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star chef RAW novel - Chapter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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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31 – On the mainstream (3)
“칼솟타다(*Calcotada:스페인식 대파구이)와 브라운소스를 곁들인 이베리코 흑돼지 요리입니다. 이베리코 흑돼지 목살을 스팀 기법으로 속을 촉촉하게 익히며 기름기를 조금 빼낸 뒤, 겉면이 바삭하고 노릇해질 수 있도록 오븐에 넣고 다시 한번 구워냈습니다.”
필상 팀이 선보이고 있는 코스의 첫 번째 메인 디쉬, ‘이베리코 흑돼지 목살 스테이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납작한 원형 접시 위로 묽은 질감의 브라운소스, 이베리코 흑돼지 스테이크, 꽤 많은 양의 칼솟타다가 차례로 놓여있는 상태였다. 수북이 쌓인 파 덕분에 이베리코 흑돼지 스테이크의 외형을 제대로 식별하기가 어려울 지경이었으니까.
이내 폴 보티즈 셰프가 포크를 집어 들어서는, 스테이크 위로 쌓여있는 칼솟타다를 헤집듯 걷어내기 시작했다.
그제야 이베리코 흑돼지 목살 스테이크가 감추고 있던 제 외형을 드러냈다. 한눈에 보더라도 바삭한 식감을 지니고 있으리란 확신이 드는 외형이었다. 겉면은 대부분 노르스름한 빛을 띠고 있었으며, 테두리 일부는 검게 그을린 상태였던 것이다.
한차례 입맛을 다셔 보인 폴 보티즈 셰프가 곧장 포크 끄트머리를, 이베리코 흑돼지 목살 스테이크 안에 ‘푹-.’ 찔러넣었다. 그리고는 포크를 이용해 잘 고정한 채로, 나이프를 앞∙뒤로 움직여가며 조심스레 썰어내기 시작했다.
서걱, 서걱-.
나이프 끝에서 시작된 기분 좋은 촉감이 나이프를 타고 흘러서는, 손안으로 고스란히 전해지기 시작했다. 노릇하게 익은 껍질은 약간의 반탄력을 지니고 있었으나, 그게 전부였다. 나이프의 날이 껍질을 살짝 파고들었고, 거기서부터는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야들야들한 속살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으니까.
과장을 조금 보태어 말하자면, ‘혹시 푸아그라를 썰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착각이 들 정도로 부드러운 촉감이었다.
“부드럽군.”
나직이 말해 보인 폴 보티즈 셰프가 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썰어낸 스테이크 조각을 포크로 콕 찔러서는 집어 들었다.
이윽고.
윗니와 아랫니가 맞물렸다. 또 그 과정에서 사이에 놓여있던 이베리코 흑돼지 스테이크가 짓이겨졌다. 바싹 익혀낸 겉면이 맥없이 바스러졌으며, 야들야들 촉촉이 익혀낸 속살은 결을 따라 보드랍게 으깨졌다.
그와 동시에 풍미가 짙은 육즙이 그 뒤를 따랐다. 혀를 끈적하게 적시며 흘러내려서는, 혀 밑에 고였다.
분명 훌륭한 요리였다. 실력 있는 셰프와 최상급 식재료가 만났을 때만 탄생할 수 있을 법한 훌륭한 요리 말이다.
하나, 앞서 선보였던 요리들에 비하면 뭔가 부족한 듯 느껴질 따름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식감의 단조로움에 있었다. 지나치게 부드럽다. 식감의 대비를 살리고자 겉면을 바짝 익혀낸 것 같기야 하다만, 글쎄?
바삭함은 그저 순간에 불과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소위 말하는 ‘씹는 재미’가 현저히 부족하게 느껴질 따름이었던 것이다.
만약 지금 선보인 메인 디쉬를 단일 품목으로 맛봤더라면 괜찮게 느꼈을지도 모른다지만, 앞서 선보였던 모든 요리가 이와 비슷한 맥락이지 않았던가? 물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던 것이다.
그때, 필상이 낮은 목소리로 몇 마디 말을 덧붙였다.
“칼솟타다와 함께 드시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군요.”
그 말에 심사위원들이 다시금 이베리코 흑돼지 스테이크를 썰어냈다. 다시금 손가락 한 마디만 한 크기로 썰어내서는, 이번에는 조금 전과 달리 칼솟타다와 함께 집어 든 뒤 그 맛을 음미해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 순간, 곳곳에서 여러 반응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탄성과 고민 어린 침음, 미소와 심각한 얼굴들이 교차했다. 비록 그 반응이야 각양각색이었다지만, 그래도 느끼는 바는 엇비슷한 듯 보일 따름이었다.
