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super rich! RAW novel - Chapter 410
– 411화 –
‘오케이, 엘런 머스크. 미끼를 물었군.’
흥미롭다는 엘런 머스크의 답변에 준성은 씨익 미소를 지었고, 이내 다시금 김진욱 사원에게 답변을 지시했다.
그렇게 메시지를 보내고 기다리기도 약 30초.
엘런 머스크 역시 흥미가 동하는 얘기였는지,
즉답이 날아왔다.
이에 준성 역시 저쪽에서 훅 들어왔으니,
더 기다릴 것 없이 바로 본론을 던지기로 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만약 엘런 머스크가 이 제안이 마음에 든다면 덥석 집어 먹을 테고,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 쪽 항공 우주 회사를 노크해야만 하리라.
하지만 그럼에도 준성은 긴장한 기색 하나 없이 차분한 표정으로 대답을 기다렸다. 뭐, 어찌 보면 당연했던 게…
‘엘런 머스크는 무조건 이 제안을 받아들일 거다.’
… 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으니 말이다.
회귀 이전에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엘런 머스크는 굉장히 열린 경영자였다.
당장 본인의 SNS 사진을 일본 만화의 주인공으로 박아놨음과 동시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대중들과 이런저런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의 경영자였다.
그에 더해 그는 기행처럼 보이는 본인의 행동 하나하나 본인이 경영하는 회사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이기도 했다.
꽤 자주 언급한 내용이지만. 기업은 유기물 같은 존재인지라 경영자의 성격에 따라 내부 문화 역시 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걸 거꾸로 얘기하면…
곧 경영자의 성격과 대외적 행동이,
상황에 따라 마케팅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 좋은 예시가 바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였다.
당장 그의 모습을 한 번 생각해 보자.
아마 아주 높은 확률로 [검은색 터틀넥에 청바지]가 떠올랐을 것이다. 이게 마냥 우연은 또 아닌 게…
‘저 또한 스티브 잡스의 마케팅이었으니까.’
당연한 얘기겠지만, 경영판은 매우 딱딱하고 경직된 곳이다. 그것이 비록 타 산업과 다르게 비교적 젊은 분위기인 IT라 할지라도 말이다.
뭐, 2000년 후반부터 구글을 필두로 여러 IT 기업들이 자유로운 창의성을 위해 수평적 문화를 도입하며 그나마 나아졌지만… 그럼에도 현시점에서는 매우 딱딱한 편이었다.
근데 그 와중에 [프레젠테이션]이나 [대외 인터뷰] [TV쇼 참가] 등. 중요한 대외업무에 젊은 감성의 리바이스 청바지와 무지 터틀넥 그리고 스니커즈를 신은 사람이 등장한다.
그게 바로 스티브 잡스였다.
그의 단출한 옷차림은 그 자체만으로도 애플이라는 회사의 이미지를 매우 실용적이고 창의적이게 만들었고, 소위 너드스러운 그의 행동은 애플을 천재들의 집합소 같은 이미지를 제공했다.
그리고 이 전략이 얼마나 잘 먹혔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더 설명할 것도 없이…
IT 쪽에 관심 없는 일반 대중들을 기준으로. 스티브 잡스의 탐욕스러움과 인성적 결함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그의 마케팅으로 만들어진 감성과 혁신적인 이미지는 모두가 기억하는 것만 봐도 그랬다.
물론, 스티브 잡스가 과평과된 사람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다. 그는 훌륭한 경영자였고, 개발자였으며, 혁신자였다. 하지만 요는 이거다.
바로 경영자의 대외적인 행동이,
기업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거였다.
비단 스티브 잡스뿐만이 아니다. 당장 준성이 아는 사람 중 에어 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역시 그랬다.
그는 여러 잡지나 학회에서 받은 상을 매번 자랑하듯이 밝히고 다니며, [가성비의 경영인]이라는 별명을 대놓고 활용하고 다닌다. 그 결과 그는 그 타이틀 자체만으로도 협력 업체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주자조작 관련으로 IT 산업의 모럴 하자드와 사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됐던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즈] 역시 그랬다.
그녀는 [IT 산업의 전설적인 여자 경영자]로 본인을 포장하고자 의도적으로 머리를 금발로 염색.
게다가 스티브 잡스를 따라 하기 위해 검은색 터틀넥만 입었으며, 남성 위주의 경영판에서 적응하기 위한 가련한 여주인공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걸걸하게 내고 다닐 정도였다.
그 결과 그녀는 본인의 이미지만으로도 어마어마한 투자를 받아낼 수 있었다. 뭐, 결과적으로 사기였기에 모든 것을 잃긴 했지만… 웃긴 건 저게 먹혔다는 거였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위의 사례들처럼 [경영자의 행동] = [기업의 이미지]와 직접 이어지므로, 엘런 머스크 역시 이를 잘 이용했다.
‘그는 본인의 기행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그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엘런 머스크의 경영 스타일은 간단했다.
– 안 된다고? 해봤어?
– 내가 해보면 될 것 같은데?
– 야, 다 조*. 내가 해내는 거 보여줄게.
진짜 농담 안 하고 저랬다.
그는 항상 불가능이라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왜?’라는 의문을 품었고, 실제로도 그걸 현실로 이뤄낸 사람이다.
첫 번째 질답에서 나온 회사가 바로 [페이팔]이고, 두 번째 직답에서 나온 회사가 [스페이스 X]이며, 세 번째 질답에서 나올 회사가 바로 미래의 운송회사 [보링 컴퍼니]다.
심지어 마지막 회사는 뉴욕의 지옥 같은 교통 정체에 파묻혀 있던 엘런 머스크가 지루함을 느끼다가 생각해 냈다는 뜻으로, 그 이름부터가 Boring(지루함, 굴착) Company라는 말장난이었다.
