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star chef RAW novel - Chapter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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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14 – 빌리 반 패밀리 (2)
다음 날 오전, 필상은 남은 계약 절차들을 이행하고 계약을 마무리짓기 위해 다시금 마틴과 만났다. 약속 장소는 어제 대화를 나눴던 바 있는 골든 팰리스 호텔 내부에 위치한 스위트 룸.
약속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한 필상이 쇼파 한 자리를 꿰차고 앉은 채로, 마틴과 이런저런 사담을 나누고 있기를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빌리 반 코퍼레이션 측과 급하게 업무 협약을 맺게 된 국내 법무법인 쪽 인사들이 찾아왔다. 다름 아니라, 공증을 비롯한 이런저런 업무를 보조해주기 위함이었다.
일이 모두 마무리 된 것은, 그 뒤로 장장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이 흘렀을 무렵이었다.
국내 법무법인 측에서 파견된 이들이 일을 마치고 돌아간 뒤, 마틴이 협탁 위에 난잡하게 널브러져 있던 서류들을 잘 추슬러가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왔다.
“필상,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마 넉넉잡아 오늘 저녁 무렵이면 모든 처리가 끝날 겁니다. 앞으로 불과 몇 시간 뒤면, 서류상으로도 완벽히 ‘빌리 반 패밀리’(Billy Ban Familly)의 일원으로 합류하게 되는 셈이죠.”
말을 마친 마틴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하고 덧붙였다.
“감사합니다. 베풀어주신 믿음에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다음 계약갱신 기간까지는 저와 다시 마주칠 일이 거의 없을 겁니다. 그때 부디 서로 웃는 얼굴로 마주할 수 있으면 좋겠군요.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필상이 가시적인 성과를 족히 몇 개는 이룩하셔야겠지만요.”
빌리 반 코퍼레이션과의 계약은 일 년 단위로 조건이 갱신되는 형식이었다. 만약 자신이 일 년 내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고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한다면?
지금보다 족히 몇 배는 더 파격적인 대우를 받게 될 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일부 소속 아티스트들의 계약서에는 계약기간동안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걸프스트림’이나, ‘보잉747’등의 개인 여객기를 무상으로 지원해주겠다는 등의 기상천외한 조항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는 소문을 전해들은 바 있었으니 말이다.
비록 외신에 보도된 추측성 기사들과 구글링을 통해 입수한 정보인지라, 신뢰성은 조금 떨어지는 정보들이랄 수 있었지만 빌리 반의 위용을 감안해본다면 아예 헛소문은 아니리라 짐작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반대로 영 부진한 모습만 보인다면 이런저런 조건들이 하향 조율되거나, 빌리 반 코퍼레이션이라는 든든한 방주에서 강제적으로 하차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필상이 한차례 “물론입니다.” 하고 답해보이던 찰나, 마틴이 다시금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어쨌든 여러모로 긍정적인 상황이 펼쳐질 겁니다. 아무래도 빌리 반 코퍼레이션과 계약한 셰프는 당신이 최초인만큼, 마케팅 쪽에도 자연스레 힘이 실릴 테니까요.”
“과연 빌리 반의 마케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것 같군요.”
“오래 기다리실 것 없습니다. 아마 내일 아침쯤이면, 필상이 빌리 반 패밀리의 일원이 되었음을 알리는 기사들이 곳곳에 보도되어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아마 담당 관리자가 배정된 이후에 분명 필상의 활동권을 한국이 아닌, 미국을 비롯한 해외무대로 옮기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될 지도 모르고요.”
막연히 언젠가 때가 되면 해외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야 했다지만, 글쎄? 아직 오랜 시간들 들여 제대로, 또 구체적으로 고민해 본 바가 없어서 그런 것인지 조금은 당황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내 한차례 침음을 흘려 보인 필상이 “이유는요?” 하고 조심스레 되물어 보이던 찰나. 마틴이 제 어깨를 한 번 들썩여 보이고는, 무덤덤하기 그지없는 어투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일단 해외 방송사 중 빌리 반 코퍼레이션과 커넥션이 없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더군다나 단순히 레스토랑을 런칭하실 떄에도 큰 도움이 되겠죠. 내부 인테리어를 빌리 반 코퍼레이션 측 소속 디자이너가 도맡게 된다든지, 혹은 소속 유명 인사들이 손님으로 가장하여 줄줄이 내방한다든지···.”