“이제야 맛이 살아난 것 같군.”
틈바구니에 섞여 있던 어느 심사위원이 꺼내 든 추상적인 한마디 말이었다. 폴 보티즈 셰프는 그 말에 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칼솟타다와 함께 한입을 깨무는 순간, 모든 갈증이 완벽히 해소되는 듯했으니 말이다.
아삭, 섬유질이 짓이겨지는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단정하기 그지없던 맛이 족히 몇 배는 화려해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약간의 불 내음과 더불어, 파 특유의 매콤하고 시원한 향, 또 고소한 육향과 더불어 브라운소스의 끈적한 향미에 이르기까지···.
더는 단순하다 표현할 수 있는 맛이 아니었다. 집중을 기울일수록 더 많은 요소가 느껴지기 시작했으니까.
이윽고, 폴 보티즈 셰프가 냅킨으로 제 입가를 가볍게 닦아낸 뒤 말문을 열었다.
“훌륭하군. 고작 손가락 두 마디만 한 크기의 스테이크 한 조각에서 정말 무수히 많은 정성과 배려가 느껴졌네.”
그리고는 바로 곁에 선 심사위원에게 가볍게 손짓을 해 보였다. 자신은 더는 할 말이 없으니, 질문을 건네든 평가를 하든 마음대로 하라는 신호가 담긴 함축적인 제스쳐랄 수 있었다.
딱히 할 말이 없는 듯 보이는 것은, 심사위원 ‘다비 리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긋하기 그지없는 어투로 “좋군요.” 하고 한마디 말을 해 보이는 것을 끝으로, 연신 말을 아끼는 중이었으니 말이다.
여타 심사위원들이 극찬의 말을 쏟아내는 동안, 그들 두 사람은 심사위원 무리로부터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선 채 은밀한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다비, 자네도 느꼈겠지만 소금∙후추 대신 ‘*올 스파이스’(*allspice)로 조리했더군.”
“많고 많은 야채들 중 하필 칼솟타다를 가니쉬로 곁들인 이유 역시 마찬가지겠죠.”
“소화를 돕는 효소를 지니고 있으니까?”
“예, 저는 그렇게 짐작했습니다.”
“마찬가지일세. 설마 식사 이후까지 고려하리라곤···.”
이내 다비 리트 셰프가 고개를 살짝 비스듬히 기울여 보이고는 답했다.
“영 셰프니까요.”
모든 비상식적인 일들을 납득할 수 있게끔 해주는 마법 같은 말이었다. 영 셰프니까. 다른 사람이라면 어떨지 몰라도, 영 셰프니까···.
그때 곧장 두 번째 메인 디쉬 메뉴가 조리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필상 팀 소속 수 셰프 로버트가 두꺼운 주방장갑을 손에 낀 채로 오븐을 열고, 조리에 사용한 트레이를 통째로 꺼내 들어서는 곧장 조리대 위에 내려놓은 것이다.
한데, 후끈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던 터라 그 내용물을 정확히 식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필상이 턱짓으로 트레이를 가리켜 보이고는 천천히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두 번째 메인 디쉬, ‘소 꼬리 라구’(*소 꼬리를 이용해 끓인 스튜)입니다. 한 번 삶아 푹 익혀준 소 꼬리를, 팬에서 한 번 굽고, 마지막으로 여러 종류의 야채 및 허브, 직접 우려낸 육수, 품질 좋은 레드 와인과 함께 오븐에서 다시 한번 졸여줬습니다.”
말을 마친 필상이 큼직한 집게를 이용하여 트레이 안에 담긴 소 꼬리 라구를 뒤적여대다가, 손수 접시에 덜어내 주기 시작했다. 그제야 김이 조금 걷히며 소 꼬리 라구가 제 모습을 오롯이 드러냈다.
윤기가 흐르는 소 꼬리 살, 투박하게 썰어낸 온갖 야채, 기름이 둥둥 떠 있는 짙은 색의 육수에 이르기까지.
제 턱을 살살 어루만져가며 라구의 외형을 유심히 살펴대고 있던 심사위원, 마이클 로스가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오늘 필상&다빈 팀이 선보인 요리 중에서는 그나마 오일리한 느낌의 요리로군요. 적어도 육수 위로 기름기가 떠 있긴 하니까요.”
