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Sword God-Rank Civil Servant RAW novel - Chapter (95)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95화(91/346)
“근데 그러기 위해선 한 가지 아이템이 필요합니다.”
“아이템요?”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말에 강슬기의 표정이 변했다.
“예. 근데 별건 아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겁니다. 혹시 ‘3인칭 조종사 시점기’라는 아이템을 아세요?”
“3인칭…… 뭐요?”
“자원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아이템인데 잡템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것만 있으면 부팀장님 몸에서 메가 크러셔를 떼어낼 수 있습니다.”
“저, 정말요? 3인칭 뭐라구요? 3인칭 조종사?”
“3인칭 조종사 시점기요. 제가 1번 시험을 치면서 봤는데 잡템창고에 있더라구요.”
3인칭 조종사 시점기.
통칭 삼종기라 불리는 이 아이템은 사실 메가 크러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수호에겐 삼종기가 필요했다.
삼종기가 바로 김건에게 줄 파트너 아이템의 마지막 재료 아이템이었으니까.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내가 아무런 흔적도 안 남기고 삼종기를 빼온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
아무리 아이템이 넘치는 자원창고라 할 지라도 나중에 재고 검사하면 꼬리가 밟힐 위험이 있기에 탈이 날 수 있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는 게 좋았다.
그리고 그건 강슬기 역시 마찬가지.
강슬기가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이미 자원창고에 들어가 있으면 그건 가져오기가 좀…….”
“그렇죠. 원래라면 가져오기가 좀 그렇죠. 하지만 이젠 방법이 생겼습니다.”
“방법요?”
“제가 22번째 정화 방법을 찾았잖아요. 그럼 이제 자원과는 한동안 모든 아이템들을 다시 재점검해야 될 겁니다. 혹시라도 22번째 정화법을 통해 숨겨진 옵션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아!”
말 그대로였다.
새로운 정화 방법을 찾았으니 자원과는 혹시 모를 발견을 위해서라도 모든 아이템들을 다시 재검사해야 할 터.
그리고 똑똑한 강슬기는 그것이 자신에게 좋은 기회라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수호가 물었다.
“가능하시겠어요?”
“예, 어떻게든 가능하게끔 만들겠습니다. 아니, 그전에 빼올 수 있으면 무조건 빼오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걸 구해오시면 이리로 연락 주세요.”
이로써 삼종기 건도 해결.
수호는 자신의 개인 연락처를 공유해준 뒤 슬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수호가 막 일어났을 때였다.
“저…… 수호 씨?”
강슬기가 쭈뼛거리며 수호를 불렀다.
“네?”
“정말 죄송한데…… 저한테 메가 크러셔가 심겨져 있다는 거, 혹시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강슬기의 표정에 불안함이 가득하다.
그렇겠지.
분명 자기만 아는 비밀이라고 생각했는데 특수2팀 사람도 아니고, 심지어 최근에 입사한 수호가 아는 척을 해왔으니.
그 물음에 수호는 잠시 고민하더니 가볍게 대답했다.
“제 개인 스킬 효과입니다.”
“스킬 효과요?”
“원래는 비밀인데 부팀장님한테만 살짝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 말고는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저, 정말인가요?”
“그럼요. 그러니 절 믿으셔도 됩니다. 아니, 저만 믿으셔야 할 겁니다. 제 입은 무겁거든요.”
수호는 강슬기의 어깨를 두어 번 토닥여준 뒤 먼저 자리를 떠났다.
이젠 기다리는 것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
다음 날.
수호가 공개한 22번째 정화 방법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파장이 컸다.
어느 정도로 컸냐면 다음 평가 부서인 연구분석과의 평가까지 자동으로 패스해 버릴 정도.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다음 날 김석훈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나서였다.
“……그래서, 정말 연구분석과 평가도 만점 처리해 주신다는 건가요?”
– 예, 윗선에서 그렇게 결정이 났습니다. 사실 이번에 수호 씨가 한 발견은 저희 자원학회에선 엄청난 대발견이라…….
그렇긴 하지.
대격변 이후 시스템과 관련된 모든 것들은 어느 국가든 1순위로 다뤄지는 주제였고 수호는 그런 1순위 주제에서도 대발견을 해버린 셈이니까.