유려하게 말을 이어나가던 마틴이 돌연 말끝을 흐려 보이고는, 사뭇 진중하기 그지없는 투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세력권 안에서 필상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두 말씀드리자면, 족히 몇 날 며칠은 소요될 겁니다. 어쨌든 앞으로는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기울이시기 보다는, 매 순간 주어진 기회를 붙들기 위해 주력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기회는 제한적입니다. 만약 주어진 붙잡지 못한다면, 자연스레 도태될 겁니다.”
그 말에 필상이 비장한 표정을 한 채 고개를 한 번 끄덕여보였다. 빌리 반 코퍼레이션 역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집단이지, 자선 단체가 아니다. 사측에서 애써 기회를 만들어 주었는데도 헛발질만 남발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계약기간이 만료되기만을 기다리는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해 버릴 여지가 있는 것이다.
어쨌든, 요지는 간단한 듯 했다. 축약하자면, 나는 내 할일만 충실히 잘 하내면 된다는 뜻일 테니까.
“아! 그리고 어제 말씀해주셨던 ‘그 일’ 말인데 지금쯤이면 사측의 조치가 시작되었을 겁니다. 세부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전해들은 바가 없어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간의 선례들을 토대로 짐작해보건대 아마 그들이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거예요.”
“본보기요?”
“네. 기대해도 좋을 겁니다. 미국 최고의 법무 법인인 ‘리더 스미스’(Reader Smith) 사가 움직일 예정이거든요. 아마 이번 일이 끝나고 나면, 그 누구도 다시는 당신에게 허튼 수작을 부릴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될 겁니다.”
말을 마친 마틴이 제 손목 시계를 한 번 내려다보았다. 평범한 직장인이 착용하기에는 다소 비싼 편에 속하는, IWC 사의 상위 트림 제품이었다. 이내 마틴이 제 시선을 크리스탈 빛이 은은하게 맴돌고 있는 시계알 위에 고정해 둔 채,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대사를 읊조렸다.
“그간 리더스미스 사가 만들어 낸 작품을 몇 번이고 관람해 본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어째서 그들이 ‘정장을 입은 악마들’이라 불리는지 이애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아마 필상도 그들이 어째서 그런 흉흉한 별명을 얻게 되었는지 곧 이해하실 수 있게 될 겁니다.”
필상이 고개를 몇 번 주억거려 보이자, “아!”하고 침음을 흘려 보인 마틴이 몇 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아마 투자금 걱정도 덩달아 해결될 겁니다.”
“예? 그건 어떤 뜻인지···.”
이내 마틴이 어깨를 한 번 들썩여 보이고는, 마냥 천연덕스러운 투로 답했다.
“리더스미스 사가 나섰으니까요.”
*
한편 그 시각, 청담동 일대에 위치한 고급 일식 레스토랑 ‘*쇼쿠’(*喰) 의 프라이빗 룸 안으로 말끔하기 그지없는 정장 차림의 사내 몇 명이 모여앉아 있는 상태였다.
다름 아니라,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 낸 투자자 송승철과 그 측근에 있는 칼럼니스트들이었다.
마냥 진중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던 그때, 테이블 끄트머리를 지키고 앉아있던 중년 남성이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송 사장님, 그나저나 상황이 뭔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이거 아무래도 일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서 말입니다···.”
여러 인사들이 이번 사건에 끼어들며 분위기가 한껏 과열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애초에 정당한 근거에 의해 작성된 칼럼도 아니었을뿐더러, 일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는 터라 이래저래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내 상석을 꿰차고 앉아있던 송승철이 미간을 팍 찡그린 채 혀를 몇 번 차보이고는, 마냥 이죽거리는 투로 말문을 열었다.
