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54)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54화(50/346)
“아, 안수호 헌터?”
당황한 최윤이 안수호의 이름을 불렀으나 안수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혈검을 소환해 방두억의 부하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계속할래?”
그 말에 방두억의 부하들이 서로 눈치를 살피더니 슬그머니 무기를 내려놓았다.
복수는 없었다.
오히려 방두억 패거리의 2인자가 먼저 바닥에 무기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귀찮게 안 할 테니 가시죠.”
역시 2인자.
눈치가 빠르다.
이대로 안수호를 보내면 방두억 패거리는 그대로 자신이 접수할 수 있을 테니까.
그 말에 수호가 2인자에게 검을 겨누며 말했다.
“입장료 다시 갖고 와.”
“네?”
“룰을 어겼으니 위약금은 내야지?”
“……알겠습니다.”
그 말에 2인자는 천막으로 가 입장료가 든 가방을 들고 와 수호에게 넘겼다.
수호는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고 그것을 인벤토리에 집어넣은 후 최윤에게 말했다.
“가시죠.”
“아, 네!”
최윤의 차에 탑승한 두 사람은 서둘러 시동을 걸어 그곳을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두억 패거리가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쯤 최윤이 말했다.
“고마워요.”
“당연히 고마워해야죠.”
“네?”
“전 말뿐인 감사는 안 받습니다. 다음에 보답하세요.”
그 당당한 요구에 최윤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수호를 보았다.
“굉장히 칼 같은 면이 있으시네요?”
“합리적인 거죠. 어차피 내가 나서긴 했어야 되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솔직히 그 자리에서 최윤이 어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으니까.
“……그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수호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직통 번호 하나 찍어요. 다시 연락할 테니까.”
“……알겠어요.”
수호는 최윤의 번호를 받은 뒤 한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그리고 국경을 넘어 다시 파주에 진입했을 때 수호는 파주촌이 아닌 아카데미 근처에서 내렸다.
두 사람이 헤어지기 전 최윤이 물었다.
“먼저 연락해도 되죠?”
“괜찮은 게이트가 있다면요.”
“후훗, 알겠어요.”
말을 마친 수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녀를 떠났다.
그리고 최윤은 백미러로 멀어져 가는 수호를 지켜보던 끝에 피식 웃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괜찮네…….”
부웅!
그녀가 다시 차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다.
수호는 그동안 게이트나 다른 곳을 돌지 않고 인피니티에 접속해 팀원들의 훈련을 도왔다.
그 덕에 팀원들이 이제는 무려 1분이나 수호의 아바타를 상대로 버티는 기염을 토해낼 수 있었다.
“그만.”
“허억…… 허억…….”
“어억…….”
“후우우…….”
그만하라는 신호에 바닥에 널브러져 거칠게 숨을 토해내는 팀원들.
수호가 헐떡이는 팀원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며칠 바짝 조였다고 폼이 좀 나네.”
그 말에 서기원이 말했다.
“……안 나오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럼. 당연히 나와야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직접 지도했는데. 그보다 드디어 내일이다.”
“내일이라뇨?”
“전에 말했던 게이트 공략, 날짜가 내일로 잡혔다고. 다들 그런 줄 알고 아침 9시까지 이리로 집합해. 여기서 한꺼번에 게이트로 이동할 예정이니까.”
“이렇게 갑자기요?”
“내가 긴장하고 있으라고 그랬잖아. 그래서, 못 하겠다고?”
“아. 아뇨. 그건 아니에요.”
“게이트는 원래 갑자기 생기는 법이야. 그래서 오늘 일찍 끝내 주는 거잖아. 다들 가서 푹 쉬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보자고.”
수호는 그 말과 함께 품에서 지갑을 꺼내 각자에게 10만 원권을 두 장씩 쥐여 주었다.
“고기 먹고 사우나도 갔다 와. 그럼 다들 내일 보자, 수고.”
수호는 말을 마친 후 서기원을 데리고 카이저 청담으로 복귀했다.
조진휘는 없었다.
지금은 오후 3시 정도밖에 안 됐고 이 시간의 그는 회사에 있을 때였으니까.
서기원이 후들거리는 몸으로 소파에 눕자 수호가 말했다.
