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super rich! RAW novel - Chapter 538
– 539화 –
2006년 12월 23일.
준성의 가족과 보교그룹 오너 일가가 탄 NEE-001번 전세기가 시드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 목적인즉슨…
– 이 서방, 혹시 이번 연말에 바쁘지 않으면 가족끼리 자리를 좀 가졌으면 하는데. 자네 생각은 좀 어떤가?
장인인 보교그룹 신창호 총수가 가족 여행을 제안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딸인 성희가 집을 나가 준성과 함께 살고 됐고, 장남인 신용희 역시 아무리 회사에서 본다고 한들 제 가정을 꾸렸기에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없었던 탓이리라.
이에 준성 역시 최근 기업이 커짐에 따라 일이 바빠지기 시작. 더 바빠지게 전에 가족과 시간을 조금 더 보내야 할 것 같았기에 즉시 그 말에 따랐다.
– 곧 시드니 국제공항에 도착합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착석하신 뒤 안전띠를 매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준성의 가족], [보교그룹 신창호 총수 내외], [보교그룹 후계자 신용희 가족]이 탄 NEE-001번 항공기가 착륙 절차를 시작했다.
‘… 호주는 처음인가.’
비록 회귀 전에는 마광위의 손과 발이 되어 거의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녀야 했던 준성인지라, 호주 역시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적어도 이번 생에는 처음이 맞았다.
게다가 호주는 세계 3위 커피 프랜차이즈인 [글로리아 진즈]의 본진이 위치한 곳. 까닭에 네스트 역시 진입‘만’ 해둔 상태였기에 준성 역시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던 곳이다.
그런 호주를 가족 여행으로 처음 오게 될 줄이야.
‘뭐, 이것도 나쁘지 않네.’
그렇게 창밖으로 한국과 달리 땅이 넓어 소위 말하는 ‘서양식 주택’이 질서정연하게 주르르- 박혀있는 풍경을 쳐다보고 있기도 잠시.
– 와아아! 착륙한다! 착륙! 와!
문득 옆쪽에서 어린아이가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처조카(신용희 아들)가 창밖을 내다보며 신기해하는 것이리라. 이에 준성과 성희가 그걸 쳐다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자니… 처남댁이 급히 제 아들을 단속했다.
“쓰읍! 신수용! 엄마가 비행기 안에서 소란 피우면 안 됐다고 했지!? 가만히 있어!”
그 말에 준성의 조카가 놀란 표정을 짓기도 잠시. 그래도 제 어머니의 말을 듣고는 시무룩하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걸 본 처남댁은 ‘하하-’ 하고 난처하게 웃으며 준성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가 싶더니… 다시금 아들을 훈계했다.
“수용아, 이 비행기는 고모부께서 태워주신 거니까. 고모부께 죄송하다고, 감사한다고 말씀드려.”
조카는 혼난다는 생각에 표정이 일순간 어두워졌지만, 이내 준성에게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했다. 덤으로 준성 역시 ‘아니야~ 괜찮아요~’ 했고 말이다.
그렇게 짧은 소동 뒤.
성희는 활짝 웃으며 준성을 쳐다봤다.
“귀엽다, 그치?”
“그러게. 예의도 바르고 착하네.”
“흐응~ 우리도 아이가 있으면 어떨까?”
갑작스레 훅- 들어오는 질문이었으나,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러웠다.
솔직히 준성이 딱히 아이를 싫어한다거나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은 아니었지만, 사실 성희를 생각해서 자녀 계획은 갖지 않은 상태였다.
아무래도 아이를 가지려면,
성희가 일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수익 때문은 아니다.
당장 준성 혼자 조 단위 돈을 우습게 굴리는 기업가인데 그깟 돈은 문제가 될 턱이 있나. 하지만 중요한 건 성희가 ‘아나테이너’라는 점이었다.
사실 아나운서야 공기업인 KBC의 정직원이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복직이 가능은 했으나… 그 과정에서 현재 맡은 주말 뉴스 앵커 자리를 다시 얻기 힘듦은 물론, 쉬는 사이 사람들에게 잊혀져 인기를 잃을 수도 있었다.
까닭에 성희가 제 일을 사랑하는 것을 아는 준성은, 굳이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아이 얘기를 꺼내지 않았었고 말이다. 하지만 성희 쪽에서 먼저 물어본다면야…
“있으면 좋지? 근데 난 네가 더 중요해.”
그 말에 성희는 은은한 미소를 짓는가 싶더니, 조용히 준성의 손등을 제 입 앞으로 가져와 작게 입맞춤을 했다.
“그래? 알겠어.”
