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58)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58화(54/346)
땅지기들의 광산은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한계의 한계치까지 마정석을 채집해 온 채집팀의 성과는 그 가치를 환산했을 때 수십 억을 가볍게 넘길 정도였으니까.
그뿐이랴?
사상자는커녕 그 흔한 부상자 하나 없는 완벽한 공략이었다.
“대표님 이 정도면……!”
채집 결과를 집계 받은 사무장 김이강이 흥분을 겨우 억누르며 배동혁에게 보고한다.
배동혁도 결과를 얼추 가늠하고 있었기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 안 헌터가 우리한테 아주 큰 선물을 해 주었어.”
비록 특채로 인해 계약 기간이 몇 개월이나 단축되어 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넥서스 입장에선 충분한 성의 표시를 받은 것.
물론 여기서 말하는 성의 표시는 단순히 채굴팀을 통해 얻은 마정석 수입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땅지기들의 광산 게이트는 넥서스 입장에서도 어떻게 공략해야 될지 감을 못 잡고 있던 것이기 때문.
이는 문제였다.
게이트 특성상 오래 묵혀 두면 특유의 위험 등급 때문에 봉인 게이트가 되어 정부에게 빼앗길 수도 있는 자산이었으니까.
‘하지만 안 헌터가 직접 게이트를 공략해 줌으로써 이익도 냈고 길드의 명성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억만금을 투입해도 복구시키지 못할 수도 있는 게 바로 기업 이미지다.
게이트 하나 공략 못 해서 정부에게 게이트를 압류당했다는 이미지.
그런 이미지 문제를 수호가 해결해 주었으니 배동혁 입장에선 오죽 고마울까?
그렇기에 배동혁은 다음 날까지 이어진 결과 집계를 보고받자마자 바로 수호를 호출했다.
“예, 대표님.”
넥서스 본사 최상부에 위치한 대표실.
수호는 배동혁과 단둘이 독대했다.
일부러 배동혁이 그렇게 자리를 마련했다.
수호가 들어오자 배동혁이 먼저 웃으며 말했다.
“안 헌터,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정말 고마워요.”
“아닙니다. 계약 기간도 다 못 채우고 가는데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죠.”
“하하, 세상에 당연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 애초에 안 헌터의 특채 문제는 저희 계약에 저촉되는 것도 아니었는데요. 게다가 요즘 같은 세상엔 다들 제 주머니 채우기 바쁘지 어디 안 헌터처럼 도리와 의리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리 말씀해 주시니 저야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말을 잇던 배동혁이 서류 몇 장을 꺼내 수호에게 내밀었다.
“이게 뭔가요?”
“이번에 채굴팀에서 채집해 온 것들의 가치를 1차 환산한 집계표입니다.”
수호는 그것을 받아 내용물을 확인했다.
72억.
서류에는 분명히 그렇게 적혀 있었다.
배동혁이 말했다.
“광산에 매립되어 있던 마정석이 생각보다 상등품이었고 크기도 커서 생각보다 훨씬 더 높은 값에 책정되었습니다. 아마 저희 길드가 보유하고 있는 공방을 통해 2차 가공 등을 거치면 순익은 100억을 우습게 넘기겠지요.”
크.
뗄 거 다 떼도 100억이 넘는 순익이라니.
수호는 치솟으려는 입꼬리를 겨우 참았다.
그도 그럴 게 넥서스 채굴팀이 채집한 마정석의 가치만 해도 이 정도인데 수호가 불가살이를 통해 채집한 광물들의 수는 이보다 훨씬…… 아니 몇 배는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럼 난 가공을 안 한 원석값만 해도 100억을 훌쩍 넘기겠군.’
흡족했다.
딱 한 개체한테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지배옥을 불가살이에게 사용한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으니까.
자금 문제는 수호에게 중요했다.
협회 개혁 이전까진 수호의 봉급은 박봉일 테고 설령 개혁이 된다고 해도 일반 헌터들에 비해선 수입이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생활은 괜찮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하면 훨씬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심지어 특채 이후 본격적으로 공무원 신분을 취득하면 더더욱 경제활동이 힘들다.
물론 그래도 일반인보다야 많이 벌겠지만 수호가 목표로 하는 계획들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
그런 중에 불가살이의 채굴 활동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것.
배동혁 대표의 말이 이어졌다.
“그래서 말인데…… 제가 곰곰히 생각을 좀 해 봤는데 이번 게이트 수익의 10%를 안 헌터팀에게 드리고자 합니다.”
“네?”
“아무리 도리를 위해서 공략해 주신 거라고는 하지만 이렇게나 큰 수익을 얻었는데 모른 척 입 싹 닦으면 그것이야 말로 도둑놈 심보가 아니겠습니까.”