“뭐 해?”
“좀 쉬려고요.”
“쉬긴 뭘 쉬어, 넌 나랑 사냥해야지.”
“……네?”
“너 아직 60레벨 아니지?”
“어, 넵. 그렇긴 하죠?”
“오늘 딱 60 만들고 내일 게이트 들어가자. 넌 다른 사람들처럼 몸으로 때우는 일이 거의 없었잖아. 그럼 스킬이라도 하나 더 준비해서 가야지.”
“아…….”
수호의 말대로였다.
서기원의 직업은 마법사로, 수호는 그에게 무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크게 강요하지 않았으니까.
‘뭐, 나중엔 이 녀석도 익히게 할 거지만.’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마법사 같은 비육체파가 고작 며칠의 노력으로 쓸 만한 수준의 무기술 능력을 갖추긴 어려웠으니까.
수호가 노트북으로 셋팅을 시작하자 기다리던 서기원이 물었다.
“그런데요, 형님.”
“응?”
“제 능력이면 다른 사람들도 같이 레벨링 할 수 있지 않나요? 왜 저만 따로…….”
“그래도 한 번은 테스트해야지.”
“네?”
“같은 팀으로 묶어 두긴 했지만 아직 같이 무언갈 해 본 적은 없어. 최소한의 유대감은 쌓고 나서 뭘 해도 같이해 봐야지.”
“아…….”
빈말이 아니었다.
아무리 미래의 정보를 알고 과거로 회귀해 온 나라지만 정식으로 같이 일해보지 않았기에 최소한의 유대 관계가 필요했다.
수호는 그 장치로 땅지기들의 광산을 택한 것이고.
수호가 웃으며 서기원에게 손을 건넸다.
“현 상황에서 내가 가장 신뢰하는 건 너뿐이야. 그러니 얼른 준비하자.”
“아…… 넵!”
수호의 말에 서기원의 눈이 반짝 빛난다.
***
다음 날.
수호의 팀은 오전 9시까지 아카데미로 집결했고 거기에는 배동혁 대표가 미리 준비해 온 승합차가 도착해 있었다.
그뿐일까?
승합차 외에도 수호가 미리 주문한 개개인들을 위한 맞춤 장비도 함께 준비되어 있었다.
수호가 팀원들을 환복시킨 후 말했다.
“가자.”
“예.”
차가 출발한다.
넥서스가 가진 하드 게이트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윽고 게이트가 있는 곳에 진입하자 넥서스가 땅지기들의 광산을 억제하기 위해 만든 사설 스퀘어가 보였다.
스퀘어 앞에는 먼저 도착한 넥서스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수호가 차에서 내리자 먼저 도착한 배동혁이 다가왔다.
“안 헌터, 오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덕분에 편하게 왔습니다. 그나저나 뒤에 있는 저게 땅지기들의 광산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안 헌터의 말대로 게이트에 들어갈 사람들은 안 헌터팀을 제외한 전부를 채굴팀으로 구성했습니다.”
정말이었다.
그곳에는 어중이떠중이가 아닌 전문 채굴원들이 넥서스 단복을 입고 대기하고 있었는데 일용직으로 모은 사람이 아닌 전문 채굴원인 걸로 보아 팀 구성에도 상당한 돈을 들였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들을 둘러본 수호가 말했다.
“손해 안 나게 잘 단도리 하겠습니다. 그럼 일단 브리핑부터 받으시죠.”
땅지기들의 광산에 대한 정보는 넥서스 측에서 미리 자료를 보내 주었다.
물론 자료를 보지 않아도 이곳에 대한 정보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넥서스가 모르는 부분까지도 말이다.
하지만 아예 열람하지 않으면 이상할 테니 형식적으로 파일을 두어 번 정도는 열어 봤다.
상황실에 입장한 수호가 간부들을 테이블에 앉힌 후 앞으로 나와 넥서스 쪽에서 준비한 광산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전략 자체는 간단합니다. 마정석이 넘쳐나는 광산에는 통칭, 땅지기라 불리는 코볼트들이 넘쳐나고 이 녀석들만 몰아내면 광산 내 마정석을 독점 수거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저흰 광산 내 모든 땅지기들을 몰아내고 최대한 채굴할 수 있는 만큼의 마정석을 수거한 뒤 광산의 주인을 잡고 게이트를 공략할 겁니다.”
