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super rich! RAW novel - Chapter 222
– 223화 –
디움이 미국 시장에서 [게임]과 [지식인]의 연쇄 폭발로 점유율을 무섭게 약탈하고 난 뒤.
지연 뇌관을 삽입한 [SNS]가 다시금 폭풍을 몰고 왔다. 바로 대학생들 사이에서 SNS가 유행처럼 번진 거였다.
특히 2003년 시점에서는 [마이 스페이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쟁쟁한 경쟁자도 없는 상태.
이에 디움의 SNS가 꼭 빈 땅을 차지하기라도 하듯 파죽지세로 퍼져나간 거였다.
겨우 한 달 만에 이용자 숫자 만 명을 달성을 시작으로, 스탠퍼드 인근에 있는 대학교에 전파.
이후 [동문]끼리 뭉칠 수 있는 특유의 강력한 시스템으로 하버드를 포함한 아이비리그까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마치 인터넷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이러할까?
그 모습을 본 디움 미국 지사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미친, 이게 진짜 가능한 일이라고?’
솔직히 지사장도 준성이 오기 전까지 제 나름대로 노력을 했었다. 기껏 미국까지 왔는데 척후병 노릇만 할 순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나름대로 연예인도 섭외해 보고, 이런저런 광고도 뿌려보긴 했지만…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애초에 전략의 방향 자체가 잘못됐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전략은 이러한 사회적 유행에 민감하고 사교 관계를 즐기는 사교계의 [이노베이터]와 [얼리어답터]를 먼저 공략했지만… 지사장이 공략한 건 일반 대중.
잠재 수요가 없는 곳에 광고를 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으리라.
하지만 준성의 전략은 달랐다.
준성은 귀신같이 잠재적인 수요가 묻혀 있는 금맥을 찾아냈고, 사울이 그 금맥으로 가 준성의 전략을 제 방식대로 드릴로 개조해 말 그대로 금을 뭉텅이로 뽑아냈다.
그 덕에 일반적으로 하이테크 마케팅은 무조건 겪을 수밖에 없는 캐즘(Chasm, 수요 절벽. 신기술이 초반 침투에는 성공했으나 주류시장 진입 전에 겪는 정체 현상을 뜻함)을 거의 한 번에 넘어섰다.
게다가 그뿐만이 아니었다.
미친 듯이 성장하는 기세 때문이었을까?
언론의 주목을 시작으로 수도 없이 많은 기업들이 디움에 찾아와 투자 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 하지만 준성은 이러한 이들에게 아주 짧고 간결한 대답을 돌려줬다.
– 디움은 그 어떠한 투자도 받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게 준성이 준비한 세 가지 폭탄. [게임], [지식인], [SNS]가 연쇄 폭발을 일으킨 뒤, 2003년 3월 중순.
대한민국은 홍콩에서 발생한 사스(SARS)에 관련된 경보를 울렸고, 미국군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했을 무렵.
디움의 점유율은 13%까지 올라갔다.
기존 1.8%에 비하면 약 7배 정도 올라간 꼴이었다.
준성은 그 모습을 보며 매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미국… 생각보다 별거 없네.’
솔직히 IT의 정수와도 같은 미국이었던지라 조금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너무 쉽게 풀렸다.
아무래도 구글은 경쟁 보다는 본인의 압도적인 검색 능력을 바탕으로 한 질주에 더 관심이 많고, 야후 역시 구글의 추격을 신경 쓰느라 별다른 방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이제 13%면 적당히 메이저까지 올라왔다. 그러니 남은 일은 지사장을 포함한 미국 인력들에게 맡겨둬도 되겠지.’
준성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기지개를 쫘-악 켰다.
미국에서 있었던 6주간의 출장.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았다.
성과가 좋았기에 더더욱.
‘그럼 슬슬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볼까.’
…
비슷한 시각. 야후 본사.
디움이 무섭게 성장하는 것을 지켜본 야후 본사에는 난리가 나 있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불과 2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1.8%였던 점유율이,
겨우 한 달 반도 되지 않아 13%까지 올라갔다.
