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super rich! RAW novel - Chapter 352
– 353화 –
2005년 2월 중순.
네스트가 스타벅스의 공격에 다시 한 번 여유를 잃지 않고 경쟁 광고를 준비하고, 그와 더불어 ND 그룹 전체가 대영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을 무렵.
네스트 프리미엄 로스터리의 신칠익 사장이 찾아왔다.
그는 소위 윤일남 사단으로 불리는 베테랑 중 하나로, [티아라 제과], [쟈르뎅 커피], [파리 브레드]라는 굵직한 기업들을 옮겨 다니며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굵직하고 엄청난 경력과 다르게 살짝 유약하고 흐릿한 인상에다가 말이 많지 않아 살짝 존재감이 옅은 존재였는데… 딱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편이었다.
“저번에 말씀드렸던 [미국]과 [태국]의 프리미엄 로스터리가 완성됐습니다.”
칠익은 자기가 쓴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고,
준성은 수고했다는 듯 칠익에게 공치사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신칠익 사장님께서 네스트 프리미엄 로스터리를 잘 관리해주신 덕분에 제가 할 일이 많이 줄었네요.”
“아닙니다. 분명 손이 많이 가는 것과 동시에 성과와는 거리가 먼일이지만, 누군가는 분명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비꼬는 말투는 아니었다.
애초에 그 역시 은퇴가 멀지 않은 나이였기에 더는 성과에 신경 쓰지 않는 편이기도 했고, 그는 일남과 함께해 온 정을 생각해 최대한 도움이 되어주고 싶어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그저 있는 사실 그대로를 말한 것이겠지.
‘이로써 현재 마련된 프리미엄 로스터리는 [한국], [베트남], [이탈리아], [미국], [태국]인가.’
굉장히 빠른 속도였다.
이 전략을 시작한 지 겨우 일 년 남짓.
벌써 세계 각지에 시장 침투의 선봉장이 되어 줄 네스트의 랜드마크가 5개나 박혔다. 그러니 저들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스타벅스와의 싸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주리라.
“그리고 저번에 말씀하셨던 [월드 네프로 이벤트] 역시 선결 조건이 해결됐으니,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과거 한창 스타벅스가 [리저브 로스터리]로 네스트에게 선전포고를 걸어왔을 무렵. 준성은 전쟁을 시작하기에 앞서 여러 가지 전술핵들을 제조해 놨었다.
그걸 다시 한 번 언급하고 넘어가자면…
– (사용함) : [인도네시아 구호 생수]
– (사용함) : [에어 아시아와의 광고 협력]
– [머천다이징]을 통한 자체 상품 유통.
–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캡슐몬스터와의 협업.
– [월드 네프로 이벤트]를 통한 네스트 이미지 광고.
이렇게 다섯 가지였다.
하지만 저 중 두 개는 이미 인도네시아 쪽에 투하해 어마어마한 화제 몰이로 네스트를 [영웅]으로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준성은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유? 간단했다.
‘아직 스타벅스가 휘청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기로 했다.
애초에 스타벅스가 저런 전술핵 하나로 쓰러질 정도로 자그마한 기업이었다면, 자본주의의 상징이 되지도 못했을뿐더러… 준성 역시 꺾을 기분이 나지 않았을 테니까.
그에 더해 준성 역시 스타벅스 공략이 쉽지 않을 거란 것을 알았기에, 이렇게 다양한 전술핵을 준비해 놓은 거였고 말이다. 그러니 이제 저 폭탄들을 투하해야 할 차례이리라.
“알겠습니다. 바로 진행 준비해 주세요. 저 역시 이를 위해 사기고취차 각 지사에 있는 프리미엄 로스터리를 돌아보고, 추가 전략이 있다면 하달해 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전 월드 네프로 이벤트 준비와 더불어, 기존 계획대로 [호주], [캐나다], [영국], [인도네시아]에 추가 지점을 건설하고 있겠습니다.”
참고로 [호주]는 세계 3위인 [글로리아 진즈]의 본진이었고, [캐나다]는 세계 2위인 [팀 홀튼즈]의 본진이다.
아무래도 스타벅스와 본격적으로 치고받기 위해서는 자연스레 저들 역시 꺾어야만 했기에, 미리 공략해 놓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예. 그래 주시죠. 항상 고맙습니다.”