간략한 설명.
그 말에 모두가 입을 반쯤 벌렸다.
그러다 김이강 사무장이 물었다.
“그게 끝인가요?”
“네. 보내 주신 자료라고 해 봤자 보스 몬스터에 대한 정보까지 나와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막상 보스전이 시작되면 저 혼자 상대할 예정이니 채굴팀의 안위는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럼 이제 질문 있으신 분들께 질문받겠습니다.”
수호의 물음에 간부들이 서로의 얼굴만 쳐다본다.
작전이랄 것도 없는 브리핑에 더 물을 게 뭐가 있겠는가.
황당했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수호였으니까.
수호가 말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정리드리자면 이번 게이트에서 발생되는 모든 수익은 넥서스에게 소유권이 있음을 한 번 더 말씀드리고 진행토록 하겠습니다.”
가장 민간함 문제였기에 수호가 먼저 언급했다.
배동혁이나 다른 간부들도 수호의 배려에 한결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안 헌터.”
“예,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
어떤 길드는 어려운 게이트 공략 전에 거하게 고사라도 지낸다는데 수호는 그러지 말라고 미리 당부했기에 이젠 정말로 입장만을 남긴 상황이었다.
게이트 입장 전, 수호가 채굴단 대표 안성원 단장과 통성명을 나누었다.
“가장 후방에 계시다가 저희가 신호하면 그때부터 편히 채굴하시면 됩니다.”
“예, 그럼 안 헌터님만 믿겠습니다.”
이윽고 수호를 선두로 공략팀 전체가 스퀘어에 입장하기 시작한다.
수호가 게이트 포탈에 다다른 순간이었다.
[ 게이트에 입장합니다. ] [ 게이트 정보를 불러옵니다. ] [ 땅지기들의 광산 ]– 입장 조건 : 88레벨 이하.
– 최대 입장 인원 : 56명 이하.
56명까지 입장할 수 있는 땅지기들의 광산.
그래서 공격팀 6명을 제외한 나머지 50명은 전부 채굴원으로 구성했다.
수호를 비롯한 공략팀 전원이 게이트 포탈로 입장하기 시작한다.
***
포탈을 넘어 게이트에 입장한 순간이었다.
시야가 바뀌고 가장 먼저 보인 건 평범한 숲이었다.
그러나 거길 조금만 지나면 땅지기 코볼트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는 광산이 나타났다.
수호는 공략팀 전원이 입장한 걸 확인한 후에야 자신의 팀원들에게 말했다.
“아시죠? 대한 씨는 항상 후위에서 기원이 케어해 주시고 나머지는 내 뒤에서 포지션대로 움직이는 거.”
“예.”
“알고 있습니다.”
“진입도 내가 먼저 할 거고 활로도 내가 먼저 뚫을 거야. 굉장히 장기전이 될 테니까 체력 관리들 알아서 잘하고 무엇보다도 채굴하시는 분들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명심들 해.”
“예!”
“그럼 바짝 긴장해라. 여긴 곤륜이 아니라서 죽으면 되살아나고 그런 거 없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수호는 귀영창을 소환했다.
그런 다음 입구를 지키는 땅지기 코볼트를 향해 투척했고.
콰직!
코볼트 한 놈의 머리를 꿰뚫자마자 바로 블러드 웨폰으로 혈창으로 소환해 나머지 한 놈의 머리까지 꿰뚫었다.
수호가 귀영창과 혈창을 회수한 다음 새롭게 혈검을 만든 뒤 죽은 땅지기 코볼트들의 피를 흡수했다.
그런 다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광산 속으로 먼저 들어갔다.
그러자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안성원 단장이 많이 놀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와…… 정말 거침이 없으시네요.”
“그러게요.”
“음? 꼭 처음 보는 사람들처럼 말씀하시네요?”
“저희도 처음 봐요. 팀장님이 현장 뛰시는 건.”
“아……?”
“얼른 따라가죠.”
“넵.”
공략팀원들이 그제서야 천천히 수호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