤네도 내 팀원들이야. 그리고 앞으로 네가 함께할 사람들이기도 하지.”
“오…… 그럼 저분들도 넥서스 길드 소속인가요?”
“아니, 아직.”
“네?”
“길드는 생각보다 능력을 많이 따져. 근데 아직 능력 검증도 안 된 애들을 받아 줄 리가 없잖아?”
“하긴, 그것도 그렇겠네요.”
“그럼 아까 말했던 대로 슬슬 얘네들 깨워서 인사나 시키…….”
서기원에게 오늘의 일정에 대해 설명하려던 차였다.
바깥의 인기척에 수호가 눈을 돌렸다.
그러자 익숙한 얼굴을 가진 사내가 밖에서 기웃거리고 있었다.
낯선 사내는 놀랍게도 강대한이었다.
‘오?’
만나고 싶으면 이리로 오라고 했더니 정말로 올 줄이야.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했다.
강대한도 언젠가는 한 번쯤은 봐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수호가 얼른 문으로 다가가 강대한을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오! 안녕하세요, 안수호 헌터님!”
시원시원한 말투로 인사하는 강대한.
그다운 인사였다.
수호가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오실 줄은 몰랐네요. 오랜만입니다, 강대한 헌터님.”
“하핫, 당연히 제가 헌터님 스케줄에 맞춰야 하지 않겠습니까? 헌터님 덕분에 제가 시험에 붙었는걸요.”
“제가 아니었어도 대한 씨는 언젠가 시험에 붙으셨을 겁니다. 일단 들어오시죠.”
수호는 자연스럽게 그를 안으로 들인 후 훈련장 한편에 마련된 휴게실로 안내했다.
서기원도 함께였다.
수호가 서기원에게 강대한을 소개시켜 주며 말했다.
“이쪽은 나랑 같은 기수에 시험을 치르신 강대한 헌터님이셔. 시험 성적은 차차석이시고 현재는 넥서스 길드에 소속되어 계시지.”
“서기원이라고 합니다.”
“강대한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 인사를 나눴고 뒤이어 수호의 말이 이어졌다.
“그나저나 대한 씨는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팀 배정은 나셨나요?”
“하핫, 아직은 수련 기간이라 팀 배정보단 여기저기 게이트를 돌며 실무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실무 경험.
말 그대로였다.
보통 길드에 가입하게 되면 길드원들은 실력에 따라 팀이 배정되는데 배정된 팀 단위로 게이트 공략을 나서는 편이었다.
하지만 가입하자마자 팀이 배정되는 건 아니고 어느 정도 기초 실무를 쌓고 나서야 팀에 배정됐다.
그래야 생존률을 끌어 올릴 수 있었으니까.
수호가 웃으며 물었다.
“잘됐네요. 그럼 혹시 이번엔 저랑 같이 실무 경험을 한번 쌓아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허, 헌터님이랑요?”
“예, 제가 조만간 게이트 하나를 공략해야 하는데 마침 대한 씨가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 말에 강대한의 눈이 접시만큼 커졌다.
“저, 정말이십니까?!”
“예, 정말요.”
수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강대한의 광대가 금방이라도 승천할 것처럼 꿈틀거린다.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데 과연 이런 반응을 안 보일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단언컨대 원수지간이 아닌 이상 아무도 없을 것이다.
수호가 말했다.
“자세한 건 제가 알아서 처리해 둘 테니 생각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아휴! 당연히 생각이 있죠! 언제라도 좋으니 불러만 주십시오!”
“그럼 지금부터 함께하시죠.”
“네?”
“제가 가려는 게이트가 좀 험한 곳이거든요. 그리고 전 대한 씨에게 실무 경험을 쌓게 해 드려야 할 의무가 있고 실무 경험을 쌓는 이유는 게이트 안에서 생존률을 끌어 올리기 위함이잖아요?”
“그렇죠?”
“그러니 지금부터 함께하시죠. 마침 여기엔 곧 들어갈 게이트에 함께할 멤버들이 모두 다 있거든요.”
“아, 넵! 알겠습니다!”
뒤로 미룰 것 있나?
어차피 핸들링해야 한다면 지금부터 하는 게 좋지.
이후 수호는 두 사람을 데리고 인피니티에 접속했다.
***
“이번엔 옆!”
“오케이!!”
곤륜.
인피니티 프로그램으로 수호가 설정한 밴시들의 수련 장소.
그들은 벌써 며칠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에 나와 수호의 아바타와 싸우고 있었다.
진척률은 있었다.
전에는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3초 안에 죽었는데 이젠 최소 십여 초는 넘게 버틸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서걱!
약 십여 초.
그게 전부였다.