고맙다는 말에 칠익은 오히려 본인이 고맙다는 듯 고개만 슬쩍 숙이고는 자리에서 벗어났다. 준성은 항상 그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거였지만… 일남이 늙은 호랑이 같았다면, 그는 그 특유의 인상 덕에 노신사처럼 보였다.
…
얼마 후. 준성은 월드 네프로 이벤트를 진두지휘하기 위해 해외 순방을 돌기 전. 은밀히 재민과 권영을 동시에 호출했다. 그 이유인즉슨…
“저는 곧 있을 대-스타벅스 전략을 위해 네스트 프리미엄 로스터리를 둘러봐야 합니다. 그렇기에 본진이 빈 사이에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둬야 할 것 같아서요.”
일반적으로 준성은 본인이 세워 놓은 시스템을 전적으로 믿기에, 웬만한 큰일이 아니고선 본인이 자리를 비운다고 한들 사장진에게 주의를 남기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처음부터 본인이 없어도 혼자 잘 돌아가라고 재민과 권영. 더 나아가 갈색 혈맹들을 키운 거였고 말이다. 그렇기에 평소와는 다른 모습에 재민과 권영이 살짝 긴장을 머금었다.
“곽권영 사장님께선 아시겠지만, 최근 빅셀이 진행하는 사업으로 인해 대영과 빅셀. 더 나아가 디움과 대영이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그 말에 재민은 순간이나마 얼어붙었다.
아무래도 준성이야 ND 그룹 전체를 통솔하기에 모든 기업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재민은 그저 네스트만을 관리하고 있었기에 정확한 상황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저 자회사들이 별문제 없이 잘 지내나 가끔이나마 서류를 들여다보는 게 전부였고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재민은 이내 정신을 차렸다.
디움과 대영의 경쟁이 시작된 것을 말하는 자리에 본인을 불렀다는 건 곧 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단 표면적인 경쟁은 [대영]과 [빅셀]입니다. 하지만 저들은 절대 빅셀만 공략하지 않을 테고, 이는 곧 대영의 공격권에 [네스트]와 [디움]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아마 무조건이라고 해도 되리라.
비록 준성이 대영 내에 직접 들어가서 정보를 캐내진 못했지만, 이미 정보책이 준 소수의 정보로도 이런 점 따윈 너무나도 쉽게 역산해 낼 수 있었다.
게다가 현재 대영의 의사결정자가 이러한 기업 집단끼리의 싸움을 배워 온 마창수와 마예라였기에 더더욱.
덤으로 권영은 본인들의 경쟁에 네스트가 말려들게 되어 퍽 미안했는지, 씁쓸한 표정으로 재민을 쳐다봤다.
“두 분 모두 최근 제가 세무적인 사안을 점검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심어놓은 정보 채널에서 대영이 [경영 외적인 공격]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재민은 순간이나마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권영 역시 상상도 못 했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아무리 준성의 왕국이 미친 듯이 성장했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경제]적인 측면일 뿐이다.
물론, 기업의 성장에 경제적인 측면을 제외하면 뭐가 남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마는… 아쉽게도 세상은 절대 ‘경제논리’만으로는 돌아가지 않는다.
당장 어디 한 번 생각해 보자.
만약 일반적인 경쟁으로 이길 수 없는 상대가 있는데, 법이나 정치적인 잣대를 들이대 망가뜨릴 수 있다면?
그 누구든 그 방법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세계 시장에서 보호무역을 통해 진입 장벽을 왕창 세우는 것만 봐도 그러지 않던가? 당장 이 보호무역으로 익숙한 사례가 [자동차]였다.
먼저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그랬다.
05년 기준 한국에 살아남은 기업은 현룡 자동차 단 하나다. 외환 위기 당시 잘나가던 기업들이 줄도산했고, 심지어 그 대영조차도 법정관리를 통해 자동차 관련 계열사를 프랑스의 르노에 매각했다.
그렇기에 한국 입장에선 마지막으로 남은 현룡 자동차를 아낄 수밖에 없었다. 차량은 국가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산업이었으니 말이다.
당장 과거 베트남에 갔었을 때, 정어리 떼 같은 스쿠터들이 몰려다니는 것 역시 이와 아예 연관이 없지 않다…
사실상 [자동차를 자체생산할 수 있는 국가] = [중화학공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국가] = [꽤 괜찮은 기술력을 가진 국가]라는 등식이 성립하기 때문에… 베트남은 외국 차량에 관세를 살벌하게 때리는 편이었다.