“것 참, 밥맛 떨어지게시리···.”
그리고는 손에 쥐고 있던 젓가락을 차분히 내려놓으며, 재차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아니, 아무리 뭉쳐봤자 일개 요리사들 아닙니까? SNS에 게시된 글들 쭉 한 번 훑어보니까, 당사자인 정필상은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은 커녕 일상 생활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 같던데 대체 뭐가 그렇게 걱정이십니까?”
말을 마친 송승철이 술잔을 단숨에 비우고는, 인상을 잔뜩 찡그린 채 다시금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설령 정필상이 법적 대응을 한다 치더라도 소송 비용이건, 벌금이건, 보상금이건 전부 다 대주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새파랗게 어린 애송이 상대로 작업 칼럼 적은 것 가지고, 겁들만 많아가지고 틈만 나면 궁시렁궁시렁···.”
이내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던 칼럼니스트들이 무어라 답을 하지 못한 채, 입술만 옴싹달싹대기 시작했다. 대놓고 불편한 기색을 표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못 간단했다.
현재 자리에 지키고 있는 이들 중 태반이 송승철에게 꾸준히 자금적 원조를 받아왔으며, 앞으로도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던 것이다.
사실상 국내 칼럼니스트들의 경우 독자들의 후원금이나, 얼마 되지 않는 고료내지는 인세로 생활을 이어나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하나, 이 자리에 있는 이들 같은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미식 활동에 관심이 많은 송승철과 우연히 연이 닿게 되었고, 그가 다리를 놔준 타 투자자들로부터 ‘작업 칼럼’ 의뢰를 받아 게시해주는 대가로 그간 적지 않은 액수의 돈을 후원금 명목으로 챙겨왔던 것이다.
근래 들어 TV에 자주 얼굴을 비추며, 칼럼니스트로서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박기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과 같은 인기와 명성을 얻기 이전에, 송승철의 지인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적어주곤 했던 작업 칼럼들이 제 발목에 채워진 족쇄로 변해버렸다. 이번에도 미래가 창창한 어린 셰프의 앞날을 가로막는 것 같은 기분 탓에, 몇 번이고 거절했으나 송승철로부터 노골적인 협박을 받은 탓에 결국 키보드를 두드릴 수밖에 없던 것이다.
‘하, 제기랄···.’
낮은 한숨을 내쉬어 보인 박기영이 제 몫의 빈 잔을 만지작대기 시작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어린 셰프 정필상은, 자신이 적은 칼럼과 그 여파로 인해 레스토랑 영업을 멈춘 것은 물론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 알려져있었다.
자신의 그릇된 욕심이, 한 명의 인재를 완전히 짓밟은 것은 물론이고 아예 인생 자체를 송두리째 망쳐버린 것 같다는 생각 덕에 죄책감을 좀처럼 떨쳐낼 수가 없던 것이다.
재차 한숨을 내쉬어 보인 박기영이, 제 잔에 술을 따라넣으려던 찰나였다. 박기영이 술이 담긴 주전자를 도로 상 위에 내려놓은 채, 정장 외투 안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었다. 안에 넣어두었던 제 휴대폰이 돌연 몸을 부르르 떨어대기 시작했던 탓이었다.
다름 아니라,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에이전시 사의 대표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이내 박기영이 한차례 “죄송합니다. 중요한 전화가 걸려와서요.”하고 말해 보인 뒤, 프라이빗 룸 바깥으로 나서며 전화를 받았다.
– 것 참, 돌아버리겠네. 박기영 씨, 지금 대체 어딥니까?
“네? 무슨 일이길래···.”
– 됐으니까, 지금 당장 회사로 들어오세요.
갑작스레 치솟은 불안감 탓에 심장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마냥 빠르게 뛰어대기 시작했다. 에이전시 사 대표가 이토록 흥분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또 마냥 고압적이기 그지없는 태도로 경우 없이 호출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던 탓이었다.