안 그래도 현재 야후는 무섭게 추격하는 구글 덕분에 어마어마한 양의 점유율을 약탈당하고 있던 상태. 그 와중에 별것 아닌 것 같았던 디움이 확 치고 나온 거였다.
물론, 그래 봐야 야후가 현재 미국 포털 점유율 1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중요한 건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야후의 철옹성 같았던 방어에 문제가 발견됐다는 거였다.
2003년 3월 말.
1994년에 설립되어 불과 5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세계 인터넷 시장을 지배하던 야후는 이제 없었다.
지금의 야후는 그저 부실공사와도 같은 극단적인 확장에만 치중해 기둥이 썩고 균열이 가는 줄도 모르는 허름한 요새에 불과했다.
사실 야후의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언급됐었다.
졸탄 스미스라는 인재를 한국이라는 자그마한 시장으로 좌천시켜 폭주하게끔 내버려 두는 것부터가 그랬다.
게다가 그뿐이랴? 투자자들은 이익을 위해 야후를 쥐어짜기 시작했고, 야후는 어쩔 수 없이 더더욱 확장에만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몇몇 충성스러운 직원들. 특히 창립 멤버들이 이러한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사회 측은 이를 무시. 결국, 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창립 멤버들이 회사를 떠났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투자자들이 과도한 힘을 얻어 창립자나 CEO가 힘을 잃는 회사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문제인데…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제 이익을 위해 회사에 단기이익을 강요한다. 반면 회사에 애정이 있는 직원들은 이를 반대하지만… 그런 이들은 보통 아주 높은 확률로 회사 밖으로 쫓겨나거나 탈출하게 된다.
이후 투자자는 회사에 새로운 CEO를 임명하고, 그 CEO는 본인의 실적 및 안위를 위해 투자자들의 입김에 맞는… 단기 전략에 맞는 사람들로 회사를 채우기 시작한다.
그렇게 세월이 약 5년 정도 흐르면,
안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물갈이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테세우스의 배’가 이러할까?
테세우스가 아테네에서 미노타우르스를 죽인 후. 오랜 시간을 항해하며 배가 망가질 때마다 수리했다. 판자가 썩으면 새 나무를 갈아끼고, 돛이 찢어지면 새 천을 댔으며, 노가 망가지면 새로운 노를 들여왔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분명 부품들을 갈아 끼운 그 배는 ‘테세우스의 배’가 맞지만, 정작 그 안에 있는 부품들은 모두 처음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럼에도 과연 저게 테세우스의 배라도 부를 수 있을까?
야후 역시 똑같았다.
현재의 야후는 분명 법적으로 야후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달랐다.
테세우스의 배가 판자를 갈고 노를 간 것처럼.
그들 역시 직원들을 자르고 월급쟁이로 채웠다.
그러니 지금의 야후는 그저 이름만 썼을 뿐.
실질적으로 다른 회사라 해야 옳으리라. 그리고 그 ‘야후의 탈을 쓴 회사’는 이제 조금씩 몰락해가고 있었다.
아마 머지않아 구글과 디움에게 차세대 선두주자 자리를 건네주게 되리라.
덤으로 디움에게 엿(?)을 먹여주겠다던 야후 해외영업팀장, 크레이그는 어이가 없다 못해 허탈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 저 디움은 또 어쩔 겁니까! 구글과의 싸움도 버거운데 경쟁자가 하나 더 늘어났단 말입니다! 영업부는 뭐 하고 있던 겁니까!
– 무슨 헛소립니까! 우리는 할 거 다 했어요! 그리고 우리 영업부 산하 크레이그 해외영업팀장이 디움 견제하자고 얘기 꺼냈을 때 비용이네 효율이네 하며 까지 않았습니까!
– 아니, 거기서 우리 재무부 얘기가 왜 나옵니까? 이건 명백한 경쟁자 파악을 실수한 영업부 잘못 아닙니까? 예산이 필요하면 필요하다 얘기하면 되지, 말 돌리지 마세요!
현재 야후 회의장은 디움의 폭발적인 성장에 시장통이 되어 있었다.