본인네들 자체 생산 자동차가 없는데, 외산 자동차들이 시장을 점령해 버리면 성장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는 한국 역시 어느 정도 비슷한데…
외환 위기로 인해 잘나가던 자동차 기업들이 죄다 법정관리로 목이 잘렸기에, 그나마 하나 남은 현룡 자동차를 편애할 수밖에 없었고… 한국 역시 외산 자동차 관세가 비싼 편에 속했다. 이를 증명하듯 한국 역시 매우 폐쇄적인 시장이었고 말이다.
이렇듯 당장 국가부터가 이러한데,
과연 대기업들이 저런 행동을 하지 않을까?
그럴 리가. 당장 [대영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영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났다. 그들이 뿌린 ‘푸른 피’를 수혈받은 사람들이 온갖 권력을 잡고 있었고 말이다.
“대영과의 싸움이 시작된다는 건 곧, 대영의 영향력이 닿은 많은 사람들 역시 적으로 돌아섰다는 것과 같습니다.”
재민과 권영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여태까지는 오로지 [경쟁사] 하나만 보고 달리면 됐는데, 이제는 전선이 확 넓어졌기 때문이리라.
특히 여태 네스트와 디움은 편법을 거의 쓰지 않고 전략과 실력으로만 승부했기에, 이러한 음지쪽에서 접근해 오는 음습한 공격에는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큰 걱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제자들이 취약하다고 하면, 준성이 막으면 되니까.
‘어차피 언젠가는 가르쳤어야 할 과목이다.’
“아마 조만간 세무조사가 날아올 겁니다. 기본적으로 네스트와 디움이 탈세를 하지도 않았거니와, 제가 직접 지휘해서 꼬투리 잡힐 만한 것들은 죄다 잘라냈으니 큰일은 없을 겁니다만, 알아두셔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준성이 말을 마치자,
재민과 권영이 알겠다고 대답했고,
준성은 그걸 보고는 만족했다는 듯 끄덕였다.
…
준성과의 면담이 끝난 후 밖으로 나오는 길.
권영은 어딘가 씁쓸한 얼굴로 재민을 쳐다봤다.
“… 미안합니다.”
현재 상황 자체가 디움과 빅셀 때문에 가만히 있던 네스트가 휩쓸린 것처럼 되어 버렸던 탓이다. 아마 네스트 입장에선 아닌 하늘에 날벼락처럼 느껴졌겠지.
그럼에도 재민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디움과 네스트 둘 다 운명공동체이지 않습니까? 자기업의 위기는 곧 모기업의 위기와도 같으니까요. 함께 힘낸다면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겁니다.”
그와 더불어 재민은 언젠가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예상하긴 했었다. 범 대영가 중 하나인 CK 그룹의 핸썸 플레이스를 부술 당시, 준성은 다른 경쟁자들과 싸울 때보다 조금 더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가?
게다가 대영의 총수의 딸이 직접 네스트까지 찾아와 인사를 나누고 사라지기까지 했었다. 이를 종합해 재민은 내심 준성이 대영과 뭔가 악연이 있다고 예측할 수 있었고 말이다.
“언젠가는 분명 대영과 엮일 날이 올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생각보다 이르네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디움이 최근 SNS를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 중이라지만, 네스트 역시 스타벅스가 경쟁자로 지목해 줄 정도로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 아니던가? 그러니 대영이라는 이름에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 말에 권영은 고맙다는 듯 웃었고,
재민은 별 게 다 고맙다는 듯 피식거렸다.
“… 고맙습니다, 김재민 사장님.”
“별말씀을요, 곽권영 사장님. 근데 대영이 이렇게까지 나올 정도면 엄청난 걸 준비하고 계신 모양이네요. 맞나요?”
“예. 대외비라 자세한 건 말씀 못 드리지만… 조만간 디움과 빅셀이 세상을 바꿀 겁니다. 장담하죠.”
…
일주일 뒤.
준성은 [네프로 월드 이벤트] 실행에 앞서 각 점포들의 사기고취 겸 실사를 위해 베트남행 비행기에 올랐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이탈리아. 그리고 미국으로 향하게 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