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59)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59화(55/346)
이윽고 바탕화면에 소환된 밴시들은 모두 처음 겪어 보는 상황에 멍한 표정들을 지었다.
수호가 말했다.
“어서와, 바탕화면은 처음이지?”
“바, 바탕화면요?”
“아까 컴퓨터 화면 보여줬잖아. 기억 안 나?”
“……아!”
구연화는 그제서야 아까 전에 본 노트북 화면을 기억해낼 수 있었다.
거기엔 거대한 탁자와 소파가 놓여 있는 어느 이름 모를 응접실 사진이 있었는데 이제 보니 여기가 딱 거기랑 똑같은 모습이었다.
이윽고 서기원도 접속하자 수호가 서기원의 능력과 컴퓨터 바이러스를 활용한 레벨링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그리고 설명이 모두 끝났을 때 밴시들이 또 한 번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못 믿겠지? 처음엔 나도 그랬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한번 경험해 봐.”
서기원에겐 미리 일러 가벼운 바이러스를 준비시켰다.
수호는 밴시들을 데리고 바탕화면 한편에 있는, 이젠 ‘던전’이라 부르기로 한 바이러스 파일로 향했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던전 안에는.
– 뷝뛝쉙콹뷝싟 Lv.??
– 얽?쉙%!@콹뷝싟 Lv.??
– 뀁■쉙※뷝싟 Lv.??
……
이름도 레벨도 표기되어 있지 않은 바이러스 좀비들이 밀집되어 있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전 던전과는 다르게 수가 좀 적다는 것.
일부러 이렇게 준비시켰다.
‘이 정도면 나 없이도 충분히 소화하겠군.’
수호가 바이러스 좀비들을 보여주며 말했다.
“바이러스 좀비들이야. 레벨 자체는 너희랑 맞춰져 있으니까 여기 있는 놈들만 다 잡으면 돼. 게임으로 치면 필드 몬스터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 아, 참고로 여기 있는 애들은 아이템도 뭣도 안 줘. 주는 건 딱 경험치뿐이지. 보스 몬스터 같은 것도 없으니까 한번 잘해 봐. 죽을 것 같으면 입구로 도망치고.”
“그럼 팀장님은요?”
“나도 옆에 다른 던전에서 사냥할 거야. 나까지 여기 있으면 좀비들 레벨이 이상하게 잡히거든. 그러니까 부지런히 레벨 올려, 그래야 돈 많이 받지.”
“아, 넵.”
“그리고 앞으로 계속 볼 사이인데. 슬슬 기원이랑도 친해져. 기원이도 밴시라고 생각하면 더 좋고. 아니, 그냥 이제부터 우린 모두 밴시다. 팀 이름도 밴시라고 할 거야. 그럼 고생들 해라.”
팀원들을 자동사냥 시켜 놓은 수호는 던전에서 나와 다른 던전으로 향했다.
굳이 팀원들과 함께 사냥하지 않는 이유는 플레이어의 레벨과 비슷해지는 바이러스 좀비들의 특성 때문이었다.
‘현재 내 레벨이 월등히 높은데 지금 같이하면 쟤네들만 힘들지.’
물론 빠른 레벨업을 위해서라면 더 높은 레벨의 몬스터를 잡아야 하는 게 맞지만 수호는 장기적인 효율을 선택해서 이러한 판단을 내린 것.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건 단순한 레벨링 뿐만이 아닌 복합적인 현장 감각과 전투 센스에 대한 것이었으니까.
수호는 옆에 마련된 다른 던전으로 향했다.
그리고 던전에 들어가기 전 상태창부터 확인했다.
[ 안수호 ]– Lv : 67
– 클래스 : 치유사
– 특성 : 뉴블러드
– 근력(R) : 58
– 체력(R) : 29
– 마력(R) : 29
– 감각(R) : 29
– 보너스 스탯 : 9
배분하지 않은 보너스 스탯이 9개.
레벨도 67이었다.
‘거의 12시간을 광산에 처박혀 있었던 것치곤 레벨이 너무 안 올랐군.’
어쩔 수 없다.
땅지기 코볼트들의 레벨은 너무 낮았고 애초에 경험치란 건 플레이어가 얼마나 위험에 처했냐에 따라 들어오는 양이 조절되기 마련이었으니까.
수호는 획득한 보너스 스탯을 전부 근력에 투자한 뒤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곳에는 팀원들이 상대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다란 덩치를 가진 바이러스 좀비들이 가득했다.
‘빡센 걸로 셋팅해 달라고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물론 녀석들은 생김새만 다를 뿐 이름이나 상태창 정보 자체는 같았다.
그 증거로.