그 말에 수호가 얼른 손을 내저었다.
“아, 아뇨. 괜찮습니다, 대표님. 정말 괜찮습니다.”
“저야말로 정말 괜찮습니다. 부디 받아주세요, 안 헌터. 그래야 내 맘이 편해요.”
수호는 진심으로 거절했다.
여기서 10%나 보너스를 받기엔 몰래 챙긴 광물의 양이 상당했으니까.
하지만 배동혁도 수호만큼이나 진심이었다.
훗날 수호와의 친분을 위해 전략적으로 권한다기보단 순수하게 인간된 양심으로써 주려는 것.
그래서일까?
두 사람은 한동안 옥신각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결국 수호가 절충안을 내놓았다.
“그럼 이렇게 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어떻게요?”
“제가 따로 생각해 둔 게 하나 있는데 이렇게까지 보너스를 강권하시니 그럼 보너스 대신 그 부탁을 좀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좋습니다.”
“아직 말도 안 했는데요?”
“안 헌터 부탁인데 뭐 어련히 적당한 부탁 아니겠습니까. 무조건 들어드리겠습니다.”
“하하, 대표님도 참…….”
시원시원한 성격.
그래.
배동혁은 원래 이런 사람이었지.
그래서 내가 넥서스를 택한 것이고.
덕분에 수호는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실은 안 그래도 이 문제를 대표님께 말씀드리고자 했는데…… 제가 이번에 특채로 대헌협에 들어가게 됐지 않습니까?”
“네, 그런데요?”
“그래서 말인데 이번 게이트 공략을 계기로 넥서스 길드 내에 제가 운영하는 비밀 공략대를 하나 운영하고 싶습니다.”
“비밀 공략대요?”
“예, 정확히는 제 개인팀인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곧 특채로 대헌협에 들어가잖아요. 그럼 개인 공략대라든가 하는 것들의 운영이 어려워져서 대표님께 이런 부탁을 드리는 겁니다.”
“그것도 그렇긴 하죠. 공무원은 기본적으로 겸직이 금지되니까요. 그럼 안 헌터가 정확히 원하시는 게?”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제 개인팀을 넥서스에 가입시키고 넥서스의 길드원으로써 지원 및 케어를 좀 받았으면 합니다.
물론 세상엔 드러나지 않게요. 대표님한테도 나쁜 제안이 아닐 겁니다. 그 친구들이 비록 제 개인 공략대이긴 하나 넥서스의 길드원인 만큼 길드에서 주는 일거리도 훌륭히 소화해낼 겁니다. 그 친구들 모두 제가 훈련시킨 팀인데다 저도 지속적으로 케어를 할 생각이거든요.”
그 말에 배동혁은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수호가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의 부탁 속에 가려진 속뜻을 알았기 때문이다.
‘대헌협에 들어가서도 몰래 헌터 활동을 하겠다는 말이군.’
하지만 마냥 몰래 활동하기엔 여러모로 무리되는 게 있으니 팀을 넥서스에 배속시키고 넥서스와 팀의 그림자에 숨어 활동하겠다는 것.
척하면 척이었다.
그렇기에 배동혁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안 헌터 케어하듯 그 친구들도 모두 케어하겠습니다. 그때 게이트 앞에서 봤던 그 친구들입니까?”
“예, 그 친구들입니다.”
“강대한 헌터도요?”
강대한 헌터.
생각해 보니 그 사람은 임시로 당겨 온 사람이긴 했다.
수호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한 번 게이트를 같이 공략하긴 했지만 아직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직은 필요할 때마다 용병처럼 쓰는 게 나아.’
이번 생의 그는 하이브리드 탱커로써 전생보다 훨씬 더 많은 성장을 이룰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바로 수호의 팀에 들어오는 것보다 각종 팀에 들어가 경험치를 쌓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어차피 그는 수호의 호출이면 바로바로 튀어 올 테니까.
‘게다가 강대한과 밴시는 추구하는 목적 자체가 다르니까.’
수호가 말했다.
“강대한 헌터는 일단 제외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남은 친구들 모두 등급에 준하는 활동들을 할 테니 최소 A급 대우가 가능하겠습니까?”
“A급…….”
A급 대우.
그 말에 배동혁은 잠시 고민했다.
S급은 특별한 경우 이것저것 이유를 붙여 파격적인 진급이 가능하다.
레벨이 부족해도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수호처럼 말이다.
하지만 수호의 팀의 경우 수호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그 실력을 잘 모른다.
입증된 바가 이번 광산 게이트 공략밖에 없었기 때문.
배동혁이 물었다.