박기영이 재차 무어라 질문을 건네려던 찰나, 수화기 너머에서 다시금 분기가 잔뜩 서려있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아니! 그러니까 왜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그런 공격적인 칼럼을 게시해버린 겁니까? 제가 그런 류의 칼럼은 회사와 상의 후에 게시하자고, 전부터 누누히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그리고 더 이상 작업 칼럼은 작성하지 마시라고 몇 번이고···.
“작업 칼럼이라뇨? 오해입니다. 일단 지금 바로 들어갈 테니, 대략적인 자초지종이라도 말씀해 주시는 게···.”
– 오해? 지금 정필상 셰프 측에서 녹취자료 공개했습니다! 작업 칼럼인지 아닌지 저야 모른다지만, 대중들은 이미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요! 그리고 지금 미국계 로펌 쪽에서 공문이 도착했는데, 이번 일을 토대로 수억 원 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겠답니다. 어떻게든 미국 법정에 회부시키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에 의거하여 배상금을 받아내겠다더군요.
잠시 흠칫 놀란 기색을 보였던 박기영이, 헛웃음을 흘려 보이고는 조곤조곤한 투로 말을이었다.
“일단 작업 칼럼은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칼럼니스트와 세프의 대립은 아시다시피 요리계에서 으레 있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수억 원 대의 소송이라뇨, 그래봐야 미국계 로펌 특유의 ‘겁 주기’ 아니겠습니까? 제가 알아서 잘 무마해보도록 할 테니, 너무 걱정 않으셔도 될 겁니다. 일단 지금 바로···.”
– 알아서? 지금 알아서라고 하셨습니까? 그냥 로펌도 아니고, 리더스미스 사 입니다! 없는 손해까지 만들어서, 어떻게든 받아내고야 마는 냉혈한들이라고요! 아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빌리 반 코퍼레이션 측 셰프를 건드린 겁니까?
그 말에 박기영이 미간을 잔뜩 찡그린 채 “지금 뭐라고···?” 하고 되물어보였다. 혹시나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은 마음에, 또 잘못 들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넨 물음이었다.
– 대체 무슨 생각으로 빌리 반 코퍼레이션에 소속되어 있는 셰프를 상대로, 작업 칼럼을 쓰신 거냐고요!
이내 박기영이 싸늘하게 식은 표정을 한 채, 전화를 끊은 뒤 휴대폰을 도로 정장 외투 안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잘못 적은 칼럼 한 개 탓에, 자신이 일생에 걸쳐 이룩해 온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될 터였다.
한데, 왜일까? 허무함보다는, 분노가 앞서는 듯 했다. 다 잃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다 잃을까봐 하지 못했던 행동에 대한 욕구를 억제할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한차례 거칠게 숨을 내쉬어 보인 박기영이 곧장 프라이빗 룸 안으로 들어선 뒤, 당장 눈에 들어오는 술 잔을 집어들어서는 안에 담겨있던 술을 단숨에 비워냈다. 그의 돌발행동 탓에 장내에 있던 이들이 놀란 눈을 한 채, 박기영을 들여다보고 있던 찰나.
박기영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을 한 채로, 상석을 향해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멍한 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송승철을 바라보며, 스산하기 그지없는 투로 말했다.
“이 개같은 새끼야, 혼자서는 절대 안 죽는다. 아니, 못 죽는다.”
“박 프로, 지금 이게 무슨···.”
송승철이 계속해서 무어라 말을 이어나가려던 찰나였다. 박기영이 있는 힘껏, 앉아있는 송승철의 턱을 걷어차버렸다. 그리고는 속수무책 쓰러진 송승철을 계속해서 짓밟아대기 시작했다. 이내 장내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앉아있던 타 칼럼니스트들이 박기영을 말리기 시작했으나, 딱히 큰 효과는 없어보였다.
박기영이 실성하기라도 한 사람 마냥 “놔! 놓으라고!”하고 괴성을 내질러가며 자신을 말리려 드는 손길들을 뿌리쳐가며, 계속해서 송승철을 구타하고 있는 중이었으니 말이다.
이는 붕괴의 시작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