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80)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80화(76/346)
수호는 박궁을 데리고 대헌협으로 이동했다.
박궁은 가는 내내 고개를 푹 떨군 채 죄인처럼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수호가 앞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왜 죄인처럼 그러고 있어요?”
“……죄인 맞지 않나요?”
“왜요?”
“각성한 사실을 숨겼잖아요.”
“그래서요?”
“네?”
“쉽게 생각해요. 박궁 선수는 지금 협회로 가서 자기 손으로 직접 각성자 신고를 하면 되는 겁니다. 그럼 아무런 일도 없어요.”
“예? 그게 무슨…… 아, 아니 왜요?”
“그럼요?”
“네?”
“박궁 선수의 미신고로 인해 무슨 피해가 일어났나요?”
“아뇨…… 그건 아니지만…….”
“그럼 된 거예요. 제가 비록 지금은 신분 때문에 관련 업무를 맡고 있지만 피해자도 없는 사건에 굳이 박궁 선수를 범법자처럼 몰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가서 갑자기 각성했다고 하고 신고하세요.”
“…….”
그 말에 박궁은 다시금 고개를 떨구었다.
수호의 말이 이어졌다.
“협회 도착하면 1층 신고 센터로 가서 직접 신고하세요. 그렇게 되면 아마 한동안…… 아니 어쩌면 다시는 양궁을 못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법이 그런데 어쩌겠어요. 그래도 앞으로 살아갈 길은 있을 겁니다. 박궁 선수는 훌륭한 궁수니까요.”
빈말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었다.
이윽고 수호의 차가 협회에 멈췄고 수호는 직접 박궁 선수를 신고 센터까지 데려다준 후에야 건물을 나섰다.
그때, 마침 건물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조성길이 수호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안 시보!”
“아, 조 수사관님.”
“일은 잘돼 가요? 역시 혼자 하려니 좀 힘들죠?”
웃으면서 말하는 조성길.
반쯤은 진심이었다.
미등록 플레이어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수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아뇨, 별로 안 힘듭니다.”
“네?”
“이제 막 시작했거든요.”
“이제 막? 그래서, 도움 안 필요해요?”
“네, 괜찮습니다.”
조성길의 놀란 표정에도 불구하고 수호는 짧게 고개를 숙여 보인 뒤 자리에서 벗어났다.
어디론가 전화를 걸며.
***
“네, 박궁 님. 여기 플레이어 등록증 나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플레이어 등록 절차가 모두 끝났다.
박궁은 자신의 손에 들린 플레이어증을 보며 힘없이 센터를 나왔다.
플레이어증에 새겨져 있는 자신의 이름 두 글자.
이제 난 두 번 다시 과거 일반인이었던 시절로 돌아가지 못하겠지.
그래도 속이 후련하긴 했다.
요 며칠 모두에게 거짓말하느라 전전긍긍했던 건 사실이니까.
‘우선 엄마한테 가장 먼저 말해야겠지.’
그리 생각하며 박궁이 휴대폰을 들어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그런데.
–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삐 소리가 나면……
몇 통이나 전화를 걸었음에도 어머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뭐지?
무슨 일 있나?
그리 생각하며 얼른 가게로 향했다.
그런데 가게 앞에 도착한 박궁은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
아니, 정확히는 헛것이라도 본 줄 알았다.
“이게…… 뭐야?”
박궁이 놀란 이유.
다름 아닌 어머니가 운영하는 분식집에 손님줄이 말도 안 되게 길게 늘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줄을 기다리던 손님들 중 일부가 박궁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어? 저 사람…….”
“저 사람 박궁 아냐?”
“박궁 선수 맞는 것 같은데?”
“박궁 선수다!”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실제로 몇몇 사람들이 박궁을 알아보고 가까이 다가왔으니까.
“저…….”
“박궁 선수 맞으시죠?”
“안성고 유망주 맞죠?”
“저 사진 한 장만 찍어주세요.”
“네, 네?!”
깜짝 놀랐다.
사진이라니?
자기가 유망주인 건 맞지만 운동선수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하는 때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난 직후부터다.
그런데 나는 아직 금메달은커녕 그런 큰 대회는 나가보지도 못 했는데……?
박궁은 얼떨결에 사진 몇 장을 찍어주다 손님 중 한 사람에게 물었다.
“저, 저기요.”
“네?”
“근데 갑자기 저희 가게는 어떻게 알고 오신 거예요?”