그러나 모른 척 물었다.
“하지만 연구분석과는 자원과가 아니잖아요?”
– 자원과는 아니지만 자원부 소속이죠. 그러니 그렇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잘됐네요. 그럼 전 바로 게이트부로 가면 되나요?”
– 예, 그렇게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사안이 사안이다 보니 다시 연락드리기 전까진 자택에서 대기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수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였다.
“화끈하구만.”
마음에 들었다.
이런 식으로 평가 하나를 완전히 통과시켜 줄 줄이야.
하지만 이런 식의 시간 낭비는 좀 곤란한데……
수호는 하루 빨리 연수를 마치고 얼른 실무를 뛰고 싶었다.
잠시 고민하던 수호가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부회장님?”
– 어, 날세. 무슨 일인가?
수호가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박규민 부회장이었다.
수호는 자원과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설명을 한 뒤 대기없이 바로 게이트부에 가서 연수를 받을 수 있게 조치를 취해 달라고 말했다.
– 그런 일이 있었군. 알겠네. 명분이 있으니 그건 별로 어렵지 않을 거야.
“예,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 그리고 말인데요. 이번에 제가 22번째 정화 방법을 찾았으니 아무래도 자원창고에 있는 물품들을 전부 재점검해야 할 것 같은데 우선은 잡템들부터 처리했으면 합니다.”
– 이유라도 있나?
“이유야 늘 있죠. 근데 말해야 합니까?”
– ……미안하네, 그것도 바로 조치하겠네.
“예, 바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전에 말한 신변정리, 알아서 잘하고 계시죠?”
– ……하고 있네.
“혼자 처리할 수 있는 건 다 처리해 두세요. 처리 안 하면 부회장님만 힘들어지는 거니까.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말하고요. 그럼 수고하십쇼.”
용건을 마친 수호는 바로 통화를 종료했다.
손을 써 뒀으니 강슬기한테 금방 연락이 오겠지.
이래서 뒷배가 있으면 편하다는 거다.
그리고 얼마 뒤, 아니나 다를까 정철민에게 바로 연락이 왔다.
“예, 팀장님.”
– 수호 씨, 얘기 들었습니다. 자원부에서 또 한바탕하셨다면서요?
“하하, 한바탕까진 아니고 그냥 일이 그렇게 됐습니다.”
– 그게 그거죠. 아무튼 원래라면 자택 대기를 좀 하셔야 됐는데 좀 전에 윗선에서 오더가 왔습니다. 바로 게이트부에서 연수받을 수 있게 조치를 취하라고요. 정말 다행이에요. 수호 씨 같은 인재를 마냥 자택 대기시키는 게 얼마나 불필요한 낭비인데요.
“감사합니다. 그리 말씀해 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 하하, 전 사실을 말했을뿐인데요, 뭐. 그나저나 드디어 게이트부에서 연수를 받게 되셨는데 게이트부 연수는 저한테 받으시면 됩니다.
정철민의 말에 수호가 옅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정철민이 게이트부 소속인데 당연히 정철민이 진행하겠지.
수호가 기쁘다는 듯 말했다.
“정말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네요.”
– 아무튼 내일 출근하시는 대로 바로 게이트층으로 오시면 됩니다. 위치는 아시죠?
“예, 알고 있습니다.”
–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는 걸로 하고…… 아 참,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이번에도 바로 이론 시험부터 치실 건가요?
“예, 저번에 주신 자료들로 이미 공부는 끝내뒀습니다.”
– 크…… 그럼 또 결과는 보나마나 뻔할 테니 이론 시험 보고 바로 현장연수 받을 수 있게 현장평가도 같이 준비해 두겠습니다.
“그래 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봐요.
“네, 들어가세요.”
이제 척하면 척이다.
통화를 마친 수호는 곧바로 종이와 펜을 꺼내 계획해 둔 일정들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게이트부면 게이트 감지과랑 관리과 2개를 돌겠군.’
게이트부에는 감지과와 관리과, 이렇게 2개 과가 존재한다.