어딘가 중의적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한 묘-한 대답도 잠시. 착륙이 끝난 줄도 모를 정도로 깃털처럼 가벼운 착륙이 끝났고. 본격적인 가족 휴가가 시작됐다.
…
마치 꿈같은 시간이 이러할까?
항상 숫자와 전략 그리고 경쟁만이 가득한 치열한 생활에서 잠시 떠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준성에게 있어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저 가이드를 끼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랜드마크를 구경하고, 성희의 요청에 따라 이번에 새로 세운 네프로 호주 지점을 잠시 방문했다가, 큰맘 먹고 빌린 요트 위에서 노을을 구경했을 뿐임에도… 가슴 안에 행복이 가득 찼다.
물론, 회귀 전에도 저런 것을 즐기지 못한 것은 아니다.
대영 총수의 신임을 받는 경영자로서 남 부럽지 않은 돈을 실컷 소비해 했고, 사치 역시 신물이 날 정도로 즐기기도 했었다.
그렇기에 지금 눈 앞에 펼쳐진 풍경 역시 어찌 보면 회귀 전에 다 한 번씩 봤던(요트 제외) 것임에도 이상하게 그때와는 다른 기분이 들었다. 그건 아마도…
지금은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어머니 역시 살아 계셨고,
옆에는 사랑해 마지않는 부인이 있었으며,
나아가 이제 새로운 가족이 된 보교그룹 일가까지.
준성은 요트 갑판 위에 놓인 썬배드에 누워 멍-하니 가족들을 쳐다보고 있기도 잠시. 노을에 의해 주황빛으로 물든 아득한 광경 때문이었을까?
‘… 내가 돌아와야 할 곳이 여기구나 싶네’
평소라면 잘 하지 않을 시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에 문득 옆에서 시집을 읽고 계신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응? 갑자기 손은 왜?”
“그냥요. 잡아드리고 싶어서요.”
“하이고, 별일이래. 그래도 아들이 손잡아주니까 좋네.”
그 말에 준성은 문득 가슴이 울렁거렸다.
– 아들, 오늘 얼굴 한 번 볼 수 있을까? 보고 싶어.
– 와서 손 한 번만 잡아보자…. 아… 바쁘니?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아냐, 네가 뭘 미안해… 오히려 엄마가 미안하지.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 그냥 외로워서… 아니야. 끊을 게. 일 열심히 해.
문득 회귀 전에 들었던 어머니의 유언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당시 일 때문에 바빠 어머니가 호스피스 병실에 있었음에도 거의 찾아가 보지 못하다가… 죽기 전에 들었던 그 말.
동시에 회귀 직전까지도 항상 가슴에 멍에처럼 남아 심장에서 빠지지 않는 말뚝이 됐던 그 말이 말이다.
“… 어머니.”
“왜.”
“있잖아요.”
“응.”
“요즘에 제가 일 때문에 바빠서 서운하지 않으세요? 나름 시간을 낸다고 내는데… 그래도 부족하지 않나 싶어서요.”
“괜찮아. 너 일하는 거 좋다며.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신경 쓰지 마. 오히려 내가 너한테 부담 줄까 봐 미안하네.”
참 어찌도 이리 변하지 않으셨을까.
회귀 전에도, 회귀 후에도.
항상 괜찮다고, 항상 아무렇지도 않다고,
잘못 하나 안 하셨으면서도 항상 미안하다고.
아마 어머니라는 존재가 다 이런 걸까.
아니면 어머니가 됐기에 저렇게 강해진 걸까.
준성은 문득 물었다.
“어머니… 저는 자랑스러운 아들인가요?”
이쯤 오자 어머니께서도 뭔가를 느끼신 걸까? 읽고 계시던 시집을 잠시 내려놓고는 준성 쪽을 쳐다보며 말씀하셨다.
“언제나. 항상. 그리고 앞으로도.”
“… 다행이네요. 그래도 죄송합니다.”
“하이고, 뭘 또 죄송해. 아주 내가 내일 죽는 것처럼 호사 누리게 해주는 효자면서. 나는 아~주 만족스럽다.”
이에 준성은 그제야 조금 안심했다는 듯.
호주에서 12월의 여름을 만끽하며,
가슴 속에 따뜻한 불꽃을 채웠다.
…
그렇게 긴 휴가를 사이.
시간 역시 부지런히 흘러 12월 31일, 늦은 밤.
준성은 호주에서 새해를 맞기에 앞서 언제나 그랬듯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복기함과 동시에 그에 따라 앞으로 해야 할 전략에 대해 간략히 짚어보기로 했다.