“지방은 매력적이기 그지없는 성분이지 않습니까? 도무지 아예 포기할 수는 없을 것 같더군요. 장담컨대 오늘 코스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일절 부족함이 없는 요리처럼 느껴질 겁니다. 여타 셰프들께서 만드신 코스였더라면 어떨지 몰라도, 오늘 제가 선보인 코스 메뉴 중에서는 가장 맛이 강하고 화려한 요리일 테니까요.”
말을 마친 필상이 원형 접시 위로 옮겨 담은 소 꼬리 라구 위에 로즈마리 잎과 파슬리를 무심하게 흩뿌려주었다. 다시금 금세 플레이팅이 완성된 것이다.
이내 심사위원들이 약속이라도 한 양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은 채로, 접시 위에 담겨있는 소 꼬리 라구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윽고 소 꼬리 몇 조각을 접시 위에 옮겨 담은 필상이, 큼직하게 썰어낸 야채를 무심히 옮겨 담았다. 그리고 육수를 한 국자 끼얹었고, 마지막으로 로즈마리 잎사귀와 파슬리 가루를 뿌리는 것으로 간단히 플레이팅을 마무리했다.
꽤 그럴싸하지만 파인다이닝의 테이블보다는, 가정집 식탁 위에 조금 더 걸맞는 외형임이 분명했다. 하나,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른 듯 보일 따름이었고 말이다. 꿀꺽, 다들 어느새 입안 가득 고인 침을 삼켜내느라 여념이 없어 보였다.
빛을 받아 반들거리는 소 꼬리 한눈에 보더라도 야들야들해 보였으며, 기름기가 살짝 떠다니는 육수는 사막 횡단 도중 만난 오아시스라도 되는 양 매력적으로 느껴질 뿐이었으니까.
이내 마이클 로스가 곧장 포크와 나이프를 집어 들어서는, 소 꼬리 살과 뼈를 분리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포크로 먹기 좋게 썰어낸 소 꼬리 살과 더불어, 통마늘, 오랜 조리 탓에 약간은 눅눅해진 샐러리를 함께 꿰어내서는 육수에 퐁당 담갔다가 다시 빼내서는 곧장 맛을 보았다.
그 순간.
“Shit···.”
저도 모르게 격정적인 표현을 흘려 보인 그가, 주변 심사위원들의 눈치를 한 번 살피고는 멋쩍은 미소를 지어대기 시작했다.
연신 담백한 요리들만 줄줄이 서비스되고 있던 터라, 지방 특유의 기름지고 눅진한 맛이 슬슬 그리워지려던 참이었다.
그 사실을 정확히 예측하기라도 했던 것일까? 소 꼬리 살은 어찌나 야들야들한 것인지, 혀 위에 닿기 무섭게 오묘한 잔향을 남긴 채로 녹아내리듯 사라졌다. 마치 고소하고 기름진 풍미가 혀를 감싸기라도 한 양, 좀처럼 가실 생각을 않고 오래 존속되었던 것이다.
이윽고, 함께 입에 넣은 통마늘과 샐러리를 한입 깨물던 순간.
아삭, 아삭. 채소들이 바스러짐과 동시에 품고 있던 육수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시큼하고, 깊은. 부드럽지만, 쫀득한. 담백하지만, 기름기가 느껴지는 오묘한 맛이었다. 황홀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해 보이고 있는 것은 여타 심사위원들 역시 마찬가지.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것 마냥, 연신 소 꼬리 라구를 맛보는 데 여념이 없을 따름이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다시 또 한 번···.
수북이 쌓여있던 소 꼬리 라구가 동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내 폴 보티즈 셰프가 옅은 미소를 흘려가며, 제 고개를 좌우로 내저어대기 시작했다. 이윽고, 필상이 조심스레 되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정말 놀랍군.”
말을 마친 폴 보티즈 셰프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은 채로 덧붙였다.
“코스의 완급 조절을 이토록 능히 해낼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워. 이쯤 되니 의아할 지경이네. 이게 과연 재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인지···.”
폴 보티즈 셰프는 그 말을 끝으로, 말을 아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의아했다. 필상 팀의 코스에서는, 재능에서 비롯된 기발함의 영역을 넘어선 능력이 느껴졌다.
영리하고 치밀한 전략 때문일지도 모른다지만, 애초에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을 해주어야 성립되고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략이었을 뿐이다. 필상 팀의 요리에 감춰진 것은 ‘노련함’이다. 필상 팀이 선보이고 있는 요리들은 하나같이 지나치게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했다.