“여기요? 여기 검신맛집이잖아요.”
“검신맛집이요?”
“엥? 모르셨어요? 여기 검신님이 맛있다고 별스타에 올려서 저희도 온 건데?”
“……네?”
“정말인데, 한번 보실래요?”
손님은 자신의 말을 증명하기 위해 직접 휴대폰을 꺼내 별스타그램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거기엔 수호의 개인 계정에 올라온 어머니 가게, ‘박궁분식’에 대한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 박궁분식, 맛있어요.
라면 한 그릇과 김밥 두 줄이 담긴 사진 한 장.
그리고 짤막한 글귀 한 줄.
포스팅은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 좋아요 87,153개
– 댓글 47,546개.
소박한 포스팅에 비해 게시글에 달린 좋아요 수와 댓글 수는 말도 안 될 정도로 그 화력이 굉장했다.
“이, 이게 무슨…….”
심지어 해시태그도 ‘#맛집’ 하나뿐.
그런데도 이 정도의 관심이라니?
수호의 게시글을 보여준 손님이 마저 설명했다.
“검신님이 계정 만드신 건 알고 있었지만 첫 게시글을 언제 쓰실 지 참 궁금했거든요. 근데 뜬금없이 맛집 포스팅이라니…… 너무 귀엽지 않나요?”
“아…… 네, 네. 그렇네요. 근데 여기가 검신맛집인 건 그렇다 쳐도 제가 박궁인 건 어떻게 아셨어요……?”
“성지순례 하기 전에 사전조사는 기본이죠.”
“아…….”
그런 이유가 있었구만……
생각보다 허무한 이유에 박궁이 고개를 끄덕이자 손님이 연이어 물었다.
“근데 박궁 선수는 검신님 보셨어요?”
“예? 아, 네, 제가 직접 계산도 해드렸습니다.”
“크, 그렇담 역시 제대로 찾아 왔네요. 근데 사장님 도와드려야 되지 않겠어요? 아까 보니까 사장님 혼자서 엄청 고군분투 중이시던데.”
“아!”
박궁은 그제서야 혼자서 가게를 보고 계실 어머니가 떠올랐다.
그리고 가게로 들어가자 정말로 혼자서 요리와 홀을 보고 계신 어머니가 보였다.
“엄마!”
“어, 궁이니? 아, 아니 네가 왜 여기 있어? 대회는?”
“그, 그건 이따가 이야기하고 일단 일부터 하자. 여기부터 치우면 되는 거지?”
“어, 그, 그래! 일단 거기부터 치워라.”
전혀 생각지도 못 한 상황에 갑자기 가게 일을 돕기 시작한 박궁.
어머니와 박궁이 한숨 돌릴 수 있었던 건 그로부터 몇 시간 뒤인, 가게 재료가 모두 떨어졌을 때였다.
가게 오픈 이후 처음으로 솔드아웃 안내판을 건 어머니는 그제서야 쓰러지듯 의자 위에 누우시며 말씀하셨다.
“아이고…… 이게 다 무슨 일이래니…….”
“그, 그러게…… 진짜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정신없는 몇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주문한 건 흔하디 흔한 참치김밥 두 줄과 라면 한 그릇.
하지만 그 두 가지 메뉴는 일명 ‘검신세트’라 명명되어 입소문을 탔고 하루 아침에 탄생한 검신세트는 박궁분식 오픈이래 역대 최고의 매출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어머니가 물 한 잔을 마시며 박궁에게 물었다.
“근데 네가 왜 여기 있어? 대회는 어쩌고?”
“아, 그게…….”
이제는 어머니한테 진실을 고백해야 할 때.
그때였다.
드르륵-.
“실례하겠습니다.”
문이 열리며 누군가 나타났다.
손님의 방문에 어머니가 대신 대답했다.
“죄송한데 재료가 다 떨어져서 영업이 종료됐습니다.”
“아, 네. 알림판은 봤습니다. 근데 전 손님이 아니라…….”
가게를 방문한 남자가 명함 한 장을 내밀었고 박궁이 대신 명함을 살폈다.
박궁이 천천히 명함에 적힌 글자를 읽었다.
“조진휘…… 기자님?”
남자의 정체는 조진휘였다.
조진휘가 웃으며 자기소개를 했다.