자. 엘런 머스크는 이런 사람이다.
그리고 저 폭풍 같은 사람에게,
준성이 방금 미끼를 던졌다.
… 라고 말이다.
그러니 이제 답을 기다리면 되리라.
그리고 예상대로 아니나 다를까.
엘런 머스크는 저 의문에 대한 답을 던져줬다.
준성은 이에 긍정적인 답장을 보내준 뒤 씨익 웃었다.
‘… 오케이. 첫 번째 조건은 클리어다.’
이제 다음 절차를 위해 움직이면 됐으나…
그 전에 덤으로 딸려온 일 역시 처리하기로 했다.
“김진욱 사원.”
“예! 예?”
“방금 엘런 머스크와 네스트 공식 SNS 페이지가 대화한 자료 정리해서, 우동민 기자한테 메일로 보내세요. 그리고 마케팅 3팀이 직접 맡아서 기자들 인터뷰 처리하시고요.”
현재 지금 준성이 진행할 일은 [마케팅] 아니던가?
이왕 세계적인 퍼포먼스를 할 예정이니, 기자들을 이용해 미리 기대감을 불어넣는 게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 맞다. 윤 이사님이랑 점포관리 1팀장님께 조만간 미국 캘리포니아로 출장 가야 할 것 같다고 말 좀 전해주세요.”
준성은 딱 그 말을 마지막으로 등을 돌렸고, 김진욱 사원은 마치 폭풍이 지나간 듯 멍-한 표정으로 그걸 바라보기도 잠시. 이내 제 얼굴에 복잡한 표정을 떠올렸다.
그도 그럴 게…
김진욱은 오늘 아침까지만 하더라도,
네스트 공식 SNS에 자잘한 이벤트 알림이나,
세계에서 일어난 사소한 사건 사고들을 알리고,
소비자들과 자잘한 농담 따먹기나 주고받았었다.
그리고 그 일을 하는 가운데 ‘내가 도대체 왜 이 일을 해야 하지? [이딴 것]은 나 말고도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인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말이다.
근데 방금은 어땠던가?
진욱이 겨우 [이딴 것]이라고 생각한 일로…
준성은 어마어마한 미팅 자리를 만들어 냈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이준성이라는 대표의 배경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러니 일의 귀천을 따지던 김진욱 사원의 머릿속에 온갖 폭풍이 몰아칠 수밖에.
‘내가 안일했어. 회사에서 하는 일에 쓸모없고 하찮은 일 따윈 단 하나도 없었던 거야… 계약직이네 정규직이네 하는 문제 따위도 전부 사소한 거였고… 바보 같은 놈…’
동시에 그는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본인의 생각을 일깨워 준 준성의 등을 어딘가 아련하게 쳐다봤다.
젊은 나이에 글로벌 기업을 2개나 만들었고,
동시에 ND그룹 내 모든 직원의 워너비 같은 존재.
진욱은 그런 [기적의 경영자]의 등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제 마음속에 강렬한 열정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제 일에 회의감을 느끼고 방황하던 신입사원은 사라졌다. 그저 깨달음을 얻은 갈색 혈맹만이 남았을 뿐.
하지만 그것도 잠시.
툭툭 –
멍- 하니 있는 진욱의 어깨를 누군가 두드렸다.
고개를 돌려보자 그의 사수인 김서율 대리가 보였다.
“뭐해! 방금 업무 떨어졌잖아! 빨리 우 기자님께 메일 보내고, 윤 이사님이랑 점포관리팀장님께 연락드려! 그리고 그거 끝나자마자 바로 회의실로 튀어 와. 그리고 이거 뉴스 크게 나면 기자들이랑 미팅 잡아야 하니까, 바로 보도자료 만들 거야. 그러니까 오늘 야근할 각오 하라고. 알겠어!?”
그제야 진욱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네!’ 대답했고, 동시에 어딘가 우물쭈물하는가 싶더니 말을 이었다.
“… 대리님.”
“왜. 뭐. 왜. 바쁘니까 짧게 해.”
“… 죄송합니다.”
뜬금없는 사과에 김서율 대리는 시큰둥하게 ‘얘가 드디어 맛탱이가 갔나’ 싶은 표정으로 쳐다봤다.
“갑자기? 뭐 사고 쳤어?”
“여태까지 SNS 관리를 얕봤었는데… 대리님 말씀이 다 맞았던 것 같아서요… 앞으로 정신 똑바로 차리겠습니다.”
그 말에 김서율 대리는 파하하- 웃고는 대답했다.
“진욱 씨.”
“… 예.”
“진욱 씨 오기 전까지 그 관리 내가 했었어. 원래 다 그렇게 시작하는 거야. 얼핏 보기엔 사소해 보이는 것으로 시작해서, 점점 더 배워나가며 중요한 업무로 이동하는 거라고.”
김서율 대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딘가 익숙한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누가 처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네스트 안에 이런 말이 돌아다녀. 전략에는 귀천이 없다고. 오히려 하책으로 큰 성과를 내면 그게 더 좋은 거라고. 그러니까 너무 회의감 갖지 말고 일해. 진욱 씨 역시 네스트의 직원이니까.”
덤으로 저 말은 준성이 버릇처럼 내뱉던 말이었다. 저걸 재민이 부하 직원들에게 여럿 사용하며 네스트 안에 유행(?)처럼 번지게 된 거였고 말이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 알겠습니다! 바로 일 처리 하겠습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진욱은,
눈에 아주 옅은 갈색 안광을 내뿜고는,
제게 주어진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고자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