다시금, 극찬이 쏟아지기를 잠시.
“이제 디저트 메뉴만 남았군요.”
나직이 말해 보인 필상이, 시선을 옮겨서는 ‘로버트’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디저트 메뉴는, 조리를 총괄 담당했던 수 셰프 ‘로버트’가 직접 서비스해드릴 겁니다.”
그 말에 로버트가 비장한 표정으로 조리대 앞에 섰다. 그런 지금, 상대 팀 격인 호세 아빌레 셰프 팀 소속 요리사들은 한껏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자신들 역시 호평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지만, 쉽사리 결과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자연스레 주목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침묵이 흐르기를 잠시, 호세 아빌레 팀 소속 디저트 담당 수 셰프 ‘에밀리’가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분명 달콤한 사람일 거예요.”
그 말에 호세 아빌레 셰프가 미간을 좁힌 채, “예?” 하고 되묻던 찰나. 에밀리가 횡설수설 제 말을 정정했다.
“아니, 그러니까 달콤한 디저트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일 거예요.”
*
필상 팀이 선보인 코스에 대한 심사를 끝으로, 경연이 아예 마무리되었다. 여타 셰프들이 자신들이 사용한 조리대를 깨끗이 치우고 있던 찰나, 심사위원들은 연회장 연단 인근에 모여선 채로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이견을 좁히느라 여념이 없는 듯 보일 따름이었다.
“코스만을 놓고 평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필상 팀의 코스 역시 훌륭했습니다만, 이성적으로 다시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엄연히 따져보자면, 필상 팀의 코스가 돋보였던 것은 대회 특성 덕분이지 않습니까?”
다름 아니라, ‘필상 팀’과 ‘호세 아빌레’ 팀 간의 대결 결과가 좀처럼 정해지지 않고 엇갈리는 중이었다.
“동감하는 바입니다. 만약 두 코스를 놓고 비교한다면 호세 아빌레 셰프 팀이 선보인 코스가 압승했을 겁니다. 필상&다빈 팀은 그저 대회의 룰을 잘 파고들었을 뿐이에요.”
“그게 관건이지 않겠습니까? 룰이 지닌 허점을 잘 파고들었고 분명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으니까요.”
“저 역시 가산점을 받아 마땅한 기발한 전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이 없었더라면 대체 성립될 수 없는 전략이었죠.”
“하지만 메인 디쉬들은 어떻습니까? 담백함에 초점을 맞추느라, 중요한 부분을 놓친 것 같더군요. 소 꼬리 라구나, 이베리코 흑돼지 목살 스테이크는 파인다이닝보다 가정집 식탁 위가 더 어울리지 않겠습니까?”
“무슨 소리. 라따뚜이나, 남미풍 대구 요리들도 서민 음식에서 출발한 뒤 고급화되며 신분 상승을 거쳤을 뿐입니다.”
“맞습니다. 저는 소 꼬리 라구가 여타 팀이 선보인 필레 미뇽이나 푸아그라보다 훨씬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기억에 남는 메뉴가 몇 개나 됩니까? 필상 팀의 심사를 진행하며 밋밋한 코스는 전부 다 잊었습니다. 그게 제가 필상 팀의 손을 들어준 이유입니다.”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던 찰나였다. 폴 보티즈 셰프가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그만.”
그리고는 모든 심사위원을 한 번씩 쭈욱 둘러본 뒤 근엄한 투로 덧붙였다.
“한 가지만 고민하고 다시 점수를 매겨보도록 하죠. 양 팀 셰프들의 마음가짐이나, 태도, 전략 등은 잠시 뒤로해둔 채 어느 팀의 코스가 더욱 맛있었는지만 고민하는 겁니다.”
그 말이 끝맺어진 뒤, 그들 사이에 다시금 침묵이 드리웠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그들이 자신들의 채점 결과를 공유하며, 이번에는 승자가 결정되었는가를 확인해보기 시작했다. 이윽고, 결과 확인을 마친 폴 보티즈 셰프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재차 말문을 열었다.
“이제야 승자가 정해졌군요.”
그리고는 연단 위를 향해 걸음을 옮기더니, 스탠딩 마이크 앞에 제 입을 바짝 가져다 댄 채로 말문을 열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곧장 2014 베스트 듀오 챔피언십 32강 경연 결과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