사각- 사각- 사각-
[과거] – 97년 초 회귀. 곧 회귀 10년 차.– 식품 사업 네스트로 출발해, 디움으로 다각화.
– 상반된 두 산업을 모두 글로벌 기업으로 키움.
– 그 어떠한 순간에도 믿을 수 있는 동반자들인… [네스트의 김재민과 윤일남]. [디움의 곽권영과 사울]. [유니드어스의 장민우]. [빅셀의 허진택]을 확보함.
– 대영과의 마지막 싸움을 위해 [언론계의 장민우], [법조계의 박홍철과 권성현], [노동계의 정선], [정치계의 박상진], [재계의 수도 없이 많은 동맹]들을 확보함.
그러고 보면 시간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곧 있으면 벌써 10년인가.’
솔직히 말해서 인생에 있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저 숫자가 한 자리에서 두 자리에서 바뀐 것뿐인데도 왠지 확 길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살짝 실없는 생각 역시 들었고 말이다.
‘97년 2월 1일에 처음 회귀했을 때만 하더라도, 10년 뒤에 내가 이렇게 될 줄 상상이나 했던가?’
솔직히 말해서 아니었다.
그저 [대영을 무너뜨림으로써 복수를 완수하고, 세계 최고의 기업집단을 만들겠다]는 목표만 있었을 뿐. 그나마도 거의 평생을 바쳐야만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이루기 어려운 목표였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좋은 의미로 말이다.
때로는 실력으로,
때로는 운이 좋아서,
때로는 동료의 도움을 받아,
예상보다 훨씬 더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하고 멈출 필요는 없으리라. 본래 성공은 주마가편이랴, 달릴 때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 법이었으니까.
‘… 이제 곧 결전의 때가 다가온다.’
사각- 사각- 사각-
[현재] – 네스트 세계 커피 프랜차이즈 산업 2위.– 디움 세계 인터넷 서비스 산업 2위.
– 유니드어스 한국 게임 산업 1위.
– 미니랩 유니콘* 기업 선정.
– SNS 데카콘* 기업 선정.
*유니콘 : 기업가치 1조 이상 비상장 신생기업.
*데카콘 : 기업가지 10조 이상 비상장 신생기업. [현재 기업 내에서 진행 중인 전략] – 네스+홀튼즈 : 스타벅스 멸망전 진행 중. 맥도날드와의 협력을 통해 시장 전체에 출혈 경쟁을 강요함.
– 디움 : 추가적인 서비스 개발 및 유지보수. 플랫폼 비즈니스의 수익성 모색 및 진입장벽 구축을 통한 신규 진입자 진입 저지 시작.
– 유니드+스타 : 산업 선두주자로써 게임 산업의 일그러진 문화를 정화하고, 질적인 향상을 통한 혁신을 추구.
– SNS : IPO를 통한 기업 공개 및 상장 준비. 경쟁자가 생길 경우 인수를 통해 흡수나 파기를 통한 점유율 방어.
– 미니랩 : 기술 독점의 목적으로 될성부른 싶은 사업을 포섭. 추후 디움을 통해 투자하거나, 여태까지 얻은 인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연결.
– 빅셀 : 스마트폰 공개.
복기를 목적으로 다시금 적어 내려가면서 느꼈지만,
참으로 많은 일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저 중 준성이 직접 전략을 짜서 처리한 것도. 혹은 준성이 손을 대지 않아도 알아서 진행되는 전략도 있었다.
‘… 이제 나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커지긴 했네. 그러니 이제부터는 내가 키운 [갈색 혈맹]들을 믿어야 해. 조금 더 수익을 분배해 줌으로써 충성도도 높여야 하고 말이지.’
그에 더해 준성의 눈이 오랫동안 머문 곳이 있었으니, 바로 [네스트 세계 2위]와 [디움 세계 2위]라 적힌 곳이었다.
사실상 ND 그룹의 독주를 막는 존재라고는,
[스타벅스]와 [구글]이 전부라는 뜻.
이에 준성은 이를 꽉 깨물었다.
‘이미 스타벅스는 조금씩 구석에 몰리고 있다. 맥도날드와 협공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추락을 시작하겠지. 그러니 여기서 더 몰아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또한, 구글 역시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는 경쟁이 불가능한 상대야. 그러니 지금처럼 페이스를 유지하며 느리게 넘을 수밖에 없다.’
이렇듯 둘 다 현재 꾸준히 공략 중이니…
그렇다면 이제 남은 적은 단 하나.
바로 [대영]이었다.
준성이 회귀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곳이자,
이 악연을 달콤한 복수로 끝내야만 하는 곳.
‘… 슬슬 대영을 칠 때가 온 건가.’