“혹시 팀원분들 레벨이 어떻게 될까요?”
“전부 100이 안 됩니다.”
“흠…….”
깊어지는 주름.
이러면 더 곤란하다.
하지만 수호의 부탁.
이윽고 배동혁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대신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뭘까요?”
“아무리 비밀 공략대라고 해도 서류에 최소 정보는 표기를 해야 합니다. 법이 그렇거든요. 그래서 다른 조건은 제외하고 팀원분들 레벨만 모두 100이 되면 A급 대우를 약속드리겠습니다. 그전까진 임시로 B급 대우로 계약을 하구요. 아, 물론 아카데미에 있는 트레이닝룸은 계속 쓰셔도 됩니다. 어차피 거긴 계속 이용하실 예정이시잖아요?”
그 대답에 수호 또한 웃었다.
역시 배동혁.
눈치가 빠르다.
트레이닝룸의 이용 여부를 통해 수호의 속뜻에 대한 대답을 해준 것.
그렇기에 수호 또한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맞습니다. 앞으로도 이용해야죠. 거기만큼 프라이빗한 곳도 없으니까요. 알겠습니다, 대표님도 이렇게 편의를 봐주시는데 모두 최소 레벨을 100으로 맞춘 다음 증명서를 발급받아 오겠습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오늘 드리기로 한 10% 보너스는 모두 안 헌터팀에 녹이는 걸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참, 대신 강대한 헌터한테만 조금 따로 챙겨 주셨으면 합니다.”
“하하, 네. 강 헌터는 저희가 알아서 챙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는요. 오히려 저희가 감사하죠. 그럼 팀원분들 계약 조건은 어떤 형식으로 지급해 드릴까요?”
“가능하면 기본급에 보너스를 받는 형식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리 조치를 취하는 걸로 하고 자세한 건 김이강 사무장에게 일러 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악수를 나누었다.
이로써 넥서스와의 관계는 계속해서 지속될 수 있게 되었기에 두 사람 다 크게 만족했기 때문이다.
악수를 나누며 수호는 생각했다.
‘내가 회귀자가 아니었다면 이런 제안은 절대 하지 못했겠지.’
수호는 원래 자신이 먼저 사람을 믿어주는 편이었다.
사과가 먼저 떨어지길 기다리기보단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선순환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동료라고 믿었던 이들에게 죽임을 당한 이후론 인간 불신이 생겼다.
그렇기에 이미 과거의 사료들로 인성이 증명된 사람들이 아니면 웬만해선 먼저 믿지 않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배동혁은 검증된 사람.
그러니 이런 커넥션을 틀 수 있는 것이다.
대화를 마친 수호는 차를 타고 아카데미 트레이닝룸으로 향했다.
트레이닝룸에는 강대한을 제외한 기존의 팀원들이 인피니티를 통해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수호는 외부 기기를 조작해 그들을 로그아웃시켰다.
그러자 가장 먼저 캡슐에서 나온 서기원이 반갑게 수호를 반겼다.
“형님, 오셨어요?”
“어, 왔다. 다들 훈련 잘하고 있었냐?”
“예, 그래도 다들 현장 경험을 하고 와서 그런지 전보단 좀 더 나아진 것 같아요.”
“그래?”
수호의 물음에 구연화를 비롯한 밴시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수호가 테이블에 앉으며 말했다.
“내가 온 건 다름이 아니라 공지할 게 있어서 왔어.”
“공지요?”
“오늘부터 너희는 모두 넥서스에 가입되었다.”
“……!”
수호의 말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수호의 말은 계속되었다.
“개개인의 사정들 때문에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도 관두고 여기 와서 훈련하고 있잖아? 그래서 아예 너희 모두 여기에 가입시키고 월급도 나올 수 있게 손 써 뒀어. 당연히 너흰 내 개인팀으로 배정되었고 시작은 B급 대우를 받게 될 거야. 하지만 조건부에 따라 A급 대우를 받을 수 있는데 등급이 높아지면 당연히 월급도 높아지겠지?”
다들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다들 말은 안 하고 있었지만 밴시들 중 한 명은 멀쩡히 다니던 학교까지 때려치우고 온 상황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수호가 가지고 온 노트북을 켜며 말했다.
“오늘부터 너희들은 모두 레벨업에만 몰두한다. 목표 레벨은 100. 그런 의미에서 기원아, 좀 도와줄래?”
“아, 넵. 형님 근데 저도 포함인가요?”
“당연히 너도 포함이지. 자, 여기 노트북. 사냥터 셋팅 좀 해라.”
“아…….”
그 말에 서기원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노트북을 받아들었고 나머지 인원들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들을 지었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