– 뷝뛝쉙콹뷝싟 Lv.??
– 얽?쉙%!@콹뷝싟 Lv.??
– 뀁■쉙※뷝싟 Lv.??
……
녀석들의 네임 카드 상태가 이 모양이었으니까.
수호는 혈검을 소환했다.
이곳에서의 목표는 70레벨.
그래야 다음 스텝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
‘간다.’
수호가 바이러스 좀비들을 향해 뛰어든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모든 스탯이 1 올랐습니다. ] [ 보너스 스탯을 1개 획득하셨습니다. ] [ 70레벨을 달성하셨습니다. ] [ 시스템은 당신이 더욱 더 강해지길 원합니다. ] [ 시스템이 당신에게 더 높은 힘을 선물합니다. ]드디어 70레벨이 되었다.
동시에 눈앞에 알림들이 주르륵 쏟아졌고 수호는 보너스 스탯 전부를 근력에 찍은 뒤 바로 스킬창을 확인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치유의 빛과 마찬가지로 2차 변화가 일어난 다음 스킬을.
수호가 정보 변동이 이루어진 스킬의 정보를 확인했다.
[ 리커버리 ]– 등급 : F
# 큐어 A → 리커버리 F
# 큐어가 최고 등급에 도달함으로써 한층 더 강력한 회복 스킬인 ‘리커버리’가 되었다.
# 마력을 소모하여 대상이 걸린 상태이상 및 질병을 빠르게 회복시킨다.
70레벨이 되며 새롭게 획득한 스킬의 이름은 리커버리였다.
시스템 효과로 발생하는 상태이상만 치료가 되던 큐어가 이젠 시스템과 관련 없는 ‘진짜 질병’까지 치료가 가능하게 된 것.
‘치유사들의 몸값이 뛰는 시점이 바로 이때지.’
그도 그럴 게 리커버리만 있으면 현대 의학으로 고치기 힘든 것도 여러 가지 조건만 맞물리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기 때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 수호는 던전을 나왔다.
레벨 올리기야 다다익선이라지만 지금 당장은 리키버리만 손에 넣으면 되었기 때문이다.
‘잘하고 있나 볼까?’
이곳을 나가려면 반드시 서기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조용히 팀원들이 사냥 중인 던전으로 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자 다행스럽게도 녀석들은 그동안의 합을 바탕으로 무난하게 좀비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형님!”
그때, 수호를 발견한 서기원이 알은체를 해 보였고 다들 수호의 등장에 빠르게 하던 것을 마무리 짓고 입구로 모였다.
모두 다친 곳 없이 멀쩡해 보였다.
수호가 만족스러움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들 잘하고 있구만.”
“전부터 맞추던 합이 있어서 바이러스 좀비 정도는 어렵지 않게 상대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무슨 일이세요?”
“무슨 일이긴, 사냥 끝나서 밖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하러 왔지.”
“벌써요?”
“벌써는 무슨, 여기서 몇 시간이 지난 줄은 아냐?”
“아하.”
“너희도 배고프면 알아서 나가서 밥 먹고 들어와.”
“예, 알겠습니다.”
“그럼 기원아, 부탁 좀 할게.”
“넵!”
팀원들은 좀 더 사냥하다가 나온다고 해서 수호 혼자 나왔다.
이윽고 서기원의 도움으로 밖에 나온 수호는 소파에 시체처럼 늘어진 팀원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트레이닝룸이니까 괜찮겠지.’
디지테이션 능력자의 최대 약점은 바로 플레이어의 정신이 네트워크로 전송되어 있는 동안 플레이어의 육체가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것.
그래서 이곳처럼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된 장소가 필요했다.
‘서기원이 오버로드와 공멸을 택한 것도 끝끝내 오버로드의 육신을 찾지 못해서니까.’
수호는 트레이닝룸을 확실하게 잠근 후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그때였다.
위이잉-
전화가 왔다.
발신자를 확인한 수호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예, 선배님.”
– 그래, 우리 후배님. 밥은 먹었나?
발신자는 피성열이었다.
수호가 웃으며 말했다.
“예, 먹었습니다. 선배님은 드셨습니까?”
– 난 먹었지. 다른 게 아니고 특채 건 통과돼서 전화했다.
“정말입니까?!”
– 그럼 정말이고말고. 윗선에서 오케이했으니까 이제 조만간 감사장 하나 나갈 건데 그거 받고 얼마 뒤에 특채로 채용 될 거야. 감사패 받고 특채, 얼마나 그림이 좋아?
“맞습니다, 선배님. 신경 써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그래, 별일 없지?
