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super rich! RAW novel - Chapter 415
– 416화 –
“우스워 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인류가 우주를 개척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니 미리 우주와 관련된 사업을 선점해 놓을 생각입니다.”
그와 동시에 휴게실 안에는 살아있는 존재가 단 하나도 남지 않은 것 같은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 가운데 일남은 저 발언에 감히 숨도 쉬지 못한 채 ‘저게 뭔 헛소리야’라는 듯 굳어버렸고, 엘런 머스크 역시 여태까지 환하게 웃던 미소를 지운 채 날카로운 눈빛을 빛냈다.
그렇게 불편한 침묵이 얼마나 이어졌을까? 엘런 머스크가 어딘가 어이가 없다는 듯 적대적인 어조로 물었다.
“우주 개척이라고요?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하긴.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당장 준성이 회귀하기 전에도 인류는 우주 개척의 꿈을 실행하지 못했거니, 현재 시점으로는 더더욱 무리였다.
그러니 사실상 우주 개척이 가능해진다고 한들 엄청나게 먼 미래가 되리라. 근데 그 와중에 벌써부터 우주 개척을 가능성을 입에 담는다?
오늘내일하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에서,
한가하게 노후준비를 하는 꼴과 같았다.
제아무리 엘런 머스크가 꿈에 가득 찬 사람이고, 본인이 재활용 로켓을 이용해 우주 발사 비용을 1/10까지 줄인다는 엄청난 짓거리를 하는 사람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보는 아니다.
그 역시 현재의 인류에게 있어 우주는 아직도 넓디넓은 미개척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았다.
당장에라도 축객령이 날아올 것 같은 분위기.
하지만 그럼에도 준성은 침착하게,
동시에 굳건하게 대답했다.
“예. 진심입니다.”
“이미 냉전 시대의 우주 산업 경쟁은 끝났고, 비용 문제로 인해 인류는 우주 개척의 꿈을 뒤로 미뤘습니다. 제가 우주 산업을 만져봐서 그 사실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아요. 그런데 무엇을 보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금방이라도 화를 낼 것 같은 격앙된 목소리.
일남은 지금 이 미팅이 절벽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준성을 말리려 했지만, 현재로썬 그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기에 그저 조용히 제 눈을 감아 버렸다. 그 모습이 꼭 이 시간이 최대한 빨리 흐르기를 기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준성은 흔들리지 않은 채 다시금 답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지식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 계속 발전하려고 발버둥 치는 인류 전체의 노력. 그리고 저와 당신 같은 사람들의 투자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낙관적이고 안일하군요. 일이라는 게 믿음과 자신감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건 잘 아실 텐데요? 특히 본인께서도 사업을 직접 하시는 입장이니 더더욱.”
알다마다.
애초에 저런 정성적(定性的)인 이유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세상에 사업을 하다 망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그럼에도 준성은 여전히 굳건히 답했다.
마치 세상에 저항하는 외골수처럼.
“예. 맞습니다. 그런 세상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시작합니다. 그 낙관이, 그 믿음이, 그 허황된 자신감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준성은 이후 꼭 꿈꾸는 소년처럼 먼 곳을 바라보는 표정으로 커피를 홀짝이며 말을 이었다.
“세상에 안 되는 이유는 많습니다. 하지만 안 되는 이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무릇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런 현실적인 냉소와 비판에 담대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라는 질문에 [그냥]이라고 답할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리고 방금 제게 이유를 여쭈셨죠? 그러니 그 답을 드리겠습니다. 그냥 하고 싶으니까. 그게 전부입니다.”
일남은 저걸 듣고는 한숨을 내뱉고 싶은 것을 참았다.
뭐, 준성의 말이 사실 콕 짚어 틀렸다고 할 순 없는 내용이긴 했다만… 서로 얼굴 처음 보는 미팅 자리에서 협력을 요청하는 경영자가 내뱉을 종류의 말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실제로도 엘런 머스크 역시 목을 조르기라도 하듯 무거운 침묵만 유지하고 있길 약 10초.