영업부, 재무부는 서로 멱살이라도 잡을 듯 언성을 높여댔고… 이에 CEO는 조용히 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이사회에서 까일 생각을 하니 머리가 지끈거렸던 것이리라.
그 가운데 크레이그 팀장은 조용히 허-허-허- 하고 영혼이 빠져나갈 것 같은 웃음을 흘렸다.
‘… 디움 이 또라이 같은 놈들. 아니 무슨 전략을 이딴 식으로 운용해? 도대체 이 세상 어느 기업이?’
일반적으로 보통 기업이 한 전략을 기획하고 펼치기까지는 아무리 짧아도 3개월, 길게는 3년까지 걸린다.
그렇기에 크레이그 필즈 역시 적당히 상황을 지켜보다가 디움이 난처해 할만한 문제를 던져주려고 했으나…
3개월은 개뿔.
45일 만에 전략이 끝났다.
그냥 제 할 일 하다가 뉴스 보니까 그냥 팍 성장했다는 뉴스만 있을 뿐. 야후는 뭐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는 채 그냥 어둠 속에서 실컷 얻어맞기만 했다.
그러니 어이가 없을 수밖에.
그렇게 크레이그 필즈는,
혼란스러운 회의실 속에서 생각했다.
‘졸탄이 박살 난 건 우연이 아니었어. 디움이 제 국가라는 홈 어드밴티지를 얻어서 이긴 것도 아니었고 말이야… 디움, 무서운 회사다… 어찌 보면 구글보다도 더더욱…’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디움이라는 맹수는 입을 쩌-억 벌려 야후의 발목을 물고는 대가리를 실컷 흔들어대고 있었고, 그 외에도 [구글], [라이코스]라는 다른 경쟁자들이 야후의 팔을 물고 늘어졌다.
뭐 어쩌랴.
능력이 없으면 맞아야지.
경영의 세계는 전쟁이었고,
원래 약한 이는 도태되는 법이었다.
…
전략이 끝난 뒤.
사울은 오래간만에 찾은 고향에서 짧은 휴가를 즐기고,
권영은 추후 다른 국가의 지사들을 굴리기 위해 이번 전략을 복기하며 매뉴얼로 가공했으며,
준성 역시 추후 혹시 모를 네스트의 미국 전략을 위해 모니터링을 하며 짧은 휴식을 즐기는 가운데…
디움 미국 지사에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바로 구글의 세르게이와 래리였다. 양손 가득 맥주와 피자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봤을 때, 딱히 공격적인 의도가 있어 보이진 않았다. 이에 준성 역시 활짝 웃으며 반겼다.
비록 디움과 구글이 경쟁사이긴 했지만,
그들과는 선의의 경쟁을 하는 중 아니던가?
게다가 저 두 사람이 싫지만은 않았고 말이다.
“얼마 후에 남한으로 돌아가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얼굴 보려고 왔어요. 실례일까요?”
그 말에 미국 지사장을 포함한 지오엔은 실리콘밸리의 차세대 선두주자가 될 구글을 만든 두 창업자의 등장에 바싹 긴장한 듯 했지만… 정작 준성과 사울 그리고 권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그들을 환영했다.
“아뇨, 실례는 무슨.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여러분께는 항상 디움의 문이 열려있습니다.”
“와우… 투자 쪽에서 내로라하는 모건 스탠리와 골드만 삭스 쪽 사람들도 못 넘은 문턱을 쉽게 허락해 주시다니. 이거 참 영광인데요?”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 소위 벌지 브래킷(Bulge bracket)이라 불리는 투자은행(IB) 계열의 끝판왕으로, 나란히 세계 1위와 2위를 차지한 대형 자본들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작은 나라 하나쯤은 경제적으로 완전히 작살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이기도 했고 말이다.
물론, 그딴 짓을 했다간 악덕 기업 올림픽에서 윤리-정치-외교 부분에서 금메달을 따는 그랜드 슬렘을 찍음과 동시에 보복으로 회사가 날아가기 때문에 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저들은 디움이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을 무렵, 가능성을 알아보고 투자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준성이 단칼에 거절했기에 모두 쓴 물을 마시고 뒤돌아섰다.