“네, 처음 뵙겠습니다. 전 PBS에서 활동 중인 조진휘 기자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박궁 선수에 대해 취재하고 싶은데 혹시 잠깐 시간 괜찮으실까요?”
“저를요?”
“네, 제보가 있었거든요. 큰 대회를 앞두고 어렵게 출전자격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각성자 양심 신고로 대회를 선뜻 포기했다는 제보를요.”
“……네?”
조진휘의 말에 박궁이 두 눈을 꿈뻑인다.
그리고.
“각성자 양심신고? 구, 궁아, 이게 다 무슨 말이니?”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도 당황하기 시작했다.
***
미래자동차배 고등부 양궁대회.
국내서 열리는 고등 대회 중에선 가장 큰 규모의 대회로 대회는 무려 나흘 동안 치러진다.
그리고 안성고에선 갑자기 빠진 박궁을 대신해 홍원석이 참가하게 되었다.
감독이 홍원석의 어깨를 주무르며 말했다.
“원석아, 잘할 수 있지?”
“예, 궁이 몫까지 최선을 다할게요.”
홍원석은 웃었다.
설마 자신이 신고하기도 전에 박궁이 먼저 대회서 빠질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렇게 데뷔전을 치르게 됐군.’
원래는 대회가 끝나고 신고할 예정이었다.
정말로 녀석이 미래자동차배 대회까지 우승해 버리면 곧바로 추락해 버릴 수 있도록.
이러는 이유?
별것 없다.
배신감과 분노.
오직 그것들 때문이었다.
‘어쩐지 집안도 별로인 놈이 존나게 잘 쏘더라.’
홍원석은 진심으로 분노했다.
그동안 진심으로 박궁을 인정하고 있었는데 그 재능의 비밀이 사실은 플레이어 시스템 덕분이었다니.
물론 박궁이 언제 각성한 건진 모른다. 레벨이나 상태창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고.
애초에 박궁의 각성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우연히 라커룸에서 홀로 혼잣말하던 걸 들어서였으니까.
하지만 그 사실 유무를 떠나 홍원석은 그저 박궁이 각성자라는 사실 자체에 분노했다.
그 사실 자체에 분노해야지만 그동안 자신이 박궁보다 못했던 이유에 대해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었으니까.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그땐 정말로 집안의 인정을 받게 된다.’
그리고 대회는 시작됐다.
64강부터 시작된 대회는 나흘에 걸쳐 라운드 진출을 이어 나갔고 홍원석은 날개 달린 범처럼 정말 무서운 독주를 이어 나갔다.
“이야, 원석이가 날아다니네.”
“그동안 궁이한테 가려졌던 한을 이렇게 푸는 건가.”
“원석이는 원래도 잘했는데요, 뭐.”
사람들의 관심.
가슴이 뛰었다.
기뻤다.
이젠 정말로 내 세상이 온 것만 같았기에.
그리고 홍원석은 마침내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었고 결승전을 앞둔 마지막 날, 홍원석의 숙소에 생각지도 못 한 손님이 찾아왔다.
“안수호?”
“검신?”
“검신이 왜?”
사람들의 술렁임.
홍원석을 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수호였다.
수호가 홍원석에게 말했다.
“홍원석 선수?”
“네?”
“협회로 좀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네? 제가요? 왜요?”
“여기서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고…… 여튼 조사가 좀 있을 예정이라 하루 정도 시간을 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하루라뇨? 저 내일이 결승전인데 갑자기 무슨 조사요?”
완강한 홍원석의 저항.
당연했다.
당장 내일이 결승전인데 갑자기 하루씩이나 자리를 비우란 건 말 그대로 결승전을 포기하라는 소리였으니까.
하지만 수호도 완고했다.
“가면서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일단은 그냥 가시는 게 어떨까요?”
“못 가요! 아니, 못 간다고 씨발! 당신이면 갈 거야? 내일이 결승전인데 내가 어떻게 가!”
“홍동석 씨 아시죠?”
“뭐?”
“친형이 홍동석 씨잖아요. 그분이 현재 가짜 각성자 신고로 병역비리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럼 원칙적으로 다른 가족들도 모두 각성 유무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가셔야 합니다. 게다가 이번 건은 홍동석 씨 외에도 같은 건으로 연루된 사람들이 많아 사안이 큽니다. 그러니 순순히 협조해 주시죠.”
“그, 그게 무슨……?”
“가시죠, 얼른.”
수호가 건조한 표정으로 홍원석을 데리고 나간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