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star chef RAW novel - Chapter 192
192
Chapter44 – 스타 셰프 (5)
[ 영 셰프, 홀리데이 미슐랭 쓰리 스타 등극에 이어 또다시 쾌거 이룩. 요리계의 오스카 JBF 협회 시상식 4관왕 달성. ]지난 금요일, 뉴욕 링컨 센터에서 치러진 JFB 협회 시상식, 영 셰프가 다시 한번 믿기지 않는 업적을 이룩했다.
협회 측 관계자는 4관왕 달성은 협회 역사상 최초이며, 믿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견해를 표했다.
또한, 파우스트 소속 파티쉐, 줄리 셰프가 수상한 ‘올해의 페이스트리 셰프 어워드’까지 포함한다면 한 개의 파인다이닝에서 무려 다섯 개 부문의 트로피를 거머쥔 것이나 마찬가지란 말을 덧붙이며 향후 십수 년은 교체되지 못할 기록이라는 극찬을···.
사락-.
[ 홀리데이와 파우스트, JBF 협회 시상식 역사상 최초로 한 셰프의 파인다이닝 두 곳이 베스트 파인다이닝 부문 최종 후보로 동시 노미네이트. ]제아무리 파인다이닝 매니아라 한들, 호화로운 식사를 누릴 수 있는 시간과 기회. 또, 비용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식적인 지표를 원한다.
하나, 본래 입맛은 지극히 주관적인 요소인 터라 객관적인 지표란 존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 나름의 공정성을 유지해가며 파인다이닝 간의 우위 및 서열을 깔끔히 정리해주는, 미슐랭 가이드 등의 매체가 더러 존재한다.
하나 필자는 개인적으로 그중에서 가장 정확한 것은, JBF 협회에서 꼽은 ‘베스트 파인다이닝 어워즈’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대중, 현직 셰프, 업계 종사자 등 세 부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를 시작으로 도합 여덟 가지 기준을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파인다이닝을 가려내···.
(중략)
한데, 올해 여러 시상식의 트로피를 휩쓸다시피 하며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느라 여념이 없는 ‘영 셰프’가 다시금 이변을 만들어냈다. 협회 역사상 최초로 자신의 파인다이닝 두 곳을 모두, JBF 협회의 베스트 파인다이닝 어워드 최종 후보로 등재···.
사락-.
[ 멈출 줄 모르는 영 셰프의 독주 앞에 떠오른 의문, ‘필상’은 과연 최초로 여섯 개의 미슐랭 스타로 데뷔한 셰프가 될 수 있을까? ]얼마 전, 여러 시상식에서 온갖 트로피와 상패를 휩쓸다시피 한 영 셰프가 포보스지에서 꼽은 셀럽 브랜드 Top100 안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금 화제가 되었다. 요식업 종사자가 위 순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제이미, 고든 이후로 세 번째다.
영 셰프가 화제에 오른 것은 단연 올 한 해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빌리 반 코퍼레이션 측과 계약을 체결하며 한차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는 현재 파인다이닝 업계 전체의 파이 및 일반 대중들의 파인다이닝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중략)
그런 영 셰프에게 남은 올해의 마지막 과업은, 미슐랭 가이드 아메리카 측의 미슐랭 스타 수여식이 될 것이다. 유례 없는 거침없는 행보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그가, 진정한 ‘전설’이 되려면 이번 미슐랭 가이드 아메리카 측의 미슐랭 스타 수여식 석상에서 세 개의 별을 따내야 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사상 최초로 여섯 개의 미슐랭 스타를 받아내며 가이드북에 이름을 올린 셰프로 기록될 것이며···.
사락-.
필상이 펼쳐 들고 있던 스크립 북을 덮으며, 한숨을 내쉬자 멜리가 곧장 말을 건네왔다.
“열두 시간 내로 보도된 기사만 엮어 제작한 스크립 북이에요. 아무래도 다들 필상이 미슐랭 가이드 아메리카 측으로부터 몇 개의 별을 따낼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 같네요.”
“이쯤 되니 조금 부담스럽네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말 아시죠? 누군가 기록 갱신을 앞두고 있을 때마다, 대중들은 지금처럼 관심을 가져왔어요. 응당 견뎌야 할 일이란 뜻이죠.”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말끝을 흐려 보인 필상이 시선을 옮겨서는, 차창 너머를 바라보며 재차 뒷말을 덧붙였다.
“파우스트는 당연히 쓰리 스타를 받게 될 테고, 그럼 신기록을 수립했니 어쩌니 하면서 소감을 부탁할 텐데···.”