수호의 아바타가 밴시들의 머리를 잘랐고 그들은 머리가 잘림과 동시에 다시 한번 허공에 리젠돼 엉덩방아를 찧을 수밖에 없었다.
“크윽…….”
구연화가 분하다는 듯 입술을 잘근 깨문다.
그때였다.
“이젠 꽤 버티네?”
그 말에 구연화를 비롯한 나머지 멤버들이 고개를 획 돌렸다.
그도 그럴 게 수호의 아바타는 절대로 자신들을 칭찬할 수 없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었으니까.
아바타가 아닌 진짜배기 수호가 나타나자 구연화의 눈이 접시만큼 커졌다.
“어……!”
“어는 무슨, 내가 물고기냐? 어라고 하게?”
“어, 언제 왔어요?”
“방금.”
수호의 등장에 주저앉아 있던 네 사람이 잽싸게 일어나 도열했고 군기 바짝 든 모습에 수호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새 분위기들이 좀 바뀐 것 같다?”
“……그럴 수밖에요. 한두 번도 아니고 올 때마다 최소 수백 번을 죽는데 분위기가 안 바뀌고 배기겠어요?”
“좋은 현상이야. 눈빛들이 살아 있는 걸 보니 다들 죽음에 대해선 좀 초연해진 것 같네. 독기도 좀 더 붙은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인사해. 여긴 서기원 씨고 여긴 강대한 씨야.”
수호의 말에 네 사람이 가볍게 목례했고 이번엔 두 사람에게 밴시들을 소개해 주었다.
“이쪽은 두 분보다 먼저 영입된 사람들입니다. 순서대로 이쪽은 구연화, 김현민, 서교원, 곽두호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서기원이라고 합니다.”
“강대한이라고 합니다.”
소개와 인사가 끝나자 수호가 밴시들을 향해 말했다.
“그동안 연습한다고 고생 많았다. 슬슬 여기가 지겹지?”
“……아뇨, 하나도 안 지겨워요.”
“엥? 안 지겨워?”
“네.”
그 말과 함께 구연화를 비롯한 밴시들이 뒤편에 선 수호의 아바타를 노려보며 말했다.
“저놈 모가지를 베기 전까진 절대로 안 질릴 것 같네요.”
진심이었다.
그동안 죽임당한 횟수가 얼만데 어떻게 지겨움을 느끼겠는가?
밴시들은 시간이 좀 더 걸리는 한이 있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수호의 아바타를 상대로 승리를 쟁취해낼 생각이었다.
그 흉흉한 기세에 수호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서기원과 강대한에게 말했다.
“보셨죠? 두 사람 다 앞으로 저 정도 독기는 품으셔야 합니다.”
“저, 저만큼이나요?”
“그래야 게이트 안에서 살아남죠. 그런 의미에서 두 분 모두 앞으론 여기로 출근해서 저분들과 함께 훈련하도록 하세요. 아, 참고로 훈련은 당장 오늘부터입니다. 연화야.”
“네.”
“저기 저분은 마법사시고 저분은 탱커시거든? 저분들한테는 검술이 필요 없으니까 알아서 편대 잘 짜서 다시 도전해 봐.”
“알겠어요. 근데 게이트라뇨?”
“아, 소개만 하다 보니 정작 게이트 이야길 안 했구나. 언제까지 연습만 할 순 없잖아? 조만간 나랑 현장 하나 뛸 거니까 긴장하고 있어.”
“게이트요? 무슨 게이트요?”
“그런 게 있어. 그보다 근데 이제 슬슬 호칭 정리 좀 하자. 언제까지 저기라고 부를 순 없잖아?”
그 말에 구연화가 잠시 입을 닫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뭐라고 불러 드리면 되는데요?”
“뭐라고 부르고 싶은데?”
“글……쎄요?”
구연화의 성격상 오빠라고 부르고 싶진 않았다.
수호도 그 사실을 알기에 잠시 고민한 끝에 말했다.
“이제부턴 그냥 팀장이라고 부르세요. 우린 이제 한 팀이니까.”
“알겠습니다, 팀장님.”
“근데 다들 꾸준하게 출석하네? 학교랑 직장들은 어떡하시고?”
그 말에 구연화가 수호를 째릿 노려보며 말했다.
“현생 운운하면 절실하지 않은 거라면서요?”
“그렇지. 잘 아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 너희가 걱정하는 건 내가 다 해결해 줄 테니까. 그럼 다들 수고하고 이따 끝나면 연락해요들.”
말을 마친 수호가 먼저 곤륜을 나섰다.
그러자 뒤편에 잠자코 서 있던 수호의 아바타가 다시 검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뭘 봐, 쓰레기들아? 쳐다볼 시간 있으면 얼른 덤비기나 해.”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