원래는 부서 구분 없이 감지과 하나만 존재했는데 갈수록 게이트 발생 건수가 늘어나자 감지과를 새로 신설해 부서를 나눈 것.
그런 의미에서 감지과는 이름 그대로 전조 현상을 체크하여 게이트 생성을 미리 감지하고 대비하는 곳이고 관리과는 생성된 게이트들 전체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감지과는 예측 공식을 토대로 감지 테스트를 할 테고…… 관리과는 쉽게 가면 일반 게이트 관리법 정도를 보겠군.’
종이 앞에서 펜대를 굴리던 수호는 ‘감지과’라는 단어에서 잠시 옛날 생각을 떠올렸다.
그도 그럴 게 수호는 과거, 신규 게이트에서 발생한 게이트 쇼크로 인해 가족 모두를 잃은 게이트 고아 출신이었으니까.
‘이미 한번 청송과 청옥에 가뒀던 놈들이지만…… 그렇다고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밴시에게도 밝혔지만 그날의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윗놈들의 이권 때문에 정부는 게이트 쇼크를 모른 척했고 그 결과 수호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과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
그리고 수호는 그날의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힘을 갖추자마자 놈들을 찾아 모조리 단죄했다.
사적 제재가 아닌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말이다.
그렇기에 수호는 이번에도 그들을 단죄할 생각이었다.
전생에 이미 단죄하긴 했지만 자신은 현재 과거로 돌아오게 되었고 그에 따라 단죄를 받았던 놈들 또한 징벌을 받기 이전 상태로 돌아온 상태였으니까.
물론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고작해야 연수나 받고 있는 자신이 칼을 휘두르기엔 아직 부족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상황.
‘그래도 옛날보단 훨씬 더 빠르게 단죄할 수 있게 됐다.’
그렇기에 일단은 참고 기다리기로 했다.
수호는 뒤이어 게이트부 연수 일정에 맞춰 기억의 도서관에서 게이트 관련 자료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료를 취합하던 중 수호의 기억이 한곳에서 멈춰 섰다.
‘이게 이맘때쯤 열리는 게이트였어?’
제법 구미가 당기는 게이트를 찾았다.
아니, 구미가 당기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탐이 나는 게이트였다.
‘이게 있으면 당연히 여기부터 접촉해야지.’
마침 적절한 타이밍에 발췌된 정보 덕분에 수호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
다음 날.
수호는 예정대로 게이트부로 출근했다.
게이트부에 도착하자 정철민이 수호를 반겨주었고 빠르게 게이트부 부장을 만나러 갔다.
“반가워요, 고성록이라고 합니다.”
고성록 게이트부 부장.
피성열 라인 중 한 사람이며 수호의 가족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게이트 쇼크 사건…… 일명, ‘재개발 게이트’ 건의 멤버들 중 한 사람.
아직 처벌을 받기 전이라 그런지 그의 얼굴은 재수 없을 정도로 신수가 밝았다.
그러나 수호는 프로답게 그와 인사를 나누었다.
“안수호라고 합니다.”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부서마다 혁혁한 공을 세웠다죠?”
“아닙니다, 그냥 운이 좋았습니다.”
“하핫! 운이란 건 준비한 사람만 쥘 수 있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도 기대가 큽니다. 우리 게이트부에선 또 어떤 사고를 칠지 말이에요.”
사고라……
그래.
사고 좋지.
그것도 아주 큰 사고를 칠 예정이니까.
이후, 수호는 고성록에게 형식적인 응원을 받은 뒤 정철민과 함께 바로 이론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결과는 뻔했다.
당연히 만점.
결과를 확인한 정철민은 이젠 놀랍지도 않다는 듯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제 특수부 시험만 만점 받으면 대헌협 역사상 최초의 만점자가 탄생하겠네요.”
“부디 그랬으면 좋겠네요. 그럼 바로 현장평가에 들어가나요?”
“그래야죠. 우선은 관리과부터 돌고 감지과로 가게 될 거예요. 우선 관리과 과장님한테 인사부터 드리고 바로 평가 들어가시죠. 참고로 제가 관리팀 팀장이라 이번 평가는 제가 보게 될 거예요.”
“알겠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관리과로 이동한다.
검신급 공무원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