“아마 그렇겠죠. 미슐랭 측에서도 소감 형식의 인터뷰를 원할 테고, 여러 매거진들 역시 마찬가지일 테고요. 그래서요?”
“이제 정말 수상 소감으로 마땅히 쓸 만한 말이 없어요. 고맙다, 감사하다, 영광이다. 식상한 표현밖에 떠오르질 않으니, 원. 아무래도 수상 소감 대필 작가라도 한 명 구해야 할 것 같네요.”
그 말에 멜리가 피식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되물었다.
“가끔 보면 그런 자신감이 부러워요.”
“그래요? 신기하네요.”
“뭐가요?”
“저도 이런 제 자신감이 사랑스럽거든요.”
“하여튼···.”
그때, 두 사람이 탑승한 세단 차량이 뉴욕 페닌슐라 호텔 앞에 멈춰 섰다. 업계 내외 모두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미슐랭 가이드 아메리카 측의 미슐랭 스타 수여식이 치러질 장소였다.
운전수가 룸미러를 힐끔 바라보며 “준비되셨나요?” 하고 묻자, 필상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해 보였다. 그 순간, 돌연 세단 차량의 뒷좌석 문이 자동으로 스르르 열리기 시작했다.
“후-.”
심호흡을 한 번 해보인 필상이 멜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가볼까요?”
그리고는 곧장 차량에서 내려서며 덧붙였다.
“전설로 기록될 시간이네요.”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에요.”
말끔한 정장 차림의 두 사람이 차량에서 내려서기 무섭게, 주둔하고 있던 기자들이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팟, 파밧. 연신 플래시가 터져나왔으며, 질문들이 쏟아졌다.
“필상, 이번 사업 규모 확장을 ‘준비되지 않은 이의 욕심’이라 표현하는 부정적인 의견이 팽배한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재 전 세계 각지에 열 군데 이상의 파인다이닝을 동시 론칭 준비 중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사업 규모 확장에 쓰일 투자금 유치를 위해, 투자자들에게 무리한 공약을 남발했다는 설이 유력한데 사실입니까?”
의미 없는 질문들이 연달아 쏟아지자, 멜리가 걸음을 잠시 멈춘 채 답했다.
“사업 규모 확장에 대해서는 결과로 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필상은 연신 호텔 안쪽에 위치한 연회장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중이었고 말이다. 그때, 어느 기자의 덧없는 질문이 필상의 걸음을 멈춰 세웠다.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로 짙고 무성한 소음 속에서, 유독 또렷하게 들려 온 질문이었다.
“오늘 있을 미슐랭 스타 수여식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고 계십니까? 쓰리 스타를 따내고 세계 최초로 여섯 개의 미슐랭 스타와 함께 데뷔한 셰프로 기록되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하십니까?”
탁.
걸음을 멈춰선 필상이 질문을 건넨 기자를 지그시 바라보며 답했다.
“글쎄요? 결과는 요리의 신만이 알고 있을 것 같군요.”
그 말에 질문을 건넸던 기자가 되물었다.
“하하, 요리의 신도 있나요?”
“지금 보고 있지 않습니까?”
말을 마친 필상이 씨익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잠시 멈췄던 걸음을 다시금 옮겨나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다시금 곳곳에서 섬광이 번쩍였으며, 질문이 쏟아지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하나 필상은 더 이상 걸음을 멈추지도, 질문에 답해주지도 않을 따름이었다.
*
연회장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얼굴들이 차례로 인사를 건네왔다. 친분이 두텁지 않은 이들 역시 수두룩했으며, 이제 동료라는 표현보다 ‘친구’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이들 역시 잔뜩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필상은 그들과 한 테이블에 앉은 채 수여식에 참관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참석했던 여타 시상식들과 달리, 주최 측에서 ‘지역’을 기준 삼아 자리를 나눠둔 까닭이었다.
뉴욕(New York)이란 글귀가 각인된 명패가 놓인 큼지막한 원 테이블 앞으로, 필상과 그의 측근 격인 셰프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은 상태였다. 다빈, 로버트, 갈라예프 등···.
장내의 분위기는 차분하게 가라앉아있는 상태였다. 미슐랭 스타 수여식은, 셰프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나 마찬가지다. 삶의 질은 물론이며, 셰프로서의 평판을 좌우하는 행사다.
한낱 매거진의 평가가 이토록 거대한 힘을 지니게 된 것은 어폐라지만, 이는 굳건히 자리매김한 시스템이었다.
모든 이들이 요리사라는 직업을 꿈꾸기 시작하는 동시에, 미슐랭 스타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꿈꾸기 마련이니 말이다.