이내 그의 입이 열리는가 싶더니…
휴게실이 떠나갈 정도로 박장대소했다.
“크하하하하!”
부정적인 조소 따윈 단 하나도 섞이지 않은, 말 그대로 즐거움이 가득 묻어나는 깔끔하고 청명한 웃음.
이에 일남은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었지만, 정작 준성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그저 옅은 미소만 드리웠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준성은 이미 엘런 머스크의 [꿈]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엘런 머스크. 당신은 화성 개척을 시작으로 우주 세기의 시작을 열려는 남자야. 그러니 세상 모든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고 한들, 당신만은 절대로 내 말에 부정할 수 없어.’
미래 기준.
엘런 머스크가 손댄 사업은 다음과 같다.
– (1995년) Zip2 컴퍼니 창립.
유료 정보 판매 기업.
일반적으로 기업이 특정 목표로 움직이거나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했고, 이러한 정보를 편리하게 가공해서 판매하는 회사였다.
특히 이 무렵은 IT 버블이 시작될 무렵이었기에 무섭게 성장. 추후 엘런 머스크는 해당 회사를 다른 회사에 판매하고는 엑시트(Exit, 탈출)했다.
– (1999년) 페이팔을 합병 형태로 창립.
뭐하는 회사인지는 여러 번 언급했기에 생략.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머스크는 그저 잘나가는 사업가에 불과했었다. 그는 대중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 순식간에 세를 불렸고, 추후 합병 과정에서 소음이 발생.
이사회와의 갈등으로 인해 CEO직에서 해임.
결과적으로 다시 한 번 지분을 털고 엑시트했다.
– (2002년) 스페이스 X 창립.
역시나 뭐하는 회사인지는 생략.
이때부터 엘런 머스크의 꿈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어렸을 적부터 관심 있었던 우주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 (2004년) 테슬라에 투자.
테슬라는 전기 자동차와 동시에 대체 에너지 회사였다.
엘런 머스크는 페이팔에서 팔고 나온 지분을 테슬라에 모조리 쏟아부어 순식간에 최대 주주가 되었고… 이후 테슬라의 창립자가 엑시트하며 사실상의 주인으로 거듭났다.
– (이후부터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지만, 곧 일어나게 될 일. 그저 조금 다를 게 있다면 준성이 낀다는 것 정도.)
– (2006년) 솔라 시티 설립.
세계적으로 부는 [친환경] 바람에 힘입어 세운 회사로, 태양광 발전 회사였다. 처음에는 거의 무료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주며 공격적으로 확장했고, 이후 테슬라와의 합작으로 인해 [지붕 형태의 태양광 패널]을 발표.
주택 거주가 많은 서양에서 커다란 호평을 받으며 온갖 투자를 쓸어담으며, 좀비처럼 죽어가던 테슬라를 먹여 살렸다.
– (2013년) 하이퍼루프 발표.
하이퍼루프(Hyperloop)는 진공관을 이용해 사람이 탄 기차 형태의 캡슐을 무려 시속 1,300km 쏴버리는 미래 지향적 운송수단이었다.
덤으로 저 속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익숙한 예시를 들자면… 부산에서 서울을 16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정신 나간 속도였다.
비록 준성이 회귀하기 전까지도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 (2014년) 전기 비행기 제작 발표.
그 어떠한 화석 연료의 사용 없이 오로지 전기로만 작동하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기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 (2015년) OpenAI 설립.
알파고가 나타나 바둑계를 휩쓸며 대중들 사이에 AI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기 1년 전.
엘런 머스크는 AI에 대한 특허와 기술을 모두 사들인 뒤, 대중들에게 무료로 공개하는 정신 나간 단체를 설립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왜 굳이 생돈을 써가며 저런 짓을 벌이냐는 질문에, 그는 ‘인공지능의 안전한 발전과 인류의 진보를 위해서’ 라고 짤막이 대답했다.
– (2016년) 뉴럴-링크 발표.