“예, 선배님께서 항상 신경 써 주신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 참, 혹시 저번에 붙잡은 괴도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 그놈들이야 뭐 볼 것도 없이 바로 청옥으로 보냈지. 형량도 최고 형량을 때려서 앞으로 최소 15년은 못 나올 거다.
“역시 선배님이십니다.”
청옥(靑獄) 교도소.
원래 일반인 범죄자들 중에서도 최고 흉악범들은 청송 교도소로 보낸다.
흉악범들이 많아 생활 자체가 거친 것도 거칠지만 오지 산골에 있어 시설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
그래서 플레이어 범죄자들을 위한 교정시설도 그 옆에다가 지어 버렸다.
이이제이라고 난폭한 플레이어 범죄자들을 청송 교도소 옆에 배치하여 일반인 범죄자들의 기를 누르기 위해서.
효과는 뛰어났다.
전국의 플레이어 범죄자들을 전부 그리로 몰자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사고에 일반인 범죄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잠잠해진 것.
대신 흉악함까지 흡수한 거지 청옥 교도소는 말 그대로 지옥도가 되어 버렸다.
‘강한 놈만 살아남는다는 그곳에서 과연 괴도 놈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죽지는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사형 제도가 부활하지 못했고 대부분의 죄수들은 맨 정신에 형기를 마칠 수 있도록 힐러들도 대거 투입되어 있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청옥에도 한번 들러야 하네.’
수호는 청옥 교도소에 있는 그 녀석들을 떠올렸다.
신분이야 징역수지만 놈들에게도 따로 볼일이 있었기 때문.
‘임관하고 천천히 한번 들르지 뭐.’
이윽고 통화가 종료됐고 수호는 스케줄을 확인했다.
특채가 통과됐다니 이제 민간인 신분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은 한 달도 채 안 남았기 때문이다.
‘시간 빠듯한 건 알았지만 이렇게 되면 순서를 좀 바꿔야겠는데.’
수호가 휴대폰을 들어 어디론가로 전화한다.
***
서울 신림.
수호는 신림 외곽에 위치한 카페에 차를 주차하고 누군가를 기다렸다.
그러자 얼마 뒤, 커다란 오프로드 차량 한 대가 나타났고 거기서 익숙한 얼굴 하나가 차에서 내렸다.
유니온 소속 게이트 브로커, 최윤이었다.
최윤이 반가운 얼굴로 인사했다.
“수호 씨!”
발랄하게 웃는 그녀.
그녀가 테이블에 앉으며 말했다.
“전 딸기 프라페요.”
“돈 없어요?”
“지금 부탁하는 입장 아니에요?”
“은혜 갚으라고 부른 겁니다만.”
“아, 그러지 말고 그냥 한 잔 좀 사 줘요! 돈도 많잖아요!”
그때, 직원이 나타나 딸기 프라페 한 잔을 들고 그녀 앞에 내려다 놓으며 말했다.
“맛있게 드세요.”
최윤은 자기 앞에 놓인 딸기 프라페를 보고 멍한 표정을 짓더니 수호에게 물었다.
“무, 뭐에요?”
“딸기 프라페 시켜 달라면서요.”
“그, 그러니까 어떻게 알구요?”
“그냥 좋아할 것 같아서 시켰습니다.”
“……하?”
황당했다.
자기가 딸기 프라페 먹고 싶다고 말한 건 만나서였고 심지어 언제 올 줄 알고 타이밍 맞춰 음료를 주문해 놓는단 말인가?
물론 수호만 아는 방법이야 있었다.
수호가 가진 기억의 도서관에는 최윤에 대한 자료가 있었고 거기에는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음료 같은 하잘것없는 정보까지 모두 적혀 있었으니까.
타이밍이 맞은 건 그냥 운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을 알리가 없는 그녀는 신기하다는 듯 조용히 프라페를 받아 마셨다.
수호가 말했다.
“고맙다고 안 해요?”
“……참 고맙네요.”
“그보다 부탁한 자료는요?”
“여기요.”
그녀가 서류철 하나를 수호에게 넘겨주었다.
수호가 그것을 살펴보기 시작하자 최윤이 물었다.
“근데 약쟁이는 왜 찾는 거예요?”
“약쟁이가 아닙니다.”
“그럼요?”
“기술자를 찾는 겁니다.”
“기술자요?”
그때 수호의 시선이 한 곳에 멈췄다.
수호의 시선이 멈춘 서류는 마약 중독자들의 단약을 돕기 위해 설립된 단약 센터 이용자의 목록이었는데 수호는 거기서 원하는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찾았다.’
이름 남해원.
그는 수호의 전생에 이름을 떨쳤던 아주 특별한 대장장이들 중 한 명이었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