이내 긴장감이 역력한 얼굴로 손톱을 잘근잘근 씹어대던 다빈이, 한차례 “후.” 하고 숨을 몰아쉬어 보이고는 애써 말문을 열었다.
“필상, 역시 굉장해. 시상식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속보를 잔뜩 쏟아내게끔 만들었더군. 웹 커뮤니티가 난리야. 뭐라더라? 지니어스 나폴레옹 그레이트 갓 오브 쿡 영 셰프라던가? 이제 별명이 너무 길어져서 외우지도 못하겠네.”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듯 꺼낸 말에 같은 테이블을 꿰차고 앉아있던 이들이 어색한 투로 한마디씩 첨언했다. 원래 그렇잖아. 그래, 맞아. 아마 필상은 혼잣말도 화제가 될 수 있을걸···.
이내 필상이 겸연쩍은 양, 어색한 미소를 머금은 채 친구들의 얼굴을 한 번씩 살펴보았다. 다들, 특히 다빈의 얼굴 위로 긴장한 기색이 너무도 역력해 보이는 상태였다.
“다빈, 긴장되세요?”
“어? 아니. 그냥···.”
아닌 척 말끝을 흐려 보인 그였으나, 얼굴 위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 보일 따름이었다. 그가 스승인 장 조니 셰프로부터 파인다이닝을 물려받은 지 딱 이 년째에 접어들었다.
어느덧 두 번째 미슐랭 평가를 앞두고 있는 상태였다. 작년에야 쓰리 스타의 위용을 지켜냈다지만, 올해는 어떨지 모른다는 게 세간의 평가였고 말이다.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지만, 장 조니는 올해도 쓰리 스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도 아닌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안심이 되는데? 그럼 네 파인다이닝, 파우스트는 어떨 것 같아?”
“모두가 예상하고 있는 결과가 나오겠죠.”
말을 마친 필상이 아직은 텅 비어있는 연단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세 개의 별을 받아낼 겁니다. 올해의 저와 직원들, 또 파우스트는 그럴 자격이 충분했거든요.”
말을 그렇게 해 보였다지만, 긴장감을 어쩌지 못하는 것은 필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파우스트가 세 개의 별을 받아내리란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자신이 정말 여섯 개의 별을 받아내며 데뷔한 셰프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살아 숨 쉬었다.
전생이었더라면, 감히 꿈조차 꾸지 못했던 일이다. 미각을 잃어가던 때에는, 잃었던 때에는, 모든 것을 잃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던 때에는···.
그때, 필상의 손에 들린 휴대폰이 ‘부르르-.’ 몸을 떨어댔다. 이내 필상의 시선이 움켜쥐고 있던 휴대폰 액정으로 향했다. 방금 전 도착한 메세지의 내용을 확인한 필상이, 만족스럽다는 듯 씨익 미소를 지어 보였다.
*
수여식은 지체 없이 진행되었다. 미슐랭 가이드의 연혁과 취지에 대한 짤막한 소개를 끝으로, 원 스타부터 차례로 수여가 시작된 것이다.
다들 숨죽인 채 결과 발표를 기다렸으며, 연달아 몇 번이나 희비가 교차했다. 추락한 셰프들, 한 계단 올라선 셰프들, 지켜낸 셰프들, 지켜내지 못한 셰프들. 다양한 상황이 장내에 자리한 명망 높은 셰프들을 웃게끔, 혹은 울상짓게끔 만드는 중이었다.
– 그럼 곧장 쓰리 스타 수여식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미슐랭 가이드 뉴욕, 올해의 첫 번째 쓰리 스타 파인다이닝입니다.
장내에 정적이 흐르기를 잠시.
– 파인다이닝, ‘장 조니’입니다. 다빈 세프께서는 연단 위로 올라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내 다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Yeah-!”하고 괴성을 내질러 보이기에 이르렀다.
– 파인다이닝, ‘알케미스트’입니다. 갈라예프 셰프께서는 연단 위로 올라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파인다이닝, ‘썬 오브 뉴욕’입니다. 테스 셰프께서는 연단 위로 올라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달아 익숙한 이름들이 몇 개나 호명된 이후였다. 진행자가 “큼, 흠.” 하고 헛기침을 해 보이고는, 장내를 한 번 둘러본 뒤 재차 말문을 열었다.
– 마지막 일곱 번째 쓰리 스타 파인다이닝을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윽고.
– 파인다이닝 ‘파우스트’입니다. 셰프 필상께서는 연단 위로 올라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순간,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하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포효를 내지르거나 허공에 주먹을 내질러대던 여타 셰프들과 달리 필상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뒤, 한껏 정중하게. 또, 멋들어지게 좌중들에게 묵례를 해 보이고는 연단 위로 올랐다.