“구글의 창업자분들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농담이 심한 거 아닙니까? 구글이야말로 모두의 워너비잖습니까.”
그렇게 서로 덕담을 주고받기도 잠시.
얼마 후 세르게이와 래리가 가져온 술과 음식으로 상이 차려졌고, 디움의 핵심 인물과 구글의 핵심 인물들이 서로 맥주병을 부딪치며 즐거운 한 때를 가졌다.
– 이야, 전략 매섭던데요? [게임], [지식인], [SNS]를 한 번에 밀어버리시다니. 전혀 상상도 못 했습니다.
– 과찬입니다. 저는 그저 사울과 곽권영 사장님이 만든 서비스를 톡 하고 밀어줬을 뿐인걸요.
– 그나저나 SNS는 매우 놀라웠습니다. 이름부터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니. 대놓고 고정 명사화를 노리는 것 같더군요. 그만한 자신감이 묻어나오는 건 덤이구요.
– 세르게이~ 그거 제가 만든 거예요. 그러니 당연히 세계 최고일 테니까, 이름부터 크게~ 크게~ 지은 겁니다!
– 하? 그래? 아쉽네. 너를 디움에 파견 보내는 게 아니었어. 우리가 데리고 있었어야 했는데 말이야.
– 늦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구글은 이미 완성되어 있어서 재미없었어요. 디움이라 가능했던 거고요. 그리고 여기엔 우리 대표님께서 뒤를 지켜주시지 않습니까?
– 이야~ 그 정도로 믿는다니~ 부러운데~
얼마나 대화를 이어나갔을까?
화젯거리가 떨어지며 자연스러운 침묵이 찾아오고, 모두가 이 즐거운 자리가 끝나갈 것을 예상하고 있을 무렵.
세르게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기분이 어떠세요?”
뜬금없는 질문이었기 때문일까?
준성이 무슨 말이냐도 되묻자,
세르게이가 다시금 말했다.
“세계 무대로 나오신 기분이요. 구글 역시 세계를 무대로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거든요. 이제야 우리가 동일 선상에 놓이게 됐잖습니까?”
그 말에 준성은 피식 미소를 머금었다.
회귀 이전에 이미 대영이라는 글로벌 기업을 다뤄봤기 때문일까? 솔직히 말해서 새로움은 없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기분은 좋았다.
본인이 직접 만든 기업으로,
세계의 중심인 미국 침투에 성공했으니까.
그러니 다른 나라에서도 잘 먹힐 게 분명하리라.
“기분 좋네요. 하지만 안주하진 않을 겁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듯 디움의 목표는 정점이니까요.”
세르게이는 정점이라는 말에 웃음을 머금었다.
“어쩌죠? 구글도 정점을 향하고 있는데.”
“어쩌긴요. 싸워야죠. 지금처럼. 적으로써.”
참고로 이번 미국 침투 전략에서 구글은 그 어떠한 방어 전략도 사용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들은 ‘검색 사이트’지 ‘포털’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디움과 구글의 경쟁은 서로가 칼을 주고받는 격투나 진검승부가 아닌, 각자의 분야에서 꾸준히 달리는 마라톤이 될 가능성이 컸다.
준성과 세르게이 둘 다 그걸 알았기에,
웃는 얼굴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래요? 그럼 둘 다 잘해 봅시다.”
“그러죠. 어차피 디움이 이기겠지만.”
“꼭 그러리란 법은 없을 텐데요~?”
“반대로 꼭 구글이 이길 거라는 법도 없죠.”
“글쎄요. 그건 가 봐야 알겠죠. 말씀드렸다시피, 구글은 절대 약한 기업이 아닙니다.”
“그 말씀 그대로 돌려드리죠.”
그렇게 서로 즐거운 얘기를 주고받는 가운데…
미국에서 벌어진 제3차 포털 전쟁이 끝이 났다.
사실 굳이 따지자면 디움이 폭탄 세 개 집어넣어서 그 폭발로 시장에 끼어들어 간 거였기에 ‘전쟁’보다는 ‘개척’이라고 말해야 옳긴 하겠다마는… 그딴 게 뭐가 중하랴.
어쨌든 그렇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미국 침투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