인간의 뇌를 컴퓨터(AI)와 연결하는 기술.
이에 인간은 뇌에 흐르는 전극을 통해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고, 더 나아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발표했다.
많은 학자들이 말도 안 된다고 손가락질했지만, 적어도 엘런 머스크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 (2017년) 보링 컴퍼니.
한 번 언급했던 회사로, 자동차 전용 지하철이었다.
교통 정체가 심한 지역의 지하를 뚫은 뒤, 자동차를 플랫폼에 태워 빠르게 운송한다는 내용의 사업이었다. 사실상 교통 산업보다는 굴착 산업에 가까웠다.
이렇듯.
엘런 머스크는 얼핏 보면 연관이 단 하나도 없어 보이는 여러 사업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다.
실제로 많은 경제학자 내지는 기자들이 저런 문어발식 비관련 다각화를 비난하며, 엘런 머스크가 실적에 비해 과평가된 사람이라며 주의를 요하는 목소리를 높였고 말이다.
하지만…
저 동떨어져 보이던 모든 사업을,
[화성 개척]이라는 관점으로 모아 놓으면,
굉장히 공교롭게도 모두 하나로 뭉치게 된다.
[솔라 시티]로 개척지를 마련하며,
[테슬라]로 전기 구동 탈것을 굴리고,
[하이퍼 루프]로 개척지들을 연결하며,
[OpenAI]로 만들어진 AI 기술의 도움을 받고,
[보링 컴퍼니]로 지하에 안전한 도로를 건설한다.
‘… 모두가 미쳤다고 했지. 하지만 엘런 머스크는 저 모든 것을 시도했고, 실제로 많은 사람의 투자를 받아 우주로 떠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비록 준성도 신은 아닌지라, 본인이 회귀한 이후에 저게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하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저런 대규모 계획은 절대로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아. 이미 엘런 머스크는 스페이스 X를 설립하고, 테슬라를 사면서부터 이미 우주 개척의 꿈을 꾸고 있었을 거다.’
저걸 모두 알고 있던 준성이었기에, 얼핏 보기에 미친 소리 같은 [우주 개척]이라는 화두를 던진 거였다.
이제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
남은 건 반응을 기다리는 것뿐.
그렇게 미친 듯이 울리는 엘런 머스크의 웃음소리가 끊긴 뒤 약 3초 정도 흘렀을까?
방금까지 있던 날카로운 분위기가 모두 사라졌고, 엘런 머스크가 살짝 웃음을 머금되 경계하는 눈초리로 되물었다.
“… 저와 생각이 똑같으시군요. 그리고 그 말을 굳이 제게 꺼냈다는 건, 아마 이준성 대표님께서도 제가 우주 개척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을 아셨다는 얘기 같고요.”
그 순간 일남은 충격이라도 받은 듯 얼어붙었다.
여태까지 회의가 절벽으로 달리고 있는 줄 알았거늘, 정작 틀린 사람은 본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준성은 은은한 미소로 대답했다.
“부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 어떻게 아셨습니까? 최근 미디어가 저를 포장에 능한 사기꾼이라고 폄하하는 것을 볼 때, 대충 넘겨짚은 건 아닌 것 같군요. 그리고 제가 우주 개척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 역시 소수의 사람만 알고 있고요. 제 주변을 매수하셨습니까?”
그 말에 이번엔 준성이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마음 같아선 그러고 싶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지 않습니까? 그저… ‘동류’의 냄새가 났다고만 말씀드리죠. 원래 극과 극은 통하지 않습니까?”
“하, 하하하! 하! 이거 예상치도 못하던 곳에서 동료를 만났네요. 좋습니다. 그렇다면 함께 갑시다. 이제부터 네스트는 제 꿈의 동반자가 되겠군요. 분명 우주에서도 커피는 마셔야 하니까요. 안 그래요?”
그렇게 [우주 개척을 꿈꾸는 천재]가,
ND 그룹과 준성의 동맹으로서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