상패와, 세 개의 별 모양 브로치가 담긴 함을 건네받았으며 수상 소감을 위해 마이크 앞에 섰다.
오히려 당사자인 필상보다, 주변인들. 혹은, 그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타인들이 더욱 흥분한 듯 보일 따름이었다. 기자들은 이미 필상의 새로운 기록에 대한 기사를 적어내리느라 여념이 없었으며, 여타 셰프들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일행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으니 말이다.
그때.
치이익-.
짧은 하울링, 그 끝에 필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우선, 정말 감사합니다. 이로써 역사상 최초로, ‘여섯 개의 별을 받아내며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셰프’라는 과분하기 그지없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군요.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차례 박수 소리가 울리기를 잠시, 필상이 좌우를 한 번 둘러보고는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 오늘의 영광을 제 어벤저스 팀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그 말에 진행자가 “예?”하고 되묻자, 필상이 나직이 덧붙였다.
– 제 팀원들을 잠깐 무대 위로 모시고 싶군요.
이내 백스테이지에 대기하고 있던 스태프 한 명이, 오케이 사인을 보내주었다. 승인이 떨어지기 무섭게 필상이 한 손에 움켜쥐고 있던 휴대폰을 꺼내 들어, 연회가 시작되기 직전에 받은 문자메세지에 답장을 해주었다.
[ 멜리 : 전원 대기 중입니다. ] [ 필상 : 지금 투입해주세요. ]그 순간.
끼이이이익-!
굳게 닫혀있던 연회장의 문이 열림과 동시에, 파우스트의 모든 직원들이 열을 맞춰 들어서기 시작했다.
파우스트, 업계의 전설로 남을 이름이다. 그리고 지금 들어서기 시작한 파우스트의 직원들은, 아직 써내려져 가고 있는 전설에 일조하고 있는 이들이다. 여태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해진 시간, 정해진 일을 해나가며, 함께 역사를 만들어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들어서고 있는 직원들이, 흡사 지옥에서 생환한 병사들을 방불케 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연회장에 들어선 직원들이 질서정연하게 연단 위에 올라서는, 다시금 필상의 등 뒤로 열을 갖춰 섰다.
–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면 아래에서, 백 스테이지에서, 주방 안에서 저와 함께 오늘의 영광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팀원들입니다. 저와 함께 영광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여, 실례를 무릅쓰고 무대 위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 말에 다시금 박수갈채가 쏟아져나왔다. 이 또한 최초였다. 그 어떤 셰프도, 자신의 미슐랭 스타 수여식에 전 직원을 대동한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이윽고, 필상이 마치 장교라도 된 양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 파우스트!
그 순간.
““예, 셰프!””
전 직원이 약속이라도 한 양 동시에 답했다. 잘 훈련된 군인을 연상케 하는, 군기가 바짝 든 목소리였다.
– 일동, 경례!
그 순간, 필상을 비롯한 파우스트의 전 직원들이 동시에 거수경례를 해 보였다. 박수갈채는 끊임없이 울려댔으며, 기자들은 지금의 광경을 카메라에 담아내기 위해 손가락을 바삐 놀려대는 중이었다.
향후 수십 년간 웹상에서, 혹은 지면상에서 보존될 사진이었다. 파인다이닝 업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날이었다. 그런 날의 가장 적나라한 기록이 되어 오래도록 남을 터였다.
그런 지금, 필상은 두 눈에 객석의 풍경을 담아내고자 고군분투하는 중이었다. 자신을 올려다보는 무수히 많은 이들. 기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자 애써 입술을 앙다물고 있는 직원들.
우습게도 잠깐이나마, 슬럼프에 빠졌던 때가 있었다. 나아가는 게 두려웠던 순간이, 반복되는 일상이 갑갑하다 여겨졌던 순간이···.
이제 다시는 없을 터였다.
더 성공해야 한다. 그래야 저들의 시기와 선망이 뒤섞인 눈빛을 받으며 최고라는 위치에 군림할 수 있다. 거둔 영광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해 줄 수 있다. 전설이라는 거창한 칭호를 거머쥔 채 살아갈 수 있다.
두근, 두근.
가슴이 뛴다.
여섯 개의 별을 거머쥔 스타 셰프.
꿈꿔왔던 삶이다.
하지만, 공복감은 여전했다.
목표는 최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별을 지닌 셰프가 되기 전까지는, 해결되지 않을 공복감인 듯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